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5.월] 대출금리가 내일부터 낮아진다고요?

16일부터 ‘새로운 코픽스’가 적용되는 대출상품이 시중에 풀립니다. 이론상으로는 무조건 이 대출로 갈아타는게 유리하지만, 실제로 갈아탈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미국에서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 가격이 급락하고 있는데, 이는 보통 불황의 신호로 읽힙니다. 7월 15일 ‘리멤버 나우’입니다.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대출금리가 내일부터 낮아진다고요?

내일부터 새로운 코픽스가 도입됩니다. 은행이 돈을 빌려주려면 은행도 어딘가에서 돈을 구해와야 하는데 그 돈을 구해오는 비용이 <코픽스>입니다.  이 코픽스가 그동안 많이 부풀려져있었다고 판단하고 거품을 없앤 <새로운 코픽스>를 기준으로 하는 대출을 내일부터 판매하기 시작합니다 . 거품을 없앴으니 대출금리도 낮아집니다. 금융당국은 이 기준으로 변동금리 대출을 받으면 약 0.3%포인트 정도(정확히는 0.27%포인트) 금리가 낮아질 거라고 계산했습니다.

1. 이미 대출을 받은 경우도 그걸로 갈아타는 게 좋은가요?

과거에 이미 대출을 받았던 소비자들도 이 <새로운 코픽스 대출>로 갈아탈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4~5년 안에 대출을 모두 상환할 게 아니라면 0.3%포인트 정도 금리가 낮아지는 새로운 코픽스 대출로 갈아타는 게 무조건 이익 입니다. 대출을 갈아타는 조기상환수수료가 아무리 많아도 낮아진 금리가 적용되는 4~5년이면 충분히 만회하고도 남기 때문입니다.

기존 변동금리대출보다 0.3%포인트 정도 금리가 낮다면 새로 대출을 받는 분들도 이걸 선택하는 게 유리합니다.

2. 요즘은 요즘은 고정금리 대출이 오히려 금리가 더 낮은데요?

고정금리 대출은 2.5% 변동금리 대출은 3.0%라도 앞으로 5년 후에는 고정금리 대출은 이자율이 여전히 2.5%(고정이므로) 변동금리 대출은 적용되는 이자율이 2.0%로 낮아질 수 있습니다(시중 이자율 하락으로). 그런 저런 변화의 가능성이 반영된 것이 현재의 고정금리 대출과 변동금리 대출의 이자율이어서 둘 중 어떤 걸 선택하는 게 유리한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나 <새로운 코픽스 대출>은 기존 변동금리 대출보다 0.3%포인트 정도 금리가 낮아지므로 뭐가 유리할 지 잘 모를 정도로 막상막하였던 고정금리 대출이나 기존 코픽스 대출보다 0.3%포인트만큼은 무조건 더 유리한 대출이 됩니다.!!

 이론대로라면 기존 대출자든 신규 대출자든 이 새로운 대출상품을 선택하고 이 새로운 대출로 갈아타는 게 유리 합니다.

3. 요즘 대출 규제가 많아져서 기존 대출을 중단 또는 취소하고 새로운 대출로 갈아타려면 과거에는 없었던 규제가 적용되어서 대출이 안나오는 경우가 많을텐데,  갈아타는 게 가능한가요?

그게 가장 핵심적인 질문이자 고민거리입니다.  금융당국은 이 새로운 코픽스로 갈아타기를 할 때는 대출규제를 적용하지 않도록 한다는 방침 이지만, 그게 허용된다면 이론적으로는 모든 대출소비자들이 모두 갈아타기를 하게 되기 때문에 심지어 종전에 고정금리 대출을 선택한 분들까지 이쪽으로 이동하게 되고 가계대출의 대부분이 변동금리 대출이 되어버리는 리스크도 떠안게 됩니다.

그렇다고 기존 고정금리 대출자들은 새로운 좋은 대출상품으로 갈아타기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도 형평성에 맞지 않는 기준이 됩니다.

4. 왜 갑자기 이런 좋은(?) 대출상품이 나온 건가요?

금융당국이 은행들의 예대마진이 과도하다고 판단해서 마진폭이 적은 새로운 대출상품을 내놓도록 강요한 겁니다.

