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는 코로나 때문에 내리는 게 아닙니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이며 이코노미스트로 20년 이상 일했습니다.

김영익의 이코노미 나우

미국 증시는 코로나 때문에 내리는 게 아닙니다

지난 2월 마지막 주 S&P500이 12%나 하락하는 등 미국 주가가 급락했습니다. 연일 상승하던 미국 주가가 하락하자 시장에선 미국 경기 침체의 전조가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1. 미국 주가가 급락한 건 코로나19 때문 아닌가요?

물론 직접적인 이유는 코로나19가 미국까지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입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 이유는  미국 주가가 기업수익이나 경제를 과대평가했다 는 데서 찾을 수 있습니다. 주가가 폭락하기 전에 S&P500의 주가수익비율(PER)*이 19까지 상승했는데, 이는 2000년대 초반 ‘닷컴버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예일대학의 로버트 실러 교수가 만든 경기조정 PER**도 최근 32까지 올라갔습니다. 닷컴버블 때보다는 낮지만 미국의 금융위기 발생 전 해인 2007년 수준을 훨씬 넘어섰습니다. 제가 미국의 산업생산, 소매판매, 고용 등으로 평가해볼 때도 지난 1월 말 기준 주가가 경기에 25% 정도 앞서갔습니다.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수치, 주가가 1주당 수익의 몇 배가 되는가를 나타낸다.
**주가가 지난 10년간 평균 주당순이익의 몇 배인지를 보여주는 지표. 배수가 높을수록 주식이 고평가됐다는 의미다.

<그림 1> 경기 과대평가한 미국 주가

주: S&P500을 산업생산, 소매판매, 고용으로 회귀분석 후 잔차를 구한 것입니다.

2. 그러면 미국 증시가 이제 하강 국면이라는 건가요?

미국 미시간대학에서는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주식시장 심리를 조사하고 있는데요. 2월 응답자의 66%가 올해 미국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대답했습니다.  과거 경험에 따르면 낙관 수준이 60%를 넘어섰을 때, 곧바로 주가가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2월 주식시장 낙관 정도는 2007년 초보다 높은 상태였습니다. 2007년에 60%를 넘은 후, 2008년 S&P500가 47%나 폭락한 적도 있었습니다.

1965년 이후 통계를 분석해보면 대체로 주가가 정점을 찍는 순간은 경기가 정점인 때보다 2~11개월가량 앞섰습니다. 물론 최근의 주가가 정점이었는지 판단하기에는 이릅니다. 다만, 그렇다고 가정하면 2009년 6월을 저점으로 역사상 최장기 확장 국면을 이어오고 있는 미국의 경기 확장국면도 조만간 마무리될 수 있습니다. 경기가 수축국면에 접어들면 주가가 더 떨어지는데요.  통계적으로 경기 정점 이후엔 주가가 평균 11개월에 걸쳐 23% 하락했습니다.  가장 최근의 경기 정점은 2007년 12월이었는데요. 그 이후 17개월 동안 주가가 49% 폭락했습니다. 당시 미국이 금융위기를 겪었기 때문에 낙폭도 컸습니다.

<그림 2> 주가가 경기에 선행

자료: NBER, Bloomberg.

주: 그림의 수치는 주가 정점이 경기 정점에 선행한 개월

3. 미국 정부와 연준이 대응해서 주가 하락을 막을 수 있지 않나요?

당연히 미국 정부가 가만 있진 않을 겁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감세를 하고 정부 지출을 더 늘리려 할 것입니다. 특히 연준은 다시 금리를 과감하게 인하할 것입니다.  최근 선물시장에서는 3월 18일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50%포인트 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 이후에도 연준이 계속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현재 1.50~1.75%인 연방기금금리가 12월에는 0.50% 정도까지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참고로 지난해 12월까지만 하더라도 올해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연준 위원은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상황이 그만큼 빠르게 바뀐 것입니다.

