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엔 변동금리 대출이 유리하다고?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요즘엔 변동금리 대출이 유리하다고?

새로운 사실: 시중금리가 가파르게 떨어지고 앞으로도 계속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어서 요즘 대출 받는 분들은 과거보다 고정금리 대출을 선택하는 비율이 크게 낮다는 소식입니다. 지난 4월에 새로 나간 가계대출 중에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38.5%로 1월 50%에 비해 3개월 새 12%포인트가량 감소했습니다.

🏃변동금리 쏠림이 맞나?:  요즘 많은 대출 소비자들이 고정금리를 외면하는 것은 앞으로 금리가 더 내려갈 것으로(적어도 당분간은 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시장의 전문가나 투자자들은 꼭 그렇게만 보지는 않고 있습니다. 대출 소비자들이 과연 옳은 결정을 하고 있는 것인지는 시간이 흘러야 알 수 있습니다만, 어쨌든 시장의 금리 전문가들과 대출 소비자들 둘 중 하나는 전망을 틀리고 있는 겁니다.

💬금리는 어떻게 정해지나: 대출을 받을 때는 누구나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을까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을까를 늘 고민합니다. 그 답을 알려면 앞으로 금리가 오를지 내릴지를 전망해야 하는데 그게 참 쉽지 않습니다. 쉽지 않은 이유는 당연합니다. 이미 시장의 수많은 전문가들과 투자자들이 앞으로 금리가 오를지 내릴지를 저마다의 판단과 분석으로 예측해서 결론을 내려놓은 게 현재의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대출금리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 변동금리는 2.5%, 고정금리는 3.0%에 대출받을 수 있다면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할까요. 금리가 앞으로 오르지 않는다면 변동금리가 좋지만 금리가 꽤 오른다면 차라리 3.0%로 금리를 고정시켜놓는 게 유리할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선뜻 선택이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되는 데 그 이유는 이미 시장에서 많은 전문가들과 투자자들이 앞으로 금리가 약간 오를 듯하다는 전망을 바탕으로 대출금리에 그 예측을 반영해서 가격(금리)을 형성해놨기 때문입니다.

⚖️고정금리, 대출금리 선택은 ‘거의 무의미’: 그건 바꿔 말하면 어느 쪽을 선택하더라도 옳은 선택이 될 확률과 틀린 선택이 될 확률이 거의 반반이라는 의미입니다. 시장이 모든 변수를 가격으로 다 반영해놓았다면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소비자와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소비자는 거의 반반으로 나타나는 게 일반적이고 그게 정상적인 상황입니다.

근데 왜 소비자들은 변동금리를 선택할까?: 요즘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훨씬 많다는 건 어떤 이유로든 시장의 고정금리 대출의 이자율이 과도하게 높게 형성되어 있거나 아니면 소비자들이 앞으로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실제보다 너무 낮게 판단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요즘 소비자들이 변동금리를 많이 선택하는 것은 고정금리 대출의 절대 금리가 생각보다 높기 때문인데요. 고정금리 대출은 3년 이상 장기 국고채 금리에 연계돼있습니다. 이 장기물의 금리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상승하고 있습니다.

📈고정금리가 높은 것은 ‘경기 회복 기대’ 때문: 고정금리가 생각보다 높은 것은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정부의 재정지출이 늘어나면서 생기게 될 국채발행량의 증가 등이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예상이 반영됐기 때문입니다. 변동금리 대출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은 시장에서 형성된 그런 금리 상승 가능성을 매우 낮게 전망한다는 의미입니다.

