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6.월] 취업자 수, 늘긴 늘었는데…

‘리멤버 나우’는 국내 최고의 경제 전문가들이 매일 아침 최신 경제 이슈에 대해 설명드리는 콘텐츠 레터입니다.

8월 취업자 수가 크게 늘었습니다. 취업자 수는 경기가 얼마나 좋아졌는지를 드러내주는 지표인데요. 요즘 발표되는 통계로는 쉽게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증시에 긍정적인 소식이 연휴에 많이 나왔습니다. 9월 16일 ‘리멤버 나우’입니다.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취업자 수, 늘긴 늘었는데…

요즘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을 보여주는 신호 가운데 가장 해석이 어렵고 논란이 뜨거운 지표는 바로 ‘취업자 수’입니다. 통계청이 매월 한 번씩 1년 전보다 취업자 수가 얼마나 늘었는지를 집계해서 발표하는데요. 이번에 발표된 8월 취업자 수도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습니다.

– 취업자 수 통계는 중요한 통계인가요?

취업자 수 통계는  경기가 얼마나 좋은지 또는 나쁜가를 가장 잘 드러내는 지표들 가운데 하나 입니다. 경제성장률은 일부 대기업의 수출이 급증하거나 하면 좋은 숫자가 나오지만 그 결과가 모든 국민들에게 골고루 퍼져나갈지는 미지수입니다. 그러나 취업자 수는 밑바닥 경기가 얼마나 좋은지를 더 잘 보여줍니다. 취업자 수가 많이 늘어났는데 경기가 나쁘거나 반대로 취업자 수가 급감했는데 경기가 좋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지난 8월에 나온 우리나라 취업자 수 통계는 1년 전보다 45.2만개의 일자리가 더 생긴 것으로 발표됐습니다. 우리나라 인구는 매년 약 30만명씩 늘어나는데 인구 증가폭보다 일자리가 더 많이 늘어났으니  작년까지만해도 일자리가 없던 사람들중에 올해는 일자리가 생긴 사람들이 15만명이나 된다는 뜻 입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우리나라에서 새로 생긴 일자리는 20만개가량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매년 30만명의 인구가 늘어나는 나라에서 일자리 20만개가 생기는 건 꽤 양호한 흐름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일자리를 필요로하는 건 아니기 때문입니다)

– 지금 우리나라 고용 상황이 그렇게 좋은가요?

이런 통계가 인위적으로(억지로) 만들어낸 수치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정부가 인위적으로 만든 노인 일자리가 60만개가 넘기 때문입니다.  소득이 부족한 노인들을 위해 일자리를 인위적으로라도 만들어서 소득을 지원하는 것은 정부가 당연히 해야할 일이지만 이에 따라 늘어난 일자리 수치가 고용통계와 섞여버리면서 요즘 늘어나는 일자리가 경기가 살아나면서 생긴 결과인지 아니면 정부가 복지정책의 일환으로 만든 노인 일자리에 따른 착시인지 혼란스러워졌습니다. (60만개 전체가 인위적 일자리라고 간주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그 일자리가 아니었으면 다른 일을 찾아서 했을, 또는 다른 일과 그 정부가 준 일을 병행하는 노인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30대 일자리와 40대 일자리 숫자가 매년 감소하고 있다는 건 고용상황이 나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논거로 제시되지만 그건 잘못된 추론입니다. 30대 인구과 40대 인구가 매년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그 연령대의 취업자 수도 당연히 감소하게 되므로  그 연령대의 취업자 수보다는 그 연령대의 고용률(전체 인구중에 일자리를 가진 사람의 비율)을 살피는 게 옳습니다. 

예를 들어 1년 전 30대 취업자 수는 55만2000명이었는데 올해 30대 취업자 수는 55만1000명으로 1000명이 줄었습니다. 그러나 1년 전의 30대 인구는 73만6000명, 올해 30대 인구는 72만6000명이라서 둘 중에는 올해의 취업 상황이 더 좋은 겁니다.(30대 고용률은 작년 75.1% 올해 76.0%를 기록했습니다)

– 그럼 지금 각 연령대별 고용률은 어떤가요?

이런 시각으로 40대 연령층의 고용률을 보면  40대 고용률은 약간(-0.2%포인트) 낮아졌습니다. (고용통계에서 가장 뼈아픈 부분입니다) 그리고 20대와 50대 고용률은 약간 늘었고 60대 인구의 고용률은 1.5%포인트나 올랐습니다.

