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조 추경, 어디서 구해서 어떻게 쓸까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35조 추경, 어디서 구해서 어떻게 쓸까

🧾새로운 사실: 3차 추경의 대략적인 규모가 결정됐습니다. 올해 3번째 추경으로 약 35조원 규모의 예산을 당초 예산 계획과 별도로 거기에 추가해서 더 쓰겠다는 의미입니다. 국회를 통과해야 하는 절차가 남아있지만 대략의 규모는 그 정도 수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추경이란 무엇인가: 추경이란 추가경정예산안의 줄임말입니다. 지난해에 미리 세워둔 예산계획(수입과 지출)에 변동이 생기면 국회의 승인을 받아서 그 예산안을 바꾸는 일입니다. 생각보다 돈이 더 들어왔는데 또는 덜 들어왔을 때 하는 경우도 있고(세입추경이라고 합니다) 생각보다 돈을 쓸 곳이 더 생겼을 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세출추경이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추경이 이 세출추경이거나 세입추경과 세출추경을 모두 하는 경우입니다.)

이번 추경도 지난해에 만들어놓은 예산안보다 35조원을 더 써야 할 일이 생겨서 그 지출을 승인받기 위해 만든 새 예산안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한 목적입니다.

추경과 관련한 소식은 늘 두 가지 쟁점을 가집니다. 하나는 추경으로 마련한 재정을 어디에 사용할지, 또 하나는 그런 재정을 어떻게 마련할지입니다.

💸어디에 사용할까: 새로 조달하는 35조원 가운데 11조원은 덜 걷힌 세금으로 인한 구멍을 메우는 데 사용합니다. 경기가 나빠서 세금이 덜 걷힐 것 같은데 그 규모가 11조원쯤 될 것 같으니 다른 통로로 재정을 마련해서 세금으로 걷은 돈이라고 생각하고 쓰자는 겁니다.

나머지는 위기기업이 해고를 피하고 일자리를 유지하게 하기 위해 지원할 예산, 실업급여의 대량 지급을 위한 추가 예산 등으로 활용될 계획입니다.

35조원 쯤 되는 돈을 푼다고 하면 “큰 돈을 푸니 경기가 살아나겠네”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추경으로 새로 마련된 재원을 어디에 사용하느냐는 의외로 매우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추경의 목적이 경기를 살리는 데 있다면 추경으로 확보된 예산이 사용됨으로써 경기가 살아나야 하는데 어떤 방식이 가장 효과적일지는 매우 어려운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고용을 줄이지 않는 기업들에게 고용을 줄이지 않은 숫자만큼 지원금을 지급하는 건, 고용을 줄일 생각이 없던 기업에게는 아무 효과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경영자가 고용을 줄일 생각이 있었는지 없었는지를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지원이 꼭 필요한 기업을 골라내기가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시급히 나눠줘야 하는 지원금을 계속 만지작거리면서 어떤 기업이 정말 지원이 필요한 기업인지를 살피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35조원이라는 큰 규모의 돈이 풀리지만 어느 정도의 경기 부양 효과가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며 지출의 용도가 과연 최선인가도 쉽게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돈은 한국은행이 공급: 추경의 두번째 이슈는 어떻게 그 자금을 조달하느냐 입니다. 이번 추경은 11조원은 기존 예산의 용처를 바꾸는 식으로 조달하고, 나머지 24조원은 국채를 발행해서 시중 자금을 끌어들여서 씁니다. 기존 예산의 용처역시 시중에 돈을 푸는 효과가 있었을 것임을 감안하면 실제로 재정 지출이 늘어나는 효과는 35조원이 아니라 24조원입니다.

문제는 그 24조원을 시중에서 끌어들이는 과정에서 금리가 상승한다는 겁니다. 시중의 여유자금은 정해져있는데 정부가 24조원을 빌려다 쓰면 시중 자금을 끌어다 쓰려는 기업들은 더 비싼 이자를 주고 빌려와야 하고 그 과정에서 자금 조달과 투자를 포기할 수도 있습니다.

기업이 자금을 조달해서 돈을 쓰나, 정부가 자금을 조달해서 돈을 쓰나 시중에 돈이 추가로 풀리는 건 마찬가지이고 기업의 지출이 그 지출로 인한 생산증대 등 효과의 지속성 면에서 더 효과적일 가능성이 높다면, 정부의 추가 지출은 민간의 추가 지출을 줄이는 구축효과가 있어서 실제 추경의 효과는 더 떨어집니다.

