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업계는 이 소식에 왜 주목했고, 시장은 왜 반응했나요?

사실 테슬라는 지난 반년 동안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많은 우려의 시선을 받아왔습니다. 지난해 12월 중순 360달러를 정점으로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하더니, 6개월 후인 6월 3일에는 반토막인 180달러 아래로 떨어졌을 정도입니다. 이상한 것은 분기별 차량 인도 실적과 이런 주가 흐름 간에 미묘한 불합치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지난해 2분기까지 4만대 수준에 머물러 있었던 테슬라의 분기별 차량 인도 실적은, 모델3가 본격적으로 생산된 3분기에 8만3500대를 기록하며 급등했었습니다. 그리고 4분기에는 여세를 몰아 앞서 언급한 것처럼 9만대가 넘는 실적을 달성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실적의 발표를 앞두고 있던, 12월 중순부터 주가가 급락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유는 무엇일까요? 4분기와는 달리 2019년 1분기의 실적이 굉장히 나쁠 것이라는 투자자들 사이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2019년 1분기 차량 인도 실적은 전분기 대비 무려 30%가 급감한 6만3019대에 머물렀지요.  그렇게 암울한 1분기를 지나며 주가는 반토막이 난 상황에서, 이번 2분기 실적이 다시 사상 최고치를 달성하며 주가도 상승곡선을 그리는 롤러코스터 상황을 연출한 것 입니다. 자동차 업계는 물론 투자 업계에서도 다시 한번 테슬라에 주목하게 된 이유입니다.

왜 이렇게 실적 흐름이 롤러코스터를 타나요?

그렇다면 분기별로 이런 급격한 실적의 변동은 왜 생겼을까요? 이는 역설적이게도 미국 정부의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정책 때문이었습니다. 2018년 12월까지는 테슬라 차량 구매자에게 7500달러의 세액공제를 해주었는데, 올 1월부터는 그 금액이 3750달러로 절반이 되었던 것이죠. 이 때문에 대기 구매자들이 지난해 4분기 차량 인도를 서둘렀고, 그 여파로 1분기에는 차량 인도 실적이 급감할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회사측에서는 그러한 보조금 축소의 영향도 분명 있었지만, 모델3가 1분기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에 수출이 되면서 물류 및 통관 등에 따른 인도 시기 지연 효과도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물류와 통관이 정상화된 2분기에 모델3의 해외 고객에 대한 인도가 급증하면서, 차량 인도 실적이 사상 최고치를 달성할 수 있었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이제 테슬라는 정상 궤도에 오른 건가요?

그렇지는 않아 보입니다. 2분기 인도 실적이 어느 정도 예상되기 시작한 6월초 이후 주가가 상승하여 다시 230달러선까지 회복을 하긴 했습니다만,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 첫 번째는 역시 정부 보조금입니다.  7월 1일부터 세액공제 금액은 다시 절반으로 감소한 1850달러로 줄었으며, 이마저 내년부터는 완전 사라지기 때문 입니다. 그만큼 테슬라의 가격 메리트가 사라지는 것이죠. 참고로 아직 누적 판매대수가 20만대 미만인 포드와 BMW 등은 지속적으로 보조금을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미국 연방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지급 방식

– 1대당 7500달러의 세액 공제
– 각 기업별로 전기차 20만대 판매하고 나면, 반기별로 50%씩 단계적으로 축소
– 테슬라는 2018년 7월 20만대 판매 초과

하지만 그보다는 지속적인 적자가 정상화를 가로막는 더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테슬라는 45억달러의 매출을 달성한 지난 1분기에만 무려 7억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분기에 34억달러의 매출과 유사한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보면, 30% 이상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손실 규모를 줄이지는 못한 것입니다.

더구나 사상 최고의 인도 실적을 기록한 2분기 역시 적자를 벗어나지는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해 일론 머스크는 “이론적으로는 2분기부터 흑자전환을 할 수 있지만, 이는 주주들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확고한 선도 사업자의 입지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손실을 감수하고라도 계속 성장에만 집중한다는 입장 인 것이죠.

문제는  이런 막대한 적자가 현금흐름에 그대로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 입니다. 1분기 현금흐름이 무려 마이너스 9.5억 달러에 달했을 정도입니다. 이 때문에 1분기에만 약 23억 달러의 자금을 추가로 조달해야 했고, 그 결과 1분기말 금융 부채 규모는 약 127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규모가 되었습니다.

요즘 전기차 시장의 경쟁도 격화되고 있지 않나요?

 그런데 이런 마이너스 현금흐름을 정상화하는 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로 제기되는 것은, (테슬라 입장에서는) 매우 부정적인 경쟁상황 입니다. 우선 전세계에서 가장 큰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성장을 이끌어내야 하는데,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BYD 등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상대적 이익을 보면서, 중국 시장에서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게 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것입니다.

거기에 올 하반기부터 포르쉐, 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등 유럽계 업체들이 순수 전기차 모델을 본격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라는 점도 큰 위협이라고 지목됩니다. 그간 도요타, 닛산 등 일본 업체나 포드, 쉐보레 등 미국 업체들과의 제한된 경쟁에서는 테슬라가 우위를 보여왔지만, 브랜드를 앞세운 유럽 업체들과의 경쟁은 다른 차원의 문제가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까지 곡예운전을 해온 테슬라의 운명은, 올 하반기부터 시작되는 본격적인 전기차 대전(大戰)의 결과에 따라 해피 엔딩이 될지, 새드 엔딩이 될지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