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등록금 반환에 왜 세금을 지원할까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대학 등록금 반환에 왜 세금을 지원할까

새로운 사실: 한 한기 내내 온라인 수업으로 강의를 진행한 대학들에 대해 1학기 등록금을 반환하라는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대학들은 대학의 귀책사유가 아닌 사정으로 인한 온라인 교육이었으므로 환불해줄 이유도 환불에 쓰일 재원도 없다는 입장입니다. 정부는 대학이 학생들에게 등록금 일부를 환불해줄 경우 같은 금액만큼 정부 재정을 투입해서 학생들에게 동일한 금액을 지급하는 안을 검토 중입니다.

등록금을 어디에 썼기에?: 환불할 여윳돈이 있는가? 온라인 교육으로 인해 교육의 품질이 하락했는지, 그 손해를 대학이 배상할 의무가 있는지 등의 다툼은 일단 뒤로 하더라도 대학이 등록금을 환불할 재원이 있는지 그 재원이 부족하다면 받은 등록금은 다 어디에 쓰이는 것인지 궁금할 것입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국공립 대학과 사립대학의 상황이 다릅니다. 국공립대학은 학생들이 낸 등록금을 모두 사용하고 정부 지원금을 또 받아서 쓰지만 사립대학은 학생들로부터 걷은 돈이 예산의 대부분입니다. 기부금이나 재단 전입금은 나오기도 하고 안 나오기도 합니다.

적립금이 필요하다: 사립대학의 1년 평균 등록금은 800만원에 육박할 만큼 학생들의 부담은 크지만 이 돈이 모두 그 해의 학교 운영비로 쓰이는 것은 아닙니다. ‘적립금’이라는 명목으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돈을 따로 쌓아놓습니다. 그래서 사립대학은 늘 돈이 부족합니다. 적립금을 쌓지 않으면 돈이 남는데 적립금을 쌓지 않을 수도 없습니다. 적립금의 대부분은 미래의 학교 건물 신축 및 재건축 수요를 대비하기 위한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나중에 학교 건물이 낡아서 못 쓰게 되면 다시 지어야 되는데 다시 지을 비용을 그 해에 입학한 학생들에게 내라고 할 수는 없으니 미리 모아놔야 한다는 뜻입니다.

국공립대학은 건물을 다시 지어야 하면 소유자인 정부가 예산을 지원해서 지으면 되지만 사립대학은 그런 지원금이 없으니 미리 모아두는 수밖에 없습니다. 과연 그렇게 모아둔 적립금을 정말 재건축에 쓰느냐 아니냐는 매우 의심스럽기는 하지만 미래에 쓰겠다는 걸 막을 방법은 없습니다.

국공립대 건물을 새로 짓는 비용이 국가로부터 나오는 건 국공립대의 소유자가 국가이기 때문입니다. 국립대는 전체 운영비의 50%가 국고에서 나오고 기성회비(등록금 25%, 기타 25%)로 수입이 구성됩니다. 사립학교는 국고지원이 거의 없어서 학생들이 내는 등록금이 70%, 나머지 기타 30%로 운영됩니다. 사립학교의 등록금이 비싼 건 그 탓입니다.

대학은 재단 것이 아니다: 사립대 건물을 새로 지을 경우 그 돈은 사립대의 소유자로부터 나오는게 맞는데 사립대의 소유자는 사립대 재단도 아니고 국가도 아니고 매우 모호합니다. 사립대 재단은 그 사립대의 재산을 마음대로 처분하거나 마음대로 쓸 수 없으니 그 대학의 주인이라고 하기도 어렵고 정부도 마찬가집니다. 이렇게 된 이유는 처음에 사립대학을 세울 때 사립대 재단이 일회성으로 낸 돈으로 학교를 짓고 운영을 시작하는데 정부는 그런 학교 설립과 운영을 독려하고 권장하기 위해 다양한 세금 혜택을 주며 그런 세금혜택을 근거로 사립학교 재단에도 사유재산처럼 사용하지 말 것을 요구합니다.

