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 달러원 환율을 낮춰줬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유럽이 달러원 환율을 낮춰줬다

새로운 사실: 유럽에서 좀처럼 있기 어려운 ‘아주 큰 일’이 있었습니다. 유럽연합회복기금이라는 기금을 만들기로 유럽국가들이 합의를 한 것입니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정말 큰 일입니다.

💬왜 큰일이라는 걸까: 예를 들어 우리나라는 경상도가 코로나19로 고생을 하면 경기도나 강원도, 충청도에서 걷은 세금으로 경상도에 ‘지원’을 합니다. 한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유럽은 이탈리아가 코로나 19로 고생을 할 때 독일이나 프랑스가 ‘지원’을 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정확히는 그렇게는 못합니다. 독일이나 프랑스 국민들이 왜 어리석은 일을 하느냐고 반발하기 때문입니다. 유럽은 동일한 화폐를 쓰는 긴밀한 ‘연합’이긴 하지만 아직 한 나라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완전한 통합을 꿈꾸고 유럽연합을 만든 유럽국가들이 아직 넘지 못하고 있는 한계점이기도 합니다.

🇩🇪독일 국민이 남유럽에 지원한다: 그런데 유럽연합이 독일에서 걷은 세금을 ‘유럽연합회복기금’이라는 이름으로 포르투갈 등 코로나 피해가 심한 나라들에 ‘공짜로’ 보내주는 결정을 했습니다. 유럽연합이 출범한 이후 나라들끼리 큰 돈을 빌려주고 결국 못 받아서 떼이는 경우는 있었지만 큰 돈을 처음부터 공짜로 주는 케이스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매우 의미 있는 첫걸음입니다.

🇪🇺유럽연합회복기금이란: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피해를 유럽연합 전체의 차원에서 공동대응하기 위해 7500억 유로를 마련하자고 한 것이 그 출발점입니다. 각국의 경제 규모에 비례해서 돈을 내고 그렇게 모은 돈을 피해규모에 비례해서 나눠주는 건데요. 문제는 ‘공짜로 나눠줄 것이냐’ 아니면 ‘대출을 해줄 것이냐’였습니다.

대출을 해주는 건 너무 야박해보이긴 하지만 가장 합리적인 안이고, 공짜로 주는 건 유럽은 한 가족이라는 슬로건에는 대단히 부합하지만 합리성은 부족합니다. 유럽연합 국가들은 5000억 유로는 공짜로 주고, 2500억 유로는 대출을 해주는 것으로 하기로 했다가 치열한 협상 끝에 3900억 유로는 공짜로 나눠 주고(보조금) 저금리 대출로 3600억유로를 나눠 주는 것으로 합의했습니다.

⚡️어떤 여파가 있을까: 일단 지원금이 투입되니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고 경기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만, 중요한 건 이런 일련의 흐름이 유로화의 가치를 올리는 쪽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당장의 회복기금 투입으로 경기가 살아나는 것보다는 장기적으로 유럽연합이라는 공동체가 더 단단하게 결합되고 더 긴밀하게 협력하며 그 과정에서 ‘브렉시트’ 같은 불미스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더 커진 것이 투자자들에게 주는 안도감의 원천입니다.

💰신흥국에 투자금 들어온다: 유로화가 강세로 변하면 달러는 상대적으로 약세가 되고 그러면 달러화가 주축인 국제 투자자금은 미국을 떠나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으로 투자처를 옮기는 경향이 생깁니다. 달러 약세의 일반적인 결과입니다.

전망: 사실 이 회복기금은 27개 회원국의 의회 승인을 거쳐야 집행되는 자금이어서 시장에 투입되기에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합니다. 2022년까지 전체 회복기금의 30% 정도가 집행되는 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이 기금의 투입이 늦어지면 유럽 각국의 재정지출이 더 늘어나야하는데 경기가 나빠서 세금을 더 걷기도 어려우니 정부지출이 늘어나기도 어려울 것입니다.

