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안 좋아도 주식은 오르는 이유

“코로나19로 실물 경제가 침체됐지만, 주가는 계속 오릅니다. 앞으로도 오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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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경제가 안 좋아도 주식은 오르는 이유

한눈에 보기
경제가 안 좋아도 주식이 오르는 이유는 1. 코로나 바이러스가 종식된 미래를 과감하게 선반영하고 있기 때문이거나 2. 중앙은행의 달라진 행태를 주가에 반영하는 과정에서 생긴, 과거에는 없던 프리미엄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시장의 무리한 오버 또는 착각의 결과일 수도 있겠습니다.

요즘 주식 투자를 하는 분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경제는 나쁜데 왜 주가는 계속 오르는가 하는 질문입니다. 물론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 ‘코로나 바이러스의 빠른 종식이 불가능하다는 걸 알게 되면 조만간 주가는 다시 내릴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는 전문가들도 많습니다. 한마디로 시장의 착각 또는 시장의 오류라는 뜻이니 그 역시 가능성 차원에서 염두에 둬야 할 의견이긴 합니다.

그러나 시장이 궁금해하는 구체적인 질문은 ‘만약 시장이 옳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입니다.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나빠질 게 명확한 경제지표들을 앞두고 주가가 강한 반등세를 이어가는 게 어떤 이유인가 하는 것인데요. 시장에서 제기되는 몇 가지 설득력 있어보이는 논리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그 가능성에 대한 판단은 투자자의 몫이겠습니다.

경기는 나쁜데 왜 주가는 오르나요

가장 큰 이유는 ‘경기가 나쁘다’는 현재의 상황이 과거의 ‘경기가 나쁘다’는 상황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입니다.

과거의 나쁜 경기는 원인을 정확히 알기 어렵거나 원인이 추정되더라도 그 여파나 침체의 진행속도를 알기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가능성에 따른 경기 침체나 영국의 브렉시트 또는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난에 따른 경기 악화는 문제의 원인은 우리 모두가 알지만 해결책은 떠오르지 않는 난감한 숙제였습니다.

언제쯤 해결될지 또는 영원히 해결되지 않을지,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서 그 여파가 얼마나 갈지 전혀 모르는 이슈가 만들어낸 경기침체에는 주가가 부정적으로 반응합니다. 그러나 코로나 바이러스는 그 시기가 불확실하긴 하지만 언젠가는 해결된다는 강한 전제를 갖고 있는 이슈입니다. 20년 후에도 미국과 중국은 서로 공격하고 있을까요? 또는 10년 후에도 영국은 유럽과 갈등을 벌이고 있을까요? 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럴지도 모른다는 답이 유력하지만 10년 후에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경제활동을 방해할까요? 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비관론자들도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는 답을 내놓습니다.

주가는 대개 6개월 또는 1년후의 상황을 미리 반영하긴 하지만 길어야 2~3년이면 해결될 문제인게 확실하다면 그 2~3년후의 상황을 주가에 미리 반영하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겁니다. 즉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례 없는 그리고 충격이 큰 악재이긴 하지만 그 불확실성의 차원에서는 과거의 악재들보다는 훨씬 가볍다는 생각이 주가의 반등을 이끌고 있다는 해석입니다. 

또 어떤 이유가 있을까요?

중앙은행의 변신과 그에 따른 저금리의 고착화도 주가 반등의 중요한 원동력입니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내려가면 주가는 오르는데요. 그 이유는 기업이 매년 벌어들이는 이익의 가치와 그걸 바라보는 눈높이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시가총액이 1조원인 기업이 매년 1000억원을 벌어들이고 있다면 시중 금리가 10%일 때는 이 기업의 가치가 별로 눈에 띄지 않습니다. 1조원을 은행에 넣어둬도 1000억원의 이자가 나오는 상황이니까요.

그러나 시중금리가 1%로 낮아지면 이 기업의 가치는 10배가 됩니다. 시중금리가 1%일 때 매년 10%의 수익을 주는 어떤 채권의 가격은 금리가 10%일때보다 10배 비싸지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시중 금리가 낮아질 때 그 비율만큼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해서 주가에 반영하긴 어렵습니다. 기업이익이 늘 그렇게 나올지도 의문이지만 다시 금리가 올라갈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코로나바이러스의 불확실성과 그에 따른 중앙은행의 적극적인 대응 방식은 당분간 금리 인상은 없다는 확신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이익의 일시적 하락과 금리인상 중에 더 큰 악재가 뭐냐고 묻는다면 상당수의 시장 참여자들은 후자를 꼽을 가능성이 큽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이익의 불안정을 던졌지만 반대로 저금리의 안정성을 함께 가져왔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종식되면 중앙은행의 태도도 달라지지 않을까요?

그렇습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시장의 혼란에 대처하는 중앙은행들의 행동을 보면서 ‘우리 중앙은행이 달라졌어요’라고 표현되는 놀라운 경험을 한 것 같습니다.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해서라면 그 어떤 조치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탓입니다.

