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자 폭증한 미국 증시가 오른 이유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실업자 폭증한 미국 증시가 오른 이유

요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경제에 주는 악영향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숫자가 미국의 실업수당 청구 건수입니다. 지난주에 새로 실업자가 되어 실업수당을 청구한 사람이 661만명으로 3주째 실업폭풍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3주간 1680만명이 새로 실업자가 됐습니다.)

미국이 정상적인 경제상황일 때 매년 늘어나는 취업자 수는 약 300만명 수준입니다. 숫자로만 보면 최근 3주간 5년치 경제성장을 다 까먹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주가는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국의 대표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2.1%올랐습니다. 1주일 동안 이만큼 오른 것은 46년 만의 일입니다. 경기는 나빠지고 있고 코로나 바이러스도 아직 확산 중인데 주가는 왜 반등하고 있을까. 그게 요즘 시장의 중요한 토론거리입니다.

주가가 오르는 이유는 뭘까요?

아마 주가가 계속 더 내리고 있더라도 주가가 내릴 만한 이유는 셀 수 없이 많았을 것입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치료할 치료제나 백신은 아직 나오지 않았고, 나올 기미도 없으며 영원히 나오지 않을 가능성도 작지 않습니다.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다면 경제활동이 정상화될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사람들이 안 해도 되는 활동은 안 하고 꼭 해야 할 일만 하는 최소한의 경제활동만 할 경우 경제는 무너집니다. 경제의 많은 부분이 이미 사람들이 안 해도 되는 활동과 깊이 연관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언젠가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소멸된다는 가정에 동의한다면 주가는 다시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될 것이 분명하다는 생각에도 동시에 동의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주가가 급락한 것은 코로나 19 바이러스와 그에 따른 금융경색 가능성 때문이었는데 금융경색 가능성은 정부와 중앙은행의 대응으로 대부분 사라지고 코로나 19 바이러스만 아직 미해결로 남아있다면 결국은 시간이 투자자들의 편이라는 생각에 도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실업자 수가 폭증하고 있는데도 낙관적일 수 있을까요?

실업자 수에 대해서는 다소 이견이 있습니다. 숫자가 놀랍기는 하지만 좀 부풀려진 숫자일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이번에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충격이 클 것으로 예상한 미국 정부가 실업수당 대상이 아니었던 자영업자와 비정규 프리랜서들에게도 실업수당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실업수당 신청자가 크게 증가한 측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액수도 매우 후해졌습니다. 그게 실업수당 신청자 수가 급격히 증가한 이유라는 겁니다. 예를 들어 요즘 미국의 실업수당은 4개월 동안 지급되며 한 주에 최대 600달러를 지급하는데 이걸 시급으로 환산하면 시간당 15달러 수준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최저임금을 받으면서 일을 하면 시간당 8달러도 받지 못합니다. 시간당 15달러 미만의 수입을 갖고 있는 근로자들은 차라리 일을 그만두는 게 이익입니다.

이런 후한 실업수당은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경기부양책의 최종 표결을 막바지에 가로막았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미국에서 매주 발표되는  실업자 수는 실제의 경기 위축 정도보다 더 과장된 것으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그래도 바이러스가 확산되면 경제는 무너지지 않을까요?

주가 상승은 바이러스가 언젠가는 잡힌다는 전제가 깔린 낙관론의 결과이긴 합니다만 사실은 걱정거리가 남아있습니다. 그 <언젠가>가 매우 뒤로 미뤄질 경우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입니다.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을 것이고 기업들은 문을 닫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데 요즘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것은 미국 중앙은행 연준의 이례적인 행보입니다. 시장에서 아무도 사지 않는 정크본드(신용도가 낮은 기업이 발행한 채권)도 사들이겠다고 선언할 만큼 매우 적극적입니다. (정확히는 지난 3월 22일 이후 투기등급으로 떨어진 기업들의 회사채는 사들이겠다고 했습니다. 적어도 이번 위기로 어려워진 기업들은 절대 문을 닫게 내버려두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경제위기 또는 불경기는 기업들이 문을 닫고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는 것인데  기업들이 문을 닫지 않게 계속 돈을 빌려주고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으면 평소보다 더 후한 실업수당을 준다면 경제가 나빠질 이유가 없지 않느냐 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혹시 주가가 더 내려가서 문제가 된다면 연준은 주식도 사줄 기세입니다. 전례가 없지도 않습니다. 실제로 일본 중앙은행은 주식시장에서 ETF를 사는 방법으로 주식을 계속 사들이고 있습니다. 요즘 연준의 행보는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해줄 것 같은 상황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경제위기들은 그 원인이 무엇이든 그 위기의 결과로 늘 시중 유동성의 감소라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그로 인해 자산가격이 떨어지고 경기가 더욱 위축되는 악순환이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미국 연준은 시중 유동성이 줄어든 만큼 중앙은행이 그 돈을 공급하겠다고 합니다. 인류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경기 대응법입니다.

