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옆의 동료를 정말로 ‘신뢰’할 수 있나요?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입니다. 리더십, 조직변화 등을 주로 연구합니다.

김태규의 HR NOW

당신 옆의 동료를 정말로 ‘신뢰’할 수 있나요?

신뢰하면 통제하지 않는다 

신뢰란 ‘상대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나에게 손해를 끼칠 상황에서도 나의 운명을 상대에게 맡길 수 있는 마음의 상태’를 뜻합니다. 누군가가 여러분을 신뢰한다면 그 사람은 더 이상 여러분을 감시하거나 통제하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여러분도 누군가를 신뢰한다면 그 사람을 감시하거나 통제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처럼 신뢰는 ‘통제’를 대신할 수 있는 ‘훌륭한 대용품 (Substitute)‘입니다. 상호간에 100% 신뢰할 수 있는 구성원들로만 이루어진 조직이라면 통제가 신뢰로 전적으로 대체될 수 있는 것이지요. 물론 이러한 조직은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겠지만,  구성원들 사이에 신뢰가 큰 조직일수록 통제의 비용이 줄어든다는 간단한 결론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 똑같은 신뢰는 아닙니다. 어떠한 신뢰는 한번 허물어지면 회복이 불가능한 반면, 어떤 신뢰는 몇 번의 위기가 닥쳐도 금세 회복됩니다. 또한 오랜 시간을 거쳐 형성이 되는 신뢰도 있지만 명함 한 장을 교환하자마자 갑자기 생겨나는 신뢰도 있습니다. 신뢰의 다양한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신뢰라는 태도에 포함되는 세가지 하위 개념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관계, 계산, 제도 

 첫째, 관계 중심의 신뢰입니다.  상호간에 긍정적인 교환 관계가 지속되면서 상호의존도와 애착심이 생겨나고 그 결과, 상대방에 대한 믿음이 증가하는 것입니다. 심리적, 물질적 자원의 상호 교환의 시도, 그 과정에서의 위험 감수, 성공적인 교환의 마무리에 따른 충족감이 여러 번 반복되면 신뢰의 영역이 더욱 넓어지고 굳건해집니다. 

 둘째, 계산 중심의 신뢰입니다.  이는 교환 관계에 있어서 보다 큰 효용을 창출하는 선택을 하리라는 합리적 의사 결정에 근거합니다. 예를 들어, 인사고과 시즌을 앞두고 여러분이 일주일간 출장을 간다고 가정해보죠. 만약 부하직원에게 하나의 과제를 부여하고 떠난다면, 여러분은 부하직원이 만족스러운 수준으로 일을 마무리 지을 거라고 기대할 것입니다. 이러한 기대도 신뢰에 해당하지만, 첫 번째 관계 중심의 신뢰와는 사뭇 다릅니다. 부하 직원이 과제를 만족스러운 수준으로 못 마치면, 인사 고과에 부정적인 결과를 미칠 것이라는 기대와 계산으로 도출된 믿음이기 때문입니다. 

 셋째, 제도 중심의 신뢰입니다.  이는 국가기관, 제도, 법 등이 주는 안정성에 근거합니다. 예를 들어, 나의 상사가 사사로운 이유로 나를 해고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과 기대는 근로기준법에 의해 근로자의 지위가 어느 정도 법적으로 보호받고 있다는 점에 근거합니다. 이러한 제도에 대한 기대는 두 번째의 계산중심의 신뢰의 작용 방법과 유사합니다.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Oliver Williamson 교수는 계산 중심의 신뢰와 제도 중심의 신뢰를 Calculative Trust 로 통합해서 이해하고, 이를 관계 중심의 신뢰와 유사한 People Trust 와 구분하고 있습니다. 서두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한번 허물어지면 회복이 불가능한 신뢰와 몇 번의 위기가 닥쳐도 금새 회복이 되는 신뢰의 구분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으리라 기대합니다. 

