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이 심상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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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외환시장이 심상치 않다

환율이 또 올랐습니다. 1245원을 돌파해서 최근 10년 사이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 중입니다. 환율은 경제의 신호등입니다. 환율이 오른 것 자체는 경제에 큰 문제는 아니지만(환율이 조금 높거나 낮다고 경제활동이 어려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환율이 오르는 것은 뭔가 경제에 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신호 여서 그 원인이 걱정됩니다. 최근의 환율 상승은 우리나라 고유의 문제라기보다는 전 세계적인 위험에 우리나라가 휩쓸리면서 생기는 현상입니다.

가장 위험한 이상신호: 환율상승

환율(달러의 가격)이 올라간다는 건 우리나라에서 자금이 빠져나간다는 의미입니다. 더 이상 우리나라에 머물지 않겠다는 의미인데요. 그 이유가 우리나라에 머무르기 어렵다고 판단해서든(우리나라에 큰 문제가 생겼다는 의미) 아니면 다른 곳에서 생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빠져나가는 것이든(다른 곳에 큰 문제가 생겼다는 의미) 우리에게는 좋지 않은 신호입니다.

요즘 다양한 경제지표들이 이상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가장 심각한 것을 하나만 꼽으라면 그건 환율입니다. 외국인이 주식과 채권을 많이 팔더라도 그렇게 판 돈을 쥐고 계속 우리나라에 머물고 있다면 그건 가격이 내려갈 때 다시 매수하겠다는 의미입니다. 반면 그렇게 판 돈을 들고 밖으로 나가는 것은(밖으로 나갈 때는 원화를 팔고 달러를 사서 나가기 때문에 환율이 올라갑니다) 당분간은 다시 매수하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환율의 상승은 뭔가 문제가 심각할 때 발생하는 신호입니다.

환율은 왜 오르나요?

시장에서는 아마도 외국인들이 다른 곳에 쓸 달러가 긴급히 필요한 게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하고 있습니다. 안전자산이라고 분류되는 금과 채권의 가격마저 요즘 계속 떨어지고 있는 것은 그런 안전자산을 팔아서라도 일단 현금을 마련해야 하는 투자자들이 늘었다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면 레버리지를 일으켜(부채를 조달해서) 투자한 투자자들은 최근 주가 하락으로 마진콜 위기에 몰리면 현금을 조달해서 계좌에 입금해야 합니다. 뭐든지 돈이 되는 건 다 팔아야 하는 입장이라 한국에 투자했던 주식이나 채권을 팔고 있다는 추측이 가능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영향이 교역의 마비로 이어지면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타격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 원화를 팔고 달러를 사들이는 거래를 일으켰을 수도 있겠습니다.

유가가 하락하면서 미국의 석유관련 업체들의 부도 가능성이 불거지고 유럽 경제가 얼어붙으면서 취약한 국가의 기업들이 역시 부도가 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면 신뢰가 무너지고 자금 사정이 더욱 나빠지는 악순환이 시작될 것 같다는 걱정도 일단 현금(달러)을 확보하자는 쪽으로 투자자들을 움직이게 하고 있습니다.

환율은 앞으로도 계속 오를까요?

자산의 가격은 오른다는 이유로 더 오르고 내린다는 이유로 더 내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환율이 오르면 달러의 가치가 오르고 원화의 가치가 떨어지게 되는데 한국에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은 이렇게 될 경우 가만히 앉아 있어도 자신이 보유한 한국 자산의 달러 환산 가치가 떨어집니다. 이 외국인은 하루 전만 해도 자산을 팔아서 그렇게 생긴 원화로 달러를 사들일 필요까지는 느끼지 못했으나  계속 달러의 가격(환율)이 오르면 얼른 달러를 사둬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달러 매수에 동참하게 될 수 있습니다.  외국인이 아닌 내국인들도 달러 가격이 오를 조짐이 보이면 매수에 동참합니다. 마스크 가격이 오르면 당장 필요한 마스크가 아니라도 미리 사재기를 하려는 움직임이 생기는 것과 동일합니다.

