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13만호 공급, 과연 통할까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입니다. 시장 참여자의 관점에서 부동산 시장을 분석합니다.

김규정의 부동산 나우

서울에 13만호 공급, 과연 통할까

13만호 추가 공급: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에 총 26만 호 이상의 새 집을 공급하는 대책이 발표됐습니다. 지난 5월 발표한 서울 도심 주택 공급계획 7만 호와 당초 계획된 3기신도시 등 공공분양의 사전청약 6만 호를 제외하면 새롭게 발표된 주택 공급계획은 13만 호가 조금 넘습니다.

도심 내 군 부지와 공공기관 이전부지 및 유휴부지를 이용해 3.3만 호를 짓고 3기 신도시 등의 용적률을 높여 2.4만 호를 추가로 공급합니다. 그 밖에 노후 공공임대주택 재정비와 역세권 복합개발 등 도심공급 규제완화를 통해 5000호가량 추가 주택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나머지 7만 호는 공공참여형 재건축과 재개발을 통해 공급합니다.

공급량 적지 않다: 발표 이후 수요자들의 관심은 공급량과 주요 공급지역, 공급방식과 공급시기 등에 쏠렸습니다. 먼저 공급량은 당초 예상보다는 많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주택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공급량인지는 판단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예상보다는 공급량을 최대한 확보한 것 같다는 의견이 좀 더 많아 보입니다.

서울 곳곳의 소규모 택지를 포함한 공급지역 또한 비교적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일찌감치 알려진 태릉골프장을 비롯해 용산 캠프킴, 상암과 마곡의 기관부지, 과천청사부지 등이 수요자들의 관심을 받으며 공급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완화했다: 공급방식에 있어서는 신규택지와 가용부지를 최대한 확보하는 한편 용적률 상향과 고밀개발을 통해서 주택 공급량을 늘리는 데 집중했습니다. 공공참여형 재건축과 공공재개발 활성화 등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다소 완화한 정책도 나왔는데요. 정비사업을 규제하던 기존 방침과는 사뭇 달라서 이후 적극적인 주택 공급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하지만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부정적인 의견도 적지 않았습니다. 실제 주택 공급량은 계획보다 적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대표적으로 공공참여형 고밀재건축이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많았습니다. LH와 SH 등 공공이 참여하는 대신 용적률을 최대 500% 수준으로 높여주고 층수는 최대 50층까지 올릴 수 있습니다. 규제완화를 통해 늘어나는 주택의 절반 이상은 기부채납으로 환수해 장기 임대와 공공분양 주택으로 활용합니다. 생애최초로 집을 장만하는 무주택자와 신혼부부, 청년 등에게 우선 공급됩니다.

공공 재건축, 조합원들이 꺼릴 수도: 용적률과 층수 규제완화에 관심을 갖는 재건축 조합원도 있을 테지만 높은 기부채납율과 장기 임대, 공공분양주택을 꺼리는 조합원도 있을 겁니다. 이들이 참여하지 않을 경우 공공 고밀재건축을 통한 주택공급계획은 달성하기 어렵다는 걱정이 흘러나왔습니다. 공공 고밀재건축 계획이 5만 호나 포함돼 있어 실제 공급주택량은 줄어들수도 있습니다.

공공 고밀재건축 방안에 대한 중앙정부와 서울시의 의견이 조율되지 않은 듯한 발표도 우려를 키웠습니다. 또한 몇몇 공급계획 지역의 경우 주택 개발사업 및 공공 임대와 분양 주택의 공급을 꺼리는 분위기도 포착돼 사회적 갈등도 예상됩니다. 상호 조율이 부족하고 갈등이 야기되면 공급계획에 차질을 빚거나 진행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당장은 주택 공급 안 된다: 공급시기와 그 효과에 대한 지적도 있었습니다. 당장 입주주택이 나올 수 없고 4~5년 이상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어 즉시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겁니다. 공급을 기다리는 수요가 늘고 추격매수심리가 진정된다고 해도 주택가격 안정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이 엇갈렸습니다.

새 집 기다리는 전세 세입자 늘 수도: 전세시장이 대한 논란도 이어졌습니다. 이번 공급계획을 기다리는 수요자들이 전세시장에 머물게 되면서 전세가격이 더 불안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국회를 통과한 임대차 3법과 맞물려 임대시장의 불안을 지적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습니다.

