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가장 많은 미국 주가가 오르는 이유

업라이즈 애널리스트이며, 유튜브 이효석아카데미를 운영합니다.

이효석의 주식으로 보는 세상

확진자 가장 많은 미국 주가가 오르는 이유

새로운 사실: 미국 경제는 올해 크게 후퇴할 걸로 보입니다. IMF는 올해 미국 경제가 8% 역성장할 거라고 전망했고, OECD는 7~8%가량 후퇴할 거라고 전망했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진자도 하루에 6만명씩 나오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증시는 뜨겁습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고, 다우존스와 S&P500 지수도 코로나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습니다. 이처럼 실물 경제와 주가의 괴리가 커지는 데는 크게 3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1️⃣주식시장은 경제를 대표하지 않는다: 첫째론 경제와 주식시장이 설명하는 범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우선 코로나가 타격을 준 계층이 누구인지가 중요합니다. 미국에서 코로나 이후로 고임금 노동자 계층에서는 일자리가 5% 감소했는데, 취약계층(저임금)의 일자리는 40%나 감소했습니다. 또한 직원이 10명 이하인 영세 업체의 경우, 직원이 500명 이상인 기업에 비해 영업을 중단한 기업의 비율이 10배 이상 높습니다.

코로나19는 취약계층과 영세한 기업에 특히 큰 타격을 입혔습니다. 반면, 우리가 보는 주식 시장의 상장 기업은 대부분 대기업입니다. 이들 기업 중 일부는 코로나19 이후 오히려 매출이 늘기도 했습니다. 즉, <경제가 좋지 않다>는 문장은 모든 경제주체에 관한 이야기지만, 주식시장에는 대표성을 띄는 대형주의 성과만 반영된다는 겁니다.

소득 구간별 고용률 추이

출처: 미국 연방준비제도

2️⃣경제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불확실하다: 둘째, 경제에서 주가로 가는 길에 불확실성이 많기 때문입니다. 경기는 다음 경로로 주가에 영향을 미칩니다. 보통은 경기가 좋아지고 → 기업의 매출이 늘어나고 → 기업의 이익이 증가하고  → 주가가 상승합니다.

문제는 각각의 경로에서 불확실성과 변수가 많다는 건데요. 예를 들면 경쟁 상황에 따라서 이익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기업의 고유한 재무 상황에 따라 순이익이 실제 현금흐름으로 이어질지 여부도 불확실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경기(GDP 성장률)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통계적으로 의미가 없어졌습니다. 2018년 이후, 주식을 가장 잘 예측하는 경제지표라고 알려진 ISM제조업지수와 S&P500의 상관관계도 -0.6을 기록했을 정도입니다.(상관계수가 1이면 두 변수가 완전히 같은 방향으로, -1이면 완전히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뜻입니다) 2018년 이후, ISM제조업지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경기가 안 좋다는 신호를 보냈지만, S&P500 지수는 지속적으로 상승했기 때문이죠.

MAAAF(마이크로소프트∙애플∙아마존∙알파벳∙페이스북)누적 시총 변화 vs. S&P 시총 변화

출처: 블룸버그, SK증권

3️⃣주식시장의 지도가 바뀌었다: 셋째, 경제의 영향을 많이 받는 기업(경기민감주)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었다는 점입니다. 반면, 경기와 관계없는 기업의 시가총액은 커졌습니다. 최근 1년 동안 S&P500의 시가총액은 9000억달러 정도 늘었는데요. 이 상승분 중 절반가량은 5개 기업(마이크로소프트∙애플∙아마존∙알파벳∙페이스북)의 몫이었습니다. 그 정도로 기존 전통 제조업체들의 영향력이 낮아진 상황이지요.

국내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데요. 올해 초 네이버와 카카오의 합산 시가총액 비중은 3%였지만, 현재는 5%를 넘었습니다. 경제가 안 좋더라도 네이버나 카카오의 실적이나 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경제가 안 좋은데, 주가가 오르는 게 맞나?>라는 질문은 <경제가 안 좋은데 경기민감주의 주가는 왜 좋은가?>라는 질문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다만, 경기민감주의 비중이 줄었다는 것이 중요하지요.

