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새 70% 오른 현대차 주가가 의미하는 것

업라이즈 애널리스트이며, 유튜브 이효석아카데미를 운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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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의 주식으로 보는 세상

한 달 새 70% 오른 현대차 주가가 의미하는 것

새로운 사실: 7월 초 10만원이었던 현대차 주가가 한 달 만에 17만원대로 올랐습니다. 어제 조정을 받긴 했지만, 그제는 하루에 17%나 오르기도 했습니다. 니콜라가 현대차에 협업을 제안했다는 소식이 트리거가 된 것으로 판단됩니다. 마찬가지로, 현대차와 같은 대형 주식이 마치 코스닥 테마주처럼 소식 하나에 뛰어버린 겁니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했을까요?

쉽게 말하면 주식 시장에 몰린 에너지가 그만큼 강력하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알고 보니 현대차가 높은 성장성을 가지고 있었다는 걸 시장이 알아줬다는 방증도 됩니다.

대형주가 가지는 상징성: 현대차의 상승은 사람들로 하여금 “아, 나도 주식할걸”이라는 후회를 불러일으킵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예를 들어 지인이 코스닥에 있는 작은 종목으로 2~3배 정도 수익률을 냈다고 하면, 부러워하는 사람이 적을 겁니다. “그런 도박은 하면 안 된다”고 말할 사람이 많겠죠.

하지만 현대차와 같은 대형주에 투자해 큰 돈을 벌면 “오, 부럽다”라고 말합니다. 코스닥 소형주와 달리, 현대차는 망할 가능성은 낮다는 걸 사람들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 강남 아파트를 사서 돈을 벌었다고 했을 때의 심리와 비슷합니다. 이런 후회는 사람들을 주식시장으로 유입시키는 원동력이 됩니다.

에너지, 후회 등의 단어를 써서 설명을 드렸는데요. 투자를 할 때는 이 같은 단어를 정량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계량화해서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은 주식 위험 프리미엄(Equity Risk Premium, 이하 ERP)이라는 개념을 사용하는 겁니다.

예금 하던 사람이 주식을 하려면: 주식은 언제 돈을 잃어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돈을 떼일 일이 없는 은행 예금보단 수익이 높아야겠죠. <주식 수익률이 예금 이자율보다 얼마나 높아야 주식에 투자할 건지>를 말해주는 게 ERP입니다.

예금만 하던 사람이 주식으로 넘어오려면 여러 허들을 넘어야 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엄마가 주식은 하면 안 된다고 하셨는데, 그 말부터 어겨야겠죠? 게다가 코로나19 때문에 힘들어진 경제도 걱정되고, 미국과 중국은 싸우고 있고, 코로나가 다시 유행할 수도 있고요. 걱정되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이러한 리스크에 대한 보상이 ERP입니다. 이 산을 넘어야 주식 시장으로 넘어올 수 있습니다.

ERP를 계산하기 위한 가장 쉽고 직관적인 방법은 많은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것인데요. “은행 예금보다 얼마 더 주면, 주식 투자하실 거예요?” 이렇게 물어보면 됩니다.

“6.7%포인트만 더 줘도 주식한다”: 지난 7월, SK증권에서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요. 총 1200분의 응답을 바탕으로 계산한 ERP는 6.7%가 나왔습니다. 예금 이자보다 6.7%포인트 정도 수익률이 더 나오면 예금 그만하고, 주식을 하겠단 뜻입니다.

그렇다면 코로나 이후에 사람들의 ERP는 얼마나 바뀌었을까요? “코로나19 이후에 당신의 주식에 대한 선호도는 높아졌나요? 낮아졌나요?”라고 질문을 던졌습니다.

조사 결과는 놀라운 수준이었는데요. 38%가 크게 높아졌다고 대답했고, 높아졌다고 응답한 투자자의 비중은 33%였습니다. 낮아졌거나, 크게 낮아졌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중은 겨우 0.7%에 불과했습니다. 주식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면, 주식에 요구하는 수익률(ERP)은 낮아졌을 겁니다.

