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살릴 산업과 죽일 산업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입니다. ‘이동우의 북박스클럽‘을 운영합니다.

이동우의 10분 독서 나우

코로나가 살릴 산업과 죽일 산업

오늘 소개해드릴 책은 <코로나 빅뱅, 뒤바뀐 미래>입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 사태, 지금까지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앞으로는 변화가 기다리고 있는지 산업 별로 살펴보겠습니다.


🏠 홈오피스 사업이 뜬다 :
최근 신한은행은 홈오피스 환경을 만들기 위해 많은 투자를 했습니다. 우선 데이터 보안을 위해 기존 인터넷 망이 아닌 별도의 네트워크를 회사와 직원들의 집 사이에 설치했습니다. 이런 정보보안 시스템 덕분에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재택근무 시스템을 승인받을 수 있었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재택근무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더불어 홈오피스 제품의 매출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특히 웹캠과 노트북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고, 관련 소프트웨어 시장도 커지고 있습니다.

‘올인룸’ 트렌드가 확산되는 현상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올인룸은 방 안에 일하고 식사하고 휴식까지 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 것을 말합니다. 이는 부동산 수요에도 영향을 줄 전망입니다. 갈수록 대형 아파트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쾌적한 업무환경 조성을 위해 천장을 높인 공간 디자인이 각광받을 거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홈오피스 산업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더 많습니다. 직원들이 각자 집에서 일하게 되면 사이버 공격에 취약해질 수 있습니다. 업무 효율성도 떨어질 우려가 많습니다. 주 52시간 근로제 같은 노동 규제가 힘을 잃을거라는 시선도 있죠.


🚚 유통 산업은 온라인이 석권하게 될까? : 
유통 산업은 가장 큰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비대면(언택트) 소비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쿠팡은 하루 주문량이 330만 건까지 올랐습니다. 평소 주문량이 200만 건이었으니 70%가 증가한 셈입니다. 쿠팡은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아마존이 대박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주문이 너무 몰려 대용량 식자재 주문 서비스인 ‘프라임 팬트리 서비스’의 중단을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중국의 알리바바와 영국의 오카도의 웹사이트는 몇 번이나 마비되기도 했죠.

반면 오프라인은 큰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미국의 고급 백화점 니만마커스는 파산 위기에 직면했고 서민 백화점 JC페니, 미국 최대 백화점 메이시스는 회복불능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유통 공룡들의 멸종이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문제는 아직도 코로나 위기가 끝나지 않았다는 겁니다. 앞으로도 얼마든지 세계 각국이 도시를 봉쇄하거나 이동 제한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오프라인 유통 업체들은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 기로에 선 공유경제 : 
공유경제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특히 사무실을 나눠 쓰는 공유 오피스 시장은 빠르게 쪼그라들고 있습니다. 뉴욕에 있는 위워크가 4월 1일 폐쇄된 것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가 종식되더라도 공유경제의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현상이 공유경제 전반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위워크 뿐 아니라 우버, 에어비앤비 등 공유경제의 대표 주자들의 존립조차 장담할 수 없게 됐습니다. 공유경제의 본질은 타인과 물건을 같이 쓰는 것인데, 다른 사람의 물건에 손을 대는 것조차 꺼림칙해지는 세상이 왔기 때문입니다. 에어비앤비는 모든 마케팅을 중단했고 25%의 직원을 해고했습니다.


🚎 대중교통 산업 : 
직장인들의 출퇴근 풍경도 변하고 있습니다. 수도권 대중교통 이용실태 분석에 따르면 2019년에는 하루 평균 730만 명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 했습니다. 2020년 3월, 이용객 수는 330만 명으로 38.6% 감소했습니다. 지하철역, 버스 정류장 등 대중교통 정차역 주변 이동량은 1월 대비 17% 줄어들었습니다. 이는 전세계적인 현상입니다. 뉴욕에서도 하루 평균 539만 명이 지하철을 이용하지만 3월 말에는 100만 명 아래로 줄어들었습니다. 시장정보업체 IHS마켓은 2020년 세계 승용차 판매량을 전년 대비 22% 줄어든 7,030만 대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반면 자율주행차 산업은 기회를 맞았습니다. 이미 자율주행차 개발업체들은 차량에 탑승자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는 장치나 자동 방역 시스템을 등을 설치하는 기술까지 도입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 현금 없는 사회가 온다 : 
현금이 전혀 사용되지 않는 사회를 떠올리긴 어렵지만, 90% 이상의 거래가 비현금 지급수단을 통해 이뤄지는 사회는 눈 앞에 와있는 것 같습니다.

2020년 3월 이탈리아의 신용 카드 등 비현금 결제는 전월 대비 80% 증가했습니다. 영국에서도 카드 결제만 가능하다고 붙여놓는 점포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현금을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데요. 이런 현상은 유럽을 필두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결제 문화가 순식간에 바뀌고 있는 겁니다.

문제는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더라도 현금 결제 수요가 제자리를 찾을 가능성은 낮다는 겁니다. 통상적으로 전염병에 따른 트라우마는 상당 기간 지속됩니다. 이미 바뀌기 시작한 시민들의 생활방식은 장기간 유지되거나 굳어질 확률이 높습니다. 미국의 한 설문조사에서는 ‘코로나가 종식된 뒤에도 스마트폰 결제와 카드 같은 비현금 지급수단을 계속 사용할 것’이라는 답변이 70%가 넘었습니다. 노인층 같은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는 이런 변화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 오프라인 대중문화가 사라지고 있다 :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CGV는 3월 전국 35개 극장의 영업을 중단했습니다. 연극과 뮤지컬 등 공연 관련 업종도 마찬가지입니다. 문화 분야에서 실업자가 급증하기 시작했습니다. 정부는 공연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했습니다.

반면 온라인 대중문화 업체는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넷플릭스가 대표적입니다. 1분기에만 신규 가입자가 1577만 명 증가했습니다. 글로벌 이용자 수는 1억8290만 명에 이릅니다. 대표적인 온라인 게임 플랫폼 스팀의 사용자는 지난 3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일본의 게임업체 닌텐도도 다시 한번 중흥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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