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찍어 쓰는 세상 우리는 왜 못하나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돈 찍어 쓰는 세상 우리는 왜 못하나

빠르게 느는 나랏빚: 우리나라의 부채 상황에 대한 경고가 계속 들어오고 있습니다. 국가채무는 내년에 GDP 대비 50%에 육박할 것이라는 블룸버그 산하 연구소의 분석이 보도됐고, 가계부채와 기업부채도 위험한 수준으로 진입했다는 경고도 나옵니다.

우리나라의 국가부채나 민간부채에 대한 경고는 부채의 양이 많다기보다는 늘 부채의 증가속도가 빠르다는 데 초점이 있습니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우리나라가 지난해 37%, 올해는 46% 수준으로 예상되는데요. 일본은 234%, 이탈리아 127%, 미국 109%, 영국 85%, 독일 55% 등으로 우리나라의 부채 수준과 규모(*)는 매우 적습니다.

*사실 이 수치에 대해서는 논란이 끊이지 않습니다. 선진국들의 국가채무는 주로 노인들의 연금지급을 위해 조달된 채무입니다. 그래서 이제 본격적으로 고령화가 시작되는 한국은 이미 고령화가 후반전으로 접어든 선진국들과 직접 비교하고 안심할 수준이 아니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는 공기업 부채 등으로 여기저기에 숨겨져 있어서 다른 나라와는 직접 비교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부채: 순수하게 중앙정부의 부채만 집계하면 GDP 대비 40%에 못 미칩니다. 다만 다른 나라에서는 대부분 중앙정부 부채로 집계되는 지방정부 부채, 공공기관과 한전, LH공사 등의 공기업 부채를 더하면 1078조원, 거기에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금융공기업 부채 500조원과 한국은행 부채인 통안증권 발행잔액 165조원을 더하면 GDP 대비 100%에 육박하는 부채비율이 됩니다.

민간부채(가계부채+기업부채) 문제도 비슷합니다. 규모 자체는 크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수위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는 게 우리나라 민간부채의 문제입니다. 국제결제은행 BIS는 각국의 기업부채 가계부채 수준을 매년 경보, 주의, 보통 세 단계로 분류합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제일 안정적인 보통 단계에 속해 있었는데요. 최근에는 주의 단계로 높아졌습니다.

절대 규모는 괜찮지만 부채 증가 속도가 빠르다는 지적은 후자에 방점을 두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괜찮다는 게 요지가 아니라 자칫하면 금방 망가진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스페인은 유럽 재정위기가 닥치기 전에는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60%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경제를 살리려면 빚이 필요하다: 다른 나라도 부채가 증가하는 건 마찬가지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몇 가지 요인이 더 있습니다. 최근 2~3년간 정부 부채가 급증한 것은 가파르게 추락하는 경제성장률을 떠받치기 위해 정부 지출을 급격히 늘린 탓입니다. 우리나라는 경제성장률이 계단식으로 추락하고 있습니다. 2010년에 6%가 넘던 경제성장률은 4%대와 5%대를 거치지 않고 바로 3.7%로, 그 다음 해엔 2.4%로 하락했습니다. 그리고 작년 경제성장률은 간신히 2.0%로 턱걸이를 했습니다. 성장률의 절반 이상은 정부 지출 덕분이었습니다. 그냥 뒀다면 0%대 성장을 기록했을 것입니다.

기축통화국은 중앙은행이, 한국은 정부가:  반면 미국이나 유럽, 일본은 정부 부채가 별로 늘어나지 않고 있는데 그건  경기 부양을 중앙은행의 돈으로 하고 있기 때문 입니다. 중앙은행이 시중에 풀어댄 돈은 중앙은행의 부채이지만, 그건 국가채무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그들이 그렇게 할 수 있는 건 그렇게 하더라도 그들의 통화인 달러, 유로, 엔은 신뢰도가 유지되는 기축통화이기 때문입니다. 반면 우리나라의 통화는 그렇게 적극적으로 돈을 찍어서 풀면 그들보다 더 빨리 신뢰도가 추락합니다. (억울하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오랜 역사의 차이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경기 부양을 정부가 담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G20 국가들 중에서 선진국들은 평균적으로 GDP의 4.9%에 해당하는 재정지출 정책을 내놨습니다. 호주와 일본은 GDP의 10%, 미국 7%, 캐나다 5% 등의 규모였지만 G20의 신흥국들이 발표한 재정지출은 GDP의 1.4%에 불과합니다. 국제결제통화를 갖고 있는 선진국들은 정부부채가 많아져도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서 부채를 갚을 수 있기 때문에 정부부채가 늘어나는 것을 크게 문제삼지 않을 수 있지만  신흥국은 정부부채가 늘어나면 다시 긴축을 해서 갚는 길밖에 없기 때문에(선진국들처럼 돈을 찍어서 갚으면 그 나라 통화가치에 대한 의심이 제기되고 환율이 오릅니다) 정부지출을 늘리는 것을 주저하게 됩니다. 

