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은 꿈을 먹고 큰다?

사모펀드 VIG파트너스의 대표이며 금융, IT, 영화 관련 글을 씁니다.

이철민의 리멤버 밸리

주식은 꿈을 먹고 큰다?

경제는 안 좋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몰고 온 사상 초유의 위기가 세계 경제도 예상보다 훨씬 길고 깊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중입니다. 2분기 GDP 성장률을 기준으로, 미국은 사상 최악의 역성장을 기록했고,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 대비 상대적으로 좋았지만 IMF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나쁜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주식시장은 지나치게 좋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도 주식시장은 완전 딴세상입니다. 코스피의 경우 지난주에 계속 연고점을 경신하면서 코로나19 이전 지수를 한참 넘어섰습니다. 미국 시장도 비슷해서, 지난주 나스닥은 1만1000선을 최초로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가장 설득력 있는 가설: 문제는 이러한 실물 경제와 금융시장의 괴리가 쉽게 설명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나마 가장 많은 지지를 받는 설명은 코로나19로 인해 각국 정부가 시장에 돈을 무제한으로 풀고 금리도 획기적으로 낮춘 것이 원인이라는 것입니다. 그로 인해 돈의 가치가 하락하여 반대급부로 주식, 금 등 자산의 가격이 올라간다는 것입니다.

변화를 이끌 기업이 증시를 이끈다: 그런데 주식시장만 놓고 봤을 때, 일각에서는 이와는 또 다른 해석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인류의 삶 전반에 거대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으니, 그 변화를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믿어지는 기업들의 주식은 오른다는 것입니다.

얼핏 생각해도 일리가 있어보이는 그 믿음의 대상으로 국내에서는 이른바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 업종이 주로 언급 됩니다. 반면 미국에서는 FANGMAN(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엔비디아)과 테슬라, 니콜라 등의 기술 기업들이 주로 꼽힙니다.

그래도 주가는 벌어들일 돈에 기반한다: 하지만 아무리 세상에 큰 변화가 온다고 하더라도, 기업의 가치는 궁극적으로 미래에 창출해낼 수익의 함수일 수밖에 없습니다. 벌어들이고 있는 영업이익 대비 주가가 얼마인지(PER), 세금과 이자를 지급하기 전 이익 대비 기업가치는 몇 배인지(EV/EBITDA)를 지표로 주가를 분석해온 이유입니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 기업들의 최근 주가는 그런 지표로는 잘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지표가 지나치게 높거나 아예 수익을 못 내는 기업도 있을 정도니까요. 그러다 보니 일부에서 최근 일부 기업들의 주가 상승을 설명하기 위해 쓰기 시작한 것이 PDR(Price to Dream Ratio, 꿈 대비 주가 비율)라는 새로운 기업가치 평가 개념입니다.

그러니까 그 회사가 만들어낼 꿈 같은 미래의 가치 대비 현 주가를 평가한다는 것이죠. 문제는 그 ‘꿈 같은 미래의 가치’라는 것이 과연 어떻게 측정되고 검증 받을 것이냐인데, 이에 대한 답은 명확하지 않습니다. 그런 방법이라는 것이 존재하는지도 모르는 것이 현실이고요.

그래서인지 해외에서 이 PDR라는 개념을 사용한 기사나 주식 리포트를 찾기는 힘듭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증권사 리포트나 언론 기사에 자주 언급되기는 하지만, 부정적인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은 경우도 많습니다.

요약: 그런 의미에서 PDR는 대단하고 혁신적인 기업가치 평가 개념이 아니라, 이해하기 힘든 상황을 정당화하기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동원된 것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듯합니다. 이에 너무 쉽게 현혹되었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도 있다는 겁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오늘의 이슈

연 8% 배당수익 줘도 외면받는 상품

새로운 사실: 연 수익률이 8%나 되는 금융상품이지만 요즘 외면 받는 금융상품이 있습니다. 부동산에 투자하는 ‘리츠’라는 상품입니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만 해도 높은 배당수익률이 부각되면서 주가가 꽤 오르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투자자들이 외면하면서 주가가 저조합니다.

대표적인 우량 리츠로 알려진 신한알파리츠는 지난해 말 주당 9000원을 넘기도 했지만 지금은 6500원 수준입니다. 지난해말 상장되면서 7000원에 육박하던 롯데리츠도 5100원에 거래됩니다. 배당수익률을 보고 비쌀 때 투자한 투자자들은 배당은 받지만 주가 하락으로 20% 넘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입니다.

성장주한테 쏠린 관심: 리츠가 외면받는 것은 요즘 주식시장의 성장주 중심의 투자를 반영하는 단면입니다. 앞서 설명드린 ‘PDR’ 같은 개념이 증시에 회자되는 것도 투자자들이 안정적인 배당수익보다는 강한 성장 스토리를 더 매력적으로 보고 있다는 뜻입니다.

