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급락에 불거진 공매도 폐지론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증시 급락에 불거진 공매도 폐지론

공매도

주가가 하락할 때마다 종종 제기됐던 공매도 폐지론이 이번에도 나옵니다. 금융당국도 공매도 전면 폐지가 아닌 일부 대형 종목에만 공매도를 허용하는 이른바 홍콩식 공매도의 도입을 검토중입니다. 공매도는 갖고 있지 않은 주식을 어디에선가 빌려서 매도한 후 주가가 내려가면 되사서 갚는 투자법입니다. 주가 하락을 예상할 때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투자자들은 이런 공매도 투자 때문에 주가가 내려간다고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공매도는 나쁜 건가요?

 공매도는 주가를 내려가게 하는 나쁜(?) 역할도 하지만 주가가 이유 없이 올라갈 때 그 거품을 보다 일찍 꺼뜨리는 순기능을 하기도 합니다.  만약 공매도 제도가 없으면 어떤 주식이 거품이 생기더라도 그 주식을 보유한 사람들 중 다수가 내다 팔기 시작할 때까지 그 주식은 하락하지 않고 거품을 키웁니다. 이걸 막을 방법은 공매도를 허용해서 적정 주가보다 높다고 생각할 때는 공매도 투자자들이 주식을 빌려서라도 팔 수 있게 하는 것뿐입니다.

물론 공매도가 없더라도 주가가 한없이 오르다 보면 언젠가는 내립니다. 하지만 공매도가 있으면 더 빨리 내립니다. 이걸 공매도를 긍정적으로 보는 쪽에서는 시장의 효율성이 더 높아진다고 표현합니다.

문제는 이런 공매도의 순기능이 보기에 따라서는 제대로 된 주가를 오히려 끌어내리기도 한다는 점입니다. 투자자들에 따라서는 현재의 주식 가격이 거품이라고도 하고, 저평가됐다고도 하기 때문에 공매도로 인한 주가 하락을 ‘거품 가격이 정상 가격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해석하기도 하지만 정상 가격을 과도하게 낮은 가격으로 유도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불평하기도 합니다.

물론 주가가 오를 거라고 기대하고 주식을 산 투자자라면 공매도 투자자들로 인해 주가가 하락하면 더 싸게 살 수 있으니 좋아해야 하지만, 꼭 그렇게 생각할 것만은 아닌 측면도 있습니다. (뒤에서 말씀드립니다)

그럼 공매도는 좋은 제도인가요?

공매도는 적정한 가격을 보다 빨리 찾게 해주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부작용도 있습니다. 돈이 많은 세력은 공매도 제도가 있으면 늘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돈이 많은 세력이 특정 주식을 매수만 하면서 주가를 계속 올리면 돈을 벌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그 주식을 비싼 값에 사줘야 하는데 너무 오르면 다들 안 사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세력이 그 돈으로 공매도를 하기 시작하면 거의 100%에 가까운 확률로 돈을 법니다. 돈이 충분하므로 주식을 빌려서 공매도를 계속 할 수 있는데 그러면 주가가 계속 내려갑니다. 돈의 힘으로 주가를 계속 올리는 것과 비슷하지만 차이점이 있습니다. 주가가 계속 올라가면 아무도 안사는 구간이 생기는데, 주가가 계속 내려가면 너무 싸서 아무도 안 파는 구간이 생기기는 어렵습니다.  사람들은 탐욕보다 공포를 이겨내는 걸 더 어려워하기 때문입니다.  결국은 내다 팔게 되고 공매도 세력은 그 주식을 되사서 갚는 방식으로 쉽게 돈을 법니다.

