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 투자 설명서

하나금융투자의 건설/부동산 애널리스트입니다. 과학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채상욱의 부동산 나우

리츠 투자 설명서

김O선님:

리츠에 투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부동산을 잘 모르는 초보입니다. 자세하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리츠는 여러 사람이 함께 부동산에 투자하는 : 리츠는 부동산에 간접적으로,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게 해주는 방식입니다. 일반 주택이 아닌 수백억원~수천억원대 건물을 혼자서 사려면 자금을 조달하기 쉽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수천명~수만명이 모인다면 쉽게 살 수 있습니다. 이처럼 여러 사람이 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는 걸 리츠라고 합니다.

개인이 소액으로 투자하기 좋은 건 공모리츠: 50인 이상을 공개적으로 모여서 투자하면 공모리츠, 49인 이하가 투자하면 사모리츠라고 합니다. 공모리츠는 주식 시장에 상장하기도 합니다. 상장하면 개인이 소액으로도 부동산에 투자하기 쉬워집니다. 주식 사듯이 원하는 수량만큼 사면 됩니다. (보통 한 주에5000~7000원 정도 합니다.)

한국은 아직 리츠 초보: 아직 우리나라 리츠 시장은 규모가 작습니다. 리츠 시장이 성숙한 대표 국가는 미국입니다. 미국은 1960년에 리츠를 도입했습니다. 덕분에 미국 주식 시장 전체의 시가총액 중 6%는 리츠 몫입니다. 일부 리츠는 시가총액이 100조원이 넘기도 합니다.

2000년을 전후로 거의 동시에 한국, 일본, 싱가포르가 리츠를 도입했는데요. 일본과 싱가포르는 상장 리츠가 빠르게 발전했습니다. 특히 싱가포르의 경우 주식 시장 시가총액 중 리츠가 차지하는 비중이 20%일 정도로 발달했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사모 리츠 중심으로 성장하면서 <개인이 소액으로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 시장>이 크지 못했습니다. 한국에는 약 260개의 리츠가 있지만, 이 중 상장 리츠는 7개뿐입니다. 모든 상장 리츠의 시가총액을 합쳐봐야 코스피의 0.2%에 불과합니다.

리츠 더 키운다: 그래서 정부는 상장 리츠 활성화 정책을 지난해 발표했습니다. 올해도 리츠 관련 법령을 개정할 예정입니다. 덕분에 상장 리츠가 속속 생기고 있습니다. 작년에도 롯데리츠와 NH프라임리츠가 새로 상장했습니다. 이들 종목은 상장 첫날 상한가를 칠 정도로 관심도 크게 받았습니다.

투자자 이목 끄는 배당수익: 리츠가 관심을 받은 건 저금리 시대에 5~6%대의 배당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사실 리츠가 투자자를 홍보할 때 가장 중요하게 설명하는 것도 배당입니다. 그래서 <배당수익률이 높은데 왜 리츠 주가가 안 오르지?>라는 질문들을 자주 듣습니다.

배당수익률 아닌 총 수익률 봐야: 그러나 배당수익률만으로 리츠를 판단해선 안 됩니다. 실제 상장 리츠의 주가는 배당수익이 아니라 총 수익을 근거로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총 수익은 배당수익에 시세 차익을 더한 개념입니다.

👉4억원짜리 오피스텔을 샀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이 오피스텔은 100만원을 월세로 받습니다. 관리비로 월 20만을 써야 합니다. 그렇다면 이 오피스텔의 순영업수익은 월 단위로는 80만원이 됩니다. 연 단위로는 계산하면 960만원이겠죠. 그런데 이 오피스텔이 1년 후에 5억원으로 가격이 올랐습니다. 그럼 투자자가 챙기는 총 수익은 1억960만원입니다. 순영업수익 960만원과 매각 차익 1억원을 합한 금액입니다.

리츠에 투자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배당 수익도 중요하지만, 부동산 처분 손익에 대한 개념을 봐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고성장 산업의 부동산 보유한 리츠가 뜬다: 그래서 성장이 더딘 산업의 리츠에 투자하는 걸 주의해야 합니다. 이런 산업의 부동산들은 공실이 늘어나고, 가치가 하락하고 있습니다. 미국을 포함한 거의 모든 나라에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당장은 계약이 돼있으니 배당이 들어오고 있을 겁니다. 그렇더라도 다음 계약에서 공실률이 높아지거나 건물 가격이 떨어질 거라고 우려하는 투자자들이 나옵니다.