트럼프가 밀어부친 긴급명령 잘 작동할까

새로운 사실: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되기 시작하면서 미국은 일자리를 잃은 실업자들에 대해 일반적으로 주정부가 지급하던 수당 외에 주당 600달러의 추가 실업수당을 연방정부가 따로 지급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시한이 지난달로 끝나고 8월부터는 추가 실업수당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의 여당과 야당이 실업 수당의 추가 지급 문제를 놓고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의 합의 없이 독자적인 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원래 받던 급여보다 실업급여가 많다?: 당초 공화당은 이 추가 실업수당을 200달러만 주자는 의견이었고 민주당은 600달러를 유지하자는 의견이었습니다. 추가 실업수당을 지급 받으면 전체 실업자의 약 70%가 실업 이전에 받던 급여보다 더 많은 돈을 지급받게 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런 후한 실업수당이 계속 지급되면 아무도 일자리를 구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지난달 마지막 주(추가 실업수당 지급이 더 이상 없을 수도 있다는 걸 근로자들이 알게 된 그 시기)의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시장 예상치(140만)보다 훨씬 적은 118만건으로 나왔는데요. 이유는 <근로자들이 실업보다 일자리 유지가 더 나은 선택이라는 판단을 한 결과>라는 해석도 있을 정도였습니다.

자체 부양책 밀어부친 트럼프: 이미 여야 합의가 안 될 경우 독자적인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던 트럼프는 실제로 지난 주말 자체 부양책을 만들어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주요 내용은 연말까지 급여세를 면제하고 추가 실업수당은 주당 400달러를 지급하며 학자금 대출상환을 유예하고 세입자가 월세를 못 내도 강제퇴거를 시킬 수 없게 한다는 내용입니다.

우리에게 다소 생소한 급여세는 우리나라의 4대보험료와 비슷한 개념인데 모든 근로자가 아니라 연 소득 10만달러 미만의 근로자에 대해서만 시행합니다. 트럼프는 재선에 성공할 경우 급여세의 영구 면제를 추진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주 정부 부담 늘었다: 공화당과 민주당 주장의 절충안이 된 400달러의 추가 실업수당은 종전에는 연방정부가 100% 부담하던 것에서 25%를 주 정부가 내도록 비용을 전가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어서 또 논란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연방예산 결정권은 의회에 있으므로 백악관의 독자적 행동 절차가 근본적으로 무효라는 입장입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걸 문제삼고 막으려면 민주당이 백악관을 상대로 소송을 해야 한다는 점을 이용해서 수당 지급과 부양책 시행을 강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예산의 여유분이 없는 주 정부가 추가 실업수당을 지급하기 위해 어떻게 예산을 마련할 것인지도 미지수입니다.

트럼프의 독자 결정은 추가 실업수당의 지급이 아예 중단된 것보다는 나은 선택이지만 재난구호를 위한 재정지출 방식에서도 미국의 여야가 쉬운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개인 아닌 회사에 지원한 유럽: 참고로 유럽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실업자들이 쏟아지는 것을 실업자 개인에 대한 수당 지급이 아닌 실업자를 내보내지 않는 기업들에 대한 보조금 방식으로 막았습니다. 기업들이 고용을 유지하는 대가로 기업에 재정을 투입한 것입니다. 고용의 관행이 서로 다른 두 나라들의 서로 다른 대응방식이지만 유럽의 방식이 일자리를 유지하는 데는 좀 더 효과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내년도 예산은 550조+@: 코로나19 탓에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도 올해 예산안보다 규모가 커질 걸로 예상됩니다. 올해 정부는 세 차례 추경안이 통과되면서 총 546조9000억원을 지출하는데요. 경기 침체가 끝나지 않은 상황이어서 올해보다 적게 지출하는 예산을 발표할 가능성은 적어 보입니다.

🛢적자 수렁 못 빠져나온 정유업계: 코로나19 이후 저렴해진 기름값 때문에 정유사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2분기 정유사들은 직전 분기에 비해 적자 폭을 크게 줄였지만, 현대오일뱅크를 제외하면 아직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7월 내내 정제마진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중국에서 발생한 홍수에 따른 내수시장 위축으로 중국 석유제품이 시장에 넘쳐나고 있어 정유사들의 전망이 어둡습니다.

👜커지는 중고명품 시장: 2030 세대의 명품 소비가 확대되면서 온라인 중고명품 거래 규모도 따라 커지는 추세입니다. 중고명품 거래 시장은 2012년 1조원 규모에서 작년 말 기준 7조원 규모로 7배가량 성장한 걸로 추정되는데요. 구구스, 필웨이, 머스트잇, 쿠돈 등 업체들은 전용 모바일 앱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현대기아차가 영업이익 1위?: 전 세계 자동차 업계가 코로나19로 큰 충격을 받았는데요. 그나마 충격을 덜 받은 한국의 현대∙기아차가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많은 영업이익(7350억원)을 벌어들였다는 아시아경제의 보도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테슬라(3930억원), 도요타(1550억원)가 영업이익을 많이 냈습니다. 다른 대형 완성차 업체들은 모조리 적자를 냈습니다. 니콜라와의 협업 기대감도 커지면서 현대차의 주가는 어제 15%가량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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