유럽연합의 역사에서 큰 변곡점이 될 만한 사건이 벌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로 유럽연합의 경기가 회복되려면 유럽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각국은 다시 한 번 의존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오늘의 이슈

항공사는 여전히 힘들다

새로운 사실: 꽤 많은 산업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영향으로부터 서서히 벗어나고 있지만 항공산업은 아직도 한밤중입니다. 항공 여행 수요가 감소하면서 항공기를 빌려주는 리스사들도 리스료를 못 받고 흔들리고 있고 항공기 제조사들도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저가항공사가 특히 힘들다: 특히 코로나19의 문제가 터지기 전에 전세계 LCC(저가항공사)들이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리스로 비행기를 많이 구입한 탓에 충격은 더 커진 상태입니다. 대금을 결제하지 못하거나 항공기 구입을 취소하거나 리스를 취소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일본의 양대 항공사도 신규 채용을 취소하면서 항공전문학교 학생들도 난감해졌습니다. 항공사들은 다시 예전 수준으로 매출이 회복되는 데는 최소한 3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고 일단 다른 곳에 취업하라고 권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국제선 의존하는 한국 항공사는 힘들다: 전 세계 항공사들의 국제선 비중은 40% 수준으로 국내 여행 출장만 활성화되더라도 60% 수준의 매출 회복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한국의 항공사들은 해외 노선에서 거두는 매출이 전체의 90% 수준이어서 그 여파가 더 큽니다.

위험자산 선호도 높아져도 금값 오르는 이유

새로운 사실: 금값이 다시 올라서 사상 최고치 부근까지 올라갔습니다. 국내에서 거래되는 KRX 금시장 금가격은 그램당 7만1000원을 넘어서면서 KRX 금시장이 개설된 후 최고가에 거래되는 중입니다. (금시장은 2014년에 개설되었는데 실제 금값은 2011년에 사상 최고가를 찍고 아직 그 가격은 회복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금이 오르는 이유: 금이 오르는 이유는 ‘사람들이 금을 사고 싶어하기 때문’이라는 이유 이외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달러가 약세일 때 달러의 대체재로서 금의 가격이 오르지만 달러가 강세이던 지난달에도 금값은 계속 올랐고 약세로 돌아선 이달에도 계속 오르고 있어서 이제 달러가치로도 설명하기 어려운 영역이 되고 있습니다.

돈이 계속 풀리고 유동성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사람들 사이에 지배적으로 공유되면서 공급이 제한되어 있고 거래가 쉬우면서 사람들이 선호하는 뭔가의 가격은 대체로 오르는 중입니다. 금 뿐만 아니라 수도권의 아파트, 세계 시장을 지배하는 기업들의 주식, 중국의 명품주 마오타이 등이 그런 사례들입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코로나 때문에 실적 좋아진 보험업계: 보험사들이 코로나19의 수혜를 봤습니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의 활동이 줄어들면서 사고 청구 건수와 금액 자체가 급감했기 때문입니다. 작년 하반기 손해보험사 5곳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최고 114.8%에 달했지만, 현재는 일제히 80% 초반으로 내려간 상태입니다.

📱폰 따로 요금제 따로 구입하는 요즘 소비자들: 올해 자급제폰 구매 비중이 처음으로 10%를 넘길 것으로 전망됩니다. 자급제로 휴대폰을 구매할 경우 온라인 쇼핑몰에서 10%가량 할인을 받을 수 있고, 알뜰폰 요금제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알뜰폰 요금제는 이통3사의 요금제보다 40%가량 저렴한 편입니다.

🛒캐셔 대신 카트가 결제해준다: 아마존이 스마트 쇼핑카트를 선보였습니다. 대시카트라는 이름을 가진 이 카트는 카트에 담긴 물건의 종류와 수량을 인식하는데요. 소비자가 따로 계산대를 거치지 않아도 결제할 수 있게 한 점이 특징입니다. 아마존은 올 연말까지 이 카트를 미국 LA 인근의 실제 식료품 매장에 도입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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