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3.금] 양극화, 전부 ‘정부탓’ 일까?

<리멤버 나우>는 리멤버와 ‘손에 잡히는 경제’ 진행자인 이진우 경제전문기자가 함께 만드는 ‘데일리 경제 콘텐츠 레터’ 입니다.

한국의 소득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습니다. 양극화는 심각한 문제여서 개선해야 하지만, 제대로 원인 파악을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현대차의 주가가 왜 끝을 모르고 추락하는지도 정리했습니다. 11월23일 ‘리멤버 나우’ 입니다.

01

양극화, 전부 ‘정부탓’일까?

우리나라의 소득상위 20% 집단의 소득과 하위 20% 집단의 소득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통계청이 우리나라 가구들을 대상으로 소득을 조사한 가계동향조사 통계에 따르면 상위 20% 가구의 평균 소득과 하위 20% 가구의 세후 평균 소득은 5.5배나 차이가 나고 있습니다.

상위 20%와 하위 20%의 소득 격차는 2007년 이후 가장 큽니다.  2007년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이례적인 시기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 관찰된 소득격차는 꽤 주목할만한 결과 입니다.

02

리콜에 부딪쳐 급락하는 현대차.

현대차 주가가 어제 52주 신저가를 기록했습니다. 현대차 주가가 내리는 이유는 1. 차가 잘 안팔리고 2. 그나마 팔리는 신흥국의 통화가치가 하락해서 자동차를 판 돈을 환전하고 나면 손실이 크며 3. 계속되는 리콜로 인한 목돈 지출이 크기 때문입니다.

1번 요인에는 중국의 영향이 큽니다. 현대차가 자동차를 제일 많이 파는 시장인, 그러므로 가장 많이 팔아야하는 시장이기도 한 중국시장에서 작년보다 차를 잘 못팔고 있습니다. 중국 시장의 제외한 글로벌 시장의 판매량은 지난해와 올해가 거의 비슷한데, 중국에서 12만대 가량 판매량이 감소했습니다.

1번과 2번은 이미 알려진 악재입니다만 어제 주가가 크게 내린 것은 3번 문제가 또 불거졌기 때문입니다.

현대차의 세타2 엔진은 그동안 많은 논란이 있었습니다. 대당 2만원의 비용을 치르고 1700만대의 차를 리콜하는 바람에 큰 손실을 보기도 했지만, 이 이슈는 아직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리콜해야 할 차량이 더 늘어나면 또 한번 목돈이 들어갈 상황입니다.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은 3000억원도 안됩니다만 3분기에 쓴 리콜 비용은 5000억원 가까이 되고요. 리콜해야 할 차가 더 늘어나면 수조원대 비용이 들지도 모른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03

중국집, 일식집 합한 것 보다 많은 치킨집

직장인의 종착역은 치킨집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많은 사람이 ‘인생 2모작’을 치킨집으로 설계한다는 얘기인데요. 실제로 국내 치킨전문점 숫자는 3만4303곳으로 국내 외식사업체의 5.1%에 달합니다. 전국 중국집과 일식집 숫자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습니다.

특히 치킨전문점은 개점과 폐점도 활발합니다. 지난해에는 프랜차이즈 치킨집이 3277곳 문을 열었고 3098곳이 문을 닫았습니다. 개점률은 11.8%, 폐점률은 11.2%로 집계됐습니다. 많이 뛰어드는데, 많이 망한다는 얘기입니다.

문제는 돈 벌기가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치킨집 점포당 매출액은 주요 외식업종 중 끝에서 하위 2위였습니다. 분식 및 김밥전문점 다음으로 매출이 저조했습니다. 규모도 영세해 치킨집 점포당 평균 2.3명이 일하고 있습니다. 

04

어제 쿠팡, 배민 한때 못 쓴 이유

클라우드, 가상화 플랫폼. 이 어려운 말들은 우리 삶과 큰 상관 없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큰 상관 있는 것으로 드러났네요. 아마존이 운영하는 클라우드 서비스인 AWS에서 장애가 발생해서 입니다. 

클라우드라고 하니 구름 위에 떠있는 것 같지만, 쉽게 말하면 멀리 있는 하드디스크 입니다. 예전에는 기업들이 각자 큰 하드디스크(서버라고 부릅니다.)를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관리도 불편하고 보안도 잘 유지가 안됐죠. 그래서 관리도 잘 해주고 안전하게 지켜주는 전문업체의 서버를 돈 주고 쓰는 겁니다.

이 얘기는 이 서버가 다운되면 그 서비스 운영이 중단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한국 서버 시장에서 AWS는 점유율이 가장 높습니다. 쿠팡, 배달의 민족, 마켓컬리 등 주요 IT 업체들이 AWS를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운영이 중단된 것이지요.

편리한 클라우드 서비스지만, 너무 한 업체에 의존도가 클 경우 장애가 발생하면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도 있다는 ‘경고’가 아닐까 합니다.

05

카를로스 곤, 끝내 해임. 르노-닛산 전쟁 시작.

비리 혐의로 긴급 체포된 카를로스 곤 닛산 회장이 끝내 해임됐습니다. 1999년 경영위기에 빠진 닛산에 파견돼 회사를 극적으로 부활 시킨 그의 신화도 마무리 됐습니다.

그는 르노, 닛산, 미쓰비시를 동시에 이끌던 CEO 였습니다. 3사의 판매 합계는 세계 2위 입니다. 하지만 최근 자신의 실제 보수보다 적은 금액을 신고한 혐의 등으로 체포됐습니다.

비리를 저질렀으면 체포되는게 당연하지만, 업계에서 보는 이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았습니다. 일본과 프랑스의 주도권 싸움이 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프랑스 측이 닛산을 르노와 합쳐버려 ‘통합경영’을 시도하려 하자, 일본 측이 곤 회장을 축출하는 방식으로 맞섰다는 것입니다. (자세한 지분 구조 등은 이 기사를 참조하세요.)

곤 회장의 해임을 계기로 닛산과 르노의 경영권 분쟁이 가속화 될 전망입니다.

06

Quote of the day

연구개발에 바탕을 두고 대량의 투자를 하는 회사, 디지털 구조 변화에 적응하는 회사만 살아남을 것으로 예상한다.

2100조원이 넘는 투자자금을 굴리는 캐피탈그룹의 앤디 버든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입니다.

그는 세계 주식시장의 위험 요소를 무역 전쟁과 시장 구조 변화로 봤습니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은 빠른 시일내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아울러 최근 FAANG(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등 기술주의 하락은 “시장 구조 자체가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위와 같이 말했습니다.

한국 증시의 하락에 대해서는 “단기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에서 돈을 뺄 때 벌칙(세금 등)이 없다”며 “중국 의존도가 큰 것도 문제”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배당을 서서히 늘려 장기 투자를 유도하고, IT 외에도 다양한 산업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