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약세장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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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이며 이코노미스트로 20년 이상 일했습니다.

김영익의 이코노미 나우

미국 증시, 약세장 진입했다

최근 세계 주요 주가지수가 급락했습니다. 베어마켓(약세장)에 진입했다는 진단도 있는데요. 그 지속 가능성을 미국 주식시장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이제 글로벌 주식시장은 약세장에 도입한 건가요?

 보통 주가가 고점에서 20% 이상 하락하면 주식시장이 베어마켓에 들어섰다고 합니다.  아래 그림은 3월 16일까지 주요국의 대표 주가 지수 하락률입니다. 독일 주가가 고점에서 37%나 급락했습니다. 또한 미국과 일본 주가가 각각 30%, 28% 하락했고, 한국도 24% 떨어졌습니다. 모두 베어마켓에 들어선 것이지요. 중국 주가는 고점에서 11% 하락에 그쳐 예외군요.

<그림 1> 주요국 주가지수 고점에서 하락률 비교

자료: Bloomberg, KRX

주: 각국의 대표 주가지수 기준

2. 그동안은 주가가 과대평가됐다고 했는데, 그럼 지금은 어떤가요?

이제 저평가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제가 미국 주가(S&P 500)가 산업생산, 소매판매, 고용 등 경제지표로 평가해볼 때, 지난 1월 말 기준으로 주가가 경기에 25% 정도 앞서 가고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었습니다. 그러나 3월 16일 기준으로 보면 9% 저평가 국면으로 진입했습니다. 주인과 함께 산책 나온 개가 주인을 훨씬 앞질러 가다가 이제 뒤따르는 셈입니다.

<그림 2> 미국 주가, 경기 과소평가 국면 진입

주: S&P500을 산업생산, 소매판매, 고용으로 회귀분석 후 잔차를 구한 것임.

3.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경기에 달려 있습니다. 이번 주가 충격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기가 지속적으로 확장 국면을 보인다면, 주가는 다시 상승 추세로 돌아설 것입니다. 그러나 경기가 수축 국면에 접어들면 주가 하락 폭이 더 깊어질 수도 있습니다. 1965년 이후 통계로 보면 주가 정점이 경기 정점과 동행한 경우도 있었습니다만, 보통은 2~11개월 선행했습니다. 이미 주가 정점을 쳤다고 보면, 2009년 6월을 저점으로 역사상 최장기 확장국면을 이어오고 있는 경기가 조만간 정점을 치고 수축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평균적으로 주가는 경기 정점 이후에 11개월에 걸쳐 23% 하락했습니다. 

4. 경기 정점 여부를 어떤 경제 지표로 판단해야 할까요?

미국 경기의 기준순환일(구체적으로 경기 저점이나 정점이 발생한 월)은 전미 경제연구소(NBER)에서 발표합니다. 그러나 경기 정점 여부를 판단할 때 여러 가지 경제지표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발표 시기가 실제 정점을 기록한 월에 비해서 평균 8개월 정도 늦었습니다. 금융시장에서는 미리 예측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지요.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현재의 경기를 판단해볼 수 있는 가장 빠르고 대표적 경제지표입니다.  현재 21만 건 안팎으로 거의 사상 최저 수준에 있지만, 조만간 실업수당청구건수가 급등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경기가 어려워지거나 그렇게 예상된다면 미국 기업들이 고용을 줄이게 될 것이니까요.

<그림 3> 미국의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

자료: Federal Reserve Economic Data

5. 고용이 줄면 미국 경제에는 어떤 영향이 있나요?