그래서 한국은행은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의 일정비율은 한국은행이 발권력으로 사들여서 시중 이자율의 상승을 막겠다는 계획입니다. 좀 길고 복잡하게 설명했지만 결국은 한국은행이 새로 찍어낸 돈으로 정부 재정을 풀겠다는 의미이고 더 줄여서 설명하자면 사실상 한국은행이 돈을 찍어서 지출을 한다는 뜻입니다.

🚁돈 찍어서 풀어도 괜찮나?: 정부가 쓰는 돈을 시중에서 세금으로 걷거나 시중에서 빌려오는(국채 발행) 방식이 아닌, 한국은행이 찍어낸 돈을 그냥 가져다 쓰는게 괜찮으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그게 과하지만 않으면 특별한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게 세계 여러 나라의 컨센서스이긴 합니다.

생각해보면 어차피 시중에 풀려있는 자금도 결국 한국은행이 풀어낸 돈이 원천이 되어 여러 경제주체들의 주머니에 있게 된 돈이므로 <한국은행→시중→정부>로 흐르던 과거의 자금조달 방식을 <한국은행→ 정부>로 축소시킨 것일 뿐이기도 합니다. 차이가 있다면 과거에는 시중자금중에 잠자던 자금을 끌어다 썼다면 이제는 시중자금은 건드리지 않고 한국은행이 새로 찍어서 쓴다는 것입니다. 과거의 방식과 비교하면 전체 통화량을 더 늘리는 효과가 있는데 늘어난 통화량이 어차피 잘 움직이지 않는(통화유통속도가 떨어진) 상황이어서 단기적인 부작용은 없을 것이라는(있더라도 별다른 대안도 없으며 장기적인 부작용은 아직 잘 모르는) 의견이 다수입니다.

오늘의 이슈

서울 전셋값이 계속 오른다

새로운 사실: 서울의 전세 가격이 꽤 상승하고 있습니다. 2017년 말부터 하락하던 서울 전세금은 지난해 7월 바닥을 찍은 뒤 매주 0.1~0.3%씩 상승해서 거의 1년째 계속 상승중입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금은 4억8656만원으로 지난해 5월(4억6241만원)보다 2415만원(5.2%) 올랐습니다. 2년 전 전세 아파트를 계약한 세입자가 같은 집에 살기 위해 계약을 연장하려면 평균 3600만원의 돈이 필요하다는 계산입니다.

왜 오를까?: 전세금이 오르는 이유는 언제나 그렇듯 전세 수요의 증가분만큼 공급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전세 수요는 결혼으로 새로운 거처가 필요한 부부 등의 원인으로 인해 늘어나고, 이들의 수요를 채우기 위해서는 이들이 새 집을 구매하거나 전세로 얻어야 합니다.

전세로 얻으려고 해도 누군가는 새 집을 구매해서 전세를 놓아야 전셋집 한 채가 더 늘어나므로 결국은 새로운 주택이 지어져 공급되어야 전세 공급이 늘어납니다. 이 과정에서 수요가 급증하든, 공급이 감소하든 미스매치가 발생하면 전세금이 오르게 되는데 두가지 현상이 모두 나타나기도 합니다.

전체의 수요와 공급에 별 변화가 없더라도 특정지역에는 수요가 몰릴 수 있는데 이렇게 수요가 몰리는 곳에서 전세금이 5%만 오를지 30%가 오를지는 수요자들의 자금동원력에 따라 다릅니다. 전세대출이 비교적 자유로워진 것은 이런 경우 전세 가격 상승폭을 더 키웁니다.

전셋값 소식을 볼 때 유의할 점: 전세금이 오르는 이유는 앞서 언급한 세가지 이유중에 어느 한두개 또는 3가지가 모두 겹쳐서 생기는 현상인데, 어떤 요인이 더 많이 작용해서 오르는지는 파악하기도 어렵고 지역마다 이유가 다 다릅니다.

그래서 수요 급증이 문제인지 공급부족이 문제인지를 규정하기가 어렵습니다. 대개는 수요에 부응하지 못하는 공급, 또는 공급대비 늘어난 수요이기 때문에 어느 하나가 문제인 것은 아닙니다. 다만 흔히 집값이 하락하거나 주택 소유 규제가 강해져서 다들 세입자로 남아있으려고 하면 전세수요가 늘어나서 전세금이 오른다고 설명하는 데 그 설명은 옳은 설명은 아닙니다.

