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 시대, 영화산업은 끝난 걸까

사모펀드 VIG파트너스의 대표이며, 투자ㆍ테크ㆍ미디어 분야에 대한 글도 쓰고 있습니다.

이철민의 리멤버 밸리

‘집콕’ 시대, 영화산업은 끝난 걸까

🙅극장에 사람이 없다: 올해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간 국내 극장 관객 수는 약 420만명이었습니다. 작년 같은 기간엔 4600만명이 극장을 찾았습니다. 1년 새 91%가 줄어든 겁니다.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이 구축되어 집계를 시작한 2004년의 같은 기간의 관객 수 900만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당연히 극장들의 입장권 매출도 비슷한 비율로 급감해 340억원(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3950억원)에 머물렀습니다.

3월 중순부터 극장들이 문을 닫기 시작한 영화의 본고장 미국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올 3월에서 5월까지 입장권 매출은 약 2억5000만달러(약 30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0억달러(약 3조6000억원)의 8%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그나마 대부분의 극장이 문을 닫은 4월과 5월에는 매출이 거의 없었습니다.

😷코로나 타격 크게 받은 영화 산업: 원인은 당연히 코로나19 바이러스입니다. 짧게는 1시간 반에서 길게는 3시간까지 밀폐된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극장의 특성 때문입니다. 정부에서도 이용 자제를 요청했고, 시민들도 극장에 가는 것을 꺼렸습니다.

신작 영화들의 개봉도 밀렸습니다. 극장에 관객이 오지 않으니 제작된 영화들이 투자 수익을 회수하지 못할까 두려워 개봉을 연기한 거죠. 이런 현실을 극적으로 보여준 것이 바로 영화 <사냥의 시간>이 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동시에 공개된 일입니다. 볼 영화가 없으니 관객들이 다시 극장을 외면하는 악순환이 일어났습니다.

국내 극장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은 최악의 시기를 겪고 있습니다. 특히 CGV는 최근 해외 진출 과정에서 천문학적인 손실을 입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입니다.

메가박스도 준비 중이던 IPO를 계속 추진하기 힘들어진 상황이며, 지속적인 씨네Q 사업에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던 영화 제작 배급사 NEW는 아예 씨네Q를 별도 법인으로 분할하기로 했습니다. 롯데시네마도 당연히 극장 사업에서의 적자를 감내하고 있습니다.

극장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영화의 기획, 제작 또는 배급업 종사자들과 회사들도 심각한 어려움에 처해 있는 상황입니다. 심지어 할리우드 배급사의 국내 지점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일부에서는 “영화가 발명된 이래 처음 맞은 암흑기”라고 부르며 대책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끝나기 전까진 악몽 계속된다: 극장은 코로나19의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지속적으로 외면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미 제작된 대작들이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하고 개봉하면 관객 수가 다소 늘긴 할 겁니다. 다만 감염 우려를 완전히 극복하지 못하면 이전으로 돌아가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당초 계획대로 7월에 개봉하기로 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테넷>의 행보가 중요합니다. 이 영화가 흥행에 성공한다면 <뮬란>, <블랙위도우>, <007 노 타임 투 다이> 등 개봉을 연기해 놓은 작품들도 조기에 개봉할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전처럼 새로운 영화들이 활발히 제작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현재 영화 제작은 투자 회수 가능성이 확인될 때까지 상당수 연기된 상황입니다. 특히 블록버스터 작품과 예술 영화들에 대한 투자는 급격히 위축될 겁니다. 극장에서 대박 흥행을 터뜨리기가 어려워진 탓입니다. 다시 활기를 띠려면 코로나19가 빨리 잡히는 수밖에 없습니다.

🎬넷플릭스에서 개봉하는 영화 많아진다: 대신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서비스를 염두에 둔 영화는 활발하게 제작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안정적인 제작비 회수가 보장되는 덕분입니다. 관객들도 불안한 극장보다는 안전하고 편안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선호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로 달라진 영화 소비 행태입니다.

🛒영화관 낀 쇼핑몰도 어렵다: 영화관과 공동운명체인 복합몰 등 상권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복합몰들은 온라인 쇼핑에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쇼핑몰 내에 극장과 여러 음식점을 입점시켰습니다. 그러나 영화관이 관객을 유치하지 못하게 되면서 쇼핑몰도 벌써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오늘의 이슈

금값 다 오르고 나서야 은값이 오르는 이유

새로운 사실: 최근 한 달을 놓고 보면 금값이 잠시 쉬는 동안 은값이 많이 올랐습니다. 은값은 지난 5월에 무려 19% 상승했습니다. 은값은 최근 3개월 사이에 가장 높은 가격대입니다.

은은 산업재: 금은 가치를 저장하는 수단으로서의 기능이 큰 귀금속입니다. 은도 귀금속이지만, 산업재로도 쓰입니다. 그래서 금값과 연동해서 움직이기도 하지만 산업재 수요에 따라(즉 경기의 흐름에 따라) 경기가 좋으면 올라가고 경기가 나쁘면 내려가는 특성도 보입니다.