“주식 위험 프리미엄이 얼마나 낮아졌나요?”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평균적으로 1.8% 정도 덜 보장해줘도 주식으로 넘어오겠다고 응답 결과가 나왔습니다. 즉 코로나 이전에는 주식 수익률이 예금이자보다 8.5%포인트 정도 높아야 주식에 투자했는데, 지금은 6.7%포인트면 된다는 얘기입니다.

게다가 예금 이자의 기준이 되는 금리도 낮아졌습니다. 국고채 3년물의 금리는 올해 초 1.4%에서 현재 0.8%로 낮아졌는데요. 위험을 감수하지 않아도 되는 자산의 수익률이 매우 낮아졌으니, 주식도 그보다만 높은 수익을 내면 되는 셈입니다. 따라서 주식의 가격도 올라갈 여지가 커지죠.

이렇게 무위험 자산에 비해 얼마나 더 초과수익을 낼 수 있는지를 측정하고, 그걸 기반으로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걸 초과 이익 모형(Residual Income Model)이라고 하는데요. 이 모형을 기반으로 현대차의 기업가치를 평가했을 때, 최대 48%까지 올라갈 수도 있다고 분석됐습니다. (물론 현실에선 수많은 변수가 있으므로 꼭 예측대로 흐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오늘의 이슈

단기부동자금의 급증이 자산 가격을 끌어올린다

새로운 사실: 요즘 부동산 가격이나 주식 가격이 오르는 원인을 ‘단기부동자금의 급증’에서 찾습니다. 단기부동자금은 시중에 풀려있는 돈 중에서 1년 이상의 정기예금 적금에 들어 있는 돈을 제외한 돈을 의미합니다.

시중에 돈의 양이 늘어나는 것은 경제성장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그 폭이나 정도도 요즘이라고 더 유별나지는 않지만 주목할 부분은 시중의 돈이 어떤 성격 또는 어떤 움직임을 갖느냐는 것입니다. 시중에 풀려나온 돈의 양이 지금보다 갑자기 두 배로 늘어나더라도 그 돈이 얌전하게 은행 예금에 묶여 있으면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습니다. 반대로 시중에 풀린 돈의 양이 절반으로 줄어도 그 남은 절반의 돈이 여기저기 투자처를 찾아 움직이면 여러가지 자산 가격이 동시에 오르는 일이 벌어집니다.

단기자금이 떠돌아다닌다: 요즘은 새로 풀린 돈과 이미 존재하던 돈이 단기부동자금으로 분류되는 곳으로 몰리고 있는 게 특징입니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정기예금 이자가 극단적으로 낮아지다 보니 굳이 그곳에 넣어두고 싶지 않은 것입니다.

단기부동자금으로 분류되는 곳에 돈이 몰린다고 그 돈들이 모두 활발하게 투자되는 돈은 아닙니다. 과거 고금리 시대에는 잠자고 있을 돈은 정기예금으로, 쉽게 움직일 돈은 단기부동자금으로 그 이동과 분포가 뚜렷했지만(그렇지 않으면 이자를 꽤 손해보니까요) 요즘은 금리가 낮아서 과거 같으면 정기예금에 있을 돈도 단기부동자금으로 나와 있습니다. 그러니 단기부동자금으로 분류되는 곳에 돈이 많이 몰린다는 것 자체는 저금리 시대의 다른 표현일 뿐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 중에 일부가 어느 정도의 강도로 주식시장이나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느냐는 것입니다. 금리가 낮은 상황(대안 투자처가 없는 상황)에서는 조금이라도 수익이 보이는 곳으로 자금이 빠르게 움직이는 게 자연스럽고 일반적인 일입니다. 요즘 자산 시장이 뜨거운 이유입니다. 요약하면 결국 저금리 탓입니다.

