‘가계부채 사상 최대’ 큰일일까?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가계부채 사상 최대’ 큰일일까?

새로운 소식: 우리나라의 가계가 진 빚이 지난 2분기에 25조원 가량 늘어서 1637조원을 기록했습니다. 사상 최대치이긴 합니다만 부채는 조금씩 늘어나는 게 일반적이므로 이례적인 소식은 아닙니다. 한 분기동안 늘어난 빚의 규모는 잔액대비 1.6% 정도입니다. (때로는 이보다 많이 늘어나기도 하고 때로는 이보다 적게 늘어나기도 합니다)

부채가 조금씩 늘어나는게 일반적이라고요?: 경제가 성장하면 부채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합니다. 경제가 성장한다는 것은 1년 전보다 구매할만한 상품(제품 또는 서비스)이 더 많이 생산되어 소비되었다는 의미이고 그렇다면 그걸 생산하고 소비하는 과정에서 서로 주고받는 화폐의 양도 늘어납니다. 사람의 키와 몸무게가 늘어나면 그만큼 옷도 커져야 하듯 경제가 성장하면 그에 맞게 화폐의 양(통화량)도 늘어야 경제가 원활하게 돌아간다는 뜻입니다.

시중에 돌아다니는 화폐는 모두 누군가의 부채입니다. 작년에 100억원이 돌아다니던 시장에 올해 110억원이 돌아다닌다면 그 시장에서 누군가가 10억원의 대출을 받았다는 의미입니다. 대출을 받지 않았다면 그 10억원의 돈이 세상에 풀려나올 리가 없으니까요. 세상에 돌아다니는 돈은 이렇게 누군가가 은행에서 빚을 내는 과정에서 태어난 돈입니다. 그러니 경제가 성장하면 부채의 총량(통화의 총량)은 늘어나는 게 일반적 입니다.

심지어는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면 부채도 빠르게 늘어납니다. 통화량도 빠르게 늘어나고요. 그래서 부채가 늘어난다는 것 그 자체는 매우 일반적인 현상일 뿐 그 자체로는 좋다 나쁘다의 가치판단을 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부채가 얼마나 과도하게 가파르게 늘어나느냐 또는 너무 늘어나지 않아서 경기가 부진하냐가 고민의 포인트입니다. 또는 부채가 어떤 계층에 집중되고 있느냐 그 계층은 그 부채를 감당하는데 문제가 없느냐 정도를 늘 살펴야 하겠습니다만, 그건 부채가 얼마나 늘어나느냐의 숫자에서는 알아낼 수 없는 내용입니다.

왜 늘어났나요?: 가계 빚이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만 이유를 찾자면 주택대출이 15조원 가량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늘 주택대출이 부채 증가의 가장 큰 원인입니다). 1분기에 늘어난 주택대출(15조원)과 비교할 때 2분기에 늘어난 주택대출 규모는 비슷합니다.

주택대출은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을 모두 합한 분류기준입니다. 전세대출이 많이 늘어나고 있는 게 요즘 주택대출 증가의 주요 원인입니다. 전세대출이 늘어나는 이유는 전세가격 상승도 원인이지만, 대출 규제가 강해지고 이자율은 낮아지면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건 모두 받아서 자산운용에 활용하자는 판단을 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신용대출이 급증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주택관련 대출이 늘어나는 것도 일반적이거나 또는 불가피한 결과입니다. 개인이 빚을 대규모로 낼 수 있는 수단은 주택 대출이 유일하기 때문입니다. 누군가가 집을 구매하기 위해 또는 전세금을 마련하기 위해 받은 대출은 주택대출이지만 그 대출금이 집을 판 사람, 또는 집을 빌려준 집주인에게 들어가면 그 돈은 다양한 경제활동의 용도로 사용됩니다.

이게 큰 문제인가요?: 매월 또는 매분기 발표되는 부채 잔액 수치는 어떤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는 경우는 드뭅니다. 대출이 크게 늘어나면 그건 경기가 좋다 또는 과열되고 있다는 의미일수도 있고, 대출을 받은 소비자들이 이자를 감당해야 하는 리스크에 노출된다는 일반적인 해석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늘어났다는 그 자체로 그것이 어떤 메시지나 신호의 역할을 하지는 못합니다. 대출이 문제가 되는지 여부는 대출자의 개별 상황을 들여다보지 않으면 알 수 없습니다.

