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낙선해야 전기차 시장이 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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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완의 IT산업 나우

트럼프가 낙선해야 전기차 시장이 큰다

올해 11월에는 미국 대통령 선거가 치러집니다. 전 세계에 미치는 미국의 영향력, 그리고 대통령이 갖고 있는 막강한 권한 등으로 인해 누가 미국의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많은 변화가 생길 겁니다. 전기차 분야도 예외는 아닙니다. 민주당과 공화당의 정책 방향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전기차 시대라는데 왜 눈에 띄지 않을까?: 하이브리드 자동차나 전기자동차와 같은 친환경 자동차 이야기를 많이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그런데 막상 주위를 둘러보면 전기자동차를 몰고 다니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정부의 발표나 연일 보도되는 기사들을 보면 우리가 이미 전기자동차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은데 말이죠.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간단한 통계만 확인해 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겁니다. 2019년 전 세계 자동차 생산량은 9300만대입니다. 그런데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포함한 전기자동차 판매량은 230만대에 불과합니다. 약 2.5% 정도 되는군요.

우리나라의 경우 한 해 동안 신규 판매되는 자동차의 2%만 전기자동차입니다. 전 세계 평균에도 못 미치는 수치입니다. 그나마 제주도 등 특별 지역에 몰려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생활에서 전기자동차를 발견하기 어려운 것이 당연합니다.

🧐사람들이 전기차를 잘 사지 않는 이유: 환경보호라는 거창한 이슈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전기자동차의 장점은 많습니다. 저도 얼마 전부터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운행하고 있는데요. 정말 조용하고 연비가 좋더군요. 심지어는 가속 능력이나 주행 성능도 내연기관보다 우수하다고 느껴집니다. 하이브리드가 아닌 순수 전기차는 훨씬 더 좋을 것입니다. 문제는 가격입니다. 소형 자동차인 코나EV의 기본 사양 가격은 4700만원입니다. 준대형 세단인 그랜저 가솔린 3.3 모델 가격이 3300만원인 것을 생각해 보면 전기차가 얼마나 비싼지 알 수 있습니다.

💸정부 보조금이 전기차 수요를 결정: 가솔린이나 디젤 자동차보다 훨씬 비싼 전기차를 많이 보급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물론, 전기 충전소 등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의 구매 가격을 낮추는 것이지요. 자동차 생산자들이 손해를 보면서 제품을 싸게 팔 수는 없으니 정부나 지자체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거의 유일한 유인책입니다.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코나EV를 구매할 경우 국고 보조금이 820만원입니다. 그리고 서울시의 경우 1250만원의 지자체 보조금이 추가로 지급됩니다. 결국 4700만원인 신차 가격이 2630만원으로 낮아집니다. 결국 정부의 보조금에 따라 전기차 시장의 규모도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민주당이 집권하면 전기차 판매량 는다: 미국의 민주당은 친환경 정책에 적극적입니다. 반면 공화당은 소극적입니다. 각 당의 주요 후원기업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왜 그런지 쉽게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민주당의 지지자들은 실리콘밸리로 대표되는 IT기업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공화당은 석유회사들의 후원을 받고 있죠. 석유회사는 당연히 전기자동차 시장의 확대를 원치 않습니다. 공화당 집권 후 환경 규제가 점점 완화되어 현재 미국의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 수준은 EU보다 7년 정도 뒤져 있습니다. 당연히 전기자동차의 보급은 형편 없는 수준이지요. 작년에 미국에서 판매된 차량 중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의 비중은 2%에 못 미쳤습니다.

만약 11월에 있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이 집권하게 되면 오바마 정권의 정책들을 이어갈 겁니다. 환경 규제는 엄격해지겠죠. 자동차 배출 가스 규제도 강화되고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보조금과 혜택도 상향되겠지요. 최근 포스코경영연구원의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에 의하면, 민주당이 집권할 경우 2030년 미국의 전기자동차 판매량은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했을 경우보다 90.3%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전기자동차 판매량도 9.2% 증가하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 결과가 전기자동차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이유입니다.

🇰🇷한국 업체도 수혜 본다: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업체를 가진 우리나라도 수혜를 보게 됩니다. 전기차를 세계에서 6번째, 7번째로 많이 파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전기차 판매량이 우선 늘어날 수 있을 겁니다. 테슬라,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모든 미국 완성차 회사에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는 LG화학의 실적도 개선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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