고용이 감소하면 가계 소득과 함께 소비가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의 소비함수를 추정해 본 결과  가처분 소득이 1% 감소하면 미국 소비가 0.86%나 줄었습니다.  이번에는 그 효과가 더 클 가능성이 높습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미국 소비 지출의 69%를 차지하고 있는 서비스 소비가 급격하게 위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지요. 2019년 미국 가계의 소비지출 구성을 보면, 내구재 9%, 비내구재 20%, 서비스 69%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각각 10%, 31%, 59%입니다. 여기다가 주가 하락도 소비를 감소시킵니다. 앞의 소비함수 추정에서 주가지수(S&P 500)가 1% 하락하면 소비가 0.01% 줄었는데요. 주가가 30% 정도 하락했으니 소비는 0.3% 정도 줄어들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미국 가계 금융자산 중 주식 비중이 거의 46% 로 높아진 만큼 주가 하락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더 클 수 있습니다. 여기다가 조만간 주택가격도 하락세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은데, 이 역시 소비 감소 요인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소비는 미국 GDP의 7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소비가 줄면서 빠르면 2분기부터 미국 경제가 수축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약세장 중에도 주식이 일시적으로는 상승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미국 정책 당국은 더 과감하게 재정 및 통화 정책을 펼치게 될 것입니다. 2주 전 여기에 실린 글에서 주장했던 것처럼 그 효과는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는 크지 않을 것입니다만, 어느 정도는 주가 상승에 기여할 것입니다. 물론 베어마겟에서는 일시적 랠리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리하자면
미국 주식시장이 베어마켓에 접어들었습니다. 지속 여부는 경기에 달려 있는데, 조만간 미국 경제가 소비 중심으로 수축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경기가 정점을 치면 주가는 한 단계 더 떨어집니다. 그러나 베어마켓에서도 주가는 일정 기간 상승합니다. 코로나 사태가 좀 진정될 기미를 보이면 그런 현상이 나타날 것입니다. 우리 주가도 방향 측면에서는 미국과 거의 같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데일리 브리프

중앙은행이 기업에 직접 돈 빌려줘야 할까

한국은행이 금리를 낮추는 것 이외에 돈을 필요한 곳에 직접 지원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어려운 소상공인이나 한계기업들을 지원하려면 돈을 빌려주는 곳이 필요한데 은행이나 금융회사들은 돈을 떼일까봐 어려운 기업들에게는 돈을 잘 빌려주지 않습니다. 이때 한은이 할 수 있는 건 그런 기업들을 돕는 펀드를 만들고 그 펀드에 한국은행이 돈을 출자하는 겁니다. 그 돈으로 어려운 기업이나 상공인들에게 돈을 빌려주는 방식입니다.

이 방식의 단점은 어려운 기업을 살리기 위한 지원이므로 심사가 엄격하지 않고 회수도 어렵다는 점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일이 반복되면 작은 불경기에도 중앙은행이 기업들을 구제하라는 요구가 생깁니다.  어려운 시기에 기업에 대한 구제금융을 과도하게 머뭇거리면 경기 침체가 오고, 과도하게 너그러우면 부실 기업들이 계속 살아남으면서 비효율이 쌓이게 됩니다. 

금리 인하에 걱정 늘어난 은행

금리를 내리면 가장 피해를 보는 업종은 은행과 보험업입니다. 은행은 예대마진이 수익원인데 금리가 낮아지면 예대마진이 줄어듭니다. 예를 들어 금리가 10%쯤 되는 시기에는 대출금리 12퍼센트 예금금리 8%로 간판을 걸어놓고, 예대마진 4%포인트의 영업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금리가 1% 정도로 낮어지면 예금금리 1%에 대출금리는 높아야 3%를 넘기기 어렵습니다. (4000원에 사와서 5000원에 파는 건 이해하지만 100원에 사와서 300원에 파는 건 과도하다고 받아들여집니다.)

그러나 금리를 낮추지 않으면 높은 금리로 인해 연체율이 높아지고 대출을 못 갚는 경우가 많아질 수도 있어서 오히려 은행에 더 타격을 주기도 합니다. 은행 입장에서는 불경기에 금리를 낮추지 않아도 불안하고 낮춰도 걱정스럽습니다.