중앙은행의 이런 행동이 1. 지난 3월같은 극단적인 혼란과 시장 마비상황에서만 발휘되는 것인지 2. 아니면 주가가 하락하는 것이 경제에 나쁜 영향을 줄 때는 언제든 작동하는 것인지는 아직 불확실합니다만, 2번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이 코로나 바이러스 이전보다 훨씬 많아진 것은 분명합니다.  그만큼 중앙은행들의 대처는 이례적이고 파격적이어서 주가를 계산하는 공식에도 새로운 변수가 되고 있습니다. 

주가를 계산하는 공식이 바뀐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예를 들어 시중금리가 1%일 때 1년에 100억원의 순이익을 내는 기업의 가치는 1조원쯤으로 산정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1조원을 은행에 넣어놓으면 100억원의 이자를 주니까요.

그러나 그런 기업의 시가총액은 1조원에 못 미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이유는 시중 이자율이 올라갈 가능성 또는 기업의 이익이 줄어들 가능성이 주가에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시중 이자율은 더 낮아질 수도 있고 기업의 이익은 더 늘어날 수도 있으니 그 변화 가능성이 반드시 주가의 할인요인일 이유는 없습니다. 이자율이 낮아질 확률과 오를 확률이 반반이고 기업의 이익이 늘어날 확률과 줄어들 확률이 비슷하다면 그 기업의 시가총액은 1조원 전후인 게 합리적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그 기업의 시가총액이 1조원에 못 미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또 있습니다. 그 기업이 언제까지 영속할지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입니다. 은행에 맡겨놓은 1조원은 이자율이 1%라면 영원히 매년 100억원의 이자를 주지만 시가총액 1조원짜리 기업은 연평균 100억원의 이익을 내다가도 어느날 위기를 맞아 부도가 날 수 있습니다. 연간 100억원의 이익을 내는 기업이 3년후에 부도가 난다면 그 기업의 현재 가치를 1조원으로 매길 수는 없지요.

그런데 어떤 기업이 10년을 존속할지 5년후에 망할지 20년이 갈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지속기간이 짧아보이는 기업일수록 가치는 떨어집니다. 그런데 만약 이 기업이 최소한 100년은 이어진다고 확신할 경우엔 그 기업의 가치도 커집니다.

각국의 중앙은행이 기업이 망할 때 감수해야 할 거시경제 리스크를 크게 보고  그걸 막기 위해 과거에는 하지 않았던 다양한 조치를 앞으로는 보다 쉽게 더 적극적으로 하게 된다면, 기업의 존속 가능성과 그 예상 기간은 더 길어집니다. 그리고 그 자체로 기업의 가치는 과거와 달리 계산되기 시작합니다.  이런 변화를 시장이 반영하고 있다면 주가가 계속 오르는 것을 어느정도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그냥 돈이 많이 풀려서 주가가 오르는 건 아닌가요?

시중에 풀려있는 돈 중에서 주식시장에 투자되는 돈은 항상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에 주식시장이 오를 것 같다는 판단이 들면 ‘굳이 돈이 더 풀리지 않아도’ 이미 존재하던 시중 자금의 상당부분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면서 주가를 올립니다.

그래서 돈이 많이 풀려서 주가가 오른다는 건 주가가 오르는 정확한 인과관계를 표현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돈이 많이 풀리면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다면 돈이 많이 풀린 것 자체가 사람들에게 주가가 오르기 전에 얼른 주식을 사자는 결정을 자극하게 됩니다. 그러면 주가는 오르겠죠. 물론 최근의 주가 상승에 이 요인이 얼마나 작용한 것인지는 계산하기 어렵습니다.

당장 내일부터라도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하면 시장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리스크가 주가에 반영되기 시작했다고 해석할 겁니다. 여기에 제시한 “경제는 나쁘고 실적은 악화되는데도 주가가 오르는 이유”가 그날부터 모두 부질없는 설명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늘 실적이나 경제지표와 비슷하게 움직이던 주가가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면 그 이유를 생각하는데 다양한 상상력을 발휘해 볼 필요는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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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브리프

간편결제업체에 맡긴 돈, 안전할까?

카카오, 쿠팡, 네이버, 토스, 스타벅스 등 많은 IT 서비스들은 자체 포인트나 캐시를 충전해 쓰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소비자들이 각종 앱에 충전해놓은 금액이 작년 말 기준으로 1조7000억여원에 달했습니다. 1년 전보다 34%나 늘어난 금액입니다.

다만 이 돈을 보호할 법령은 미비합니다. 미상환 잔액(고객이 충전해놓고 사용은 하지 않은 돈) 대비 자기자본 비율을 20% 이상으로만 유지하면 될 뿐입니다. 즉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기자본의 5배 정도 되는 금액은 고객들에게 돈을 받고 캐시를 충전해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문제는 이렇게 받아놓은 돈을 회사가 임의로 유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입니다. 고객이 나중에 캐시를 사용하더라도 그건 또 다른 고객이 충전한 돈으로 메우면 되는 일입니다.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지만 실무적으로는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어서 늘 불안합니다.

