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펀드 세금, 많이 바뀝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주식∙펀드 세금, 많이 바뀝니다

새로운 사실: 주식과 펀드의 투자수익에 부과되는 세금 제도가 꽤 많이 바뀝니다. 이런 변화는 앞으로 투자 결정에도 꽤 많은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앞으로는 주식투자 차익에 대해 소액이라도 양도소득세를 따로 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손실과 이익을 상계하는 제도도 생깁니다. A종목에서 100만원의 손실을 봤다면 B종목에서 100만원의 이익을 냈더라도 세금을 면제하는 겁니다. 이미 손실을 본 투자자들은 그만큼 양도세 부담이 사라지기 때문에 그 다음 투자를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게 됩니다.

😩차별 당했던 해외 펀드: 지금까지는 국내주식에 대해서는 면세, 해외주식에 대해서는 양도세(22%)를 부과했습니다. 국내펀드에 대해서는 배당금액에만 배당소득세(15.4%+종합소득세), 해외 펀드에 대해서는 양도차익 전체에 배당소득세를 부과했습니다.

이런 구조 아래에서는 여러 가지 잡음과 항의가 있었습니다. 똑같은 주식인데 왜 국내 주식만 양도세를 면제하느냐, 국내펀드는 배당금에 대해서만 과세하면서 해외펀드는 왜 투자 차익 전체에 대해서 과세하느냐는 지적입니다. 그리고 어느 한 종목에서 손해를 보면 다른 한 종목에서 이익을 보더라도 이익과 손실을 상계해서 진짜 이익에 대해서만 세금을 매기는 ‘손익통산’이 양도소득세에 대해서만 적용되기 때문에 배당소득세가 과세되는 해외펀드는 A펀드에서 손해를 보고 B펀드에서 이익을 보면 A펀드 손실이 아무리 크더라도 B펀드의 이익에 대해 모두 과세를 합니다. 펀드에서 나온 이익을 펀드의 배당으로 간주하는 규정 때문인데 직관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규정이었습니다.

⚖️앞으로는 공평하게: 그런데 앞으로는 국내주식에 대해서도 해외주식과 동일하게 양도세를 부과하고, 해외펀드에 대해서도 배당소득세 대신 양도소득세를 과세하면서 ‘손익통산’도 적용하는 쪽으로 규정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생길 변화: 주식투자자들은 지금까지 거래세만 냈기 때문에 증권사에서 알아서 세금을 떼어 갔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양도세를 내야 하기 때문에 매년 한 번씩 연말정산처럼 양도세 신고를 따로 해야 합니다. 어떤 개인이 증권사를 여러 곳 거래하면서 주식을 사고 팔 수도 있으므로 개별 증권사들이 알아서 양도세를 원천징수하고 정산하기가 어렵습니다. A증권사에서 100만원을 번 고객이 B증권사나 C증권사에서 손실을 입었는지 여부를 A증권사는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주식투자로 인한 손익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투자 차익의 22%를 세금으로 내야 하니 수익률이 떨어질 수도 있지만 증권거래세가 낮아진다면 매매가 잦아서 그동안 거래세를 많이 내온 투자자들은 오히려 세금을 덜 낼 수도 있습니다.

💸증권거래세는 사라지나: 증권거래세는 주식 거래를 할 때마다 거래대금의 0.25%를 떼고 있는데요. 이를 통해 걷는 세금이 거래량에 따라 다르지만 연간 6~10조원에 이릅니다. 술에 붙는 주세의 세수가 연간 3조원 수준이니 적지 않은 금액입니다. 꽤 많은 나라에서 주식 거래의 경우 양도세를 부과하면서 거래세는 따로 걷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주식투자자들은 거래세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그럴 경우 세수 감소가 심할 수 있고, 부동산 거래는 거래세(취등록세)와 양도세를 모두 걷고 있다는 점에서 거래세를 모두 없앨지 여부는 불확실합니다.