환율이 오르는 게 달러의 부족 때문이고 달러의 부족은 유럽과 미국에서 불거지고 있는 금융위기 가능성 때문이라면 금융위기 가능성을 해소할 정책의 등장과 투자자들의 안심이 환율을 안정시키는 기본 조건입니다. 채권과 금마저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면 금값이 다시 올라가는 것이 상황이 나아지는 신호로 활용될 수도 있겠습니다.

대책은 없나요?

어제 우리나라 정부는 은행들의 선물환 포지션 규제를 풀어서 선물환 포지션을 좀 더 늘릴 수 있게 했습니다. 선물환 포지션 규제는 쉽게 말하면 은행들에게 달러 외채를 너무 많이 끌어오지 말라는 취지의 규제입니다. 은행들이 가진 자기자본의 40%(외국계 은행은 200%)까지만 외채를 끌어올 수 있다는 규제였는데 이 제한을 50%로 높였습니다(외국계 은행은 250%) 이러면  은행들이 외채를 좀 더 끌어올 수 있게 됩니다. 

이걸 선물환 포지션 규제라고 부르는 이유는 은행들이 외채를 끌어오는 이유가 선물환이라는 금융상품과 관계가 있기 때문인데요. 예를 들어 1년 후에 고객사로부터 1억달러를 받게 되는 어떤 업체가 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만드는 데 1년이 걸리는 제품을 파는 업체이거나 설계 등 서비스 업체일 겁니다). 그 업체에겐 1년 후에 받을 1억 달러라는 돈이 원화로 얼마나 되느냐가 매우 중요합니다. 자칫 1년 동안 환율이 하락해서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1억달러의 원화 환산액도 줄어들어서 기껏 일하고 손해를 보게 됩니다.

그래서 그 기업은 그 위험을 피하기 위해 거래 은행에 “은행이 1억달러를 외국에서 빌려와서 그걸 외환시장에 현재의 환율로 팔아달라. 그렇게 해서 만든 원화를 은행이 보관하고 있다가 1년 후에 우리가 고객으로부터 1억달러를 받으면 은행이 보관하던 원화를 우리에게 달라”는 요청을 합니다. 그러면 미래에 받을 1억달러를 현재의 환율에 팔아서 환율 변동 위험을 피하고 수금액을 확정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은행은 고객의 그런 심부름을 들어주기 위해 1억달러의 외채를 끌어와서 외환시장에 그 달러를 팝니다. 이걸 선물환 매도라고 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선물환 시장에서 매도를 하고 그 위험을 줄이기 위해 외채 1억달러를 빌려오는 것인데 빌려와서 파는 것과 결과적으로는 마찬가지여서 좀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 그렇게 설명합니다.) 은행들의 선물환 매도가 많아질수록 외채가 늘어나는 구조여서 정부는 은행들이 선물환 매도를 너무 많이 하지 못하게 규제를 해놨는데요. 이걸 선물환 포지션 규제라고 합니다. 이걸 풀어서 좀 더 많은 외채를 끌어들여도 되도록 한 겁니다.  우리나라로 달러가 좀 더 들어오게 하는 겁니다.  도움이 되긴 하겠지만 이런 선물환 매도 수요가 얼마나 많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데일리 브리프

계속 추락하는 유가

유가가 또 내렸습니다. 배럴당 30달러도 붕괴됐습니다. 여행과 이동이 제한되면서 석유의 가장 큰 수요처인 수송용 수요가 급감할 것을 우려한 매도 물량 때문입니다.

연초만 해도 배럴당 60달러던 유가가 30달러 언저리로 급락한 것은 사우디와 러시아의 치킨 게임 때문입니다.

유가가 내려가면 미국의 중소 규모 석유 회사들의 신용위기가 생기고 산유국들의 경제가 피폐해집니다. 평소에는 그런 일이 벌어지더라도 그럴 때도 있다고 받아들이는 정도로 큰 문제는 아니었지만 코로나 바이러스 영향으로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선 유가 하락이 금융시장에 변동성을 더하는 요인이 됩니다.  그래서 요즘은 유가가 내리면 주가도 같이 내립니다. 