그래서 이 주식이 이 정도로 주가가 내렸다면 그 어떤 것을 팔아서라도 계속 이 주식을 사겠다는 공매도에 대항하는 투자자가 생길수 있을만한 대형 우량주에만 공매도를 허용하는 게(그게 홍콩식 공매도 제도입니다) 공정하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공매도의 또 다른 부작용은 이런 사례에서도 생깁니다. 예를 들어 A라는 종목이 새로 상장되어 주당 1만원에 거래가 시작되었는데 주요 주주들은 상장 후 1년 동안 의무 보유를 해야 한다고 가정해보죠. (새로 상장된 주식은 투자자들이 잘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회사 내부의 주요 주주들이 회사 가치를 부풀려서 상장한 후에 바로 지분을 처분하면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기 쉬워서 주요주주들은 상장한 후 1년이 지난 후에야 팔 수 있는 규제를 두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A라는 종목에서 공매도가 가능하면 주요 주주들은 친구에게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지금 주당 1만원은 꽤 고평가된 가격이나 지금 주식을 빌려서 주당 1만원에 공매도를 해라. 1년 뒤에 의무보유기간이 끝나면 주가가 5000원쯤 되어 있을 거다. 그때 내가 갖고 있는 주식을 주당 5000원에 너에게 팔 테니 그때 주식을 되사서 빌린 주식을 갚아라. 그럼 너는 주당 5000원의 이익을 보게 되는데 그 이익은 내가 갖고 그 중 일부를 너에게 수고비로 주겠다.

그러면 이 주요 주주는 사실상 의무보유기간 규제를 피할 수 있습니다. 공매도는 그렇게 악용되기도 합니다.

왜 공매도는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만 할 수 있게 돼있죠?

공매도를 하려면 주식을 빌릴 수 있어야 하는데 외국인이나 기관 투자자들은 주식을 쉽게 빌릴 수 있지만 개인들은 그게 어려워서 공정하지 못한 게임이라는 불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종목 10만주를 갖고 있는 큰손은 그 주식을 공매도 투자자들에게 빌려주려고 하는데 기관이나 외국인은 그 10만주를 한꺼번에 다 빌리겠다고 하고 개인들은 10주나 20주씩 빌리겠다고 하면 큰손 투자자는 10만주를 한꺼번에 빌리겠다는 쪽에 빌려줍니다. 그걸 일일이 10주 20주씩 개인들에게 빌려주고 계약을 맺고 상환을 요구하는 건 너무 귀찮고 비용이 많이 드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데일리 브리프

대출은 돈 생기면 바로 갚아야 한다?

여윳돈이 생기면 대출을 갚는게 좋은가, 아니면 대출은 그냥 놔두고 그 돈을 따로 굴리는 게 좋은가에 관한 질문입니다.

우리가 자주 하는 고민인데요. 이 뉴스에서는 그리 뚜렷한 답을 주고 있지 못합니다.

원칙은 대출 이자보다 더 높은 수익률로 다른 곳에서 굴릴 수 있다면 대출을 갚지 말아야 하고, 반대로 그 여웃돈으로 은행에 예금 정도를 할 계획이라면 대출을 갚는 게 낫습니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다 아는 내용이지만 문제는 중도상환수수료입니다. 중도상환수수료는 미리 갚는 금액의 1.5%~2.0% 가량입니다. 중도상환수수료를 물고라도 돈을 갚는 게 나은가의 문제는  돈을 미리 갚지 않고 다른 곳에서 굴리는 수익률(A)과 대출이자(B)의 차이가 중도상환수수료보다 크냐 아니냐 에 따라 달라집니다.

다른 곳에서 굴리는 A가 매우 보잘것없고 대출이자 B가 비싸서 대출을 갚는 순간 그 효과가 중도상환수수료보다 매우 크게 나타난다면 대출을 갚는 게 낫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체크할 부분이 있습니다. 중도상환수수료는 언제 상환하든 내야 하는 건 아닙니다. 보통은 대출 받은 지 2~3년 안에 갚을 때 냅니다. 그래서 내가 중도상환수수료를 언제까지 내야 되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6개월만 지나면 중도상환수수료를 안내도 되는 상황이라면 그때까지는 대출을 갚지 않는 게 좋습니다.

