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앞에서 대동단결한 현대·삼성·SK·LG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테슬라 앞에서 대동단결한 현대·삼성·SK·LG

요즘 자동차 업계는 고민거리가 많습니다.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인한 판매 부진도 걱정이지만 대부분의 고민은 전기차를 둘러싼 이슈 때문입니다. 그 핵심은 테슬라의 부상을 견제하거나 대응할 방안이 없어보인다는 것입니다.

🚗전기차 시대가 오면: 전기차가 자동차의 대세가 되는 시대가 언제쯤 올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오기는 온다는 것에 대해서는 대부분 동의를 합니다. 자동차 회사들의 고민은 거기서 시작됩니다. 휘발유 경유로 달리는 내연기관 차량의 시장이 매년 꽤 빠르게 줄어들 것이라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성장하지 않는 시장, 심지어는 축소될 것이 눈에 보이는 시장은 플레이어를 매우 피곤하게 만듭니다. 새로 투자를 하기도 어렵고 투자금을 모으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방치하기도 어렵고 그러면서 미래의 새로운 먹거리를 함께 키워야 하기 때문입니다.

📉자동차 회사 주가가 낮은 이유: 요즘 전 세계 자동차 회사들의 주가가 다른 업종의 반등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것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걱정보다는 미래의 불투명성에 대한 우려가 주가에 반영된 결과로 해석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골칫거리는 전기차 시장에서 판매량 1위를 달리는 테슬라입니다. <만약 전기차 시대가 오면 전기차를 만들면 된다>고 생각하던 기존 자동차 업체들의 계획은 테슬라 때문에 많이 뒤틀리고 있습니다. 테슬라가 소비자들의 눈높이와 기대 수준을 높여놓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연기관 대신 전기 모터로 달리는 자동차가 아니라 자율주행 기능을 비롯한 다양한 기능이 수시로 업데이트되는 전기자동차로 전기차 시장의 경쟁양상을 바꿔놨습니다.

테슬라가 그런 전기차를 만들어 팔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원하면 자동차 업체들도 이제 그런 차를 만들어 팔아야 합니다. 문제는 모든 자동차 회사가 테슬라가 만드는 그런 차를 만들 순 없다는 겁니다.

🛠벤츠도 테슬라처럼 못 만든다: 지난달 말에 벤츠의 모기업인 다임러는 컴퓨터 그래픽용 칩을 만드는 엔비디아와 협력해서 테슬라와 비슷한 전기차를 만들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스마트폰의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면 꽤 새로운 스마트폰이 되듯 자동차도 그렇게 만들겠다는 겁니다. 테슬라가 하는 방식입니다. 문제는 그걸 하는데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 다임러가 혼자 못하고 엔비디아와 협력을 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그렇게 해도 2024년부터 그런 플랫폼을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점은 여러 가지 해석을 낳았습니다.

😱뒤처진 건 테슬라가 아닌 기존 차 회사들: 그냥 엔비디아의 칩이 필요한 정도가 아니라 함께 개발해야 하고 그건 다임러가 고용한 개발자들 수준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며 최소한 4년이 필요한 일이라는 건데요. ‘전기차 시대가 오면 전기차를 만들면 되고 테슬라가 하고 있는 건 우리도 마음 먹으면 할 수 있다’고 하던 기존 자동차 업체들의 계획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해석입니다. 물론 이건 기존 자동차 회사들이 그렇다고 고백한 내용은 아닙니다. 생각보다 테슬라의 기술 장벽이 높을 수도 있겠다고 판단하는 쪽의 해석입니다.

🔋배터리 경쟁력이 전기차 경쟁력: 테슬라와 관련한 기분 나쁜 예감을 접어두더라도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차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선 우수한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합니다. 현대차의 정의선 부회장이 우리나라의 3대 배터리 업체들을 방문해서 협력을 논의했다는 뉴스들이 종종 보도되고 있는 건 그런 맥락입니다. 현대차의 경영진이 최근에는 SK그룹과 만났습니다.

