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 잘돼야 우리 주가도 오른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유럽이 잘돼야 우리 주가도 오른다

우리 증시가 오른 이유: 지난주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오른 요인 가운데 중요한 것은 달러화 약세입니다. 달러화의 가치가 낮아졌다는 뜻인데요. 달러화가 얼마나 가치가 낮아졌는지 또는 올랐는지는 어떤 나라 통화와 비교하느냐에 따라 다릅니다. 그래서 달러화 가치가 요즘 오르느냐 내리느냐는 주요 6개국 통화와 비교해서 달러화가 얼마나 오르내리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를 두고 판단합니다.

🇪🇺유럽 경제가 좋아야 달러가 싸진다: 달러 인덱스는 지난달 26일부터 계속 8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여주면서 달러화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미국이 불안하면 달러화가 약세가 될 것으로 판단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미국이 불안하고 안 불안하고의 문제보다는 미국 이외의 다른 나라 경제 특히 유럽의 경제에 따라 결정됩니다. 즉 유럽 경제가 좋으면 달러는 약세를 보이고, 그 반대면 달러는 강세를 나타냅니다. 달러 인덱스를 구성하는 통화가 유로, 영국 파운드, 스웨덴 크로네, 스위스 프랑 등 유럽 통화들이 대부분이고 그 바스켓에서 이들 유럽 통화가 차지하는 비중도 거의 80%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달러/유로 환율도 전저점인 3월 20일보다 5.8% 상승한 상태입니다)

💪유럽이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냈다: 지난달 말부터 유로화가 강해지고 달러화가 그 반동으로 약해지기 시작한 것은 이 뉴스 때문입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유럽의 여러 나라들이 고통받고 있는데 돈을 지원하자는 내용입니다만 그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면 꽤 복잡합니다. 유럽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 필요한 기금을 7500억 유로 규모로 조성하되 그 중 3분의 2는 <그냥 공짜로 어려운 나라들에게 지원>하고 나머지 3분의 1은 대출을 해주자는 안이 EU 집행위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논의됐다는 소식입니다.

소극적이었던 유럽: 유럽이 그동안 코로나19 바이러스 위기를 대응하면서 더 어려움을 겪었던 것은 돈을 찍어서 재정지출을 하는 미국 방식을 선택하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유럽은 코로나발 경기침체가 글로벌 어느 지역보다 강력하게 퍼져 있습니다. 그럼에도 경기 부양책은 미진했습니다. 미국 연준이 3조달러를 풀 때 유럽중앙은행은 1조달러 정도를 푸는 데 그쳤습니다. 미국과 일본의 주가는 올해 초 수준에 거의 도달했지만 유럽은 아직 올해 초보다 주가가 10% 이상 낮게 거래되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이런 결과가 온 것은 유럽의 모든 나라들이 유로화를 찍어서 사용하는 데 합의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특히 독일은 남유럽 국가들이 평소에 방만하게 재정을 운영한 결과로 어려워진 것을 유럽 전체 국가가 골고루 부담해서 그 고통을 나눠질 수는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왔습니다. 그런데 그런 엄격한 정책 기조는 결국 유럽연합의 해체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위기의식이 독일의 입장을 바꿨습니다. (유럽이 하나의 나라, 하나의 민족이 아닌 것이 이런 갈등의 근본적인 이유입니다)

🇩🇪”유럽연합을 깰 순 없다”: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등 일부 국가들의 반대가 남아 있어서 희망대로 7500억 유로의 자금이 집행될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그래도 독일이 입장을 바꿔서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는 기대를 시장은 갖고 있는 듯합니다. 일반적으로는 어떤 나라가 돈을 더 많이 풀어대면 그 통화의 가치는 떨어집니다. 그런데 유로화의 최근 움직임은 돈을 더 풀어서 떨어지는 가치보다 돈을 더 풀어서 부양되는 경기로 인한 가치 상승폭이 더 강하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언제는 돈을 풀어댄다고 약세가 되고 언제는 돈을 푼다고 강세가 되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시장의 변덕 또는 시장의 통찰이라고 설명할 수밖에 없습니다)

🇰🇷달러가 저렴해지면 한국 주식은 오른다: 달러화가 약세가 되는 것과 우리나라 주가가 오르는 것의 상관관계는 이렇습니다. 달러화가 약세가 되면 달러화가 아닌 우리나라 통화는 강세로 흐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면 외국인들 입장에서는 우리나라 주식이나 채권을 보유하고 있으면 그 자체로(통화 강세의 흐름만으로) 수익이 생깁니다. 그런 이유로 우리나라 주식이나 채권에 얼른 투자하려는 수요가 더 생깁니다.

이번주 11일에 유럽 재무장관들이 모여서 이 EU 회생기금에 대해 추가 논의를 진행합니다. 논의가 잘돼서 남유럽에 좋은 뉴스가 나올지 관심입니다.