알리페이와 위챗페이 등이 먼저 상용화된 중국은 고객이 맡긴 선불 충전금 전액을 인민은행에 맡기도록 제도화했습니다. (물론 이 경우에도 고객이 얼마나 많은 돈을 충전했는지는 회사만 알고 있으므로 여전히 구멍은 남습니다)

캐시를 충전해놓고 필요할 때 꺼내쓰는 건 은행에 예금을 해놓고 필요할 때 인출하는 것과 동일한 방식입니다.  IT업체들이 사실상 은행의 역할을 한다는 뜻입니다.  은행들 역시 그렇게 고객으로부터 받은 돈을 유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은행은 설립할 때부터 대주주의 도덕성 적격성 등 심사를 하고 주기적으로 감독당국이 검사를 하며 설립 자체를 정부가 허가하는 식으로 위법행위에 대한 견제를 하고 있습니다.

고객 돈 일부를 유용할 수도 있지만 은행은 그런 선택을 하지 않는 이유는 그러다가 적발되면 엄청난 가치가 있는 은행 라이센스를 잃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IT업체들은 캐시를 충전하는 행위를 정부가 허가하지도 감독하지도 않기 때문에 동일한 행위에 대해 서로 다른 규제를 받는 셈입니다.

소송 준비하는 이탈리아 의료펀드 투자자들

요즘 시장에서 시끄러운 이슈 가운데 하나는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항의와 소송 건입니다.

하나은행이 판매한 이 펀드는 이탈리아의 병원들이 이탈리아 지방정부로부터 받을 돈을 담보로 돈을 먼저 빌려주는 펀드입니다. 이탈리아 의료 시스템은 우리나라처럼 병원에서 진료를 하면 진료비를 환자에게 전액 받는 시스템이 아닙니다. 일단 환자 치료는 병원 비용으로 처리하고 그 비용을 나중에 지방정부가 운영하는 건강보험공단(정확한 명칭은 이탈리아 지역보건관리기구입니다)으로부터 보전을 받는 방식입니다.

이 펀드는 투자자들이 모은 돈으로 이탈리아의 병원들에게 미리 돈(A)을 주고나서 나중에 건강보험공단이 병원들에 지급하는 돈(B)을 펀드 투자자들이 받는 방식이었습니다. (펀드 수익은 B-A입니다)

그런데  이탈리아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사회가 마비되다시피 하면서 지방정부의 건강보험공단이 병원에 돈을 지급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재정부족 때문입니다. 결국 투자자들이 손해를 입게 된 구조입니다.

코로나19 직격탄 맞은 항공∙정유업계

1분기엔 모든 국적항공사가 적자를 냈을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항공 운송이 마비됐기 때문입니다.

시장에선 대한항공이 약 2000억원, 아시아나항공이 약 3000억원의 적자를 낼 걸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미 일본 여행 보이콧 영향을 받았던 저비용항공사들의 적자 폭은 더 커질 걸로 전망됩니다.

항공사에 대량의 항공유를 팔던 정유업계도 이번 1분기엔 적자를 봤습니다. 항공유와 휘발유의 가격이 원유 가격보다 낮아지면서 상품을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가 됐기 때문인데요. 지난해 1분기에 영업이익 3300억원을 벌어들였던 SK이노베이션은 올 1분기엔 1조77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에쓰오일과 현대오일뱅크도 각각 1조73억원, 563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실적 발표를 앞둔 GS칼텍스도 대규모 적자를 낼 걸로 예상됩니다.

온라인 쇼핑 업계, 코로나 특수 없었다

온라인 쇼핑 업계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특수를 누릴 걸로 예상됐던 업종입니다. 그런데 막상 3월 온라인쇼핑 거래액 증가율은 2017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1년 전보다 11.8% 늘어났지만, 이전의 성장세엔 못 미친다는 뜻입니다. 예상대로 농축수산물(91.8%), 음식서비스(75.8%), 음·식료품(59.4%) 등의 거래액이 늘었고, 세정제·휴지·세제 등의 소비가 늘면서 생활용품(46.9%) 등의 거래액은 늘었습니다. 다만 사회적 거리 두기의 여파로 여행∙교통서비스(-73.4%), 문화∙레저서비스(88.9%) 거래액은 크게 줄어 전체 온라인쇼핑 거래액 증가율도 크게 낮아졌습니다.

쿠팡 견제 위해 이합집산하는 유통 업계

오프라인 유통 대기업들이 쿠팡의 경쟁업체들(G마켓, 티몬, 위메프 등)에 입점해 당일 배송이 가능한 신선 식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유통 대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쿠팡을 견제하는 걸로 보입니다. 이커머스 업체들 입장에서는 당일배송 서비스를 강화하는 이점을 누리게 됐습니다.

홈플러스는 11번가와 G마켓 등에 전문관을 열었고 이마트몰도 최근 11번가에 입점했습니다. GS리테일의 SSM인 GS프레시는 11번가, G마켓, 위메프 등에서 당일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다. 롯데슈퍼의 온라인전용몰 롯데프레시 역시 G마켓에 한 자리를 얻었습니다. 신세계는 자체 온라인 유통 플랫폼인 SSG닷컴을 운영해 2조8700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7조1500억원의 매출을 내는 쿠팡에 비하면 갈 길이 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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