🛒그래서 유통시설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들은 주가가 빠지고 있습니다. 선진리츠지수를 의미하는 NAREITS 지수의 경우 연초 대비 30% 넘게 빠졌습니다. S&P 500은 10%만 하락했고, 나스닥은 오히려 연초보다 더 오른 걸 생각하면 리츠 주가가 얼마나 빠졌는지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재택근무 등으로 인한 오피스 수요 감소, 온라인 쇼핑으로 인한 오프라인 유통 매장 수요 감소,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호텔 예약 감소 등으로 인해 이들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유통∙호텔∙오피스 리츠의 주가는 40% 이상 하락했습니다.

📱반면, 아마존 등 전자상거래의 수혜를 보는 세계 최대 물류창고 리츠인 프롤로지스, IT 기업들의 사업을 보조하는 데이터센터에 투자한 리츠들(에퀴닉스, 디지털리얼티), 통신타워 리츠(아메리칸타워, 크라운캐슬) 등은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들 종목은 연초의 하락을 만회했습니다. 일부는 전고점을 갱신하기도 했습니다.

한국 리츠들도 비슷하게 움직일 겁니다. 저성장이나 역성장이 우려되는 산업의 부동산들에 투자한 리츠는 이미 주가가 많이 떨어졌습니다. 반면 양호한 입지의 건물을 소유하고, 지속해서 부동산을 매입하면서 성장하고, 시세차익도 볼 법한 리츠는 상장 이후에 견조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요.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예상됩니다. 후자의 경우엔 주가가 올라갔으므로 배당수익률은 전자에 비해 낮은데요. 총 수익률은 후자가 더 높을 걸로 예상됩니다.

🏠부동산. 관심은 가지만, 어렵습니다. 궁금한 내용이 있으면, 여기에 질문하세요! 건설∙부동산 분야 1위 애널리스트 채상욱 연구위원이 답해 드립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오늘의 이슈

또 낮아진 기준금리

새로운 사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75%에서 0.5%로 한계단 더 낮췄습니다. 시장 일각에선 혹시 동결할지도 모른다고 전망했지만, 금통위원 전원이 금리 인하를 찬성했습니다. 지난 3월초까지 1.25% 였던 기준금리는 0.75%로 두 계단이 한꺼번에 낮아진 후 다시 2개월 만에 더 내려간 겁니다. 한국은행은 경기 침체가 예상보다 크고 심각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경제 상황이 심각하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에서 읽을 수 있는 건 한국은행이 예상하는 경기침체의 수준이 매우 심각한 정도라는 것입니다. 한국은행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된 후에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하지 않고 있었는데 어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2%라고 전망했습니다. 최악의 경우에는 -1.8%의 경제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금리, 한 번쯤 더 내려갈 수도: 현재 0.5%인 기준금리를 추가로 더 내릴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한은총재가 “이번 인하로 기준금리가 실효하한에 가까워졌다고 볼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한 번 정도 더 인하할 여지가 남아있다는 정도로 결론을 내릴 만합니다. 기준금리는 이론적으로 0이나 마이너스도 가능하지만 기축통화국이 아닌 나라가 과도하게 금리를 내리면 외국 자금이 빠져나가서 예상하지 못한 문제에 봉착하게 됩니다. 금리가 내려갈 수 있는 한계점이 있는 겁니다. 그걸 실효하한이라고 부릅니다. 그게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 한계는 상대적입니다. 즉 미국이 금리를 어떻게 유지하느냐에 따라서 우리나라가 내릴 수 있는 기준금리의 한계도 정해집니다. 미국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좀 더 내려갈 여지가 커집니다.

0.5%인 기준금리를 한 번 더 내릴 때는 지금처럼 0.25%포인트를 추가로 내리기보다는 0.1%포인트를 내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럴 경우 금리 인하 효과가 충분하지 못해서 정책 효과를 별로 거두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한은이 국채도 산다: 앞으로 정부 지출이 늘어날 경우 국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야 합니다. 새로 발행되는 국채가 갑자기 늘어나면 금리가 튀어오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채권의 가격이 낮아져서 금리가 올라가는 겁니다.) 한국은행이 시중에서 국채를 사들이는 일을 해주면 국채 가격이 유지됩니다. 그럼 금리가 덜 오르거나 오르지 않을 수 있는데 한국은행은 이 일을 기꺼이 하겠다고도 밝혔습니다.