내 옆의 동료를 신뢰하고 있나요? 

여러분은 지금 내 옆의 동료, 부하 직원, 그리고 상사를 신뢰하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그 신뢰는 관계 중심인가요, 계산 중심인가요, 제도 중심인가요? 

대한민국은 12.5 제곱미터 당 1대 꼴로 CCTV가 설치되어 있습니다(2016년 기준). 어떤 사람들은 CCTV 가 많아서 안전하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우리사회 신뢰의 모습이 어떠한 형태인지 짐작하게 하는 민망하고 부끄러운 척도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기업 내 상호간의 신뢰의 모습도 CCTV 와 같이 계산과 제도에 의존하는 형태가 아닌, 보다 인간적인 모습의 신뢰로 변해갈 수 있도록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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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Replies to “당신 옆의 동료를 정말로 ‘신뢰’할 수 있나요?”

  1. 적어도 함께 일하는 동료들은 전적으로 신뢰를 해야하는 것 같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저 자신을 포함하여, 인간은 처한 상황, 당시 느끼고 있는 기분/감정에 의해 결정이 수없이 바뀐다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동료들 마저 의심을 품고, 통제하려 한다면 자기 자신부터 곪아 썩어가게 되어 결국은 불필요한 의심 때문에 안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밖에 없는 것 같네요. 믿었던 동료가 기대한 바를 달성하지 못했을 때도 서로 신뢰가 있어야만 부정적인 피드백을 하더라도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 현대인은 성장과정에서 부여 받은 든든한 보호막 때문에 개척심이나 독립심이 약해져 본인에 대한 신뢰도가 낮기 때문에 타인을 신뢰할 역량이 부족하다고 본다.
    항상 계산과 제도에 의지하게 되는게 아닐까?

  3. 제가 몇번의 이직을 통해서 깨달은건 기업문화 때문에 서로를 신뢰하게 되는거지, 제도나 월급, 기타 다를 것때문에 그렇게 되는 건 아닌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기업문화는 조직의 수장에 따라서 결정이 되는 것 같아요. 돈을 많이 주고 복지를 잘해주는 것보다 리더의 철학이 중요한 듯 합니다.

  4. 사람의 말과 행동이 독이되어 돌아올지 돈이 되어 돌아올지는 행위자의 마음에서 이미결정되어진다.
    다만, 빠르고 느리고의 시차는 있지만 분명 결과로 나타나게 된다.
    콩심고 절대 팥이 나오지 않는다는것을 믿어야 한다.
    선의가 없는 행위를 하고도 좋은 결과를 기대하지 말아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때문에 갈등과 의심이 야기된다.

  5. 상사가 신뢰하면 통제하지 않더라도, 그 책임을 대신 지지는 않는것같습니다. 상사의입장과 부하직원의 입장이 다르지만, ‘신뢰’의 다른 이름은 ‘권한이 없는 책임’을 포장한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참고로 저는 부하직원의 입장입니다.

    1. 정말 공감이 가네요. 늘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신뢰가 ‘권한이 없는 책임’으로 전락하지 않도록요. 상사는 어쩔 수 없더라도 후배에게 그런 만행을 저지르지 않도록 살피고 또 살펴야 할 것 같습니다.

  6. 신뢰란 ‘상대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나에게 손해를 끼칠 상황에서도 나의 운명을 상대에게 맡길 수 있는 마음의 상태’이 정의라면 전 누구도 타인을 신뢰한 적이 없네요. 손해에도 운명을 맡기는 것. 마음의 상태지만 실제로도 감수 할 수 있어야 하겠지요. 대부분 손해를 받으면 신뢰 하지 않는다고 하루것 같습니다.

  7. 미 아카데미 92년 역사상 최초로 외국어 작품으로 작품상을 수상한 기생충 봉준호 감독은 봉테일 이라는 별명으로 현장을 완벽하고 매우 디테일 하게 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일단 캐스팅 한 배우들은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신뢰를 전제로 자연스럽게 풀어주죠. 이는 어떤 유형에 속할까요? 리더십의 유형과 관련이 있는것은 아닐까요?

