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공유경제 허상을 무너뜨렸다

사모펀드 VIG파트너스의 대표이며, 투자ㆍ테크ㆍ미디어 분야에 대한 글도 쓰고 있습니다.

이철민의 리멤버 밸리

코로나가 공유경제 허상을 무너뜨렸다

새로운 사실: 공유경제 업체들이 몰락하고 있습니다. 대표 주자인 위워크, 우버, 에어비앤비의 실적이 크게 악화했습니다. 이들은 구조조정을 하며 버티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경제활동이 침체되고, 남과 공간을 공유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생긴 게 크게 영향을 미쳤습니다. 

🏢 사무실 공유업체 위워크의 경우 2018년 2.4조원의 순손실을 기록하고(매출은 2조원), 창업자의 배임행위들까지 드러나면서 예정되었던 IPO가 무산된 바 있습니다. 그 뒤 대주주인 소프트뱅크가 3.6조원 규모의 추가투자를 하기로 했으나, 최근 코로나19를 이유로 이를 철회하자 소송전이 벌어진 상황입니다.

🏨 숙박 공유업체 에어비앤비의 상황도 비슷합니다. 에어비앤비는 작년 하반기부터 상장을 추진해왔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숙박 수요가 뚝 끊기면서 계획대로 상장하긴 힘들어졌습니다. 이 회사는 올해 매출이 지난해 절반 이하가 될 것이라고 밝히며, 최근 전세계 7500명 직원 가운데 1900명을 해고했습니다.

🚖 우버의 상황도 극적입니다. 2019년 10조원이라는 막대한 손순실을 기록했지만, 위워크와는 달리 IPO에는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미국과 유럽에 확산하면서 1분기에만 지난해 대비 순손실이 170% 증가하며 3조5000억원을 기록했고 주가도 폭락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전 직원의 14%인 3700명을 해고한 우버는, 빠르게 성장 중인 우버이츠(업계 2위)의 사업 확대를 위해 최근 3위 업체인 그럽허브의 인수를 추진 중입니다. 승차 공유가 아닌 음식 배달업으로 회생을 하려는 이 시도로, 우버의 주가는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습니다.

코로나만 문제는 아니다: 세 기업 모두 코로나19 이전인 지난해까지도 막대한 손실을 기록 중이었습니다. 이들 기업은 매출을 빠르게 늘려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고 시장에서 선도적인 입지를 구축하는 데는 성공했습니다. 수익성을 확보하며 비즈니스 모델을 검증해내지는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공유경제는 돈을 벌 수 있을까: 물론 많은 스타트업들이 수년간의 적자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성공해온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공유경제가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로 거듭날 수 있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공유경제 업체들도 엄밀히 말하면 공유경제를 통해 돈을 벌고 있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 일단 위워크의 경우, 혹독하게 비판하는 이들은 그저 사무실 재임대 사업자이라고 부를 정도입니다. 본질적으로는 비어 있는 사무실 공간을 장기 임대하여 분할 재임대를 하는 것은 맞기 때문입니다. 물론 위워크는 사무실 공간을 넘어 새로운 일하는 방식까지 입주사들과 공유한다고 설명합니다.

👉 우버는 원래 같은 방향으로 가는 승객과 차량을 공유하는 모델이었습니다. 현실은 달랐습니다. 현재 대부분의 우버 기사들은 자동차를 장기 렌트하고 있습니다. 전업으로 우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죠. 택시와 다르지 않은 방식입니다. 공유의 개념은 사라졌습니다.

👉 에어비앤비도 똑같습니다. 남는 방이나 쓰지 않고 있는 집을 여행객들에게 빌려줘 새로운 숙박 경험을 제공한다는 게 당초 취지였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숙박 제공자들은 아예 에어비앤비에서 숙박 사업을 하기 위해 주택을 구입하거나 임대했습니다.

공유경제업체 우버 살린 건 배달앱: 시장에서 환호한 건 결국 공유경제라기보단 이들 서비스의 빠른 성장이었던 겁니다.  코로나19는 그 성장세를 꺾었습니다.  위기를 맞닥뜨린 우버를 살려준 사업도 음식 배달 서비스인 우버이츠였습니다. 역시 공유경제와는 연관이 적습니다. 공유경제의 한계를 보여주는 단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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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데일리 브리프

코로나가 일자리를 더 만든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가져올 미래의 변화로 ‘탈세계화’를 꼽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바이러스가 언제 또 창궐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필수재를 생산하는 공장이나 공급처는 가장 경쟁력이 뛰어난 어느 한 곳에 두는 것보다는 여러 곳에 분산하는 게 필요하고 가능하면 자국내에 두는 게 좋다는 생각이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탈세계화는 비효율을 낳는다: 이런 변화는 불가피한 비효율과 고비용을 낳습니다. 그리고 그런 비효율은 전 세계 경제에 소득의 감소로 작용합니다. 지금까지는 A국은 자동차를 만들고, B국은 과일을 생산해서 서로 교환하는 구조였습니다. 그런데 A국도 자동차와 과일을 모두 생산하고 B국도 자동차와 과일을 모두 생산하면 중복 비용이 투입되고 생산의 효율화도 이뤄지지 않습니다. 가격은 올라갑니다.  가격이 올라가면 판매도 줄어들고 소득도 줄어드는 악순환이 생깁니다.  한 국가 안에서도 빈부의 격차가 커지고 그걸 만회하기 위해 보호무역 장벽을 더욱 높게 치려는 시도가 이어집니다.

