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금] 미국∙한국 성장률 역전의 시사점

<리멤버나우>는 최고의 경제 전문가들이 매일 아침 전하는 콘텐츠 레터입니다. 오늘의 경제 소식을 한눈에 파악하세요.

미국경제가 1분기에 크게 성장했습니다. 그 폭이 한국보다도 컸는데요. 미국의 높은 성장률이 앞으로 한국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에너지저장장치(ESS)에서 원인 모를 화재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ESS가 친환경 발전을 위해선 꼭 필요한 탓에 에너지 정책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5월 3일 ‘리멤버 나우’입니다.

홍춘욱의 시장을 보는 눈

미국∙한국 성장률 역전의 시사점

지난 주말 미국의 2019년 1분기 경제성장률이 발표되었는데, 대부분의 시장 참가자들이 깜짝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시장 참가자들은 1분기 미국 경제가 잘해야 2% 남짓 성장할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3.2%를 기록했기 때문입니다(전 분기 대비 연율 기준). 이 결과는 전날 발표되었던 한국 경제성장률(전 분기 대비 0.3% 감소)과 극단적으로 대비되었습니다.

– 미국이랑 우리가 성장률이 3%포인트 넘게 차이난 건가요?

먼저 짚고 넘어갈 점은, 이러한 비교는 문제가 있습니다.  같은 기준으로 비교해야 하기 때문 입니다. 아래의 <그림>처럼, 전년 같은 기간에 비교한 성장률을 비교하거나 혹은 전 분기 대비 성장률을 비교하는 게 맞죠. 물론,  이렇게 비교하더라도 한국이 최근 미국에 비해 성장률이 둔화된 것은 분명한 사실 입니다(미국 3.2% vs. 한국 1.8%).

이코노미스트입니다. 경제연구소와 금융기관, 그리고 연기금에서 경제를 분석하고 예측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데일리 브리프

저물가에도 디플레 걱정 안 해도 되는 이유

물가상승률이 낮은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달(4월) 소비자 물가도 1년 전에 비해 0.6%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올해 들어  4개월째 전년대비 물가상승률이 0%대 입니다.

뭔가 전에는 나타나지 않던 현상이 나타나니까 생소하고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게 자연스럽습니다만,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물가가 크게 오르지 않는 저물가 시대로 접어든 것은 새로운 뉴스가 아니고요. 그래도 ‘0%대 물가’는 좀 이상하지 않느냐는 의문 정도가 유효한 상황인데 물가 상승률이 낮은 이유가 대단히 명확해서 별다른 고민을 할 만한 지점은 없어보입니다.

국제유가의 하락, 유류세 인하, 그리고 정부가 계속 쏟아내고 있는 각종 복지정책이 물가를 낮추고 있는 중요한 요인입니다. 건강보험의 보장성이 높아지면서 병원비가 내려갔고 교복을 무상으로 주는 지자체가 늘어나면서 전국 평균 교복값이 거의 반토막이 났습니다.

사실 물가상승률을 구성하는 요인들 가운데 에너지 가격과 농산물 가격은 단기적인 국제정세나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대응 수단이 별로 없고 고민한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닙니다. 다만 서비스 물가는 그런 변수의 영향을 적게(천천히) 받으면서도 한번 올라가면 내려오기 어렵기 때문에 서비스 물가를 주의깊게 살필 필요가 있는데요.  정부의 복지정책들이 사실상 일상적인 서비스 상품을 정부가 제공하겠다는 의미 여서 최근에는 정부의 정책에 의한 서비스 물가의 하락이 잦습니다.

별다른 요인이 없는 상황에서 경기 침체에 의한 소비심리 추락, 그에 따른 물가하락으로 연결되는 디플레이션과 현재의 상황은 다소 구별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물가가 낮게 나오는 최근의 현상을 걱정스럽게 바라볼 이유가 없다는 의미입니다. 국제유가 하락, 복지정책 가동 등 일회성 요인에 따른 물가하락은 1년 후에는 그 요인이 희석되어 물가가 다시 오르게 됩니다. (교복값이나 병원비가 여기에서 또 반토막이 날 이유가 없으니까요)

실제로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그런 1회성 요인이 사라지고 물가가 다시 오를 가능성이 더 큽니다.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초에 비해 50% 이상 올라간 국제유가가 반영되어 지난해 하반기 물가와 비교되기 시작하는 몇 개월 후부터는 물가상승과 그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친환경에너지 저장소 화재가 태운 것들

ESS(에너지 저장시스템)는 쉽게 말하면 배터리입니다. 태양광 등 친환경 발전 시스템에서 생산되는 전기를 저장해놓는 용도로 보급되고 있는데요.