앞으로도 <왜 다른 나라는 돈을 저렇게 푸는데 우리나라는 이것밖에 못 풀까>라는 의문이 계속 제기될 겁니다. 통화의 안정성이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결과입니다. 우리나라는 그러면서도 재정을 그렇게 써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다른 나라들보다 더 강하게 제기될 것입니다. 재난지원금을 모든 국민들에게 지급할지 하위 70%에 대해서만 지급할지를 두고 그렇게 치열하게 다툰 것은  그렇게 다투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쉽게 돈을 찍어서 쓰면 통화의 신뢰도가 급격히 하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재부의 반발은 소신의 결과일 수도 있지만 재정의 건전성을 우리가 결코 외면하고 있지 않다는 외국인들에 대한 일종의 쇼맨십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민간의 부채 증가는 저금리 탓일 수도 있지만 기업부채는 최근 1~2년 사이의 기업실적 악화, 가계부채는 자영업자들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자영업 운영비 충당용)와 전세대출의 급증 탓이 큽니다.

부채문제에 대한 고민은 그 해법이 난감하다는 데 있습니다. 부채 문제를 해결하면(부채를 줄이려면) 경기를 살려야 되는데, 경기를 살리려면 부채를 늘릴 수밖에 없는 순환논리에 빠집니다.

돈을 효과적으로 쓰는 수밖에 없다: 정부 부채가 빠르게 증가하니 정부가 돈을 쓰는 걸 줄여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이럴 때일수록 정부가 돈을 써야 경기가 살아나서 세금이 더 걷히고 정부의 재정이 안정된다>는 반론이 제기되는 건 그 때문입니다. 다만 정부의 재정이 모든 국민들에게 골고루 배분되는 것보다는 저소득층에게 집중되는 게 소비를 늘리는 효과가 더 크다는 데는 별 이견이 없습니다. 똑같은 돈을 쓰더라도 더 효과가 좋은 선택을 해야 <돈 쓴 보람>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모든 가구에 100만원을 지급하기보다는 같은 돈으로 하위 50%에 200만원씩 지원하는 게 경기 활성화에 더 도움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저소득층이든 고소득층이든 현금지급을 하는 것보다는 창업을 유도하거나 투자를 유도하는 데 쓰이는 돈이 더 효과적이라는 점에도 이견이 없습니다. 어떻게 어디에 돈을 쓰면 창업이 유도되고 투자가 유도되는지 답을 찾지 못하고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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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인증서, 드디어 사라진다

복잡한 인증 절차로 비판을 받았던 공인인증서가 폐지될 걸로 보입니다. 공인인증서를 폐지하고, 생체정보, 클라우드, 블록체인 등을 활용한 전자서명을 도입하는 법안이 내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됩니다. 공인인증서는 1999년 도입된 뒤 21년간 활용됐습니다.

우리가 주의해야 할 사실은 공인인증서가 폐지되더라도 인증절차 자체가 사라지는 건 아니라는 것입니다. 생체인증이든 어떤 것이든 본인 확인을 위한 인증은 필요합니다.  그 절차를 공인인증서로 강제로 일원화하지는 않겠다는 변화일 뿐입니다.  다양한 인증방식이 도입될 것이고 그 과정에서 혼란도 있을 것이고 생체정보 등의 인증방식을 독점한 기업에게는 기회가 열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기준금리, 또 내려갈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장기화되면서 경기가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한국은행이 다시 금리를 내릴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현재 시장금리(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기준금리보다 약간 높은 0.87%입니다. 기준금리는 28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결정됩니다.

잘 나가는 한국 라면

코로나19로 세계에서 한국 라면 사재기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물류 차질로 제품 공급이 어려워질 것을 우려한 해외 거래선들이 주문량을 늘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삼양식품의 1분기 매출은 작년 1분기보다 30% 늘었습니다. 농심 매출도 같은 기간 17% 증가했으며, 오뚜기의 면류 매출도 12% 늘어났습니다.

현대자동차 시총 넘어선 넥슨

게임회사 넥슨의 시가총액이 20조원을 넘겼습니다. 일본에 상장된 회사지만, 국내에 상장된 기업과 비교하면 시총 10위 안에 들어갑니다. 넥슨의 주가는 1분기 실적 발표 다음날 14.5%나 올랐는데요. 매출은 오히려 11% 감소했지만, 중국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습니다. 현재 중국은 한국 게임에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는데요. 넥슨은 4년 전 미리 받아둔 허가를 바탕으로 올 여름 중국에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란 게임을 출시합니다. 출시 전 사전예약에는 4000만명이 몰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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