🤝협력하는 4대 그룹: 현대차는 전기차 제조 공정이 배터리를 파우치로 포장한 형태의 제품을 쓰도록 설계되어 있어서 파우치 형태의 배터리를 만드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배터리를 조달하고 있습니다. 삼성SDI의 배터리는 형태가 달라서 아직 사용되지 못하고 있습니다만 어쨌든 현대차가 주로 쓰고 있는 LG화학의 배터리가 지금까지는 품질이 괜찮은 배터리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전 세계 주요 배터리업체 3곳이 모두 한국업체라는 점은 현대차 입장에서는 다행스러운 점입니다. 물론 배터리 업체들 입장에서도 자국 자동차 회사가 꽤 많은 전기차를 만들어 판다면 안정적인 판매처를 확보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 자동차 회사들이 각자 자사의 배터리 업체를 따로 보유하려고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문제는 테슬라가 160만km를 주행해도 되는 반영구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배터리 경쟁력에서도 뒤지는 게 아니냐는 걱정이 나오고 있습니다. 당장은 아니겠으나 미래의 어느 시점에 만약 테슬라가 누구나 사용하는 흔한 배터리가 아니라 독보적인 품질의 배터리를 보유하게 되면 현대차를 비롯한 다른 자동차 회사들은 테슬라에 시장을 꽤 내줘야 할지도 모릅니다.

오늘의 이슈

세금, 위기 땐 많이 쓰는 게 좋을 수도 있다?

만약 회사를 운영할 수 있는 자금이 1년치만 남아 있는 상태라면 다음 두 가지 중에 어떤 선택이 좋은 선택일까요. 1. 직원을 절반으로 줄이고 2년간 생존하면서 기회를 본다 2. 직원을 두 배로 늘리고 6개월 안에 승부를 본다

어떤 선택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1번의 선택이 나쁜 선택이 될 가능성도 적지 않습니다. 뭔가가 모자라서 어려워진 회사라면 직원을 반으로 줄이고 시간을 끌어봐야 회사가 좋아질 가능성은 적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경기가 나빠진 상황이어서 세금도 잘 걷히지 않는 상황이라면 어떤 선택이 옳을까요. 1. 세금이 적게 들어오니 평소보다 예산을 줄이고 지출도 줄여서 들어오는 세금에 맞게 버틴다 2. 세금이 적게 들어온다는 것은 불경기라는 뜻이니 오히려 더 많은 돈을 쓰고 지출을 늘려서 승부를 본다.

이 역시 정답은 없는 문제입니다. 과거에는 1번을 지지하며 균형 재정을 옳은 것으로 설명하던 전통적인 재정학이 요즘 달라지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재정을 아끼지 말고 오히려 지출을 늘리는 게 좋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 학계에서도 힘을 얻고 있습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중국 시장 점유율 잃고 있는 한국 반도체: 지난해 중국의 한국 제품 수입 규모가 2018년에 비해 16%나 줄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 수출이 특히 크게 줄었습니다. 이 기간 메모리 반도체 수출액은 193억8천만달러 가까이 줄었는데, 이는 전체 대중국 수출액 감소분의 62.7%에 달하는 수준입니다. 한국이 상실한 점유율은 대만이 잠식했습니다.

🧹가사노동자도 노동자: 그동안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했던 가사노동자들이 4대 보험 혜택과 퇴직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됩니다. 정부가 인증한 가사서비스 업체에 직접 고용된 노동자들에게 적용하는 방식입니다. 2년간 가사노동자 1000명을 직접 고용하기로 한 가사서비스 앱 ‘대리주부’ 소속 노동자들이 우선 이 법의 혜택을 누리게 됩니다.

🛒구독 서비스 낸 월마트: 월마트가 아마존 프라임과 비슷한 구독 서비스를 이달 중 공개합니다. 연간 100달러가량을 내고 신선식품 당일배송, 월마트 주유소 할인, 특정 제품을 미리 구매할 권리 등을 보장 받는 건데요. 아마존은 1년에 119달러를 내면 당일 배송, 영화와 음악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아마존 프라임을 15년째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마존은 아마존 프라임을 내세워 미국 전자상거래 시장을 40% 가까이 점유하고 있는 반면, 월마트는 5%밖에 점유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구독 서비스 출시 소식에 월마트의 주가는 그제 약 7% 급등했습니다.

🍎애플에 집중투자한 버핏: 워런 버핏이 운영하는 버크셔 해세워이의 포트폴리오 중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이 4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버핏은 분산 투자를 하지 않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주식에 집중 투자하는 걸로 유명합니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되 그 바구니를 집중해서 관찰하라”는 게 버핏의 지론입니다. 투자하는 자산을 잘 알고 있다면, 종목을 다변화해 수익률을 낮출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버핏은 본인이 아는 세계 최고의 기업은 애플이라며 애플에 대한 애정을 평소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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