데일리 체크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경기가 침체되면서 각국 정부가 재정 정책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미국은 부유층을 제외한 모든 시민에게 인당 1000달러씩 재난 기본소득을 지급합니다. 중소기업과 영세 자영업자에게도 총 3000억달러를 지원합니다. 영국 정부도 기본소득을 지급할 것으로 보입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도산 위기인 기업을 국유화한다는 계획입니다. 스페인은 2주간 민간 의료기관을 국유화합니다.

글로벌 증시가 급락하면서 주가연계증권(ELS)이 무더기 손실 위험에 처했습니다. 유럽 대표지수인 유로스톡스50지수가 40%가량 빠지면서 이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ELS가 특히 위험해졌습니다. 유로스톡스5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는 기준가 대비 평균 35~40% 떨어지면 원금손실 가능성이 커집니다.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버니 샌더스 의원을 제치고 1위 자리를 굳히고 있습니다. 바이든은 플로리다, 일리노이, 애리조나 등 3개 주에서 치러진 경선 모두에서 샌더스를 크게 앞섰습니다. 바이든이 혹시 미국 대통령이 되면 중국에 대해 유화적인 정책을 지지하는 그의 성향이 미국의 정책에 반영되어 중국과 미국과의 갈등이 줄어들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시장은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지난달 영화관 관객이 740만 정도로 크게 줄었습니다. 15년 만에 최저치입니다. 이달엔 하루 평균 3만명대로 더 주저앉았습니다. 영화 투자사와 제작사, 배급사 등 전체 산업이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신작을 개봉해도 흥행하지 못할 확률이 커서 영화관에는 예전 작품들을 재개봉하고 있습니다.

카카오에 이어 토스도 증권업에 진출합니다. 토스증권은 오프라인 지점이 없는 모바일 전문 증권사로 운영될 계획입니다. 올 하반기에 영업을 시작하고, 국내 주식 중개 서비스를 선보인 후 해외주식 중개, 집합투자증권(펀드) 판매로 확장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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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Replies to “외환시장이 심상치 않다”

  1. 선물환 매도에 대해 질문이 있습니다.
    기업입장에서는 환율 변동에 따른 손해를 없애기 위해 거래은행에 예시와 같은 요청(1억달러의 외채 발행 -> 환전하여 원화 보관 -> 거래처로부터 대금 지급 시 트레이드)을 하여 조치를 취하겠지만, 은행은 어떤 이유에서 그걸 해주나요?
    1. 일정 수수료나 2. 환율 변동(환율이 오를 것을 예상)에 따른 차익을 예상하고 그러한 행위를 취해주는 것인가요?

    위의 방식으로 은행이 이윤을 추구한다면,
    기업이 환율 하락을 우려해서 그러한 조치를 요구한다고 한들 은행도 동일한 예상을 할텐데, 그런 조치를 취해주는지요
    이런한 경제상황에서 그러한 조치가 실효성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한국원자력의학원이라는 공공기관에서 일하고 있고, 리멤버 나우를 통해 경제, 부동산 등에 많은 공부하고 있습니다.

    1. 잘은 모르지만… 금융기관은 저 경우 온갖 명목으로 수수료를 받아냅니다. 또, 선물 시장에 반대매매를 걸어놔서 자기들 이윤을 fix하죠 (이 부분은 복잡해서 들으면 이해했다가 자꾸 까먹어서…).
      다만, 환차익을 바라진 않습니다. 1년 뒤 환율 예측 자체가 말이 안되는거라서요. 그걸 맞출 수 있으면 올인 할겁니다.. 누구든..

    2. 환차익은 나지 않습니다

      현재 환율 : 1달러 = 1200원
      은행은 환시장에 1달러 주고, 1200원 받아옴
      받아온 1200원은 회사에게
      결론적으로, 은행은 -1달러 상태

      (1) 미래 환율 1달러 = 1150원
      은행은 수출대금 1달러를 받았음
      그 1달러를 1150원으로 환전
      -1달러를 채워야 하기 때문에
      은행은 환시장에 1150원 주고, 1달러 다시 받아옴

      (2) 미래 환율 1달러 = 1250원
      은행은 수출대금 1달러를 받았음
      그 1달러를 1250원으로 환전
      -1달러를 채워야 하기 때문에
      은행은 환시장에 1250원 주고, 1달러 다시 받아옴

      이 과정에서 수수료 등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은행은 기업에게 일정 수수료를 받습니다.

