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0.금] 미국이 금리를 내린 진짜 속내

‘리멤버 나우’는 국내 최고의 경제 전문가들이 매일 아침 최신 경제 이슈에 대해 설명드리는 콘텐츠 레터입니다.

미국이 금리를 내렸습니다. 경제가 좋다는 시그널도 꽤 있었는데 내린 이유를 살펴봤습니다. 정부가 내년에 일자리 10만개를 직접 만든다는데, 논란이 예상됩니다. 9월20일 ‘리멤버 나우’입니다.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미국이 금리를 내린 진짜 속내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

미국이 금리를 한 번 더 내렸습니다. 지난 7월에 이어서 또 내린 겁니다. 1.75%~2.0%가 미국의 새로운 기준금리가 됐습니다.

 미국의 경기는 고점 징후를 보이고 있어 금리를 내려서 대응할만큼 나쁘지는 않지만, 미국 이외 지역의 경기가 불안한 것을 반영한 선택으로 해석 됩니다. 가장 관심있는 것은 금리를 더 내릴 것인지 여부인데요. 금리를 추가로 내릴 것이라는 힌트나 신호는 포착되지 않았습니다. 정확하게는 앞으로의 금리 방향에 대해 연준이 명확한 시그널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한 신호

시장에서는 미국 연준의 이 결정에 대해 좋은 소식으로 받아들이기도 하고 나쁜 소식으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좋은 소식이라고 보는 쪽은 최근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좋아지고 있고 장기금리가 상승하는 쪽으로 시장이 움직이면서 (즉 경제가 좋아지면서), 자칫하면 금리를 동결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하던 투자자들 입니다. 내려준 것으로 충분히 고맙다는 반응입니다.

다소 실망스럽게 바라보는 쪽은 미국 연준이 앞으로도 필요할 경우 금리를 낮춰서 경제가 나빠지는 걸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그러나 연준은 그동안 경기가 나빠지는 신호가 강하면 적극적인 부양의지를 표현하고, 그런 위기에서 벗어나면 기존 입장을 벗어버리고 중립적인 포지션으로 빠르게 바뀌는 전략을 보여왔습니다. 시장의 기대가 어느 한쪽으로 쏠려버리는 걸 피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번에도 경기가 다소 좋아지는 신호들이 나오자 굳이 적극적인 부양의지를 과도하게 표현할 필요는 없겠다는 판단을 한 것 같습니다.  (연준의 속마음은 아무도 모릅니다.)

손들기 시작한 중앙은행들

연준의 금리결정과는 별개로 요즘 각국 중앙은행들은 통화정책의 한계를 자주 언급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금리를 내리는 걸로는 약발이 없으니 정부가 재정을 직접 투입하는 부양책으로 바꿔야 한다는 메시지입니다. 미국 연준이 미래의 계획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은 것도 ‘ 중앙은행이 할 수 있는 카드의 한계가 있으니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는 우리에게 묻지 말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물어보라’는 메시지를 담은 쌀쌀맞음으로 해석 하기도 합니다.

유럽중앙은행도 그렇습니다. 유럽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린 것도 금리를 내려야 각국 정부들이 이자 부담없이 빚을 내서 재정을 투입할 수 있기 때문으로 보기도 합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보다 직접적으로”사람들에게 돈을 주는 것은 통화 정책이 아닌 재정 정책이며 재정 정책이 수반돼야 ECB의 통화 정책이 더 빨리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왜 통화정책이 먹히지 않나?

금리를 낮추면 사람들이 돈을 더 적극적으로 빌리거나 적어도 이미 빌린 돈의 이자 비용이 줄어들테니 남는 돈으로 소비나 투자를 더 할 것이라는 게 금리인하 정책의 노림수 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자가 낮다는 것만으로 돈을 빌리지는 않습니다. 경기가 좋거나 좋아질 것 같다는 확신이 들어야 합니다.  확신이 있으면 금리가 높아도 적극적으로 대출을 시도하고, 반대로 그런 확신이 없다면 금리는 아무리 낮아도 움직이지 않습니다.

기준금리가 2.0%일때 움직이지 않는 투자자들은 금리가 높아서 못움직이는 게 아니라 경기가 나빠서 안움직이는 것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 상황에서 금리를 더 낮추는 건 아무런 변화를 가져오지 못합니다. 통화정책의 한계는 그런 것입니다. 금리를 낮춰도 대출을 받지 않으면 사람들의 주머니에는 돈이 생기지 않습니다.