➕고정/변동 고민보다는 ‘가산금리’ 살펴야:  대출을 받을 때 좀 더 고려해야 할 요소는 고정금리냐 변동금리냐의 선택보다는 대출의 시기입니다. 변동금리 대출을 받을 때는 금리가 얼마인지는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로지 나에게 적용되는 가산금리가 중요합니다. 앞으로 대출을 갚을 때까지 내가 내야 할 금리는 <기준금리(또는 코픽스, CD 등) + 가산금리>인데 기준금리는 오르든 내리든 전국의 모든 대출소비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가산금리는 은행의 영업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대출경쟁이 치열할 때는 좀 내려가고 대출을 줄여야 할 때는 올라갑니다. 기준금리가 낮아진 직후에는 사람들이 대출금리가 과거보다 낮아보여서 대출을 받으러 많이 오므로 오히려 가산금리는 높게 적용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로 기준금리가 올라서 사람들이 대출을 받으러 오지 않을 때는 가산금리가 낮게 적용됩니다. 은행들 사이의 대출경쟁 때문입니다.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을 때는 대출 시기의 선택이 더 중요합니다. 한번 결정된 금리가 계속 동일하게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고정금리 대출의 금리는 3년 또는 5년짜리 국채나 은행채의 금리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그 채권들의 금리 흐름을 잘 관찰하고 결정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걸 맞히는 건 신의 영역이기도 합니다. (그걸 늘 맞힐 수 있다면 평생 대출 같은 것은 안 받아도 됩니다)

오늘의 이슈

잘못된 통계: 생산성 상승률이 최저임금 상승률보다 낮다

새로운 사실: 지난해 최저임금상승률은 10.9%였지만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들의 생산성은 늘어나지 않았다는 소식입니다. 최저임금은 가파르게 오르고 있지만 근로자들이 만들어내는 부가가치는 늘어나지 않고 있다는 걸 대비해서 보여주기 위한 통계입니다.

생산성이란 어떤 근로자 1명이 생산활동을 통해서 벌어들이는 부가가치를 의미합니다. 전체 국민총생산(GDP)를 우리나라의 취업자수로 나눈 수치인데, 쉽게 말하면 근로자 한명을 더 채용해서 부가가치를 얼마나 더 만들어냈느냐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통계를 보면 2000년 이후 생산성 증가율은 금융 위기 직후였던 2010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최저임금상승률을 밑돌았습니다.

최저임금 상승률이 너무 과도하다는 걸 설명하기 위한 통계인데 그 주장의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이 통계로는 최저임금 상승률이 과도한지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임금상승 폭은 근로자가 생산해내는 부가가치의 증가율과 비슷한 게 합리적입니다. 월급을 10%올려주면 그 근로자로 인해 벌어들이는 돈(부가가치)도 10% 늘어나는 게 적절하다는 의미입니다.

모든 근로자가 최저임금을 받는 게 아니다: 그러나 이 소식이 인용한 통계는 근로자 전체의 임금상승률과 근로자 전체의 부가가치 증가율을 비교한 게 아니라 최저임금의 상승률과 취업자 전체가 만들어낸 부가가치 증가분을 비교한 것이어서 서로 비교가 어렵습니다. 취업자들 중에는 최저임금과 무관한 급여를 받는 근로자들과 1인 자영업자들도 포함되어 있는데 이들이 벌어들인 수입이 줄어들거나 제자리걸음을 한 것은 최저임금이 오른 것과 별 상관관계가 없기 때문입니다.

왜들 법인 돈으로 슈퍼카를 살까

새로운 사실: 회사 자금으로 람보르기니 등 고가 스포츠카를 구입해서 가족들이 타도록 한 사례가 또 적발됐습니다. 회사 자금은 회사의 업무용도로만 써야 하는데 회사 업무와 무관한 개인적인 용도로 회사 비용을 사용한 것이 문제로 지적됩니다.

이런 소식을 접하면 궁금해지는 점은 두 가지입니다. 1. 회사의 돈을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면 어차피 회사의 돈이나 개인의 돈이나 마찬가지일 텐데 왜 굳이 회사 돈으로 스포츠카를 샀을까. 2. 스포츠카를 누구 돈으로 사건 그걸 왜 국세청은 문제 삼을까.