  2. 미국은 한국의 1년치 예산의 절반을 쏟아붓고 있는 상황에도 개선효과가 밋밋하여 너무나 힘들어하고 있는 상황임.
    이 여파가 글로벌 경기침체에 큰 영향을 끼칠 것 같은데..
    조만간 큰 어려움이 나타날 것으로 보임.
    이 효과가 한국 경제의 한쪽 뺨만 때릴지..
    양쪽을 때릴지 심히 걱정됨…

  3. 외채는 그냥 끌어 올까요??
    아무 조건 없이요??
    현재 달러 상승선이면 외채를 그 만한 보상을 주고 끌어 온다 라는 의미인데,
    그 외채로 인한 이자에 은행에서 또 그 외채 이자를 자신들이 아닌 고객들에게 전담하려고 외채의 이자를 더 상승 시킬것이고!!

    그럼 온전한 달러의 값어치는 사라지고
    거품 잔득 안은 달러들일텐데!!

    제 정신 아닌 이상 그런 달러들을 왜 사려고 할까요??
    저 라면 그런 거품 잔득 안은 달러는 안 사죠!!

    그걸 정부에서 도와 주는 척 하고서 규제를 푸네 어쩌네??
    대중이 정권때 그딴 식으로 한국 IMF 터뜨려서
    한국 경제 대붕괴 시켰었죠!!
    지금 그 짓거리를 또 하겠다 라고 하고 있는
    그 모든 작자들 명단 입수하는것이 젤로 현명한 방법 이겠네요!!

    그럼!!
    그레이스 애르!!

  4. 나날히 유럽 미국 코로나 상황 보면서 참 억울하네요.
    우리는 치사율도 낮고 확진자수도 계속 두자릿수..왜 그들의 엉망인 조처로 우리경제가 큰타격을 입어야되는건가요.ㅜㅜ 정말세상 억울하고 거지같아요. 더러운 유럽미국놈들 제발좀 잘씻고 마스크나 잘쓰길!

  5. 박채원‥
    자네가 사기 싫으면 안사면 되지‥
    왜 여기까지 와서 쓸데 없는 소리해서
    이 소중한 자리마져 더럽히려고 하나‥
    ㅉㅉ‥

  6. 근데 일본은 오히려 엔화가치가 올라가는뎨 이게 기축통화라서 그런가요? 그럼 일본은 경제난이라 해도 걱정할게 우리보다는 훨 나은가요?

  7. 외국투자자(포트폴리오 투자자들)들은 한국 주식과 채권을 팔면 (다른 금융상품도 비슷) 무조건 달러로 환전해야 합니다. 한국 전망을 장기적으로 좋게 봐도 환전해서 가져가야 합니다. 투자 약관때문에 그렇습나다.

  8. 선물환 관련부분은 완전히 거꾸로 설명하신거 같네요. 은행의 선물환 매입이 많아져야 외채가 늘겠지요.

  9. 우선 매일 양질의 기사를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늘 잘 챙겨보고 있어요.

    댓글은 처음 남겨보는데 “선물환”에 대해 설명해주신 부분을 보고 더 찾아봤고, 다른 분들이 남기신 댓글도 찬찬히 읽어봤지만 여전히 쏙 이해되지는 않아서요.

    선물은 현물주식과 달리 미래에 일어날 거래를 약정하는 것으로, “선물환 매도”가 미래에 매도할 것을 미리 약정해두는 것이 맞나요?

    ‘환차손을 방지하기 위해 미리 달러를 빌려 환시장에 팔아 원화를 쥔 후, 이를 주문한 회사가 받은 달러와 교환한 후에 빌려온 달러를 갚는다’ 이런 흐름이 맞는지요..?
    “빌려온 달러를 갚는다”는게 선물환 매도(판다)로 이해했는데, 외환 관련 지식이 부족해 다른 분들께 여쭤보고 싶어 글 남깁니다. 댓글 달아주신 분들께 미리 감사합니다!!

  10. 최근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는데, 표면적으로 보면 한국이 더 유리할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미국은 왜 한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면서 환율을 방어하게 해줄까요?

미국에서에게 댓글 남기기 댓글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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