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 센 부동산 규제 들어온다

하나금융투자의 건설/부동산 애널리스트입니다. 과학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채상욱의 부동산 나우

경기도에 센 부동산 규제 들어온다

최근 1년 이상 끌었던 과천 지식정보타운 신도시 6블록 푸르지오벨라트레 분양가격이 2372만원으로 결정된 것에 대해 시장 관심이 뜨겁습니다. 푸르지오벨라트레는 과천시 분양심의위원회가 분양가 규제를 한 탓에 시세의 절반 정도로 분양가가 결정됐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분양가에 밀려 간과되는 것이 있습니다. 과천 지식정보타운이라는 도시는 종전의 베드타운식 1∙2기 경기도 신도시와는 다른 자급자족형 도시라는 점입니다.

3년 이어온 ‘서울 대세론’의 붕괴: 사실 지난해까진 서울 집값이 다른 지역보다 많이 올랐습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작년 전국 주택 가격은 재작년보다 0.36% 하락했는데요. 보통 사람들의 인식과는 큰 괴리가 있죠.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받는 서울의 집값은 1.25% 오른 반면, 다른 지방의 집값은 대체로 내렸기 때문입니다. 이런 흐름은 2017년부터 이어져왔습니다.

2017~2019의 3년은 그야말로 ‘서울 전성시대’였습니다. 워낙 서울 집값이 많이 올라, 다른 지역 사람들이 심하게 박탈감을 느끼기도 했죠. 사람들은 서울 전성시대에 올라타기 위해 가능한 모든 대출을 활용하고, 지방의 부모 소유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 받아 자녀 주택 구입을 지원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각종 주택정책과 규제도 서울에 집중됐습니다. ‘주택 공급 부족론’이 많은 이슈가 되기도 했죠. 그러다가 지난해 12.16 규제가 나왔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이전에 많이 설명드려, 따로 언급하진 않겠습니다.

경기도 인기는 서울 규제의 풍선효과?: 많은 분들이 현재 경기권 상승세가, 12.16 대책의 영향으로 고가 주택에 대한 대출이나 갭투자가 막히면서, 자연스레 9억 이하 주택이 많은 경기권의 인기가 높아지는 ‘풍선효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만, 중요한 점이 간과됐습니다. 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정부 정책의 큰 흐름을 읽어야 합니다. 현재 국토 개발 방향은 한 마디로 요약하면 ‘대(大)수도권 시대’입니다.

‘대 수도권 시대’란 서울 집중형 도시 구조에서 탈피해, 경기도에 제2의 판교/광교를 많이 만드는 것입니다. 판교/광교의 특징은 ‘거주+일자리’가 자급자족되는 것입니다. 서울처럼요.

2018년 9월 부터 2019년 5월까지 발표한 3기 신도시, 광역교통망, GTX 등은 모두 ‘대 수도권 시대’를 만들기 위한 계획입니다.

‘대 수도권 시대’를 위한 3기 신도시 설계: 3기 신도시 토지이용계획도를 보면 이 같은 정부의 계획을 알 수 있습니다. 핵심은 바로 일자리를 의미하는 ‘업무시설/도시지원시설 면적’의 비중입니다. 자급자족형 신도시는 1, 2기 신도시와 달리 이 용도 토지 비중이 10%를 넘습니다. 이 의미는 일도 하고 살 수도 있는 자급자족형 도시로 만들겠다는 뜻입니다. 1기 때는 대부분이 주거용으로 배분돼 일자리 시설을 지을 토지가 부족했습니다. 그 이후 ‘일자리’의 비중을 크게 높인 도시가 생겨났는데 그게 판교나 광교입니다. 지금 화제가 되고 있는 과천 지식정보타운 역시 판교나 광교 이상의 일자리 면적을 가진 도시입니다.

현재 경기도 집값 상승은 이 같은 정부의 거대한 ‘대 수도권 시대’ 계획과 12.16이 일으킨 풍선효과의 조합이라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경기 집값 상승을 용인하지 않을 정부: 이 같은 계획의 일환으로 2020년대에는 서울시보다 살기 편한 신도시들이 여럿 생겨날 듯합니다. 문제는 경기도에서도 집값이 뛰고 투기 열풍이 분다는 것인데요.

실제로 수도권 집값은 크게 뛰고 있습니다. 최근 3개월간 집값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곳은 경기 군포시입니다. 3개월 새 9.44%가 올랐습니다. 인천 연수구(6.52%)와 안산 단원구(5.73%)의 집값도 크게 올랐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수도권 비규제지역의 주택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수도권에도 현재 서울에 준하는 투기억제 정책이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부동산. 관심은 가지만, 어렵습니다. 궁금한 내용이 있으면, 여기에 질문하세요! 건설∙부동산 분야 1위 애널리스트 채상욱 연구위원이 답해 드립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오늘의 이슈

연준 “2년 동안 금리 안 올린다”

새로운 사실: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이 앞으로 2년 반 동안(2022년말까지) 기준금리를 제로금리로 유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연준은 내년에도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은 어려우며 자칫하면 영구적인 상처를 남길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갖고 있다는 뉘앙스를 전했습니다.

