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8.화] 정년 연장 논의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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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을 현재 60세에서 더 늘리는 방안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됐습니다. “직장 생활 더 길게 할 수 있으니 잘됐네”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문제가 간단하지만은 않습니다. 교통사고만 나면 “무조건 쌍방과실”로 보는 관습이 줄어듭니다. 5월 28일 ‘리멤버 나우’ 입니다.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정년 연장 논의가 시작됐다

정부가 현재 만 60세인 정년을 연장하는 안을 놓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노인 빈곤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노후에도 일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춰야 한다는 취지에서 비롯된 고민입니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 풀어야할 과제가 꽤 많습니다.

– 노인들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데 뭐가 문제인가요?

가장 큰 걸림돌은  정년을 연장할 때 정말 법대로 정년이 연장되는 일자리는 이미 노인 빈곤과는 거리가 먼 공기업이나 공무원, 일부 대기업 등의 일자리라는 점 입니다.

노인 빈곤 해결을 위해 정년을 연장한다는 설명이 현실에서는 한 번만 생각해보면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명제라는 의미입니다. 노인 빈곤 해결이 필요한 계층은 정부가 정년을 연장하는 것과 무관한 자영업 등의 업종에 종사하고 있거나, 정부가 법으로 정년을 연장하더라도 권고사직 등의 형태로 얼마든지 퇴직 종용이 가능한 기업에 고용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즉 정년이 연장되더라도 이미 꽤 보호받고 있는 부유한 근로자들의 노후 소득이 더 늘어나는 정도에 그칠 가능성이 큽니다.

강제로 정년을 연장할 경우 인건비 부담을 느낀 기업들이 청년 고용을 줄이거나 다른 투자를 줄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공지) 오는 6월 3일 부터 <리멤버 나우>의 푸시 발송 시간을 현재 ‘오전 8시’에서 ‘오후 9시‘로 바꿉니다. 당일 소식을 ‘다음날 아침’이 아닌 ‘당일 저녁’에 좀 더 빨리 접하실 수 있게 하기 위함입니다.  리멤버 앱(‘알림’ 탭)에서는 언제든 <리멤버 나우>를 보실 수 있습니다.  관련 문의나 의견은 [email protected] 로 부탁드립니다.

데일리 브리프

교통사고 ‘무조건 쌍방’ 줄인다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때 피해자에게도 일부 과실비율을 적용하고 ‘너도 마찬가지로 나쁘다’고 판정하는 관행들이 줄어듭니다 . 예를 들면 뒷차가 중앙선을 넘어 내 차 앞으로 끼어들며 앞지르기를 하는 걸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추돌했을 경우도 과거에는 20% 정도의 과실이 있다고 판정해왔지만 앞으로는 가해자가 100% 잘못한 것으로 판정됩니다.

피해자가 완벽하게 방어운전을 했다면 피할 수 있을 사고였을 수도 있겠지만 피해자가 억울하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은 피해자가 다른 쪽으로 보상을 받으려는 심리를 자극해 엉뚱한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킵니다. 예를 들면 과실비율이 0 이었다면 그냥 차량만 수리하고 말았을 피해자가 과실비율 10%를 부여받으면 피해자의 자동차보험료도 할증되기 때문에 그걸 보상받기 위해 목이 아프다거나 하는 증상을 호소하며 인사사고 합의금을 요구하게 되는 경우입니다.

링크는 다양한 사고 사례의 경우에 가해자와 피해자의 과실비율이 각각 얼마로 산정되는지 사례들을 담은 사례집입니다. 시간 있으실 때 살펴보시면 꽤 흥미로운 자료가 될 것 같습니다.

여전히 낮은 여성고용률

우리나라 여성들의 고용률(여성중에 일자리가 있는 여성의 비율)이 최근 5년간 소폭 증가하긴 했으나 OECD 국가들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한국의 15세부터 64세 사이 여성의 고용률은 2017년 기준 56.9%로 OECD 33개국 중 27위이며 평균(63.7%)보다 낮습니다.

일자리를 갖지 않는 여성들이 우리나라에 많은 이유는 여러가지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1. 출산과 육아를 회사 일과 병행하기 어려운 근로 문화 때문에 여성들의 경력단절이 자주 발생하고 2. 정규직 보호가 강한 노동구조에서 정규직의 결원이 잘 생기지 않으며 3. 기업도 정규직 채용에 따른 부담이 커서 결원이 생기면 채용을 하지 않고 견디는 경향이 강한 탓에  한번 경력단절이 된 여성들이 새로 취업할만한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것이 취업을 포기하게 되는 경우로 연결된다는 해석 입니다.

한편에서는 배우자인 남성의 소득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여성이 근로시간을 최대한 줄이고 남성의 소득을 극대화하기 위해 남성을 돕는 것이 그 가정의 평균소득을 높이는 방법이라는 걸 깨닫고 의도적으로 여성들이 근로시간을 줄이는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됩니다. 어느쪽이든 가정생활을 일부 또는 대부분을 희생해야 높은 급여를 받게 되는 현실을 반영한 해석입니다.

데일리 체크

미국의 타깃이 돼서 미국, 유럽 업체들과 줄줄이 거래가 끊기고 있는 화웨이 측이 한국 부품업체들을 찾아 원활한 공급을 요청했다는 아시아경제의 보도입니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화웨이와 얽힌 한국 업체는 많습니다. 화웨이는 한국에서 12조원 넘는 부품을 사가는 큰 손입니다. 한국 입장에선 놓치고 싶지 않은 고객입니다만, 미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미국처럼 거래를 끊으면 중국의 보복을 당할 수도 있습니다.

종부세 회피를 위해 다주택자들이 보유 주택 중 일부를 관리신탁을 맡긴다는 소식입니다. 관리신탁은 쉽게 말하면 “돈을 줄테니 내 부동산을 잘 운용해달라”고 맡기는 겁니다. 예전에는 큰 건물 같은것만 신탁을 맡겼는데, 요즘은 아파트나 주택도 맡긴다고 합니다. 신탁을 맡기면 형식상 명의가 바뀌어서 다주택자들은 세금 폭탄을 피할 수 있습니다. 일종의 편법이지만, 불법은 아니기 때문에 막을 방법은 없습니다.

지난 2010년 ‘크레딧’이라는 디지털 화폐를 내놨던 페이스북이 내년에 자체 암호화폐인 ‘글로벌코인’을 출시합니다. 글로벌코인은 페이스북과 다른 웹사이트에서 현금처럼 결제 수단으로 기능하고, 이를 활용한 송금도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마크 저커버그 CEO는 “송금은 사진을 공유하는 것만큼 쉬워야 한다”고 했습니다. 다만 알리페이나 카카오페이처럼 자체 화폐 없이도 간편송금∙결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만큼 페이스북이 암호화폐를 만드는 이유는 따로 있는 듯합니다. 미국 미디어 쿼츠는 페이스북이 자체 화폐를 필요한 만큼 찍어내 유저들에게 보상을 줌으로써 유저들이 페이스북을 떠나지 않게 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우리나라의 1인당 전기사용량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편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리나라의 작년 1인당 전기사용량은 10.2MWh로 일본이나 독일보다 20% 이상 높았습니다. 이는 전기요금이 다른 선진국보다 싼 편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전체 사용량 중 절반 이상이 산업용 사용량인 만큼 일반 국민들이 전기를 너무 많이 쓴다고 결론 내리기는 어렵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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