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불러올 초유의 저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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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코로나가 불러올 초유의 저금리

요즘 가장 큰 궁금증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얼마나 더 번질까’입니다만 그건 아무도 모릅니다. 이번 사태가 경제에 얼마나 주느냐를 알기 위해 던진 가장 중요한 질문이지만 궁금해해봐야 아무 소득이 없는 질문입니다. 오히려 우리가 주의해야 할 것은 답이 궁금한 나머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할 수 없는 부적절한 전문가에게 그 답을 얻어내려고 하는 겁니다. 그런 질문들을 증권사의 전문가들에게 던진 결과 우리는 ‘과거의 유사한 질병이 돌 때는 대개 몇 달 혼란스럽다가 다시 경기가 회복된 바 있다’는 답을 듣고 있습니다. 역시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지 않을까요?’ 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여전히 아무도 모릅니다.

한국은행도 최근 보고서에서 “전염병 확산은 경제에 예기치 못한 충격을 미치지만, 확산세가 진정되면 경제가 빠른 속도로 회복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언제쯤 어느 정도 경제 충격을 받은 후에 이 사태가 해결될지에 대한 질문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설명입니다. (한국은행이 외부로 공개하는 보고서들은 통화 정책을 사전 또는 사후에 합리화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설명 역시 금리 동결 결정의 명분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궁금한 것은 <그렇다면 금리는 얼마나 낮아질까>입니다. 이론적으로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에 따른 경기 위축을 막기 위해 금리를 낮추더라도 바이러스의 확산이 멈추고 경기가 회복되면 다시 금리를 빠르게 올려야 합니다. 다만 실제로는 이런 저런 이유로 금리를 다시 올리는 건 꽤 어렵습니다. 자칫하면 이번에 내려간 금리가 다시 한 번 뉴 노멀이 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더 궁금해집니다. 이 역시 아무도 모르지만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보단 더 근거 있게 추측할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3개월쯤 후에는 미국의 기준금리가 어떻게 되어 있을까’를 두고 금리 선물을 거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금리 선물 시장은 6월 말까지 미국의 기준금리는 두 번 더 인하되어 지금보다 0.5%포인트 더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미국뿐만 아니라 캐나다, 호주 등 주요국들도 기준 금리를 인하하면서 한국은행도 기준 금리를 적어도 한 계단 이상 낮출 것으로 시장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금리를 낮추는 게 과연 이 상황에 도움이 되느냐는 질문이 여전히 남는다는 것입니다. 이 질문에 대해 지금까지 도출된 답은  ‘금리 인하가 효과를 발휘할 지는 알 수 없지만 높은 금리보다는 낮은 금리가 위기를 견디기에 더 나으므로 내린다’ 입니다. 마스크를 써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과 비슷합니다. (꼭 써야 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기왕이면 쓰는 게 안 쓰는 것보다는 좋다.) 지금보다 낮은 금리가 과연 질병의 확산에 따른 불경기를 막는 데 도움이 되느냐는 의문은 한국은행이 금리를 동결하면서 상황을 좀 더 지켜보기로 한 중요한 근거가 되기도 했습니다. 내린다고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안 내린다고 크게 나빠질 것도 없다는 논리입니다.

그만큼 이번 사태는 그 누구도 정답을 알지 못하는 초유의 상황입니다. 과거에도 유사한 질병이 유행한 적이 있었지만 이 정도로 금리가 낮고, 확산 속도가 빠르며, 불안 심리가 컸던 적은 없습니다. 거기에 미국은 이 정도로 주가가 높았던 적도 없었기에 사태가 더 급박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낮은 금리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이 멈추고 다시 경기가 회복될 때 그 회복의 탄력성을 더 높입니다.  그러나 확산이 멈출 때까지 그 중간 과정에서는 낮은 금리가 별 효과를 발휘하지 못합니다. 실제로 기준 금리가 낮아진 후 그것이 실물경기에 효과를 나타내려면 약 6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것이 정설입니다.

낮아진 금리가 앞으로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도 중요한 관심거리입니다.  지금까지 낮은 금리가 그래왔듯이 부동산 가격을 더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낮은 금리가 항상 부동산 가격을 올리는 요인이 되는 건 아니지만 높은 금리 보다는 낮은 금리가 부동산 가격에는 더 우호적입니다.