<그림 3> 금리 인하 등 통화정책 완화 지속 전망

자료: Federal Reserve Economic Data

금리를 내릴 경우 일시적으로 주가가 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정책 효과는 2009년만큼 크지는 않을 것입니다.  우선 미 연방정부의 부채가 지난해 9월 말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106%로 매우 높습니다. 2007년 말 64%에 비해 크게 높아졌기 때문에 재정지출을 대폭 늘리지는 못할 것입니다. 또한 지난번 위기 전후에 연준은 연방기금금리를 5.25%에서 0%까지 내렸는데, 현재 1.50~1.75%이기 때문에 내릴 여지도 그만큼 크지 않습니다. 또한 기업과 가계가 부채를 상대적으로 줄여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금리가 투자와 소비에 미치는 영향도 과거보다는 작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림 4> 미국 정부는 부채 늘리고, 민간은 줄이는 중

자료: 미국 재무부
정리하자면
미국 주가가 정점을 치고 하락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지난 1월 말 이후 단기 금리(3개월 만기 국채)가 장기 금리(10년 만기 국채)보다 높아지는 등 그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주가 정점 이후 경기 정점이 왔고, 이 경우 주가가 더 하락했습니다. 앞으로 발표될 각종 경제 지표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특히 미국 GDP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소비동향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데일리 브리프

증권업 진출하는 핀테크 기업들

간편 송금서비스 토스가 증권사를 설립할 예정입니다. 증권사를 설립하겠다는 신청은 이미 작년에 했지만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문제여서 계속 미뤄지고 있었습니다만, 당국의 허가가 곧 나올 것이라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유사한 간편결제 서비스 업체 카카오페이는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하는 방법으로 이미 증권사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간편결제 서비스 업체들이 증권사를 소유하려고 하는 이유는  그렇게 해야만 수익모델이 제대로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간편결제 서비스 업체들은 송금을 보다 편리하게 해주는 기능을 앞세워서 사용자들을 모으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 과정에서 ‘남 좋은 일’만 해왔습니다. (여기서 ‘남’은 은행 또는 증권사들입니다)

A의 계좌에서 B의 계좌로 돈을 보내려면 한국은행의 지급결제망에 연결된 증권사나 은행이 중간에 도와줘야 가능합니다. 간편송금이나 간편결제 서비스는 이런 기존 금융회사들이 일을 해줘야 하는데 간편결제 서비스 업체들은 이들에게 수수료를 지급하면서 사실상 적자 운영을 해왔습니다.

예를 들어 A가 B에게 1만원을 송금하려면 A의 계좌에서 1만원을 꺼내서(여기서 수수료 발생) 그 돈을 B에게 보내줘야 합니다. 이름은 간편송금이지만 그 방식은 달라지는 게 아니어서 수수료도 똑같이 발생합니다. 그런데 간편송금업체가 증권사나 은행을 보유하면서 A가 그 증권사나 은행에 계좌를 갖고 있으면 그냥 A의 계좌에서 1만원을 꺼내서(이 과정에서 수수료를 낼 필요가 없습니다) B 계좌로 보내면 됩니다. 물론 한국은행 지급결제망 이용료는 따로 내야 하지만 매번 건별로 수수료를 내는 것보다는 훨씬 저렴합니다.

간편결제 업체들의 주요 수익모델인 금융상품 판매 역시 지금은 금융상품을 설계하고 만들어낸 금융회사들(증권사, 펀드 운용사)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것에 그치고 있지만 증권사를 소유하게 되면 금융상품을 직접 만들어서 팔 수 있습니다. 수익을 나눠가질 필요가 없게 됩니다.

송금과 금융상품 판매는 은행이나 증권사의 주요 수익모델은 아닙니다. 은행이나 증권사가 이 일을 할 때 쓰는 비용(점포 임차료와 인건비)에 비해 수익이 크지 않습니다. 그러나 간편결제 업체들은 점포 임차료와 인건비를 그만큼 투입하지 않고도 송금과 결제, 금융상품 판매를 할 수 있습니다.