그래서 현재의 사립대학은 국가의 소유도 아니고 사립대학 재단의 소유도 아닙니다. 사립유치원의 구조와 매우 비슷합니다. 사립유치원도 원장이 사재를 쏟아서 만들었지만 그 운영과정에서 정부의 혜택이 주어지다보니 정부가 여러가지 간섭을 합니다. 사립학교는 재단이 운영하다가 학생이 모자라거나 해서 문을 닫아야 하면 국가에 기부해야 합니다. 그래서 재단의 것인지 국가 소유인지 모호합니다. 이렇게 소유자가 명확지 않으니 건물의 재건축 또는 신축의 비용을 학생들이 평소에 낸 돈으로 모아야 합니다.

“등록금 돌려줄 돈이 없다”: 다시 등록금 환불 문제로 돌아오면, 대학들은 등록금을 환불할 이유도 없지만 재원도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래서 올해 한 해는 사립학교의 적립금을 적립하지 말고 환불 재원으로 쓰자는 의견도 나옵니다. 물론 논리적으로는 타당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구멍이 난 적립금 때문에 미래에 쓰일 재원이 부족해지면 그때는 누가 보충해줄 것이냐는 질문에 답을 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사립대학교에 쌓여있는 적립금은 총액으로는 8조원(2017년 기준)이고 학교마다 규모는 다르지만 수백억~수천억원 규모입니다. 그러나 이 돈은 학교 건축이나 미래의 연구기금 등에 쓰여야 하며 미래에 학교에 등록금 수입이 줄어들거나 하면 이렇게 적립할 돈도 줄어드니 그나마 학생들이 있을 때 적립금을 더 쌓아놔야 한다는 게 사립대의 주장입니다.

사립대 운영의 이런 모호한 구조는 나중에 학생 숫자가 줄어서 대학교의 문을 닫아야 할 때 그 대학 재산의 처리를 어떻게 할 것이냐의 문제로 이어집니다. 50년 후에 어떤 사립대학이 만약 입학할 학생은 더 이상 없고, 건물은 아직 쓸 만하고 적립금은 2000억원쯤 남아있는 경우 이 학교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학교로 운영되지 못하니 이제 국가에 기부하라고 하면 어떻게든 해외에서 학생을 끌어와서라도 운영을 하려고 할 것입니다. 그렇다고 사립대 재단 소유자에게 넘기는 것도 어렵습니다. 특히 적립금은 그동안 그 학교를 다녔던 학생들이 낸 돈인데 국가가 가져가는 것도 이상합니다만, 국가도 사립대학에 약간의 지원금을 제공하고 있으니 남아있는 적립금에 국가의 몫이 없다고 하기도 어렵습니다.

건물을 정부가 지어줘도 문제는 남는다: 이 문제는 학교의 운영을 기업에 맡겨도 마찬가지입니다. 교직원 인건비와 학교 운영비, 그리고 미래의 건축 등 비용 지출 항목은 누가 운영해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사립학교에 대해 미래의 건축수요가 있으면 정부가 건축비를 지원할 테니 적립금은 따로 쌓지 말라고 해도 논란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얼마짜리 건물을 어떤 디자인으로 지을 건지는 사립학교 재단이 판단할 문제인데 그에 따른 건축비를 정부가 달라는 대로 다 줄지도 의문이지만, 일부에서는 왜 정부의 재정으로 고소득층이 다니는 대학의 건축비를 지원하느냐는 꽤 합리적인 주장을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이슈

통신사가 애플 좋은 일을 해온 이유

이미지 출처: 애플 홈페이지

새로운 사실: 아이폰을 만들어 파는 애플은 우리나라 통신사들에게 사실상 아이폰 광고와 같은 광고를 하도록 강요하고 그 비용을 통신사들이 내도록 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렇게 멋지고 좋은 애플 휴대폰을 00텔레콤에서 가입하라’는 광고이니 통신사 광고가 아니라 사실상 아이폰 광고라는 겁니다. 광고 시안도 애플이 결정합니다. 애플의 갑질로 표현될 수밖에 없는 대목입니다. 공정위의 시정요구에 애플은 한발 양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광고를 스스로 하는 대신 단말기 가격을 올린다면 그걸 막을 방법은 없습니다.