최근의 주가 상승은 단순한 기술적 반등일 수도 있지만 과거와는 다른 정책 대응이 낳은 결과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과거 위기 때 자주 나타났던 기술적 반등 이후 재하락이 없을 것이라는 주장도 꽤 나옵니다. 물론 어느 쪽의 말이 맞을지는 지켜봐야 아는 일입니다.

그런 과감한 정책의 부작용은 없나요?

인류가 금이나 조개껍데기 대신 정부가 만든 지폐와 동전을 화폐로 사용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흉년이 들면 과거에는 가난한 사람들은 모두 굶어 죽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부자들의 창고에는 먹을 게 있었지만 가난한 사람들의 주머니에 돈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럴 때는 국가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습니다. 금화를 돈으로 사용하던 시절에는 정부가 서민들에게 나눠줄 수 있는 금화도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입니다. 경기가 나빠져서 서민들에게 돈을 더 나눠주려면 어딘가에서 금광이 발견되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정부(중앙은행)가 마음대로 화폐를 찍어낼 수 있는  현대에는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서민들에게 돈을 찍어 나눠주고 그 돈으로 부자들에게서 식량을 사서 먹으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현대의 경제위기는 어딘가에서 화산이 폭발해서 자동차를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위기가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이 갑자기 위축되어 생기는 위기이므로 그 마음이 풀릴 때까지 화폐를 계속 공급하면 위기를 아무 일 없이 넘길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10여년간 금리를 제로 수준까지 낮춘 것은 사실상 돈을 공짜로 갖다 쓰라는 신호였습니다.

물론 그런 정책의 부작용도 있습니다.  자산 가격의 상승 입니다. 요즘 주가가 오르는 것도 비슷한 구조의 결과입니다.

돈을 구하는 문턱을 낮춰놓더라도 그 돈이 골고루 뿌려지지는 않습니다. 그런 시기에도 돈을 쉽게 구하는 주체는 대부분 부유한 기업들이나 신용이 좋은 개인들입니다. 그들은 그 돈을 실업자가 받은 실업수당처럼 소비나 생산활동에 쓰지 않고 자산을 불리는 데 사용합니다. 기업들은 대출을 받아 자사주를 사들이고 개인들은 대출을 받아 주식이나 부동산을 사들입니다. 그렇게 사들인 자사주나 부동산이 대출이자보다 1%라도 더 많은 수익률을 가져다 주기만 하면 되는데 대출이자가 매우 낮으니 그런 투자는 성공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류가 만든 통화정책은 인류를 경제위기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마법을 개발했지만 자산가격의 급등도 막으면서 경제위기에서 구해내는 방법은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주식을 사들이는 투자자들은 이번에도 그런 부작용을 피할 길이 없다는 데 베팅하고 있는 것도 같습니다.

데일리 브리프

코로나 직격탄 맞은 자동차업계

지난 3월의 자동차 생산은 다행히 내수와 수출 모두 좋아졌습니다. 1년 전보다 수출은 1.3% 늘고 내수는 10% 더 늘었습니다. 새 모델이 시장에 나오면서 소비자들의 반응이 괜찮았기 대문입니다.

물론 그 안에서도 현대 기아차의 생산 실적만 증가했습니다. 한국GM과 쌍용은 각각 13%, 20%씩 생산이 감소했습니다.

이건 3월의 실적이라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영향력이 크지 않은 상황의 결과입니다. 4월부터는 매우 나쁜 실적이 예상됩니다. 이미 현장에서는 판매가 전면 중단되고 있습니다. 

3월에 코로나 바이러스의 타격을 직접 경험한 중국은 승용차 내수 판매가 40% 감소했습니다.생산은 50%가 줄었습니다. 우리나라는 바이러스의 타격이 적으므로 생산이 줄어들 이유는 적지만 해외에서 수요가 정지되면 공장 가동을 멈출 수밖에 없습니다.

자동차 수요과 가장 관계가 깊은 경제지표는 실업률과 이자율입니다. 주로 실업률과 깊은 연관성이 있습니다.  경기가 좋아야 자동차 같은 비싼 내구재를 산다 는 뜻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자동차 시장의 타격은 꽤 클 걸로 보입니다.

문제는 자동차 시장은 이런 경제 충격이 생기면 바로 반등하지 못하고 2~3년간 수요의 위축이 이어집니다. 사람들은 위기가 끝나도 위기가 끝났음을 확인하는 데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자동차는 필수재의 성격도 강하기 때문에 그 정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수요가 급반등을 하기도 합니다.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은  자동차 시장이 코로나 이전부터 어려웠다 는 점입니다. 중국의 수요가 2017년을 정점으로 둔화되기 시작한 것이 신호입니다. 중국의 경제성장이 둔화된 탓으로 해석합니다. 그 원인은 중국에서 생산해서 선진국으로 판매하는 글로벌 공급체인의 효율이 떨어지고 있는 탓입니다. 중국도 인건비가 많이 올랐고 일자리를 잃은 선진국들은 자국산 제품에 인센티브를 주면서 생산과 소비의 분화를 막고 있습니다.