거래세와 관련해서는 외국인과 내국인의 세금 문제도 결부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주식 거래대금의 30%는 외국인들의 거래로 이뤄지고 있는데 지금은 외국인과 내국인이 모두 거래세를 우리나라 정부에 냅니다. 그런데 거래세를 폐지하고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것으로 바뀌면 외국인들은 거래세를 내지 않고 양도소득세는 자기 나라에 납부합니다. 제도를 바꾸면서 외국인들로부터 거둬들이는 연간 2~3조원의 세수를 포기해야 하는 것은 고민거리입니다.

🧮작년에는 손실 올해는 이익이면?: 주식투자나 펀드투자로 손해를 보면 나중에 이익을 보더라도 그동안 본 손실을 감안해서 이익을 다시 계산하는 제도가 손익통산입니다. 그런데 이 손익통산을 어느 기간 동안 해줄 것이냐는 이슈도 있습니다. 올해 본 손실을 내년의 이익과도 통산하는 ‘이월공제’를 해줄 것이라는 예상이 많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이 기간을 3년 또는 5년으로 길게 잡아서 5년 전에 본 손실도 올해 투자이익에서 차감해주기도 합니다.

여전히 남는 문제: 원유 가격을 추종하는 ETF는 국내 증시에 상장된 ETF도 있고 해외증시에 상장된 ETF도 있습니다. 둘 다 원유가격을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어떤 것을 선택하든 투자 차익은 동일하게 발생하지만 세금 구조가 다릅니다. 국내 원유 ETF는 배당소득세(15.4%+종합과세)를 부과하고 해외 원유 ETF는 양도소득세(22%)를 냅니다.

그러다 보니 동일한 이익에 대해 세금이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원유 ETF에 투자해서 1억원의 이익을 본 투자자가 있다면 국내 원유 ETF의 경우 1억원의 15.4%인 1540만원의 배당소득세를 낼 수도 있고, 그 투자자의 다른 금융소득이 460만원 이상이 있으면 그것과 합해서 2000만원이 넘으므로 다른 소득과 합산해서 종합소득세를 냅니다. 종합소득세의 최고 세율은 46.4%이므로 고소득자가 국내 ETF에 투자하면 투자 차익의 절반가량을 세금으로 내게 됩니다.

그러나 이 투자자가 해외 원유 ETF에 투자하면 차익에 대해 22%의 양도소득세만 내므로 세금이 절약됩니다. 물론 고소득자가 아닐 경우는 15.4%의 배당소득세만 부과하는 국내 원유 ETF가 더 유리할 수도 있습니다. 같은 개념의 상품에 투자하더라도 세금이 달라질 수 있는 이런 문제는 여전히 개선이 필요한 문제로 남아있습니다.

📉국내 주식에 덜 투자할 수도: 가장 큰 변화는 국내 주식 투자자들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 국내 주식도 해외 주식과 동일하게 양도세를 내게 된다면 해외 주식으로 투자가 몰릴 가능성이 더 높아집니다.

사실 국내 펀드나 국내 주식에 세금을 적게 물린 것은 이런 결과를 막기 위해서였습니다. 해외 주식을 거래하는 내국인들이 늘어나는 것은 장점과 단점을 모두 갖고 있습니다. 국내 주식에서 이익을 보는 것은 국가경제 전체로는 별 의미가 없는 일입니다. 누군가가 이익을 보면 다른 누군가는 손해를 볼 텐데 그건 국민들끼리 서로의 주머니에서 돈이 오가는 것이어서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그러나 해외 주식 투자에서 손실을 보는 것은 달러의 손실이고 해외 주식투자에서 거둔 이익은 해외에 자동차를 수출해서 달러를 버는 것과 동일한 결과입니다. 국내 주식투자가 가족들끼리 바둑알을 주고 받으며 하는 카드게임이라면 해외 주식 거래는 실제 카지노에서 현금으로 게임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투자 수익 또는 손실에 대한 결과가 과거보다 경상수지에 더 크게 작용한다는 의미입니다.