보험사들도 고객으로부터 받은 돈을 굴려서 차익을 가져가는 구조이므로 이자율이 내려가면 돈을 굴려서 얻는 수익이 감소합니다.

연일 오르는 달러

환율이 또 올랐습니다. 1달러가 전일보다 17원 오른 1243원입니다.

환율이 오르는 이유는 일반적으로 위기가 닥치면 안전한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강해지면서 달러가 오르기 때문입니다. 달러가 얼마나 오르는지를 보면 위기의 강도나 앞으로의 전망을 알 수 있습니다. 환율이 계속 오르는 건 투자자들이 한국 돈을 달러로 환전해서 밖으로 나가고 있거나 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번 코로나19 문제를 생각보다 심각하게 바라본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답해 드립니다

“금리 인하는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칠까요?”

김대열님:

일전에 부동산 가격이 이렇게 천정부지로 오르는 이유가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렸기 때문이나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 했었습니다. 리먼 사태 이후 모든 기축통화국들이 엄청난 돈을 시장에 공급했었고, 금리까지 내렸었는데 한국에는 그 돈이 들어오지 않았을까요?
한국은행도 금리를 많이 내렸는데, 시중에 풀린 돈과 부동산 가격은 상관관계가 없나요 ?

우리는 시중에 유동성이 늘어났다는 걸 시중에 돌아다니는 돈의 양(통화량)이 늘어난 걸로 이해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통화량은 돈의 양이지만 유동성은 돈의 양이 아니라 “돈의 가벼운 정도”입니다.  금리가 낮아져서 시중 유동성이 늘었다는 말을 금리가 낮아져서 시중에 풀린 돈의 양이 많아졌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안 됩니다. 정확한 의미는 금리가 낮아져서 “돈의 가벼운 정도”가 늘어났다는 뜻입니다. 돈의 가벼운 정도가 늘어났다는 건 대출을 받을 때의 부담이 줄어서 누구나 맘만 먹으면 대출을 쉽게 받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돈 가진 사람들의 용기=시중 유동성”이라고 설명하는 게 더 정확한 개념입니다.

예를 들어 “악재가 터지면 시장에 유동성이 부족해져서 주가가 많이 내린다”라는 말을 가끔 하는데 그 말은 악재가 터지면 세상에 존재하던 돈의 양이 줄고 그래서 주식시장에서 매수 주문 낼 돈이 없어서 주가가 내린다는 말은 아닙니다. 시장의 유동성이 줄었다는 말은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고 돈을 투입(투자)하려는 용기가 줄었다는 뜻입니다. 사려는 사람(돈)이 줄어드니 당연히 주가는 쉽게 내립니다.

즉 유동성은 돈의 양 그 자체가 아니라 “돈을 투자할 용기의 양”입니다. 금리가 낮아지면 유동성이 늘어나서 부동산 가격이 오른다는 말을 금리가 낮으면 시중에 풀려나온 돈의 양이 늘아나서 그 돈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간다는 의미로 해석하면 안 됩니다. 시중에 풀린 돈의 양은 언제나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건 “대출 받아서 집을 구입할 용기”가 풍부하다는 뜻입니다. 그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저금리이기 때문에 주로 용기가 생깁니다. 그래서 저금리로 인해 시중 유동성이 늘어났다는 건 저금리 때문에 기꺼이 대출 받을 용기들이 늘어났고 그 결과 그 대출 받은 돈들이 시중으로 쉽게 풀려나온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질문하신, 미국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금리를 내린 것은 맞으나 그건 대출금리를 낮춰서 “대출 받을 의사 또는 용기(이게 유동성입니다)”를 높이고 그 걸과로 시중에 돈이 더 잘 돌게 하기 위한 것이지, 시중에 돌아다니는 돈의 양 자체를 늘리는 건 아닙니다.

