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수] 불황을 예측하려면 ‘이 지표’만 봐라

<리멤버 나우>는 리멤버와 분야별 최고 수준의 경제 전문가들이 함께 만드는 ‘데일리 경제 콘텐츠 레터’ 입니다.

우리는 항상 불황이 언제 올지 불안해 합니다. 불황을 예측해 큰 돈을 벌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불황은 어떻게 예측할 수 있을까요. 현대차가 인도의 우버로 불리는 차량 공유업체에 투자했습니다. 3월 20일 ‘리멤버 나우’ 입니다.

홍춘욱의 시장을 보는 눈

불황을 예측하려면 ‘이 지표’만 봐라

지난 2018년 말의 주가 폭락 사태 이후 세계 금융시장의 참가자들의 눈은 미국 경제지표에 모아지고 있습니다. 유럽경제의 탄력이 둔화되고, 중국이 무역분쟁으로 비틀거리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마저 어려워지면 세계경제가 2000년 같은 불황의 늪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죠.

부동산이 무너질때가 경제가 무너질 때다

이 대목에서 조금 첨언하자면, 2000년이나 2008년 같은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왜냐하면 주식과 부동산은 모두 매우 중요한 자산이지만,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 면에서는 부동산이 압도적이기 때문 입니다.

2003년 발간된 보고서 『When Bubble Burst』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은 부동산 가격이 폭락할 때 세계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IMF(2003), 『World Economic Outlook』, 2장)

이코노미스트입니다. 경제연구소와 금융기관, 그리고 연기금에서 경제를 분석하고 예측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데일리 브리프

현대차가 차량 공유 업체에 투자하는 이유

현대차가 “인도의 우버”로 불리는 올라라는 업체에 3억달러를 투자했습니다. 현대차는 지난해에 동남아 지역에서 비슷한 서비스를 하고 있는 ‘그랩’에도 비슷한 규모의 투자를 한 바 있습니다. 2011년 설립된 올라는 현재 인도 차량호출 1위 업체로 현재 세계 125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등록된 차량은 130만대로 알려져있습니다.

현대차가 이런 차량 호출 서비스에 투자하는 이유는  앞으로 무인 운전 시대가 오면 소비자들은 차량을 구매하지 않고 이런 호출 서비스를 이용해서 필요할 때 차를 불러서 쓰고 다시 반납하는 소비 패턴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 때문 입니다.

그럴 경우 차량의 구매자는 일반 소비자가 아니라 우버나 올라, 그랩같은 차량 호출 서비스가 될 것입니다. 자동차 회사들은 이런 서비스를 직접 시작하거나 이런 서비스에 투자해서 지분을 갖지 않으면 차를 판매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자동차 산업이 제조업이 아니라 서비스업이 되는 변화의 분기점에서 자동차 생산업체들이 어떻게 대응하는 지를 관찰하는 것도 흥미로운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최저임금은 고용을 줄이지 않는다”

최저임금을 올리면 고용이 줄어드는가 그렇지 않은가. 어느 쪽이든 정답이 있을 것 같은 단순한 질문이지만 경제학계는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아직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제 58세의 젊은 나이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제학자 앨런 크루거 최저임금을 올린다고 일자리가 줄어들지는 않는다는 실증 결과를 논문으로 발표한 학자 였습니다.

1993년 미국 뉴저지주와 펜실베니아주 접경지역의 410개 패스트푸드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최저임금을 시간당 4.25달러에서 미국 내 최고 수준인 5.05달러로 인상한 뉴저지주 패스트푸드점에서는 오히려 고용이 늘었지만 4.25달러를 유지한 펜실베니아주 상점들에서는 신규 채용이 오히려 줄었다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물론 이 논문은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여전히 논란이 있긴 합니다. 패스트푸드 상점 이외의 다른 업종에서는 고용이 줄었을 것이며 이 때문에 저렴한 패스트 푸드 식품의 수요가 오히려 늘었을 수도 있고,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득 증가로 최저임금을 받는 저소득층의 선호 식품인 패스트푸드의 수요만 늘었을 수도 있겠습니다.