중국이 생산하고 미국이 소비하는 글로벌 분업구조도 깨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자주 제기됩니다. 중국이 생산도 소비도 모두 하고 미국도 소비와 생산을 모두 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그런 변화는 꼭 나쁘기만 할까요. 이 질문에 대해 좋은 점도 있다는 분석은 살펴볼 만합니다. 좋은 점이란 바로 일자리가 많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비효율이 만들 일자리: 글로벌 분업은 규모의 경제와 비용의 효율화를 통해 그 효과를 극대화합니다. 전 세계의 모든 자동차를 A국에서만 만들면 그 자동차 공장을 관리하는 공장장은 한 명이면 됩니다. 하지만 A국, B국, C국에서 모두 자동차를 만들면 공장장은 3명이 필요합니다. 비효율과 비용을 유발하지만 다른 시각에서는 일자리를 3배나 많이 만들어낸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논쟁의 여지는 있는 이론입니다. 글로벌 분업과 세계화는  단기적으로는 일자리를 줄이지만 그렇게 생긴 노동력의 여유분은 또 다른 서비스 산업을 탄생시키면서 경제를 성장시켜간다 는 게 기존의 성장이론이기 때문입니다. (농업의 기계화와 대형화는 농촌의 많은 일자리를 없앴지만 그 인력이 소프트웨어 산업도 일구고 게임산업도 만들어냅니다.)

놀라울 만큼 싼 가격으로 소비자를 유혹할 수 있는 글로벌 분업과 세계화가 과연 쉽게 무너질까 하는 생각도 여전히 남아있는 고민입니다.

마스크나 백신 같은 필수품은 비효율에도 불구하고 각국이 스스로 만들고 비축하려는 시도를 할 수 있을 겁니다. 반면 자동차, TV, 휴대폰, 농기계, 의류 등 생필품들은 어디까지 자국에서 독자생산할 것인지, 그러려면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매우 높여야 하는데 그로 인한 소비자 후생의 감소를 어디까지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답을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추락하는 일본 경제

코로나19 충격으로 일본의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율로 -3.4%를 기록했습니다. (이 성장률로 1년 내내 성장하면 경제가 3.4% 후퇴할 거란 뜻입니다) 일본 경제는 작년 4분기에도 역성장했습니다.

2분기에는 더욱 안 좋을 걸로 보입니다. 시장에선 2분기에 연율로 21%가량 역성장할 걸로 전망합니다. 이동 자제 및 휴업 등을 요청한 긴급사태를 4월에 선언했기 때문입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20일 GDP의 20%를 넘어서는 117조엔(약 1345조원) 규모 대책을 내놓은 데 이어 2차 추경을 준비 중입니다.

16조 적자 낸 소프트뱅크

소프트뱅크그룹이 일본 기업 사상 최악의 분기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소프트뱅크는 1분기에 1조4381억엔(약 16조5451억원)의 순손실을 냈습니다. 작년 1분기 순손실의 10배가 넘습니다. 기존 일본 기업 분기 최대 순손실은 동일본대지진 직후 후쿠시마원전을 운영하던 도쿄전력이 기록한 1조3872억엔이었습니다.

소프트뱅크가 운영하는 비전펀드의 투자 실패 때문입니다.  비전펀드는 위워크와 우버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다만 손정의 회장은 “위워크를 제외한 대규모 투자는 상대적으로 선방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했습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올해 4조5000억엔의 자산을 매각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렇게 마련한 자금은 자사주 매입과 부채 상환에 쓸 계획입니다.

구조조정 터널 진입한 자동차 업계

미국 주 정부들이 봉쇄를 해제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생산 공장들도 재개에 나섰습니다. 17일 기준으로 미국 자동차 공장의 76.7%가 가동을 재개했습니다. 나머지 공장들도 다음달까지 순차적으로 생산을 재개할 예정입니다.

다만 전망은 여전히 어둡습니다.  코로나19 감염 위험 때문에 근로자들을 모두 복귀시키기 어렵고, 공급망 붕괴로 부품 공급도 여의치 않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한국을 제외한 글로벌 공장들의 평균 가동률은 30% 안팎에 그칩니다.

경제가 침체하면서 시장도 위축됐습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올해 세계 자동차 판매 규모가 작년보다 20% 쪼그라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세계 판매 2위 도요타는 올해 영업이익을 작년 영업이익의 20% 수준으로 전망했습니다. 자동차 업체들이 생산시설을 감축할 걸로 업계에선 보고 있습니다. 생산시설 감축은 곧 인력 구조조정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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