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수] 물가가 처음으로 마이너스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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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소비자 물가가 ‘사상 최초’로 전년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곧 불황이 올 것”이라는 위기설과 더불어 디플레이션 걱정이 자연스레 생깁니다. 만성 관광 적자국이 되고 있는 한국의 사정도 설명드립니다. 9월 4일 ‘리멤버 나우’ 입니다.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물가가 처음으로 마이너스가 됐다

우리나라의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04%를 기록하면서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1년 전보다 물가가 떨어졌다 는 의미입니다.

– 왜 이런 일이 발생했나요?

작년 8월에 이례적인 무더위로 농산물 가격이 많이 올랐는데, 올해 8월에는 날씨가 괜찮아서 작년 8월에 비해  농산물 가격이 많이 하락한 영향이 가장 큽니다.  국제유가도 계속 안정세를 유지했고 유류세 인하가 없었던 작년 8월에 비해 유류세가 낮아진 탓에 석유류 가격도 많이 하락했습니다(유류세 한시적 인하는 작년 11월부터였습니다).

물가가 하락한 원인이 농산물과 석유류 가격 같은 일시적 외부적 요인이 강하게 작용하는 품목 때문이어서 물가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긴 합니다. 그러나  사상 처음으로 물가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점은 눈길을 끌 만합니다. 

– 물가가 계속 내리면 디플레이션인데, 디플레 오는거 아닌가요?

물가가 하락하는 현상이 자칫 일본식 디플레이션으로 연결될 가능성은 없을까 하는 걱정들도 함께 제기됩니다만,  디플레이션은 물가 현상이라기보다는 심리적 현상 입니다. 사람들의 마음 속에 “물가가 계속 내려갈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되고 그 기대와 예상으로 인해 투자와 소비가 뒤로 미뤄지고 그로 인해 실제 물가도 계속 낮아지는 결과가 나타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아직은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우려할 단계까지는 아닙니다.

– 왜 그렇죠? 

일회성 요인이 많은  농산물과 석유류 가격을 제외한 다른 품목들의 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1% 안팎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고 아직 사람들의 마음 속에 물가는 오르기보다는 내릴 가능성이 큰 것이라는 인식이 자리잡지는 않고 있다 는 점이 그 근거입니다.

한국은행도 8월 소비자물가 통계에 대해 농산물 물가가 유독 높았고 석유류 가격도 유류세 인하분이 반영되지 않았던 작년과 비교해서 일시적으로 내려간 물가일 뿐이라는 판단을 내놓고 있습니다. (물론 중앙은행은 금리를 인하해야 하는 상황이 늘 부담스럽기 때문에, 그리고 사람들의 기대인플레이션이 낮아지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라도 물가 하락이 매우 이례적이며 일시적이라고 밝힐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긴 합니다)

– 앞으로도 디플레 걱정은 안해도 되는 건가요?

작년 연말부터는 농산물과 석유류 물가가 꽤 낮아지기 시작했기 때문에 그 시기와 비교하게 되는 올해 연말과 내년 상반기의 물가 상승률은 다시 1% 이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 예상이 실제로 현실로 나타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그 예상이 틀린다는 건 서비스물가나 외식비 등이 올해 연말부터 생각보다 강한 하락세를 나타내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이 크지는 않아보입니다)

데일리 브리프

관광 적자국, 한국

우리나라 국민들이 해외 관광으로 쓰는 돈이 세계에서 9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인당 관광지출액이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 국민들이 지출한 해외 관광비용을 다른 나라들과 비교한 통계입니다.

우리나라는 관광으로 벌어들이는 돈보다 해외여행으로 쓰는 돈이 훨씬 많아서  관광수지가 130억달러가량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매년 3000만명 정도가 해외로 나가는 반면 해외에서 들어오는 관광객은 1500만명 수준입니다). 우리나라의 관광 인프라가 열악해서 내국인들의 눈높이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관광 인프라의 부족은 수도권으로만 소득이 몰리고 지방균형발전이 잘 안 되는 여러 이유 중에 꽤 중요한 요인 입니다. 중국도 관광으로 적자를 크게 보는 나라입니다. 해외 여행에 2700억 달러 이상 지출하면서 외국인 관광객으로부터 버는 돈은 400억 달러에도 못미칩니다.

데일리 체크

삼성디스플레이가 인력 구조조정에 나섰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것은 삼성전자에서 분사한 2012년 이후 처음입니다. 글로벌 경기가 악화하고, 중국과의 경쟁이 심화해 LCD 부문이 특히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때문에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1분기 첫 분기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올해 2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한 LG디스플레이 역시 희망퇴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 전동킥보드 공유서비스 시장에 현대차와 미국 라임도 참전했다는 한국경제의 보도입니다. 지난달 제주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현대차는 이달부터 서비스 지역을 서울과 대전 일부 지역으로 넓혔습니다. 미국에서 기업가치 20억달러를 인정받은 라임도 이르면 이달 국내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현재 국내에서 전동킥보드 공유서비스를 하는 업체 수는 20개에 가깝습니다.

국민은행이 알뜰폰(MVNO)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국민은행은 휴대폰 구입과 통신서비스 가입을 따로 하는 자급제 형태로 5G 서비스를 10월께 출시할 예정입니다. 5만원대 5G 요금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국민은행은 스마트폰에 은행이 판매하는 유심칩을 넣으면 공인인증서 없이 거래하는 방식으로 금융당국이 지정하는 혁신금융서비스 사업자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국민은행은 알뜰폰 서비스를 출시하는 10월에 이 서비스도 출시할 예정입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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