오늘의 이슈

프리랜서도 고용보험 필수로 가입한다

새로운 사실: 보험설계사, 택배기사 등 특정한 기업에 의존하는 프리랜서 형태의 노동자들(특수형태근로 종사자, 특고)에 대한 고용보험 의무화가 추진됩니다.

👨‍💼한 기업에서 소득을 벌어들이는 직업: 어떤 직종에서 일하는 경우가 해당되는지는 나중에 정할 예정인데 일단은 보험설계사, 중장비 기사, 학습지 교사, 골프장 캐디, 택배기사, 신용카드 모집인, 대리운전 기사 등이 대상입니다. 이들은 특정회사에 고용된 근로자는 아니지만 수입이 거의 전적으로 한 기업에서 나오는 특성(전속성)이 있어서 그 해당 기업이 고용보험료를 납부하게 할 계획입니다.

지금도 자영업자들은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지만 의무사항은 아니었습니다. 앞으로는 ‘특고’에 해당하는 종사자들은 고용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고 해당 특고 종사자들의 수입을 파악해서 고용보험료를 납부하는 의무까지 이들과 ‘전속성’이 있는 기업이 떠안게 됩니다.

보통 직장인이 한 달 월급의 1.6%를 고용보험료 명목으로 회사와 근로자가 나눠서 반반씩 내고 있는데 ‘특고’에 대한 고용보험료는 기업의 규모에 따라 0.25%~0.85% 수준에서 기업만 부담하는 것으로 정해질 예정입니다.

장점: 이런 제도가 도입되면 1년 이상 같은 업무를 한 ‘특고’ 종사자는 일을 그만두거나 수입이 현격하게 감소(얼마나 감소해야 현격한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하면 실업급여를 받게 됩니다.

💬남은 문제점: 지금은 한 곳의 회사가 전속성을 갖고 있더라도 나중에 기업의 고용형태나 서비스 방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여러 보험회사의 모든 보험상품 또는 여러 신용카드 회사의 모든 신용카드를 판매하는 프리랜서 판매인이나 여러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중장비 기사는 거래하는 여러 회사들 중에 누가 고용보험료를 낼 것이냐가 모호해집니다.

고용보험료는 그 달의 월급이 아니라 작년의 평균 월급에 맞춰서 납부하는데 고용이 불안정해서 자주 이직하는 ‘특고’ 종사자들의 작년 소득을 파악하고 납부 대행을 하는 행정업무를 플랫폼 사업주가 담당해야 하는 부담이 생기면 플랫폼 사업의 형태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배달기사를 식당이 직접 고용하지 않고 배달기사 플랫폼을 사용하는 이유는 배달 기사를 직접 고용할 경우에 생기는 각종 업무부담과 고용유지비용 때문입니다. 그 부담을 플랫폼에 지우면 그 부담을 없애는 새로운 플랫폼이 또 등장합니다. 예를 들면 배달기사의 신분이나 소득을 따로 기록하거나 계산하지 않고 식당들로부터 배달기사 호출료를 받고(배달료는 식당들이 알아서 기사에게 지급)끝내는 배달앱이 등장하면 이 경우 배달기사의 고용보험료를 누가 내느냐는 또 문제가 됩니다.

📜상시 고용할 이유가 줄어들고 있다: 모든 산업이 근로자를 상시 고용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이 되고 있는 게 현재의 흐름인데요. 상시 고용 시대에 기업들에게 부과했던 사회보험료를 계속 유지하려는 움직임은 취지와 무관하게 어떤 식으로든 저항을 받게 된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특정한 기업에 소속되지 않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생계를 유지하는 고용형태가 계속 늘어날 텐데 그때마다 누가 이 근로자의 기본적인 권리를 책임질 것인지를 찾는 노력은 점점 더 힘들어질 것입니다.

홍콩 환율, 무너질까?