오늘의 이슈

다시 불거진 한일 무역분쟁

새로운 사실: 한국과 일본의 외교 마찰이 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 한국은 한국 내 일본 전범 기업에 대해 법원 결정문의 공시송달을 결정했고 WTO 제재 절차를 재개하기로 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모든 선택지를 놓고 대응하겠다고 맞받았습니다.

📃일본제철 자산 압류 절차 시작: 지난 3일 대구지법 포항지원은 일본제철에 대한 압류결정 서류를 찾아가라는 공시송달 결정을 내렸습니다. 우리 법원은 일본제철이 한국 노동자의 임금을 체불한 사실이 확인됐으니 그에 따른 배상금을 마련하기 위해 일본제철의 자산을 압류했다는 서류를 찾아가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일본 외무성이 그 서류를 반송했습니다. 그래서 그 서류의 내용을 어딘가에 공시하는 것으로 그 절차를 대신하겠다고 한 겁니다. 즉 한국 근로자 임금 체불에 따른 일본 기업 자산의 경매 절차를 한 단계 더 진행한다는 뜻입니다. 압류한 후 경매로 넘겨서 현금화하려는 대상은 일본제철과 포스코가 합작해 설립한 법인의 주식입니다.

🇯🇵일본 “돈 못  준다”: 일본 측은 개별 기업의 임금 체불액 등이 모두 1965년 한일협정으로 일본이 한국에 지급한 보상금으로 모두 해결된 것이어서 개별 기업에 대한 법적 절차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일본제철 이외에도 미츠비시중공업등 다른 기업들도 동일한 절차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어서 한일 정부간 협의가 필요하다는 게 일본 측의 입장입니다.

일본제철이 남은 절차인 채무자 심문 등에 응하거나 항고할 경우 절차가 뒤로 미뤄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제철은 이 문제가 개별 기업의 법적 대응이 아닌 국가간 협의가 필요한 문제라는 입장입니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이런 진전으로 인해 양국간 본격적인 대화 재개가 시작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내놓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처음 일자리 늘어난 미국

새로운 사실: 지난달(5월)의 미국 비농업부문 일자리가 시장의 예상치(전월 대비 800만개 감소)를 뛰어넘는 전월 대비 251만개 증가로 집계되면서 미국 경기의 V자 반등이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5월 이후 경제활동이 재개되면서 생각보다 빨리 일터로 복귀하고 있음이 확인된 결과입니다. 물론 미국의 일자리 상황은 코로나 이전과 비교하면 아직 심각합니다. 3월 중순 이후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은 4270만명이고 이 가운데 2100만명 정도만 직장으로 다시 돌아갔습니다.

코로나 안 끝났지만, 주가는 오른다: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면서 감염자가 늘어나고 이에 따라 의료 인프라에 과도한 부하가 걸려서 환자들의 사망률이 높아지면 경제활동은 다시 줄어들 것입니다. 그러나 주식시장은 꽤 오래전부터 나쁜 소식은 이미 주가에 반영된 결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반면 좋은 소식은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경제지표와 무관하게 주가를 움직이는 또 다른 동력이 존재한다는 의미일 수도 있겠습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분양 시장이 뜨겁다: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전국에서 청약을 받은 민간아파트 114개 단지의 평균 경쟁률은 29.7 대 1로 지난해 같은 기간(13.1 대 1)보다 두 배 이상 높아졌습니다. 정부가 분양가를 통제했기에 값이 싼 데다 공급 부족 우려도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8월에는 분양권 전매를 제한하는 정책이 시행돼서 그 전에 분양 받으려는 수요도 몰렸습니다. 지방 청약시장까지 과열되고 있습니다.

📉가치주 수난시대: 올 들어 국내 증시에서 성장주는 8.28% 오른 반면, 가치주는 10.46% 내렸다는 한국경제의 보도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카카오, 네이버 등 성장주가 크게 오른 결과입니다. 가치주라고 불리는 종목 대부분이 전통산업에 속해 있다는 것도 약점입니다.

🏨호텔업계 ‘울상’: 국내 호텔의 6월 예상 객실판매율은 24.4%에 그쳤다는 매일경제의 보도입니다. 원인은 당연히 코로나19입니다. 작년 6월 객실판매율은 73.6%였습니다. 호텔이 정상적으로 운영되려면 객실 판매율이 70%는 돼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기차 시장 싹쓸이하는 테슬라: 테슬라가 지난 1분기 전체 전기차 판매량의 29%를 점유했습니다. 한동안 적자만 보던 테슬라는 세 분기 연속 흑자도 달성했습니다. 이번 2분기에도 흑자를 달성하면 S&P500지수에도 편입될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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