그러므로 한국은행이 금리를 낮추면 시중에 유동성(돈)이 많이 풀리고 그 돈이 부동산 가격을 올린다는 건 정확한 설명이 아닙니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낮추면 유동성(기꺼이 대출 받으려는 의사와 용기)이 늘어나고 그것이 실제 대출과 주택 구입으로 이어져서 결과적으로 주택가격을 올리는 것입니다. 금리를 아무리 낮춰도 사람들의 마음 속에 불경기 심리나 공포 걱정 경계가 가득하면 유동성이 늘어나지 않고 시중에 풀려있는 돈의 양도 늘어나지 않습니다. 부동산 가격을 올리는 가장 중요하면서도 유일한 요인은 “매수 주문”입니다. 이건  부동산 가격의 상승 기대감과 대출을 받아서 돈을 마련하고 그 돈으로 투자를 해보겠다는 적극적 의지(유동성)의 결합 이지(이 과정에서 금리가 낮으면 이자부담이 적으니 그 의지가 생길 가능성이 높을 뿐입니다) 금리가 내려가면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리고 그 늘어난 유동성(돈)이 갈 곳이 없어서 부동산으로 가서 가격을 올린다는 설명은 실체가 없는 틀린 설명입니다.

그래서 부동산 값은 시중에 풀린 돈의 양과 무관하며 풀려있는 돈의 양은 금리와 무관하다고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데일리 체크

16일 기준금리를 0.5% 내린 한국은행이 다음달에 다시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헤럴드경제의 전망입니다. “기준금리의 실효하한(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마지노선)은 금융시장의 변화 등에 따라 가변적”이라는 이주열 한은 총재의 발언이 분석의 토대가 됐습니다.

코로나19 여파에 증시가 폭락하면서 각국 정부들이 아예 증권 거래를 무기한 중단하거나 공매도 규제를 강화하는 등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필리핀은 어제부터 주식, 채권 등 거래를 무기한 중단했습니다. 유럽연합은 공매도 규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개학이 미뤄지고, 직장인들의 재택 근무가 활성화되면서 사람들은 한번에 더 많은 생필품을 마트에서 사고 있습니다. 이번달 대형마트의 고객당 구매 단가는 약 5만2000원으로 평소보다 8%가량 높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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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 약세장 진입했다”에 대한 21개의 댓글

  1. 김영익 교수님의 글 감사히 봤습니다.s&p 산업생산, 소비판매, 고용으로 주가의 적정가격을 파악한다는 것이 흥미로웟는데요. 코로나19의 여파로 위 기준들이 변하게 되면(지금은 낮게 변하면) 지금 과소평가 국면 또한 과대평가 국면일수도 있더고 생닥하시는지 궁금합니다.

  2. 중국은 11퍼센트로 적게 떨어진게 아니라 오랫동안 더 떨어져온게 아닌가요? 11퍼센트의 계산 근거가 어떻게 되는지요?

    중국 주식이 가장 위태로워보이는데 중국 주식이 안정적으로 느껴지네요.

    1. 안정적이라서가 아니라.. 중국은 공산당에서 주식시장에 돈을 퍼붓거나 위안화를 대량 사들이거나 해서 조작이 가능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2. 잘은 모르지만 설명드릴게요
      아랫분이 설명해주신 것 처럼 중국은 중앙정부의 규제가 매우 심해서 그 영향이 타 국의 증시보다 매우 큽니다. 또한 현재 중국의 기준금리는 미국과 한국과는 다르게 4.2% 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타국보다 높은 금리로인해 자금이 중국으로 쏠리는 것 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3. 돈이 가벼워지면 결국 통화량 자체가 느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나요? 유동성의 증가와 통화량의 증가를 따로 생각하더라도 결론은 같지 않나 생각합니다

  4. 2007-2008 금융위기 직전 고점도 위 그래프에서는 과소평가 국면이네요… 제한적으로 조심스럽게만 참고해야할 분석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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