장기 임대나 공공분양 주택을 공급받을 가능성이 높은 장기 무주택자,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 청년, 신혼부부 등을 제외한 주택 수요자들의 걱정도 이어졌습니다. 우선순위를 기대할 수 있는 수요자들은 서울의 새 아파트를 공급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날 겁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불리한 수요자들은 여전히 기존 재고시장에서 주택을 구매해야 할지 고민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요약: 수도권 주택 공급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한편 공급계획의 현실화와 공급시기 지연, 고밀개발의 부작용이라고 볼 수 있는 인프라 부족과 주거환경 악화에 대한 우려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동시에 7.10대책의 부동산 세제 입법화와 임대차 3법의 시행 등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칠 변수가 너무 많아서 수요시장의 반응과 주택가격의 변화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당분간은 주택시장 참여자 모두가 상황을 지켜보면서 서서히 대응전략과 방향성을 찾아갈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의 이슈

또 환매 연기된 사모펀드

새로운 사실: 삼성생명이 판매한 <금 무역거래 신용장 무역금융펀드>가 투자자들에게 제때 돈을 돌려주지 못하는 환매 연기 결정을 했습니다.

이 상품은 금을 사고 파는 과정에서 돈을 먼저 줄 것이냐 금을 먼저 줄 것이냐로 거래가 잘 일어나지 않을 때 중간에 금값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구조의 상품입니다.

누가 잘못했을까: 어떤 이유로 돈을 돌려주지 못하고 있는지는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대개는 그 상품 자체에는 별 문제가 없지만 그 상품을 운용하는 운용사의 자금사정에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고, 애초부터 전혀 다른 곳에 투자된 사고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사람이 하는 일에 문제가 생기면 다양한 경우의 수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운용사는 무역거래 대상인 금을 담보로 잡습니다. 그 금을 팔면 원금 손실의 가능성은 낮아지는 구조인데요. (다행히 최근 금값이 올랐습니다) 일단은 상황 파악이 필요합니다.

다양한 상품에 투자하는 펀드의 경우는 그 투자 대상에 문제가 생겨도 손실이 생기지만 그 투자를 집행하는 운용사가 문제를 일으켜도 사고가 생길 수 있습니다.

경기 나빠도 금리 오를 수 있다?

새로운 사실: 경기가 좋지 않으니 물가가 오르거나 금리가 오르는 것은 요원한 일이라는 전망이 요즘 지배적입니다. 앞으로 당분간 수년간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의미입니다. 저금리로 돈이 많이 풀리고 대출을 쉽게 받을 수 있게 됐지만 과거 일본의 사례를 보면 그런 상황이라도 사람들이 좀처럼 투자와 소비를 하지 않아서 오히려 디플레이션이 걱정되는 상황이 수년 또는 십수년간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경기 침체됐지만, 금리 오를 수 있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 불경기는 과거와는 달리 물가 회복도 빠르고 금리도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합니다. 모건스탠리의 분석인데요. 요약하면 과거에는 금리만 낮췄지만 지금은 정부가 직접 돈을 대규모로 풀고 있어서 그 결과가 과거와는 다를 수 있다는 겁니다.

이런 시나리오가 펼쳐지면 금리 인상을 전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는 많은 투자자들은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인데요. 사람들은 아마도 그렇게 수많은 투자자들이 위험에 빠지면 연준은 투자자 구하기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는 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적자 본 디즈니 주가가 오른 이유: 월트디즈니가 올해 2분기에 5조6300억원 이상의 손해를 봤습니다. 코로나19 탓에 디즈니월드를 개장하지 못했고, 신작 영화도 개봉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스트리밍 서비스는 약진했습니다. 디즈니에 따르면 디즈니+와 훌루, ESPN+ 등의 유료 가입자 수가 약 1억 명에 달했습니다. 디즈니+의 가입자만 따지면 6050만 명인데요. 넷플릭스의 유료 가입자는 1억9000만 명입니다. 디즈니는 폭스로부터 사들인 스타TV를 활용해 2021년에는 새로운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덕택에 디즈니의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5% 급등했습니다.

📺광고 아닌 척 유튜브 방송 못한다: 최근 유튜브는 협찬을 받은 사실을 숨기고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 물건)‘으로 포장한 유명 유튜버들 때문에 시끄럽습니다. 유명 연예인까지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이제까지는 이같은 소비자 기만 행위를 처벌할 근거가 없었습니다. 관련해서, 공정위가 칼을 빼들었습니다. 다음달부터 금전적 대가를 받고 유튜브 등에 콘텐츠를 올릴 경우 ‘광고’임을 명확히 기재해야 합니다. 댓글 등에 숨겨서 표시하는 것도 안 되며 제목 등 잘 보이는 부분에 명확히 표시해야 합니다.

🇦🇷부도 위기 벗어난 중남미: 채무 불이행 위기에 직면했던 아르헨티나, 에콰도르 등 남미 국가들이 일단 한숨 돌렸습니다. 이들 국가는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고, 주력 수출품인 원유의 가격이 급락해 국채 이자를 갚기도 버거운 상황이었는데요. 채권자들이 부채 일부를 탕감해주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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