정리하자면
앞으로 미국은 금리를 두 번 정도 더 내리는 걸로 시장은 예상하고 있으며 한국은행도 미국처럼 1%포인트는 아니더라도 0.5%포인트 정도는 내릴 것이라는 예상이 많습니다. 물론 정말 그렇게 될지 아닐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데일리 브리프

아이러니한 한국의 마스크 생산 능력

코로나 19 바이러스를 차단하는 데 마스크가 얼마나 도움이 되는 장비인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그 어떤 나라도 전 국민이 매일 마스크를 새로 갈아쓸 수 있을만큼 마스크 물량을 확보할 수는 없습니다. 당연한 결과지만 그 탓에 여러 나라에서 마크스 대란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등록된 마스크 판매업자 이외에 다른 사람이 마스크를 파는 걸 단속하기 시작했습니다. 본인이 사용하려고 구매하는 건 막을 수 없지만 재판매용으로 사는 건 막겠다는 생각입니다.
러시아는 마스크의 국외반출을 금지시켰고, 미국과 독일은 시민들에게 마스크가 필요 없다고 홍보하면서 마스크 확보에 나섰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가장 많이 확산된 두 나라인 중국과 한국이 마스크 생산량은 가장 많다는 건 묘한 아이러니입니다. 인구 5000만명인 한국에서는 하루에 마스크 약 1000만장이 생산됩니다. 인구 14억명인 중국에서는 매일 1억2000만장이 만들어집니다. 인구 1억5000만명인 러시아는 하루에 150만장이 최대 생산량인 것을 감안하면 한국의 인구 대비 마스크 생산량은 유독 많습니다.

한국이 마스크 생산을 많이 하게 된 것은 중국에서 날아오는 황사 먼지에 대비하기 위해 마스크를 필요로 하는 수요자들이 많아지는 바람에 생긴 결과입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과 가까운 나라 먼 나라를 가리지 않고 세계 전역으로 확산되고 마스크가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에 도움이 되는 장비임이 입증된다면 우리나라는 중국의 황사 먼지 덕분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보다 손쉽게 극복하게 되는 아이러니를 경험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달러는 싼데, 원화도 싸다?

달러의 가치는 낮은 게 좋을까요. 높은 게 좋을까요. 다소 뜬금없는 질문이지만 그런 질문에 굳이 답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달러 가치가 낮은 상황이 우리나라에는 좋습니다. 달러의 가치가 낮고 낮아지고 있으면, 달러를 보유한 투자자들이 달러를 원화 같은 다른 나라 화폐로 환전해서 그 다른 나라에 투자를 하게 될 테니까요. 약달러는 그래서 달러가 미국을 떠나서 다른 나라들로 흘러들어가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그게 우리나라 같은 ‘다른 나라’들에게는 이로운 일입니다. (물론 궁극적으로는 그렇게 달러를 보유한 투자자들이 다른 나라에서 투자 수익을 올리는 게 그 ‘다른 나라’에 유익한 일인지 알기는 어렵습니다만, 단기적으로는 그 투자 덕분에 주가가 오르니 그렇습니다.)

요즘은 달러의 가치가 낮아지는 약달러 시기입니다.  미국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불안감이 번지고 있고 미국 연준이 기준 금리도 크게 낮추면서 달러 가치가 하락할 조건이 모두 갖춰지고 있습니다.  어떤 나라의 통화가치는 그 나라 자산가격이 불안할수록 그리고 그 나라의 금리가 낮을수록 낮아집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원화에 대해서는 여전히 달러가 강합니다(그래서 요즘도 달러∙원 환율이 올라갑니다). 미국도 불안하지만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더 불안하다는 뜻입니다.

달러의 약세가 좋은 것은 미국보다 미국 이회의 다른 나라들의 경기가 골고루 좋아서 그 어떤 나라의 통화와 비교해도 달러가 약하고 그 어떤 나라의 통화가 늘 강세일 경우입니다. 그것이 경기가 좋은 시기의 특징입니다. 그러나 요즘은 스위스나 일본 같은 미국 달러보다 더 안전한 통화에 대해서만 달러가 약한 불안한 시기입니다.

데일리 체크

코로나19 여파에 스타벅스가 올해 1분기 중국 매출이 1년 전에 비해 절반으로 줄어들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작년 4분기에 중국에서 7억45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스타벅스는 올해 1분기엔 4억달러의 매출을 거둘 수 있을 거라고 전망했습니다.

지난해 말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폭락했던 감자와 양파 소매 가격이 코로나19 영향으로 다시 오르고 있습니다. 5일 감자 가격은 한 달 전에 비해 33% 올라 작년 시세를 회복했는데요. 양파도 가격이 급격히 올랐습니다. 유통업계에선 중국산 채소 수입이 줄어들었는데, 집에서 끼니를 해결하려는 가정도 늘어나 소매 가격이 오른 것으로 분석합니다.