금값과 은값의 비율은 1980년 무렵에는 한때 15배까지 좁혀지기도 했지만 작년에는 90배까지 벌어졌습니다. 같은 무게의 금이 은보다 90배 비싸다는 뜻입니다. 이 배율이 올해는 100배를 넘기도 했습니다. 은은 수요의 절반이 산업재인데 공장들이 멈추면서 생긴 현상입니다.

금은 침체기에, 은은 회복기에 오른다: 일반적으로 경기 침체 시기에는 산업재의 수요가 약해져서 구리 가격에 비해 금 가격이 상대적으로 더 오릅니다. 반대로 경제가 성장할 때는 반대로 구리 가격이 금가격보다 상대적으로 많이 오릅니다. 이유는 금은 산업용으로 거의 쓰이지 않지만 구리는 산업용으로 많이 쓰이기 때문입니다. 또 금은 안전자산으로서 채권의 대체재 역할을 합니다.

안전자산으로서 채권의 대체재이기 때문에 채권 가격이 오르는(금리가 내려가는) 상황에서는 금값도 오릅니다. 은은 이런 금과 구리의 중간쯤 되는 금속인데 최근에는 금보다는 구리에 가깝게 인식되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 기사는 올해 들어서 금값은 많이 올랐는데은값은 부진하다는, 올해 전체의 흐름을 조망하는 뉴스이지만 금과 은이 어느때 왜 오르는 지에 대해서는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아이폰12는 5G를 어떻게 활용할까

아이폰12 예상 렌더링 이미지

사진 출처: 폰아레나

새로운 사실: 올해 하반기에 출시될 아이폰12는 두 가지 특징을 가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하나는 애플이 만드는 첫 5G폰이라는 점, 두번째는 애플이 신제품 고가폰의 가격을 전작보다 더 저렴하게 내놓는 첫번째 케이스라는 점입니다. 애플이 고가폰 집중 전략을 버리고 중저가로 포지션을 옮기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애플의 공식 발표는 아니지만 애플은 올해 가을에 출시할 아이폰 12의 저가 모델 가격을 지난해 아이폰 11의 출시가격보다 50달러 저렴한 649달러로 내놓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신제품 관심 유도하는 마케팅: 아직 석 달 이상 남은 아이폰 12의 출시와 관련한 정보가 흘러나오는 건 소비자들의 관심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이폰 12에 대한 기대감을 유지시키면서 그때까지 휴대폰 구매를 미루게 하려는 마케팅의 일환이기도 합니다.

아이폰이 중저가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면서 삼성전자 등 경쟁 휴대폰 업체들의 부담은 커질 겁니다. 부품업체들에 대한 단가 인하 압력도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애플은 5G를 어떻게 쓸까: 애플이 처음으로 5G 휴대폰을 내놓는 것에 대해서도 애플이 5G망을 활용해서 어떤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것인지를 두고 관심이 집중됩니다. 5G 통신망은 기존 4G 통신망보다 더 빠릅니다. 하지만 그렇게 더 빠른 것으로 어떤 새로운 기능을 제공할 것이냐에 대해서는 아직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애플의 아이폰이 4G폰을 버리고 5G폰을 구매해야 하는 분명한 이유를 제시해줄지가 업계의 관심거리입니다. 그게 분명하게 제시된다면 5G통신망을 깔려는 통신사들의 움직임도 더 빨라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코로나 치료제, 아직 멀었다: 코로나19 치료제로 주목 받던 ‘렘데시비르’의 치료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렘데시비르의 개발사인 길리어드사이언스는 3상 임상시험 결과 5일간 투여한 환자그룹은 투여하지 않은 환자에 비해 단기간에 증상개선 등을 보였으나 효과는 모두 제한적이었습니다.

🇨🇳홍콩 대체도시 만드는 중국: 중국이 하이난에 자유무역항 건설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2025년까지 무역과 투자를 자유롭게 해 자유무역항 체계를 마련하고, 2050년에는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입니다. 일부에선 중국 지도부가 하이난 자유무역항을 홍콩의 대항마로 키우려는 의도로 보고 있습니다.

🤳페이스북 내부로 번진 미국 시위: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내부에서 강한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일부 직원들은 가상 파업에 들어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자극적인 메시지를 검열하지 않은 데 대한 반발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도 시작된다”는 경고성 메시지를 시위대에 보냈습니다. 이에 트위터는 “폭력을 미화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며 트럼프의 트위트를 감추는 조처를 취했지만, 페이스북은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습니다.

😎VR은 왜 실패했을까: VR이 차세대 산업으로 꼽힌 지도 수년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대중화되지 못했습니다. VR로 할 수 있는 일이 너무 적고, 시장이 작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담긴 리포트입니다. 다만 현재의 VR가 아이폰 이전의 스마트폰들처럼 핵심 기능은 갖췄으나 소비자들이 사용하기엔 불편한 상황일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달리 말하면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나면 급속도로 대중화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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