투자할 만한 채권이 없다

새로운 사실: 미국에서 투기등급 회사채가 사상 최저 수준인 2%대 금리에 발행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이 일을 사건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이 일이 채권시장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더 이상 투자할 대상을 찾기 힘들 정도로 금리가 낮아졌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채권투자는 시중 금리가 높을 때 채권을 사서 시중금리가 낮아졌을 때 팔아야 수익이 생깁니다. (금리가 낮아질 때 채권 가격이 오르기 때문입니다) 또는 사람들이 부도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높은 금리에도 투자하지 않을 때 그 채권을 샀다가 그 채권의 위험이 줄어들어서 낮은 금리에 거래될 때 파는 게 투자수익률을 높이는 방법입니다.

금리는 이미 충분히 낮다: 그런데 요즘은 시중금리가 더 이상 낮아지기도 어렵고, 시중에 유동성은 풍부하고 시장이 안정돼 있습니다. 부도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높은 금리에 거래되는 회사채도 찾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그나마 연 2%대의 위험한 회사채에도 투자 자금이 몰리는 상황입니다. 시중금리가 계속 낮아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각국 정부에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재정적자를 감수하고 재정지출을 위해 대규모로 국채를 발행하고 있지만 시중금리가 오르지 않고 그 국채들이 소화되고 있는 것은 이렇게 시중에 투자할 채권이 부족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금리가 계속 내려가서 더 이상 투자할 채권을 찾기 어려워지는 상황이 됐을 때 채권 시장에 몰려있던 자금들이 어디로 이동할 것인지도 재테크 차원에서는 매우 궁금한 대목입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차량 ‘공유’에서 ‘소유’로 돌아온 2030: 2030 세대의 차 구매량은 2015년 이후 꾸준히 감소해 왔습니다. 차를 소유하는 것에 부담을 느껴 공유차량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았죠. 그러던 20대와 30대의 차량 구매량이 올 상반기엔 크게 늘었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공유차량을 이용하기 껄끄러워진 점이 큰 요인으로 꼽힙니다.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로 전체 판매량이 증가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20~30대 증가폭이 컸습니다. 20대(18.3%)와 30대(15.5%)의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 증가율은 40대(12%), 50대(11.3%)를 웃돌았습니다. 상반기 20대가 가장 많이 산 국산차는 K5, 30대가 가장 많이 산 국산차는 그랜저였습니다.

⚖️기로에 선 우버, 리프트: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이 승차 공유 서비스업체 우버와 리프트의 운전기사를 개인사업자(프리랜서)가 아니라 직원으로 처우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높은 고용 유연성에 기반해 영업하던 우버 등 플랫폼 사업자로서는 큰 위기를 맞이한 셈입니다. 운전기사를 직고용하게 되면 우버와 리프트는 고용보험, 유급휴가 등을 보장해줘야 합니다. 우버 CEO는 이들을 직고용하기보단 플랫폼 노동자를 위한 공동 펀드를 조성해 의료보험과 휴가비를 지원하자고 제안했습니다.

🍗BBQ 대주주, 노랑통닭에 투자한다: BBQ의 2대 주주인 사모펀드 큐캐피탈파트너스가 노랑통닭에 투자하려 하고 있습니다. 앞서 매각된 맘스터치 등과 비교해보면, 노랑통닭의 기업가치는 700~800억원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비행기가 안 팔린다: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객이 급감하면서 항공기 수요도 크게 줄었습니다. 미국 보잉의 항공기 주문 취소 속도는 매출 증가 속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지난달 보잉에선 43대의 항공기 구매가 취소됐고, 신규 주문은 없었습니다. 현재 보잉의 주가는 코로나 전의 절반 수준입니다.

📉날던 금값, 7년 새 최대 폭 하락: 어제 금값은 7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안전자산인 금은 경기가 불확실할 때 주로 오르는데요. 어제는 러시아가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을 등록했다는 소식이 나왔습니다. 다만 WHO에서 권고하는 국제적인 백신 개발 프로세스를 거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백신은 3단계 임상시험 중 1단계 임상시험만 거쳤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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