중앙은행의 고민: 모든 중앙은행의 고민은 ‘핸들을 어느 쪽으로 돌려야 안정적인 운전이 될까’로 요약됩니다. 요즘 나타나는 현상은 경기는 차갑고 자산시장은 뜨겁다는 점입니다. 연준은 경기가 나빠진 상황을 지원하고 달래야 하는지 아니면 너무 뜨거운 자산시장에 찬물을 좀 끼얹어야 하는지 늘 고민입니다. 물론 두 가지 고민 모두 경제를 보다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끌고 가기 위한 고민입니다.

실물경제 선택한 연준: 연준은 일단 뜨거운 자산시장에 대한 견제보다는 차가워진 실물경제를 살리는 쪽으로 비교적 명확한 입장을 보여줬습니다. 금리 인상은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는 발언과 함께 실업률이 높아지고 있는 것에 대해 가슴이 미어진다는 다소 감성적인 표현을 했습니다. 경기가 나빠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경기를 살리는 데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연준의 이런 입장은 두 가지 신호를 전해줍니다. 주식시장 등 자산시장에는 랠리를 더 이어가더라도 연준이 금리를 올리는 등의 변수가 생길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졌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경기 충격이 시장의 생각보다 길고 깊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연준의 이런 전망이 꼭 맞아들어간다는 보장은 없지만 연준이 경기를 바라보는 시각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경기 하락이 멈추고 V자 또는 U자 반등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시장의 전망과는 매우 다르다는 걸 시사합니다.

오피스텔 세입자, 전세금 못 받을 확률 늘었다

새로운 사실: 오피스텔의 전세가격이 올라가고 매매가격은 내려가면서 전세가격이 매매가격보다 비싸지는 이른바 깡통 오피스텔이 걱정된다는 소식입니다.

대체적으로는 우상향하는 게 일반적인 아파트 가격과는 달리 오피스텔은 시간이 흐를수록 조금씩 가격이 낮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격은 내려가지만 월세 수익이 은행 이자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월세를 받은 돈을 모으면 가격 하락 폭을 충분히 보상 받고도 남는다는 계산이 담긴 투자대상이 오피스텔입니다.

매매가는 안 오르는데 전세가는 오른다: 그래서 오피스텔의 전세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는 시기에는 이런 깡통 오피스텔 현상이 나타납니다. 전세 세입자들은 오피스텔 소유자가 충분한 자금 동원력이 없을 경우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계속 거주해야 하는 상황과 마주할 수도 있습니다.

최근 전세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르는 현상이 오피스텔 등으로 번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전세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신호 정도로 해석하면 적당하겠습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물류창고 없이 식료품 시장 장악한 플랫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온라인 장보기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 시장을 장악한 업체는 인스타카트라는 스타트업입니다. 이 회사는 아마존이나 월마트와 달리 물류 창고를 전혀 갖고 있지 않습니다. 대신 ‘쇼퍼’라는 배달원들이 1시간 안에 물건을 소매 체인에서 구매해서 배달해줍니다. 배송비도 저렴합니다. 99달러짜리 연간 회원권을 구매한 회원이 35달러 이상 물건을 주문하면 배송비를 면해 줍니다. 빠른 배송과 저렴한 수수료로 무장한 인스타카트는 온라인 장보기 시장의 1등 사업자로 뛰어올랐습니다. 이 회사의 시장 점유율은 3월까지만 해도 30% 수준이었지만, 4월엔 57%로 올랐습니다.

📱Z세대는 틱톡을 유튜브만큼 많이 본다: 미국·영국·스페인의 4~15세 어린이는 평균적으로 하루에 80분 동안 틱톡을 보는 걸로 조사됐습니다. 작년 조사 때보다 시청시간이 두 배로 늘어났습니다. 이제는 유튜브 시청시간(85분)에 거의 맞먹을 정도입니다. 작년에 170억달러 매출을 올린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는 세계에서 가장 몸값이 높은 비상장 스타트업이 됐습니다. 바이트댄스의 기업가치는 1000억달러로 평가됩니다.

🥩대체육도 코로나 수혜 봤다: 대체육을 만드는 비욘드미트의 1분기 매출이 1년 전보다 2.4배 늘었습니다. 코로나19 탓에 육가공 공장이 잇따라 폐쇄되면서 상대적인 혜택을 봤습니다. 비욘드미트가 만드는 식물성 원료 고기는 장기간 보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해외 소매 매출도 1년 만에 50배 넘게 늘었습니다.

🇭🇰홍콩으로 가는 중국 IT기업: 중국 게임사 넷이즈가 홍콩에 상장했습니다. 넷이즈는 이미 나스닥에 상장돼있는 회사인데요. 미∙중 갈등이 커지면서 미국이 중국 기업들을 규제하기 시작하자 중국 기업들은 홍콩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도 그걸 유도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 입장에선 자국 기업도 보호하고, 휘청거리는 홍콩 거래소의 위상도 지키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넷이즈 이전에는 알리바바가 홍콩에 2차 상장했습니다. 중국 2위 전자상거래 업체인 징둥도 다음 주에홍콩에서 상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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