어차피 이미 존재하는 주택이라면 그 주택을 소유용으로 선택하든 전세용으로 선택하든 그것이 수급과 가격에 영향을 주지는 않습니다.

불경기에 돈 끌어쓰는 미국 기업들

새로운 사실: 미국 기업들이 주식시장에서 유상증자나 자사주 매각, 회사채 발행 등으로 조달한 자금이 4월에 비해 3배 이상 늘었습니다.

왜 늘었을까: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경기 침체가 길어질 경우 자금이 더 필요해질 수 있다는 예비적 수요이거나 M&A 등을 염두에 둔 자금 확보가 목적이었을 가능성이 높은데 주목할 만한 것은 5월의 시장환경이 4월보다는 훨씬 나아서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더 수월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아마존은 100억달러 규모의 3년 만기 채권을 연 0.4%의 낮은 금리로 발행했는데 미국의 회사채 시장 역사상 가장 낮은 금리의 자금 조달 사례입니다. 경기가 여전히 나쁘더라도 주식시장이나 채권시장이 활발하게 돌아가면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쉬워지고 그런 환경은 고용과 투자를 늘려서 경기를 좋은 쪽으로 이동시키는 힘이 됩니다.

이런 자금을 정부나 중앙은행이 직접 지원하려면 자금 마련도 어렵고 절차도 복잡하고 잡음도 많아지지만 시장을 살려놓으면 시장이 알아서 자금을 조달해서 공급합니다.

여객기에 화물 싣는 항공사들

새로운 소식: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여객기에 화물을 본격적으로 싣기 시작했습니다. 종전에는 여객기의 화물칸에만 화물을 싣고 나를 수 있었는데 이제는 여객기의 좌석 부분에도 화물을 싣기 시작했습니다. 해외 여행이나 출장 수요는 줄었지만 그 대신 화물 수요는 여전해서 화물 운송요금이 많이 올랐기 때문입니다.

항공 화물 상황은?: 항공 화물은 화물기를 통해 보내거나 여객기의 화물칸에 실어서 보내는데 여객기 운항편이 줄어들면서 화물을 실어보낼 방법이 화물기로 한정되었고 그 과정에서 화물 대기 기간이 길어지면서 화물 운송료는 홍콩-북미 구간이 평소보다 58%, 홍콩 유럽 구간은 평소보다 85% 가량 올랐습니다.

여전히 출구없는 저가 항공사: 여객기에 화물을 싣는 것으로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은 화물 매출을 늘릴 수 있게 됐지만 화물 영업을 하지 않던 저가항공사들은 매출을 만회할 방법이 없습니다. 항공사들도 사업의 포트폴리오에 따라 회복의 속도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아이폰으로도 삼성페이처럼 결제한다: 애플페이는 수년째 국내에 진출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폰 사용자들은 실물카드를 들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을 감내해야 했습니다. 한 국내 카드사가 결제 기능을 넣은 케이스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전용 케이스를 씌운 휴대폰을 카드단말기에 갖다 대면 결제되도록 한 겁니다.

🚗전기차 대중화 빨라진다: 전기차는 가격이 비싸서 아직 대중화되지 못했습니다. 정부에서 지급하는 보조금을 받아도 동급 내연기관차보다 비쌉니다. 이 문제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습니다. 전기차 원가의 40%가량은 배터리가 차지하는데요. 배터리팩의 가격이 킬로와트시(kWh)당 100달러 이하로 내려가야 전기차 가격이 내연기관 차 가격과 비슷해집니다. 지난해 기준으론 156달러가 평균 가격이었습니다. 그런데 테슬라가 중국 배터리업체 CATL로부터 kWh당 80달러대에 배터리팩을 공급 받을 걸로 보입니다. GM이 LG화학과 설립한 합작법인도 곧 kWh당 100달러 이하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을 거라고 발표했습니다. 전기차 가격이 더 낮아질 듯합니다.

🔋전기차 충전사업 진출한 화웨이: 미국의 제재로 사면초가에 빠진 화웨이가 전기차 관련 사업에 진출했습니다. 통신∙클라우드 기술력을 활용해 전기차의 배터리 충전 효율을 높여주는 스마트 충전 사업을 시작한 건데요. 화웨이는 중국의 가장 큰 전기차 충전업체인 터라이뎬(特来电)과 손을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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