경기 과천 아파트의 전셋값이 조정 국면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작년 11월에 비해선 대부분 1억원 가까이 하락했는데요. 청약 1순위가 되기 위해 거주해야 하는 기간을 정부가 과천 등 일부 지역에 한해 1년에서 2년으로 늘리면서 청약을 노린 전세 수요가 줄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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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Replies to “코로나가 불러올 초유의 저금리”

  1. 중국 덕분에 마스크 생산량이 좋다는건 정말 어처구니 없는 말인거 같습니다.. 애초에 우한폐렴이 퍼진것도 중국이 진원지이고, 몽골사막에서오는 ‘황사’뿐 아니라 중국남동부에서 오는 ‘미세먼지’도 중국이라서, 우리나라는 거기에 엄청난 시간과 자원을 생산과 유통과 구매에 소모하고있는 상황입니다.
    이런상황을 얼마나 낙관적으로 봐야 중국 ‘덕분에’ 마스크 생산량이 우수한 나라라고 자랑할 수 있을까요….

    1. ‘덕분에’ 라는 말의 어감이 참 묘합니다만, 중국 ‘때문에’ 울며겨자먹기로 마스크를 많이 생산하고 있는 현상은 맞는거 같습니다.

    2. 핀트가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원문에서는 여러가지 가정이 있고, 결과는 ‘마스크 생산량 양호’가 아닌 ‘코로나19 극복’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어쨌든 그래서 아이러니라는 주제입니다. 중국 ‘때문에’ 마스크 생산량이 많아졌다 -> (마스크가 유용한 것이 맞다면) 그 ‘덕분에’ 코로자19 극복에 도움이 되었다 -> 그렇게 된다면 아이러니한 상황일 것이다

    3. 덕분에 라는 단어 하나로 본문이 낙관적이라는 평은 잘못 해석하신 것 같습니다.
      우선 마스크 생산량 많은거야 황사/미세먼지 때문인 것은 합리적 귀결이고, 이렇게 많아진 생산량으로 인해 코로나 극복에 도움이 된다면 그 전엔 힘든 일이었지만 어쨌든 이번 일의 해결에 도움이 되긴 했다는 의미에서 긍정적 의미를 담은 덕분이란 말을 쓸 수는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이전의 고통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기에 아이러니란 표현이 나온 것이겠구요.
      아이러니란 표현이 없었다면 낙관적이고 어처구니가 없는 글이긴 했겠지요.

    4. 코로나가 전세계에 모두 퍼진다면…. 중국 ‘덕분에’ 코로나를 극복하는 ‘아이러니’ ..
      행간을 읽어보면 모든면에서 우리에게 ‘악영향’을 끼친 중국때문에, 전세계에 코로나가 모두 퍼진다는 전제1하에, 마스크가 코로나를 막는 장비임이 입증된다는 전제2하에, ‘적어도’ 코로나에서만큼은, 중국덕이라는 ‘아이러니’다.. 전제와 표현을 모두 따져보면 문제없는 표현입니다.. 이래서 유명해지면 피곤해지죠..

  2.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0. 5프로 내리면서 채권금리가 하락하였고 반면 가격은 상승세에 불이 붙었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본 기사에서 채권금리가 하락하였는데 왜 가격은 상승한다는것인지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기준금리가 내리면 채권금리도 내리고 그러면. 채권에 대한 인기가 떨어져서 채권가격도 내리는게 시장원리로 보여지는데요..

    1. 채권은 액면가에 채권 금리만큼 할인해서 팔거든요. 예를 들어 국채 100만불짜리를 경기가 좋으면 3% 할인해서 97만불에 팔다가 경기가 나빠서 금리가 떨어지면 할인율도 1%로 떨어지고 결국 채권 가격은 99만불로 상승하는거죠. 나중에 만기 때는 액면가를 다 받습니다

  3. 마스크생산량이 제일 높으면 뭐합니까
    현 실정은 주민등록 5부제를 시행해도 마스크 한장 사기 어렵다는거 그마저도 직장에 매이지 않고 낮시간에 마스크사기 줄서기에 참여할 수 있는 사람들의 몫이죠~~

  4. 이진우 평론가님의 글은 다른 경제지의 글보다 명확하고 이해가 빠릅니다
    같은 한국말임에도 돌이켜 한번 더 읽어야하는 수고로움이 없습니다.
    물론 보내주시는 정보의 중요성에, 또 내가 모르고 있던 부분에 한번 더 읽으며 완전 소화하는 부분도 있습니다만, 다른 경제지 글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 감사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정보 많이 부탁드립니다

  5. 이 평론가님의 글에 감사드리며
    송상수님의 댓글에 공감합니다.
    전체 내용과 잘 부합하네요.
    한 단어 한 문장에 매달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입니다.

  6. 그럼 지금 달러 가치가 낮아지는 이유에 대해서, 기준 금리가 낮아져서 인가요? 자산 가격도 낮아지고 금리도 낮아져서 인가요? 자산에는 어떤것들이 포함되나요? 주식, 부동산, 채권?

  7. IMF도 이겨냈기에 코로나도 이겨내리라 확신하고 지금은 비난받지만 이것이 지나면 세계최대의 선진국가가 되리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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