오늘의 이슈

자체 CPU 개발한 애플

이미지 출처: 애플 홈페이지

새로운 사실: 애플이 자사 제품에서만 독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PC용 프로세서(CPU)를 개발했습니다. 애플은 인텔이 제조한 CPU를 15년째 사용해왔는데 처음으로 자체 개발 CPU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자체 CPU를 개발한 이유: CPU를 굳이 자제개발하는 이유는 그렇게 할 경우 PC의 성능 가운데 애플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에 더 많은 CPU 리소스를 할당하는 등의 자유로운 제품 개발이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애플은 이미 아이폰 등 모바일 기기에는 애플이 자체 개발한 프로세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애플 휴대폰이 안드로이드폰에 비해 우수한 성능이나 배터리 효율성을 보여줄 수 있는 이유도 이 자체 프로세서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하드웨어를 제조하는 업체들 중에 개발 능력을 갖춘 업체들은 인텔이나 AMD의 CPU를 사용하는 대신 자체 개발한 칩을 적용하려는 시도를 계속 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인텔이나 AMD 등에게는 위협요인이지만 칩의 생산을 대행해주는 TSMC나 삼성전자 등에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점점 더 거대기업이 시장을 더 쉽게 장악하는 추세 속에서 과연 얼마나 많은 중소 업체들이 살아남아서 이런 시도를 하게 될지가 관건입니다.

우연히 알아낸 트럼프의 본심

새로운 사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장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 도중에 ‘중국과의 무역협정이 끝장났다’고 발언한 것이 전해지면서 금융시장이 출렁거렸습니다. 금융시장이 흔들리자 나바로 국장은 그게 아니라고 해명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의 트위터에 중국과의 관계가 아무 문제가 없다는 요지의 트위트를 올렸습니다

트럼프는 중국과 싸우기 싫다: 해프닝으로 넘어갈 수 있는 이 사건은 주식시장에 중요한 힌트를 던졌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점입니다. 중국과의 무역합의가 결렬되면 주식시장이 흔들리고 중국으로 농산물을 수출하던 지역이 경제적으로 타격을 입게 되는데 그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 그림이라는 것을 트럼프 대통령도 알고 있다는 걸 보여준 일련의 반응이었습니다.

주식시장이 걱정했던 것은 다른 나라와의 갈등이 커지면 현직 대통령을 지지도가 일반적으로 상승하는 전례를 바탕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중국과의 갈등 상황을 다시 인위적으로 만들려고 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는데요. 나바로 국장 발언 소동을 통해 트럼프의 본심은 적어도 당분간 중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킬 계획이 없다는 것을 주식시장은 알아차리게 됐습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배당률 높다고 좋은 리츠는 아니다: 예∙적금 금리가 연 2%를 넘지 못하는 저금리 시대입니다. 때문에 연 4~5% 배당금을 주는 리츠가 인기를 끕니다. 다만 리츠가 어떤 부동산에 투자하는지를 꼼꼼히 살펴야 합니다. 저성장 산업에 투자하는 리츠는 배당이 줄어들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민간 교도소 리츠인 ‘코어시빅’은 분기배당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이 리츠는 연 10%대 배당을 줘왔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형기가 적게 남은 죄수들을 조기 석방하면서 매출이 줄어든 겁니다. 미국 민주당이 민간 교도소에 반대하는 입장인 것도 이 리츠를 어렵게 하는 요인입니다.

🦮펫 산업도 코로나 수혜 봤다: 코로나19 이후 집에서 함께 시간을 보낼 반려동물을 입양하려는 사람이 늘면서 관련 산업도 수혜를 봤습니다. 반려동물용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추이’의 주가는 올 들어서 70% 이상 올랐습니다. 올 1분기 순매출(총매출에서 환불·배상·선할인 금액을 뺀 수치)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6%나 늘었습니다. 적자를 면치 못했던 츄이는 이번 분기엔 영업이익을 냈습니다.

✈️재개하는 항공 산업: 코로나19 이후 멈췄던 항공 산업이 다시 열리고 있습니다. 미국 델타항공은 25일부터 미 워싱턴주 시애틀과 중국 상하이 푸둥 국제공항을 잇는 노선을 주 2회 운항합니다. 7월 이후에는 시애틀과 디트로이트 발착노선을 주 1회씩 운항할 예정입니다. 코로나19 이후 미·중간 항공편을 재개한 미국 항공사는 델타가 처음입니다.

리멤버 나우를 지인들과 공유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