 관건은 이런 간편결제 서비스도 치열한 경쟁을 겪어야 하며 그 과정에서 고객을 확보하고 유지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을 얼마나 통제할 수 있느냐일 것입니다.  세상에 은행과 증권사가 단 한 곳뿐이라면 그래서 경쟁이 별로 없었다면, 오프라인 은행이나 오프라인 증권사도 큰 돈을 벌었을 것입니다.

안전자산, 정말 안전한 걸까?

요즘 안전자산(금, 달러, 비트코인)들의 가격이 좀 내리고 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너무 두려운 투자자들이 나머지 안전자산들조차 현금으로 바꾸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전자산은 원래 현금을 들고 있기가 불안해서(현금은 인플레이션이나 현금을 발행하는 국가 체계의 붕괴 등을 이겨내기는 어려우므로) 현금보다 더 안전한 것을 찾다가 발견하게 된 자산들이라는 점에서 다소 앞뒤가 맞지 않는 설명입니다.

불안한 상황에서 안전자산들의 가격이 내려간다면 이유는 둘 중 하나입니다. 불안한 상황이 조만간 잦아들 것이고 그래서 많이 오른 안전자산 가격이 내릴 것 같다고 투자자들이 판단했거나 혹은 그동안 안전자산이라고 여겨진 그 자산들이 이제는 예전만큼 안전하지 않은 자산으로 여겨진다는 뜻입니다.

요즘 안전자산 가격이 내리는 건 전자의 가능성과 후자의 가능성이 섞여 있습니다.

 안전자산과 현금 사이의 경쟁 관계는 서로 누가 진짜 돈이냐를 겨루는 관계입니다.  현금은 정부 맘대로 찍어낼 수 있고 그에 따라 전체 총량도 계속 늘어나지만 정부가 정부의 권위로 그 가치를 보증합니다.

반대로 금이나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암호화폐들은 정부가 맘대로 양을 늘리기 어려운 자산 중에 사람들이 가치가 있다고 인식하는 거의 유일한 자산입니다. (보라색 조개껍데기도 정부가 양을 늘리기 어렵고 희귀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걸 가치 있는 자산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사람들의 마음이 바뀌면 아무도 그 가치를 보존 또는 보장해주지 않습니다.

통화량이 늘어나면서 생기는 현금의 가치 하락분과 금 같은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자산들의 가격 거품 사이에 어느 쪽이 더 큰가를 두고 벌이는 경쟁이기도 합니다.

오동원님, 답해 드립니다

“달러값이 내리면 금 투자자가 왜 손해를 보나요?”

금은 달러로 표시되어 거래되므로 금값이 그대로라도 달러가치가 하락하면 금투자자는 손해를 입는다는 부분이 잘 이해가 안 갑니다. 가령 금 1온스가 1달러였다가 달러 가치만 반토막이 나면, 1온스는 2달러가 될 것이고, 금 투자자는 명목상 이익을 본 (현재 2달러는 예전의 1달러와 동일한 가치이므로) 상황은 아닌가요?

금 투자자는 금값과 달러가치 양쪽 모두에 투자한 것입니다. 그 말은 둘 중 하나가 내리면 다른 하나가 올라도 투자 수익률은 높지 않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금 1온스=1달러=1000원이라고 가정해 보죠. (이때 투자한 걸로 가정합니다)

그런데 달러 가치가 하락해서 1달러=900원이 되면 금값은 그대로여도 금 1온스에 투자한 투자자의 자산가치는 900원이 됩니다. 그리고 금 1온스=900원이 되면 환율이 그대로라도 역시 자산가치는 900원으로 줄어듭니다.

금값이 하락하는 경우는 투자자들이 금값이 내릴 것 같아서 팔거나 달러가치가 내릴 것 같아서 파는 두 가지 경우입니다.

데일리 체크

국제 유가가 급락하면서 사우디아라바이의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의 주가도 떨어지고 있습니다. 작년 말 상장 직후 38리얄까지 올라간 아람코의 주가는 현재 32리얄대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산유국들은 급락하는 유가를 방어하기 위해 감산을 추진 중입니다.