개인 돈으로 살 때 낼 세금: 개인이 1억원짜리 스포츠카를 사면 부가세를 포함해서 1억1000만원을 내야 합니다. 그리고 그 1000만원의 부가세는 돌려받지 못합니다. (1000원짜리 아이스크림에 붙어있는 100원의 부가세를 돌려받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그 1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회사 돈을 꺼내쓰면(그 명분이 급여든 상여든 배당이든) 약 40%가 넘는 종합소득세를 내야 합니다.

합법적으로 스포츠카를 사려면 개인이 2억원의 회사돈을 상여금이나 배당으로 받고 약 9000만원가량의 종합소득세를 낸 뒤 남은 돈 1억1000만원으로 스포츠카를 사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종합소득세와 부가세를 합한 1억원을 세금으로 냅니다. (+1억원)

법인 돈으로 살 때 낼 세금:  1억1000만원의 비용이 발생했으니 회사의 이익도 1억1000만원가량 줄어들고 그 회사가 내야 하는 법인세도 2400만원정도 줄어듭니다. 거기에 그 스포츠카를 타고 다니면서 투입되는 다양한 비용(엔진오일 교체, 타이어 교체 등) 들에 대해서도 부가세 환급과 법인세 절감이 가능합니다. 합법적으로 스포츠카를 개인 명의로 사는 것과 비교할 때 회사 돈으로 사면 1억원짜리 스포츠카의 경우 약 1억3000만원 이상 세금이 절감됩니다.

<당초 “회사 돈으로 스포츠카를 사면 부가세 포함 1억1000만원을 주고 사더라도 부가세 1000만원은 돌려받습니다.”는 부분이 있었는데, 잘못된 팩트여서 바로잡습니다. 스포츠카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다만 경차나 승합차의 경우는 부가세도 환급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미국 밀레니얼을 불개미로 만든 앱: 이번 폭락장엔 미국 밀레니얼 세대들이 대거 주식을 사들였습니다. 2010년 이후 10년간 증시가 오른 걸 지켜보고 정부가 나눠준 돈을 과감히 주식에 투자했습니다. 

미국 밀레니얼들이 주식 거래에 많이 쓰는 앱은 의외로 증권사가 만든 앱이 아닙니다. 스타트업이 만든 ‘로빈후드’ 입니다. 이 앱에는 기존 증권사 앱들과는 다른 특징이 있습니다. 일단 거래 수수료를 받지 않습니다. 그리고 화면이 간결합니다. 일례로 다른 증권사 앱들과는 달리 뉴스나 종목 보고서를 메인 화면에 보여주지 않습니다. 구글 검색이 습관이 된 밀레니얼에겐 무의미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화면에는 종목별 그래프와 매수 버튼만 있습니다.

1분기에 로빈후드에서 개설된 증권 계좌는 300만개에 달했죠. 덕분에 로빈후드는 코로나19 영향이 한창이던 지난달 35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새로 유치했습니다.

📈국내서도 증권 앱 설치 늘었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증시가 본격적으로 폭락하기 시작한 3월부터 5월까지 300만명이 새롭게 증권 앱을 설치했습니다. 증시가 바닥을 찍었던 3월 19일엔 설치 건수도 11만건으로 가장 높았습니다. 현재는 다시 신규 설치 수가 줄어들었지만, 그래도 코로나 이전보다는 높은 편입니다.

🚛차 출시도 않은 니콜라, 포드 시총 제쳤다: 수소차를 생산하는 회사 니콜라가 상장된 지 4거래일 만에 포드 시가총액을 잠시 앞질렀습니다. 니콜라는 아직 실제 차량을 한 대도 출시하지 않았습니다만, 시장에선 이미 어느 정도 인정을 받은 셈입니다. 차체가 무겁고 고중량 화물이나 다수의 승객을 실어야 하는 상용차는 수소연료를 활용했을 때 전기차 대비 이점을 가집니다. 전기차는 무거운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야 해서 차량 무게가 급격히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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