유가가 급락해 원자재를 팔아 경제를 돌리는 신흥국의 자동차 수요도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당장 극복되기도 어렵지만 2차, 3차 변종 바이러스가 내년 이후에도 발생할 가능성이 남아 있습니다. 바이러스가 나타날 때마다 경제가 추락하는 상황에서는 안정적인 투자와 안정적인 소비가 어렵습니다. 그런 점에서 질병에 대처할 사회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거나 시급히 갖출 수 있는 나라와 그렇지 않은 나라의 차이는 더 벌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자동차 산업의 문제는  사회 인프라를 잘 갖추기 어려운 나라들이 자동차 업체들의 주요한 판매 대상국이거나 성장을 기대해온 나라들이었다 는 점입니다.

데일리 체크

구글과 애플이 코로나19 대처를 위해 협력합니다. 양사는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이를 추적하는 모바일 앱을 내놓기로 했습니다. 사실상 전 세계 모든 스마트폰 사용자의 동선을 추적할 수 있게 됐습니다.

증시가 큰 폭으로 오르내리면서 레버리지 ETF에 투자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상품들을 오래 보유하면 손해를 볼 확률이 높습니다. 복리 효과 때문입니다. 오늘 100포인트였던 코스피 지수가 내일은 10% 하락하고, 내일 모레엔 10% 상승한다면 코스피 지수는 99포인트가 됩니다. 코스피 지수의 수익률은 -1%가 되지만, 2배수로 움직이는 레버리지 ETF의 수익률은-4%(첫째날: 100, 둘째날: 80, 셋째날: 96)입니다.

온라인 개학의 여파로 우유 소비가 줄어들 거란 우려가 나옵니다. 전체 흰 우유 소비량 중 8.2%는 학교에서 소비되기 때문입니다. 반면 춥지 않았던 겨울 덕에 우유 생산량은 늘었습니다. 미국과 영국 등지에선 갓 짜낸 우유를 그대로 폐기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5월 1일을 기점으로 경제를 정상화하겠단 계획을 세웠습니다. 당초 미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은 어제(12일)까지였으나, 다음달 1일로 한 차례 연장됐습니다. 다만 확진자와 사망자의 수는 아직 늘고 있습니다.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이 경기 부양책이 쏟아지면서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지난 10일 KRX금현물시장에서 금 1그램당 가격은 전날보다 1.38% 오른 6만534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국제 금값도 뉴욕거래소(COMEX) 6월 인도분 금선물 가격이 온스당 1736.20달러로 치솟으며 올해 최고치를 뛰어넘었다. 각국 화폐의 가치가 떨어질 거라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났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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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자 폭증한 미국 증시가 오른 이유”에 대한 14개의 댓글

    1. 안녕하세요. 리멤버나우 담당자입니다. 위 글은 생산량을 기준으로 작성됐습니다. 본문의 표현이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것 같아 ‘실적’을 ‘생산 실적’으로 변경했습니다. 산업부에 따르면 현대와 기아는 각각 14.4%, 7.5% 증가한 17만2903대, 13만5267대를 지난달에 생산했습니다.

  1. 주식과 관련한 실명을 듣다보면 기술적 반등이라는 표현을 자주 접합니다.
    기술적 반등이란 것이 어떤 경우에 일어나는 것 또는 어떤 경우를 이야기하는 것인지 설명을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1. 기술적빈등이란 상승의 주요요인없이 단순히 많이 내렸기때문에 반발매수세가 들어와서 단기적인 상승이 발생하는것을 보통 의미합니다.

  2. 긴급책으로 정크본드를 막 사들이면 더이상 기업가치를 분석할 의미가 없어져 버리는 거 같아요.

    결국 이러한 문제점의 여파는 무엇이 있을까요?

  3. 국채 발행해서 한국은행이 전량 매입하게 만들겠다는 얘기를 라디오에서 들었습니다. 그럼 통화량이 늘어날테고, 인플레이션이 올 가능성이 있고, 그러면 환금성 있는 부동산 등이 오르는 효과가 있을텐데, 급여생활자가 집을 장만하기 더 어려워지는거죠?

  4. 달러가 더 확고하게 기축통화로 자리매김 할 수 있다는 미국의 자신감으로 미본토 기업을 지키겠다는 의지입니다. 대신 미국외 다른 나라의 기업이 작살나겠죠. 제로섬 사회니까.

  5. 질문을 드리자면
    1.코로나가 1년 6개월 이후에 잡힌다고 가정할 때, 한국은행이 그동안 취한 기준금리 인하나 증시안정펀드 같은 정책이 시장과 산업에 영향을 못 끼치는 상황이 올수도 있나요?

    2. 만약 그렇다면 최악의 경우에는 산업군에 대한 구조조정도 일어나고 하이퍼인플레이션 같은 상황도 올수 있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6. 내노라하는 경제석학, 내노라하는 금융 빠꼼이도
    알 수 없는게 바로 돈.. 돈을 따라가지 말고 가만히 있어도 중간은 갑니다. 저처럼 돈 잘 모르고 자신 없으신 분들은 저처럼 가만히 숨만 쉬고 계시길 추천ㅎㅎ

  7. 글은 잘못쓰지만 자기전에는 꼭 보고 잡니다.

    다음에 글쓸때는 더 많이 보고 많은걸 알아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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