새로운 사실: 미국이 홍콩보안법에 대한 반격으로 홍콩의 페그제를 흔드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고정환율제 유지하는 홍콩: 홍콩의 페그제는 홍콩의 환율(달러-홍콩달러 교환비율)제도를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특정 국가의 환율은 상황에 따라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홍콩은 1달러=7.75~7.85 홍콩달러라는 범위를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키는 사실상의 고정환율제입니다.

환율(미국 달러의 가치)이 오르려고 하면 홍콩 정부가 시장에 달러를 팔고, 내리려고 하면 달러를 사들여서 정해진 가격으로 늘 맞춥니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환율이 늘 일정해야 외국인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홍콩달러로 환전해서 투자를 하고 그 투자금을 다시 본국으로 되가져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홍콩이 금융허브 지위를 유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 안정적인 환율입니다. (우리나라가 금융허브가 될 수 없는 이유도 환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산업구조는 대외 변수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그렇습니다.)

홍콩의 환율제도를 유지하는 핵심은 홍콩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달러입니다. 달러를 넉넉히 들고 있으면서 언제든지 원할 때 정해진 환율로 나눠주겠다는 메시지를 던지면 달러를 보유한 투자자들은 그 약속을 믿고 홍콩으로 들어옵니다. 그리고 홍콩 정부는 그런 달러를 확보하기 위해 필요할 경우 홍콩의 은행들을 통해 미국 은행들로부터 수시로 달러를 빌려오고 또 외국인 투자자들이 갖고 들어오는 달러를 받아서 되갚는 거래를 하고 있습니다.

🇺🇸“달러 대출 끊을 수 있다”: 미국이 홍콩의 환율제도를 흔드는 방법은 홍콩의 은행들에게 달러 대출을 끊겠다고 선언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홍콩은 비상시 사용할 외환보유액으로 달러 수요를 감당할 텐데요. 이런 상황이 오면 아마 홍콩에 들어와 있는 투자자들이 갑자기 빠져나가려고 하기 때문에 홍콩의 외환보유액으로는 다 감당이 안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불거지는 불확실성 때문에 홍콩보다는 미국의 금융시장이 더 큰 충격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미국이 괜히 해보는 소리’정도로 받아들입니다. 어제도 홍콩달러 환율은 홍콩 정부가 정해 놓은 구간에서 오히려 하단 쪽에 가깝게 형성됐습니다(오히려 홍콩달러 강세).

그러나 세상 일은 모르는 것입니다. 백악관이 화가 나면 뭔가를 할 수도 있고 그 뭔가에 시장이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또 생각과는 다른 일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저무는 인텔, 뜨는 엔비디아: 가장 많은 매출을 내는 반도체 기업인 인텔(2481억달러)의 시가총액이 엔비디아(2513억달러)에 따라잡혔습니다. 엔비디아는 미국에서 가장 시가총액이 높은 반도체 기업이 됐습니다. 세계 기준으로는 대만의 TSMC와 삼성전자에 이은 3위입니다. 올해 들어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들어 74% 올랐고, 인텔은 2% 하락했습니다. 엔비디아의 주력제품인 그래픽처리장치(GPU)는 데이터센터에 공급되는데요. 코로나 바이러스 탓에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로의 전환이 빨라지면서 엔비디아 주가는 급등했습니다.

📱당분간 최신 공짜폰 사기 어렵다: SKT, KT, LG유플러스의  119개 유통점이 단통법에서 허용한 공시지원금보다 평균 24만6000원을 더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때문에 이동통신 3사는 총 512억원의 과징금을 내게 됐습니다. 단통법 시행 이후로 부과된 과징금 중 최대 금액인데요. 이통사들은 5G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그랬다고 해명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시장에서 당분간 ‘0원폰’을 보긴 힘들어졌습니다.

🏠만원으로도 아파트 투자한다: 국내에선 처음으로 아파트에 투자한 리츠 상품이 상장합니다. 리츠는 투자자들이 한 부동산에 공동으로 투자할 수 있게 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면 1억원짜리 아파트를 1000명이 10만원씩 모아서 투자하는 겁니다. 이번에 상장하는 리츠는 인천 부평 지역의 아파트에 투자하는 리츠인데요. 이 리츠에 투자하면 이 아파트를 평당 985만원에 매입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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