그러나 중도상환수수료를 내야 하는 기간이 앞으로 1년 이상 남은(즉 대출 받은 지 얼마 안 된) 경우는 대출을 갚는 게 낫겠죠.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요즘 대출규제가 많아서 대출을 상환한 후에는 목돈이 필요해져도 다시 대출을 받기 힘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 대출을 받아야 할 상황에서 대출을 받지 못한다면 그 비용을 얼마나 크게 치러야 할지 모를 일입니다. 그래서 대출 규제가 심한 시기에는 가능하면 대출을 상환하지 말고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게 좋을 수도 있습니다.

대출 규제는 여러 장단점이 있지만 이렇게 대출을 갚는 게 유리한 계산이 나오는 이들도 대출 갚기를 주저하게 된다는 문제도 유발합니다.

코로나19가 남긴 흔적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경제활동 위축이 지표와 통계로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내수 판매가 지난 2월에 전년 동월 대비 26% 감소했습니다. 쌍용차는 32%나 줄었습니다. 현대∙기아차가 중국의 딜러들에게 파는 ‘도매 판매’는 작년 2월보다 무려 95%나 줄었습니다. 지난달 자동차 해외 판매는 현대차가 -13%, 기아차가 -9%를 기록했습니다.

지난달(2월) 하나투어의 송출객도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64%가 감소했습니다. 모두투어도 47%가 줄었습니다. 주말 고속도로 통행량도 1년 전 주말에 비해 24~29% 감소했습니다. 열차 승객은 84%가 줄었습니다.

IT 업계에도 직접적인 타격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디스플레이, 카메라, 플라스틱 사출물과 같은 부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 보니 PC, 스마트폰과 같은 완성품 출하량이 감소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PC업체들의 생산 부진으로 윈도 OS의 매출이 예상보다 부진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의 52%를 차지하는 중국의 시장 마비로 1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예상보다 26% 정도 감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2월의 중국인 관광객은 1년 전보다 70%나 감소했습니다. 이에 따라 면세점 매출도 40% 줄었습니다. 의외로 대형마트는 선전하고 있습니다. 1~2월 합산 매출은 약 1% 정도 감소하는 데 그쳤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부 대형마트 점포들이 온라인 판매를 위한 물류공간으로 사용되면서 이곳의 온라인 매출이 대형마트 매출로 합산되는 효과이기도 하지만 온라인 배송이 계속 지연되면서 답답한 소비자들이 직접 마트를 찾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데일리 체크

구글의 자율주행차 사업 ‘웨이모’가 처음으로 22억5000만 달러(약 2조7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외부에서 유치했습니다. 웨이모는 현재 자율주행 기술로는 세계 최고로 평가받습니다. 투자금을 기술 개발과 인력 채용에 활용할 예정이고, 장기적으로는 구글(정확히는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로부터의 분사도 추진하고 있다고 합니다.

애플이 ‘배터리 게이트’로 6000억원 규모의 배상금을 물게 됐습니다. ‘배터리 게이트’란 애플이 휴대폰 교체를 유도하기 위해 소비자가 사용 중인 구형 모델의 배터리 성능을 저하시켰다는 의혹입니다. 이 의혹으로 애플은 2017년 집단소송을 당했습니다. 미국 법원의 판단이라 한국 소비자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게임업체 엔씨소프트의 올해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길 수 있다는 증권가의 전망입니다. 모바일 게임인 ‘리니지2M’이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도 오히려 모바일 게임 업체인 엔씨의 주가에는 호재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5000억원에 조금 못 미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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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급락에 불거진 공매도 폐지론”에 대한 6개의 댓글

  1. 공매도가 자꾸 안없어지는 이유가 있었네요.. 증권사들이야 돈 많은 자들(현금 자산 50억 이상 정도…)이 하라하면 하는 하인이니 돈 가진자만 더 버는 시스템 강력하게 구축해놓은 거네요 … 하…

  2. 공매도는 전체폐지하거나 홍콩식으로라도 최소한 바꾸어야합니다..그래야 개인투자자도 손실을 덜보고 투자해나갈수있습니다

  3. “공매도를 외국인과 기관에만 주는 이유”를 설명한 부분이 전부인가요? 정말 저 이유로만 개인에서 금지하고 있다면 개인투자자는 이길 수 없는 싸움판에 배팅하는 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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