전망: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어느 정도 예상되었던 것이라 기준금리 인하는 시중 금리에 어느 정도 반영이 되어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추가 금리 인하 계획을 적극적으로 밝혔다면 금리를 한 번 더 내릴 것이라는 예상 때문에 시중 금리는 낮게 유지될 수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금리 인하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진 않았습니다. 시중 금리는 이제 기준금리가 한계까지 다 내려왔다는 판단을 반영하면서 오히려 상승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바람 잘 날 없는 홍콩

새로운 사실: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을 중국의 의회격인 전인대에서 통과시켰습니다. 법안의 핵심은 강력한 처벌을 통해 반중국 활동을 봉쇄하는 것입니다. 미국은 홍콩의 특별지위를 박탈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미국이 홍콩에 주고 있던 혜택: 영국령이었던 홍콩은 1997년 중국에 반환됐는데 이에 앞서 1992년 미국은 홍콩을 중국과 다른 별개의 도시로 간주하고 대우하는 미국홍콩정책법을 만들었습니다.

이 법은 미국의 민감한 기술에 대한 홍콩의 접근을 허용하고, 미국 달러와 홍콩 달러를 자유롭게 교환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나 홍콩산 제품에는 관세를 면제하고 있습니다.

홍콩은 금융중심지 위상 뺏길 수도: 만약 미국이 홍콩의 이런 독립적 지위를 인정하지 않고 중국의 한 도시로 간주하기 시작하면 홍콩을 통한 금융거래나 무역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뭐가 문제가 되며 그 가운데 어떤 기능이 다른 도시로 대체될 수 있고 어떤 기능이 대체 불가능한지는 아직 명확지 않습니다. 이런 불확실성이 금융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당연히 중국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세계에서 중국의 간접 영향을 가장 강하게 받는 한국의 금융시장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습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돈 쏟아붓는 유럽과 일본: EU가 약 1000조원 규모의 코로나19 회복 기금안을 제안했습니다. EU 집행위가 높은 신용등급을 이용해 금융시장에서 돈을 빌려 회원국에 지원하는 방식입니다. 다만, 경제 회복 기금을 어떤 방식으로 지원할지를 두고 나라별로 입장이 갈립니다. 국가채무 비율이 높은 나라들은 보조금으로 지원해줄 걸 요청하고 있고, 상대적으로 재무 구조가 건전한 국가들은 어려운 국가에 자금을 대출해줘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한편 일본도 366조원 규모의 2차 추경안을 편성했습니다. 일본 GDP의 40%가 넘는 규모입니다.

🤳동영상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인스타그램: 인스타그램이 유튜브처럼 동영상 제작자가 광고 수익을 가져갈 수 있게 합니다. 다른 동영상 플랫폼들처럼 채널에 후원할 수 있는 기능도 탑재할 예정입니다. 모회사인 페이스북은 동영상 플랫폼으로 거듭나려고 꾸준히 시도해왔습니다만, 큰 성공을 거두진 못했습니다. 자회사인 인스타그램이 숙원을 이뤄내는 모양새입니다. 올해 2월부터 3월까지 인스타그램에서 라이브 방송을 하는 사람의 수는 70%나 늘어났습니다.

🚗테슬라 가격 내린다: 테슬라가 차량 가격을 인하했습니다. 인하 폭은 차량∙국가별로 다릅니다. 우리나라에선 1억원이 넘는 모델X와 모델S의 가격을 561만원씩 내렸습니다. 미국에선 가장 인기가 많은 모델3 가격도 250만원 내렸습니다. 경기가 급격하게 침체하면서 자동차 수요가 그만큼 감소한 걸 보여주는 단면입니다. 지금까지 테슬라의 판매량은 매년 늘어났습니다. 다만 테슬라는 7월부터 반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의 판매가를 120만원 올리기로 했습니다.

🏘암초 만난 공유 숙박: 미국에는 글로브라는 공유숙박 플랫폼이 있습니다. 에어비앤비보다 짧은 시간 단위로 집을 빌릴 수 있는 게 특징입니다. 꾸준히 성장하고 있던 업체였지만, 코로나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글로브가 위치한 샌프란시스코 시 정부는 영업을 중단하지 않으면 과태료 처분이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는 공문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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