  8. 뜬금없이 연인과의 신뢰가 생각나요. 신뢰한다면 감시하거나 통제하려하지 않는다는 부분이 마음에 많이 와닿습니다.
    감시하고 통제하는건 하는 쪽도 당하는 쪽도 피곤한 일이잖아요. 신뢰가 깨지면 양쪽 다 피곤해지는 거 같습니다..
    그렇게 되면 결국 헤어지게 되는거 같아요.

    제도중심의 신뢰에서는 집값하고 IMF가 생각나요. 왜 우리는 부동산으로 돈이 쏠릴까.. 그건 IMF를 거치면서 금융,기업에 대한 신뢰가 많이 무너졌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런데 금융,기업과는 다르게 내 부동산은 신뢰할 수 없는 누군가에게 맡기는게 아니라 내가 통제할 수 있으니까요.
    (기업,금융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있는건 지금도 계속되고있는 거 같아요. 멀리볼 거 없이 최근에는 어떤 펀드가 난리였잖아요)

    1. 조직에서의 신뢰관계는 톱다운으로 이루어집니다. 구조조정은 이유가 어떻든 조직의 신뢰를 무너뜨립니다. 구조조정이 없도록 최고경영자는 평시에도 전력을 다해야할 뿐아니라 임원들도 전력을 다 해야합니다. 팀장들은 팀원들의 자율성을 최대화하여 스스로 생존할 능력을 길러주어야한다고 상각합니다. 상시 구조조정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는 자신의 경쟁력에 대한 신뢰를 구축해야만 살아남습니다.

  9. 조직에서의 신뢰관계는 톱다운으로 이루어집니다. 구조조정은 이유가 어떻든 조직의 신뢰를 무너뜨립니다. 구조조정이 없도록 최고경영자는 평시에도 전력을 다해야할 뿐아니라 임원들도 전력을 다 해야합니다. 팀장들은 팀원들의 자율성을 최대화하여 스스로 생존할 능력을 길러주어야한다고 상각합니다. 상시 구조조정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는 자신의 경쟁력에 대한 신뢰를 구축해야만 살아남습니다.

  10. 실망과 복수 등은 무리한 신뢰의 결과라고도 볼 수 있는 듯 합니다.
    과도한 댓가를 바라고 실행한 행위에 대한 보상이 제대로 이루지지 않은 경우 실망하고 배신이라고 하고 타인들에게 헐뜯고 다니지만 사실 알고 보면 남을 헐뜯는 사람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 경우도 많은 듯 합니다.

  11. 신뢰가 좋은거라는게 이 글의 주제라면 전 동의가 안되네요. 신뢰와 의심이 상황마다 적절한 비율로 사용되어야 세상이 돌아가지 않나요?

  12. 신뢰관계는 단순한 관계, 계산, 제도등의 구속적인 상황들로 형성 될 수 없다고 생각 합니다. 신뢰관계는 그들 조직내의 누군가의 자발적인 희생이 요구되고 그 희생에 대한 감사함의 피드백이 장기간 지속 될때 형성 되는 것이 기에 성과 중심의 사회에서는 존재 하기 힘들다고 생각 합니다.

  13. 내가 남한테 신뢰받고 있나를 먼저 생각해야지요. 여기에 인가간을 못믿겠다고 하신 분들은 주위사람에게 본인이 믿을만 한 사람인지 생각해 보세요. 혹시 본인이 투영된 것을 남이라 생각하는지. 본인이 그 상황이면 배신할 것이기 때문에 남도 당연히 자시를 배신한다 생각하겠지요.

  14. 드라마 이태원클라쓰를 보면서 신뢰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내가 그를 신뢰하지 않는데 그가 날 신뢰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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