최저임금을 올리는 것이 경기를 살리는 데 도움을 주는지, 준다면 어떤 조건일 때 도움을 주며 어떤 조건일 때는 해가 되는지 정도의 단순한 질문에 대해서도 현대의 경제학은 답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계속 현실을 보고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경제학자의 역할일 것 같습니다. 앨런 크루거는 지금도 우리나라를 흔들고 있는 큰 화두를 던지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전셋값 하락, 얼마나 심각할까

2년 전보다 전세금이 내린 아파트가 전체 아파트의 절반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한국은행이 올해 1월과 2월에 전세 거래가 된 아파트들의 2년전 전세금을 조사해서 서로 비교한 결과입니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서는 60%에 달하는 아파트의 전세금이 2년 전보다 내렸고 서울은 이 비율이 28.1% 였습니다. 다만 전세금이 크게 내린 아파트는 많지 않았습니다.(하락률을 따지면 전세금이 내려간 52% 가운데 절반가량이 하락폭 10% 미만으로 조사됐습니다)

만약 전셋값이 10% 더 내리더라도 98.5%는 보증금 반환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예금을 헐어서 내주면 된다는 의미입니다(한국은행이 활용한 자료는 각 세대의 금융자산도 함께 파악한 통계자료입니다)

다만 전체 집주인의 약 1.5%인 3만여 가구 정도는 전세금이 내려가면 집을 팔지 않고는 보증금 반환이 어려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런 사실을 98.5%에 초점을 맞춰서 큰 문제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하기도 하고  3만가구라는 숫자를 꺼내들며 위험 상황이라고 진단하기도 합니다.

통계의 대부분은 긍정적인 요소와 부정적인 전망 등을 모두 포괄하며 그냥 이런 상황이라는 풍경을 보여줄 뿐이지만 그 중에 어떤 부분에 확대경을 들이대느냐에 따라 세상은 아무 일이 없기도 하고 큰 일이 나기 일보직전으로 묘사되기도 합니다.

 전세 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이 됐을 때 그 세입자도 인질이 되어 계속 자금난을 겪는다는 점 입니다. 경매로 넘어가서 낙찰받는 사람이 나올 때까지 세입자가 전세금을 돌려받을 방법은 없습니다.

내년부터 노후주택 급증한다

매년 똑같은 숫자의 아이가 태어난다면 고령화 문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늘 같은 숫자의 노인이 사라지고 비슷한 숫자의 노인이 생길테니까요. 그러나 특정 시기에 많은 아이들이 태어나는 일이 가끔씩 생기고 그 아이들이 자라서 노인이 되면 고령화 문제가 생깁니다. 특정 시기에 많은 아이들이 몰려서 태어나면 그 아이들은 어릴 때는 유치원 입학 대란, 취업할 때는 취업 대란 심지어 세상을 떠날 때도 장례식장을 찾기 어려워 고생을 하기 마련입니다.

집도 마찬가지입니다.  특정 시점에 집중적으로 주택이 지어져 공급되면 그 집들이 낡아가면서 노후 주택들이 일시에 많아지는 일이 생깁니다. 내년부터 우리나라에 그런 노후주택들이 급증하는 일이 생길 거라는 분석 입니다. 1990년대에 대량으로 공급된 아파트들이 문제입니다.

그런 노후 주택들은 일시에 재건축하기 어렵습니다. 한꺼번에 사람들이 이사를 가고 집을 비우려면 잠시 살 주택들이 모자라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계속 재건축을 미룰수도 없습니다. 더 이상 재건축을 미루기 어렵게 되는 30~40년차 주택들이 쏟아지는 2025년 전후에는 또 한번의 전세난 또는 주택난이 생길 수 있습니다. 뭐든 한꺼번에 많이 하면 늘 부작용이 따라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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