결국 은행들에게 마진을 줄이라고 지시한 것인데, 그런 마진 축소가 당국의 지시만으로 가능해질 수 있다면 굳이 번거롭게 이런 새로운 기준금리를 출시하지 않고도 그냥 평소에 은행들이 고객에게 대출해줄 때 부과하는 가산금리나 마진을 낮게 축소하는 방법으로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그게 안되니 은행들의 마진이 계속 과도했던 것인데,  새로운 저렴한 상품을 내놓고 그건 기존 상품보다 싸게 팔아야 한다는 압박이 먹힐 지 의문 입니다. (잔액기준 코픽스 상품 내놓기 힘든 은행들)

최악의 결과는 그런 새로운 상품을 내놓긴 하면서도 은행 대출창구에서는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잘 팔지 않거나, 기존 대출자들은 갈아타는 게 불가능한 상태에서 소수의 신규 대출자들만 혜택을 보는 ‘그림의 떡’이 되는 상황입니다.

내일부터 판매한다는 그 새로운 코픽스 대출 상품이 실제로 기존 변동금리 대출보다 얼마나 저렴해지는지(가산금리를 높여서 기존 대출과 비슷한 수준으로 맞추는 게 아닌지), 갈아타기가 가능한지 등을 잘 살펴야겠습니다.

소비자들 입장에서 아주 좋은 대출상품인 셈이지만, 이렇게 갑자기 저렴한 대출을 파는 게 가능한가? 가능하다면 지금까지는 왜 못했나? 기존 대출자들도 다 갈아타면 과연 감당이 가능한가? 등등 의문이 계속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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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브리프

경기불황 예고하는 채권시장

미국에서 신용등급이 아주 낮은 회사채들의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시험문제가 쉬우면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나 못하는 학생이나 점수 차이가 거의 없지만 시험문제가 어려워질수록 그 점수 격차가 커집니다. 마찬가지로 경기가 좋을 때는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나 높은 회사가 모두 빚을 잘 갚기 때문에 두 그룹의 회사채 금리도 비슷하지만,  경기가 나빠지면 옥석이 가려지면서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들의 회사채 금리가 폭등 합니다(너희들은 금리를 아주 높게 주지 않으면 돈을 빌려주지 않겠다는 시장의 메시지인 셈입니다).

 미국에서 요즘 그런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채권시장이 조만간 경기 침체를 예상하고 있다는 신호 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물론 그 시장이 틀릴 수도 있습니다만 아무나 낮은 금리를 적용받아 돈을 빌려가는 행복한 시기는 끝나가고 있다는 생각을 갖는 투자자들이 생기고 있다는 뜻입니다.

프랑스가 디지털세 걷으면, 미국은?

프랑스가 구글 아마존 등 미국의 대형 IT기업들에 대해 프랑스에서 발생하는 매출의 3%를 세금으로 부과하는 이른바 디지털세 법안을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IT기업들은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해 세율이 낮은 특정 지역에 이익을 몰아주는 방법을 쓰기 때문에, 프랑스에서 발생하는 이익에 대해 법인세를 매기는 식으로 적용하면 세금을 거의 걷을 수 없습니다. 이 고민은 프랑스 뿐 아니라 전세계 거의 모든 국가가 공통적으로 맞닥뜨리는 고민입니다.

일각에서는 프랑스가 이렇게 디지털세를 부과하면 IT 기업들은 그걸 가격에 반영해서 소비자에게 세금 부담을 전가한다는 추측을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기업들이 제품 가격을 임의로 올리면서도 매출을 유지할 수 있다면 이런 디지털세 이슈가 없더라도 이미 인상을 단행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이런 움직임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관건입니다. 미국도 대형 IT기업들이 아일랜드 등에 이익을 쌓아두면서 세금을 피하는 것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지만 그 고민의 방향은 어떻게 하면  그 이익에 대해 미국정부가 과세할 것인지에 있지, 그 이익에 대한 세금을 프랑스 등 다른나라 정부가 가져가는 것은 미국의 이익에 반하기 때문 입니다.

데일리 체크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화이트리스트는 특정 국가에 수출을 할 때 당국의 허가를 일일이 받지 않아도 되는 우대국 명단인데 이 리스트에서 한국이 빠지면 1000여개 품목에 대해 일본 기업이 한국에 수출할 때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게 됩니다. 한국은 이에 대해 일본의 부당한 보복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일본은 특혜의 취소일 뿐 부당한 대우는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최저임금 인상률이 2.9%로 결정됐지만 논란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주휴수당(근로자에게 1주일에 하루치씩 일당을 더 주는 것)을 없애자는 목소리가 계속 불거지고 있습니다. 일하지 않는 시간도 돈을 줘야 한다는, 우리나라 말고는 존재하지 않는 제도이기도 하지만 1주일에 15시간 이상 일하는 근로자에게만 적용되는 제도여서 1주일에 30시간 일하는 근로자를 해고하고  1주일에 15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근로자 2명을 채용하면 둘 다 주휴수당을 안줘도 되는 구멍도 있습니다 . 요즘 단기근로자 일자리 숫자가 늘어나는 이유도 이 문제와 관계가 깊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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