정부가 재정을 동원해서 국민들에게 직접 돈을 지급하는 방식은 일단 사람들의 주머니에 돈이 생기게 만든다는 점에서 통화정책(금리인하)보다 더 적극적인 방법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주머니로 들어온 돈을 쓰지 않고 기다리면 재정정책도 역시 마찬가지가 됩니다.

네덜란드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감세 카드를 꺼내든 것은 각국의 정부들도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신호입니다. 세금을 낮추는만큼 납세자의 주머니에 과거보다 더 많은 돈이 남아있게 됩니다. 정부가 주머니로 돈을 넣어준 것과 같은 효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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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브리프

정부가 일자리 10만개 더 만든다

정부가 내년에 어린이집 연장 보육 전담 교사를 비롯한 사회서비스 일자리를 9만6000개 더 늘리기로 했습니다. 정부가 고용주가 되어 일자리를 만든다는 의미입니다.

일자리를 만들 필요 때문이기도 하고 어린이집에 일손이 부족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그 규모가 10만명에 가깝다는 점입니다. 요즘 우리나라의 일자리는 매년 30~40만개 정도가 늘어나고 있는데요. 이중 10만개 정도는 정부가 인위적으로 만든 노인 일자리입니다.

내년에는 여기에 더해서 10만개 정도의 보육교사 일자리가 또 ‘만들어진다’는 의미입니다. 일자리 통계는 더 긍정적으로 나올 것입니다. 정부가 인위적으로 만든 일자리든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일자리든 일자리 숫자는 늘어나니까요.

다만  일자리 통계로 경기 상황을 판단할 때 감안해야 할 소음과 논란은 더 늘어나게 될 것  입니다. 10만개의 노인 일자리와 10만개의 보육교사 일자리를 제외한 나머지 일자리들의 등락에서 경기의 신호를 읽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토스의 증권사 인가가 거절당한 이유

토스가 금융당국에 증권사 인가를 내달라고 신청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토스가 증권업을 할만큼 충분한 돈이 없다는 게 이유입니다. 토스는 투자자들로부터 투자를 받아서 꽤 많은 돈을 갖고 있지만 투자를 받은 방식이 상환전환우선주(RCPS) 방식인 것이 논란의 이유입니다.

일반적으로 투자는 그 회사의 보통주를 사서 보유하는 것이지만 요즘은 투자자들이 그 회사의 상환전환우선주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통주는 돈을 내고 주식을 가지는 것이지만  상환전환우선주는 투자자가 마음이 바뀌면 투자한 돈을 환불받을 수 있는 옵션이 붙어있는 주식 입니다. 언제든지 토스의 투자자들이 ‘투자했던 돈을 돌려달라’고 할 수 있는 일종의 부채인 셈입니다.

금융감독원은 그런 까닭에 토스가 보유하고 있는 돈은 토스의 돈이 아니라 빌려온 돈이라서 안된다는 입장입니다. 토스는 그런 까다로운 규제를 완화해달라는 겁니다. 토스는 증권사를 설립할 경우 고객과 투자상품을 연결하는 중개업무를 하려는 목적이어서 굳이 많은 자본이 필요하지 않음을 감안해달라는 요청을 하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토스가 인터넷 은행 허가를 신청했다 탈락한 이유들 가운데 하나도 토스가 가진 돈의 성격 때문입니다.

데일리 체크

페이스북이 영상 통화와 스트리밍을 즐길 수 있는 스마트 비디오 기기 ‘포털 TV’를 공개했습니다. TV에 연결할 수 있는 이 기기에는 카메라와 마이크가 달려 있어 메신저 왓츠앱이나 페이스북 메신저 등을 이용해 이 TV로 영상 통화를 할 수 있습니다. 또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나 페이스북 워치, 쇼타임, 스타즈 등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도 시청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TV들이 시청자의 정보를 넷플릭스와 페이스북 등에 전송하고 있었다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의 보도입니다. 신문에 따르면 삼성과 LG, 등에서 만든 스마트TV가 넷플릭스 회원이 아닌 사람들에게도 시청정보를 넘겼다습니다. 뿐만 아니라 스마트스피커와 카메라 등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와 스포티파이 등 제 3 업체에 정보를 보냈습니다. 개인정보 침해 우려가 자연히 커질 전망입니다.

지난해 군산 공장 문을 닫은 한국GM이 또 다시 생존 기로에 섰습니다. 한국 공장 철수 논란이 불거지며 내수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습니다. 전국 판매 거점은 2년 새 20% 넘게 문을 닫았습니다. 미국 본사 노조마저 현지 공장 폐쇄에 반대하며 파업에 돌입했습니다. 노조는 2022년 이후 생산물량이 확정되지 않은 부평2공장 폐쇄를 염려하고 있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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