오늘의 이슈

전월세 전환율을 낮추면 무슨 일이 생기나요?

집주인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전월세 전환율이 4%에서 2.5%로 낮아집니다. 전월세 전환율은 전세를 월세로 바꿀 때 너무 높은 월세로 바꾸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취지로 <한국은행 기준금리+3.5%포인트>로 정해놓은 것입니다. 관련하여 궁금하실만한 질문에 답해드립니다.

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때 그 전환율이 어떻게 적용되나요?

예를 들어 1억원의 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때 4%의 전환율을 적용하면 1년치 월세가 <1억원의 4%> 가 됩니다(400만원이겠죠) 그런데 2.5%로 낮아지면 1년치 월세가 1억원의 2.5%가 됩니다. 250만원을 12개월에 나눠서 내면 되는 것이니 월세 부담이 낮아집니다. 이 전환율을 어기고 더 높은 월세를 매기면 그 월세를 내지 않아도 법이 세입자를 보호해줍니다.

그런데 어차피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것은 세입자가 동의해야 하지 않나요?

이 정책의 가장 큰 맹점이자 의문점이 그것입니다. 세입자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이지만 세입자는 그 전월세 전환율이라는 보호막 이전에 ‘세입자가 동의해주지 않으면 집주인은 아무것도 못한다’는 더 큰 보호장치를 갖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전세계약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집주인이 전세를 월세로 바꾸자고 하면 세입자는 동의하지 않거나 매우 낮은 전월세 전환율을 요구하면 됩니다. 즉 2.5%라는 전월세 전환율을 굳이 보호수단으로 가져오지 않아도 칼자루를 세입자가 쥐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임대차 기간이 끝나더라도 세입자는 한 번 더 거주할 수 있는 권한이 있으므로 집주인은 세입자가 동의하지 않는 전월세 전환을 할 수 없습니다. 세입자가 동의하지 않으면 집주인은 월세 전환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전세 계약을 갱신할 때도 집주인이 조건을 정하지 못하나요?

5%룰 때문에 5% 이하로만 올리면 집주인이 임의로 전월세를 정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지만, 실제로는 5% 이내의 범위에서 세입자와 합의를 해야 한다는 게 법입니다. 즉 전세를 4%만 올리더라도 세입자가 합의를 해주지 않으면 전세금을 올릴 수 없고(그게 불만이면 법적 절차를 집주인이 밟아야 합니다)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것은 세입자의 동의가 없으면 안됩니다. 세입자는 그 동의를 해주는 과정에서 월세를 얼마든지 자유롭게 요구할 수 있으므로 전월세 전환율은 세입자의 보호장치로서 별 소용이 없습니다.

반면 4년간의 임대차 기간이 끝나고 새로운 세입자를 받을 때는 전세금 자체를 마음대로 올릴 수 있기 때문에 그걸 월세로 환산하는 비율을 2.5%로 억눌러도 별 효과는 없습니다. 전세금을 크게 올리고 월세로 전환하면 원하는 월세를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전월세 전환율은 무슨 의미가 있는 정책수단인가요?

계약기간 도중에 전환하는 것은 세입자가 스스로 막을 수 있고 계약기간이 끝난 후에는 어차피 전월세 전환율 준수 의무가 사라지므로 현실에서는 잘 사용되지 않는 수단입니다. 특별한 경우 양 당사자가 소송이 붙었을 때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배당주는 말 그대로 배당을 주는 주식입니다. 이자처럼 꼬박꼬박 배당이 나오기 때문에 저금리 시대에 보통 인기가 많습니다. 은행에 넣을 바에 배당주에 투자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요즘은 저금리 시대임에도 배당주 펀드가 인기가 없다는 소식입니다. 코로나로 실적이 나빠진 기업들이 배당을 줄이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어서 입니다. 금융권에서도 기업들에 배당보다는 재무건전성을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요즘 주식시장을 보면 경기불황이 없어보입니다만, 실체는 그렇지 않습니다. 올 상반기 코스피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24% 감소했다는 소식입니다. 삼성전자를 빼면 이 수치는 35%로 급격히 높아집니다. 코로나로 수요가 늘어난 의약품과 음식료품 업종을 빼면 대부분의 실적이 부진했습니다.

금값이 다시 온스당 2000달러를 넘었습니다. 달러가치가 2년3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것과 맞물렸습니다.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도 어제 하락세로 돌아서자 안전자산인 금에 투자수요가 몰린 것으로 분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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