자기네 상품의 광고를 남의 돈으로 할 수 있다면 애플 아니라 누구라도 그런 선택을 할 것입니다. 우리가 궁금한 것은 통신사들이 왜 그런 압박을 받아들였느냐는 것입니다. 추측되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통신사가 애플 광고를 해준 이유: 통신사들은 단말기를 애플에서 사들여서 고객들에게 팝니다. 예를 들어 애플이 단말기를 1000억원에 팔고 100억원어치 ‘사실상의 애플 광고’를 요구할 때 통신사들은 ‘어차피 우리가 광고를 거부하면 광고는 100억원을 들여 애플이 직접 하고 그 대신 단말기를 1100억원에 팔겠다고 할 텐데 결국 마찬가지니 요구를 들어주자’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1100억원의 비용을 애플 단말기 확보를 위해 쓸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 그 내역에 광고비가 들어가든 AS지원비가 들어가든 그게 다 단말기값이든 수요자인 통신사의 입장에서는 궁극적인 차이는 없습니다.

거기다 통신사의 입장에서는 애플이 그 100억원어치 광고를 독자적으로 하면 ’00텔레콤에서 가입하세요’라는 메시지조차 그 광고에 넣을 수 없습니다. 어차피 애플이 요구하는 금액을 광고비 형태든 단말기값 형태든 모두 지불해야 한다면 광고비를 통신사가 부담하고 광고에 통신사 이름이라도 넣는 게 나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어차피 지출할 비용이 같다면 애플에 모두 쓰는 것보다는 마케팅 비용으로 일부를 나눠 쓰는게 통신사 입장에서는 매체관리나 광고대행사 관리 등에서 더 나은 선택이기도 합니다.

그럼 애플은 1100억원에도 팔 수 있는 단말기를 왜 1000억원에 팔면서 굳이 광고비 100억원의 대납 요구를 했을까요. 그 속사정은 알기 어렵지만 추측해보자면 애플 본사의 광고 마케팅 비용 통제를 우회하기 위한 수단이었거나 출고가격이 너무 비싸보이지 않게 해야 할 이유가 있었다거나 오히려 통신사 쪽의 요구였을 수도 있겠습니다.

갑을 관계는 그대로: 어떤 이유이건 힘의 역학관계에서 생긴 결과인 갑질을 막기는 어렵습니다. 그 형태가 달라질 뿐 흐르는 비용구조는 결국 동일해집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수수료 두고 대립하는 애플과 앱 개발사들: 아이폰으로 내려받은 앱 내에서 결제를 할 때엔 결제액의 30%가 애플에게 돌아갑니다. 앱스토어와 앱 생태계를 관리하는 데 드는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거두는 돈인데요. 앱 개발사들은 이 수수료율이 지나치게 높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와 스포티파이 사용자들에게 앱 내에서 결제하지 말고, 자사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결제하게끔 하는 방식으로 이 수수료를 회피하고 있습니다. 스포티파이는 애플이 수수료를 강제해서 스포티파이 상품 가격을 올려놓고, 애플뮤직의 경쟁력을 높이려고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관련해서 유럽연합은 애플이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를 했는지 조사에 나섰습니다. 다만 애플은 수수료를 낮추라는 앱 개발사들의 요구에 응할 생각은 없어보입니다. 구독 이메일 서비스 ‘헤이’가 앱 바깥에서만 결제할 수 있게 하자 애플은 헤이가 앱 내 구매 시스템을 구현하지 않았다며 앱 업데이트 버전 배포를 금했습니다. 규정을 준수하지 않으면 앱이 제거될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애플은 “무임승차를 원하는 소수의 기업들이 근거 없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명품 재고, 유통망 멀쩡한 한국으로: 명품 브랜드들이 미국, 유럽 물량들을 한국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봉쇄 조치로 유통망이 마비됐던 유럽이나 미국에 비하면 한국 유통업계는 비교적 적은 타격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명품 소비 규모도 갈수록 커지고 있어 명품 브랜드들이 놓칠 수 없는 시장이 됐습니다. 롯데, 신세계, 현대, 갤러리아 백화점의 1~5월 명품 카테고리 매출은 각각 전년 동기대비 9.0%, 17.7%, 23.0%, 13.0% 증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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