미국에선 구독 서비스가 가구업계에도 적용되고 있습니다. 2017년 뉴욕에서 설립된 ‘페더(Feather)’는 고급 가구를 살 여력이 되지만 잦은 이사 등을 이유로 가구 구입을 선택하지 않는 사람들을 주요 고객층으로 삼았습니다. 한 달에 19달러의 구독 서비스 비용을 내면 페더가 제공하는 가구들을 할인된 가격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게 비즈니스모델입니다.

디지털카메라가 스마트폰에 밀려 시장 규모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카메라 출하량은 2010년 1억2146만대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1521만대 규모로 빠르게 줄었습니다. 올해 출하량은 그보다도 23% 줄어든 1167만대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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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Replies to “미국 증시는 코로나 때문에 내리는 게 아닙니다”

  1. 형편없는 해석이네요
    Pmi지수 토대도 사람의 판단으로 평가
    즉 현 상황을 보고 구매지수를 평가하는건데

    바이러스.이슈는 더더욱 민감합니다

    상관없지 않고 이러한 이슈로 조정을
    준거라.생각되네요

  2. 코로나 여파가 없었으면 중국 PMI가 이만큼이나 떨어지고 비소비재 시장이 이렇게 쪼그라들었을지 생각좀

  3. 김영익 교수님은 그런식의 시장전망 좀 그만하세요.
    기우제식의 시장전망하는 경제전문가가 전문갑니까?
    그런 건 나도 합니다.

  4. 글쎄요 형편없진 않아요. 예를들어 독감환자가 죽었지만 단순히 독감이 아니라 폐질환을 앓고 있던 환자가 독감으로 죽었다 라고 했더니 글쓴분은 그래도 독감으로 죽은게 맞지 않냐고 하는 상황입니다. 다른 모든 사람들이 독감으로 죽는건 아닌데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5. 비트코인을 안전자산으로 생각할수 있나요. 한정된 자원이라고는 하지만 금, 달러와 같은 안전자산이라고 하기에는 그 안정성이나 범용성에 있어서 아직은 무리가 아닌가 싶은데요

    1.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들어 금과 비트코인은 가격이 거의 거울처럼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다는 특징이 있었네요

  6. 이런 사설은 한가지 견해로 보는 것인데(집필자 혹은 발행기관의 견해), ‘그런 해석이 옳다 혹은 옳지않다’ 하며 비난하는 것은 맞지 않는것 같네요. 차라리 자신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를 논설하고 비교하며 논의하는 것이 건설적일 것 같습니다.

  7. 이 글에 대한 질문은 아닙니다만..

    부동산, 증권 등의 시장에 있어서
    그 가격과 여론, 투자심리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른바 “큰손”이라는 집단이 실존하는지?
    실존한다면 그 실체는 무엇인지? 다루는 기사가 있다면 좋겠습니다.
    순간 영향력을 행사하고 사라지는 이익집단이 아닌
    오랜 세월 경제법칙에 맞서 시장의 판돈을 부풀리고 유입된 뉴비들의 돈을 걷어가면서도 마치 그것이 경제법칙에 의한 것인듯 포장해온 그 존재 말입니다.

  8. 미국증시 과대평가라고 보기보다는…
    최근 몇년동안 주요 금융사에서 발표한 증시의 방향이 서로 다르면서 변동성요소가 커지자 전세계 각국에서 대표성있는고 상대적으오 안전하다고 판단되는(국가화폐량, 시장정체규모, 상징성등을 종합고려) 미국으로 주식시장자금 이 모였다가 현재 코로나사태로 자국에서 돈이 필요해진 이 시점에 미국환율과 주가도 상당히 올랐으니 손절하고 자국으로 그 돈이 회수되어 자금의 유출로 주가가 내려갔다고 보는게 맞지 않을까 봅니다… 현재 미국 주가는 가치평가로 따지기에는 고려할 요소들이 많고, 미중 무역 분쟁속에서 미국의 주가가 계속 오르는 반면 중국의 주가는 부양정책으로 억지로 올리고 있는점이 시사하는바도 참고 해주셔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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