이렇게 좋은 면과 나쁜 면이 골고루 섞여있어서 현재 우리나라의 고용상황이 인위적인 노인 일자리로 현실을 덮어버린 분식통계인지, 일자리가 꽤 생기는 걸로 봐서 밑바닥 경기가 생각보다 나빠지지는 않고 있다는 신호인지 해석이 모호합니다. 정부는 후자 쪽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1주일에 17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단기 일자리가 늘어난 것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것 같습니다. ‘단기 알바라도 새로 뽑고 있으니 경기가 나아지고 있다’라는 해석과 ‘언제까지 일자리를 단기 알바로 늘릴 것이냐는 비판’ 중 어느 것이 더 설득력이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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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브리프

연휴에 있었던 글로벌 경제 소식

우리 추석 연휴기간에는 증시에 긍정적인 뉴스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중국과 미국 사이의 무역협상이 좀 더 우호적으로 진전됐습니다.  미국이 10월 1일부터 종전 25%에서 30%로 높일 예정이었던 2500억달러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 시점을 2주 뒤인 10월 15일로 옮겼습니다. 중국의 중요한 이벤트인 국경절을 피하려는, 미국 측의 선의의 제스처(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인용하자면)로 해석됩니다. 중국도 이에 호응해 미국산 콩과 돼지고기 등에 대한 관세 부과를 유예했습니다.

유럽중앙은행의 9월 통화정책회의에서는 유럽 지역의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도 더 낮을 것이라는 유럽중앙은행의 분석이 나왔습니다. 올해와 내년의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각각 0.1%포인트, 0.2%포인트씩 하향 조정했습니다.

생각보다 나쁜 경기 상황에 대응해서  유럽중앙은행은 은행들이 대출을 하지 않고 중앙은행에 그냥 맡기는 돈에 대해 부과하는 벌칙성 금리를 -0.4%에서 -0.5%로 더 낮추고 시중에서 장기 채권을 사들이는 양적완화를 다시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증시에는 유럽의 경기가 생각보다 나쁘다는 악재보다는 그로 인해 유럽중앙은행이 시장에 좀 더 완화적인 모드로 대응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조금 더 부각되는 모습입니다. 연휴기간 동안 유럽증시는 1.5%가량 올랐습니다.

 미국에서는 경기가 여전히 좋다는 신호들이 쏟아졌습니다.  추석연휴가 시작되기 전만 해도 ISM 제조업 지수 등이 좋지 않게 나와서 미국 경기도 꼭지에 이른 게 아니냐는 불안한 전망이 꽤 있었지만 연휴 동안 8월 소매판매금액과 소비자심리지수 등이 예상보다 좋은 신호를 보냈습니다.

데일리 체크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의 가장 큰 혜택은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일하는 40대 직장인과 스포츠·레저업종 사업자에게 돌아갔다는 소식입니다. 고용노동부가 휴대폰∙카드 사용 데이터로 분석한 결과 주 52시간제 시행 이후 근무시간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계층은 광화문 주변에서 일하는 40대 직장인이었습니다. 이들의 올해 3~5월 하루 근무시간은 1년 전보다 42.7분 줄었습니다. 여의도, 판교, 가산디지털단지 등과 비교해 주 52시간제 시행 대상인 직원 300인 이상 대기업이 광화문 인근에 많기 때문에 근무시간도 더 줄어든 것으로 분석됩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의 석유가공시설 두 곳이 예멘 반군으로부터 공격을 받았습니다. 이 때문에 사우디아라비아 전체 산유량의 절반가량의 원유 생산이 차질을 빚게 됐습니다. 국제원유 가격도 치솟을 수 있습니다. 사우디 당국은 비축유로 당분간 공급 부족분을 메울 예정입니다.

금리 변동 위험이 있는 주택담보대출을 연 1%대 장기·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탈 수 있게 하는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의 신청 접수가 오늘 시작됩니다. 금리는 연 1.85∼2.2% 수준으로 대출 기간에 따라 다른데, 온라인으로 전자 약정하면 0.1%포인트 추가 금리 혜택이 있습니다. 부부 합산 연 소득이 8500만원 이하인 1주택자만 신청할 수 있지만 혼인 기간 7년 이내의 신혼부부나 2자녀(만 19세 미만) 이상 가구는 부부 합산 소득 1억원까지 가능합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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