최근 ESS에서 원인 모를 화재가 자주 발생하는 바람에 사실상 생산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ESS는 한 회사가 만드는 것도 아닌데  제조회사를 가리지 않고 비슷한 증상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정부가 원인파악에 나섰습니다만 아직도 원인이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ESS 보급이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나라 여서(전세계 ESS의 3분의 1이 우리나라에 있습니다.) 다른 나라의 선행 연구도 거의 없습니다. 화재의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발화지점에서 타다 남은 뭔가가 있어야 이 부분에서 불이 났다는 걸 알 수 있는데 ESS는 화재사고가 나면 100% 재가 될때까지 타버리기 때문에 원인 규명을 위해서는 ESS를 다시 가동시켜서 불이 날 때까지 기다려보는 수밖에는 없습니다.

ESS는 태양광이나 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장치입니다. 화력발전이나 원자력발전과 달리 친환경 에너지는 에너지원의 공급이 불규칙하기 때문에(바람은 불다가 안 불기도 하고 태양도 구름에 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들어놓은 전기를 저장해놓는 과정이 필수적입니다.

ESS의 화재 원인을 밝히지 못하면 그 여파가 적지 않습니다.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국가 에너지 구조를 바꾸려는 정부의 방침도 다시 고민해야 합니다. 수소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수소 경제의 지지자들은 “그러길래 에너지를 수소라는 형태로 저장하자고 하지 않았느냐”고 목소리를 높일 가능성도 큽니다.

요즘 제일 많이 사용하고 있는 배터리인 리튬이온 배터리는 대단히 불안하고 약한 구조입니다. 공항에서 부치는 짐에 배터리를 넣지 말라고 하는 건 언제 어떤 원인으로 불이 날지 모른다는 가정을 깔고 있는 조치입니다. 배터리 제조업체를 가리지 않고 화재 사고가 나고 있다는 건 제조업체의 문제가 아니라 리튬 이온 배터리가 가진 근본적인 한계일 수도 있어 보입니다. 일정한 전력으로 충전되는 자동차용 배터리와는 달리 다양하고 불규칙한 발전 환경에 노출되는 ESS는 리튬이온배터리가 갖는 불안정성을 더 자주 드러내게 될 수도 있습니다.

새로운 배터리 방식을 발명해서 이 논란을 잠재우지 않으면 당분간 친환경 에너지 정책도 함께 삐걱거리게 될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데일리 체크

1인당 국민소득(GNI)을 감안했을 때 우리나라의 최저임금이 OECD 27개국 중에서 7위라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OECD 국가 중 우리나라가 최저임금을 가장 높게 설정했습니다. 눈여겨볼 지점도 있습니다. 고임금국가인 유럽 8개국에는 최저임금제가 없으며, 유럽 국가들은 주휴수당 대신 노사 단체협약으로 유급휴일을 보장합니다.
“미래는 프라이빗”이라고 공언한 저커버그 CEO의 말처럼 페이스북이 변화를 시도합니다. 페이스북은 앞으로 ‘그룹’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개편할 예정입니다. 이용자가 쓴 글을 다수에 보여주는 방식으로 성장해온 페이스북이 체질을 바꾸는 것입니다. 페이스북 메신저와 왓츠앱도 개편합니다. 가을에는 PC용 메신저 앱도 내놓는다고 합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가 5월 말부터 신흥시장(EM) 내 한국 비중을 줄이기로 했습니다. 대신 중국 비중을 늘립니다. MSCI는 일종의 ‘지수’고 이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여기서 중국 비중이 늘고 한국 비중이 줄면, 일부 자금이 한국에서 이탈해 중국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외국인 영향력이 센 한국 증시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대한항공이 27개 국제 노선에서 1등석을 없애기로 했습니다. 비즈니스 클래스와 이코노미 둘 만으로 운영되는 노선이 늘어납니다. 1등석은 보통 매진이 잘 안되기 때문에, 운영 효율을 높이려는 조치로 풀이됩니다. 경쟁사인 아시아나는 희망 퇴직 신청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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