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의료와 타다의 공통점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원격의료와 타다의 공통점

한눈에 보기
원격진료는 새로운 서비스입니다. 모든 국민이 이제 다 원격진료만 하자는 게 아니라면 도입을 굳이 안 할 이유는 없습니다. 하다가 이상하면 안 하면 되니까요. 그런데 그게 그렇게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정부가 원격진료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면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습니다. 이 이슈는 과거에도 종종 제기되던 주제였지만 의료계를 중심으로 한 반발로 진척되지 못했습니다. 이번에도 의료계는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원격진료라는 게 정확히 뭔가요?

쉽게 말하면 의사와 환자가 서로 화상채팅으로 진료를 보는 겁니다. 그러나 꼭 그런 형태만을 원격진료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수술능력이 뛰어난 의사가 원거리에 있는 환자의 수술을 모니터로 관찰하면서 수술을 지도하는 원격수술과 전화나 이메일로 환자와 의사가 대화하면서 처방을 내리는 전화 진료나 이메일 진료도 원격진료의 영역입니다.

이런 방식의 진료를 도입하자는 목소리는 과거부터 있었습니다. 다만 반대 측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인프라 투자가 필요한 영역이어서 대기업이 진입할 수 있고 대기업이 진입하면 의료의 영리화가 우려되며, 인기 있는 의사들로 의료 수요가 쏠리면서 동네 의원들이 어려워지는 문제 등이 생길 거란 우려가 반대 측의 근거입니다.

정부는 왜 추진하려고 하나요?

일부 환자를 대상으로 원격의료를 허용하려는 움직임은 과거에도 계속 있었습니다. 오진 우려 때문에 재진 환자나 경증 또는 만성질환 환자, 수술 후 신체에 부착한 의료기의 점검이 필요한 환자 등으로 원격 진료의 대상을 제한한 <부분 허용> 법안은 18대 국회부터 계속 발의됐습니다. 그러나 국회를 통과하지는 못했습니다.

정부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또는 이와 유사한  감염병이 확산될 경우 환자가 의료기관에 접근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질 수도 있고, 의료진이 감염병 치료에 매달려야 할 경우 일반 환자들의 진료에 어려움이 생기는 등의 문제를 원격진료로 해결할 수 있다 는 입장입니다. 의사와 환자가 대면하지 않고, 의사 한 명이 여러 환자를 돌볼 수 있는 장점이 있는 원격진료를 허용하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반대하는 이유는 뭔가요?

앞서 소개한 반대 이유 외에도 몇 가지 이슈가 있습니다. 우선 원격진료는 의사와 환자가 멀리 떨어져 있는 국토가 넓은 나라 또는 의사를 만나기가 매우 어렵고 오래 기다려야 하며 의사를 만나는 비용이 매우 비싼 나라에서는 유용하지만  길만 건너면 여러 병원이 있고 당일 진료가 대부분 가능하며 진찰 비용도 매우 저렴한 우리나라에서는 원격 진료가 별 필요가 없다 는 주장입니다.

원격진료의 오진 가능성이나 우려되는 부작용 등은 외국이나 우리나라가 모두 동일합니다. 그러나 그걸 감수하고서라도 얻을 효익이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서 원격진료는 우리나라에 맞지 않는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나 그 문제는 원격진료가 그래도 필요한 경우에는 원격진료를 하고, 효익이 크지 않은 케이스에는 지금처럼 대면진료를 하면 된다는 반론을 극복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어차피 대면진료를 해도 환자를 만져보지도 청진하지도 관찰하지도 않고 대화만 하고 처방전만 주는 재진, 경증, 만성질환 등의 경우에만 원격진료를 하자는데 왜 반대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명확한 답을 내놓지는 못합니다.

의료계가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의료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 때문입니다. 의료계의 불신은 의료 서비스가 현재 민간 서비스도 아니고 그렇다고 국가가 주도하는 서비스도 아닌 어정쩡한 상황에서 가격도 싸고 품질도 높게 유지하려는, 어찌 보면 불가능한 시도를 하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마치 타다 서비스를 둘러싼 택시 산업의 논쟁과 매우 흡사합니다.

원격진료와 <타다> 서비스가 어떤 면에서 유사한가요?

의료 서비스는 개인인 의사들이 제공하고 그 대가도 의사들이 받아가며 많이 버는 의사와 적게 버는 의사가 공존하지만 그 의료행위의 가격은 정부가 정합니다. 택시 역시 개인택시든 회사택시든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주체가 운영하고 많이 버는 택시, 못 버는 택시가 존재하지만, 택시요금의 정부가 정합니다.

두 경우에서 정부는 이용자들에게는 저렴한 가격을 제공하면서도 공급자들에게는 최소한의 적정 수익을 보장해줘야 하는 두 가지 숙제를 동시에 갖게 됩니다. 그 결과 서비스의 질이 훼손됩니다.  저렴한 가격이지만 적정한 수익을 가져가려면 환자(승객)보다 의사(택시)의 숫자가 적어서 의사가 많은 환자를 볼 수 있어야 합니다.  당연히 5분 진료가 일상화됩니다.

그런 상황에서 새로운 서비스인 타다가 등장하자 기존 택시들은 요금을 자유롭게 받을 수 있게 하든, 그걸 규제하려면 새로운 진입자를 막아주든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타다의 이슈에서 정부는 후자를 선택했습니다.

원격진료도 의료계는 택시업계에서 타다의 등장처럼 <공급이 늘어나는> 효과를 걱정합니다. 원격진료는 지금 당장은 대면진료보다 더 불편하고 손이 많이 갑니다. 하지만 가까운 미래에 의사들의 진료를 돕는 다양한 기술이 뒷받침될 경우 의사들의 생산성이 향상되고 한 명의 의사가 여러 명의 의사가 할 일을 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원격진료가 상시화되면 <서울의 유명한 대형병원 특진의사에게> 진료를 받으려는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고 그 병원은 그 의사가 최대한 많은 진료를 할 수 있게 각종 기술과 인력을 투입해서 시스템을 갖출 겁니다. 그러면 택시업계가 타다가 등장한 이후 걱정한 것처럼 동네 의원에는 환자가 줄어들 것입니다.

이런 변화는 패밀리레스토랑이 생기면서 동네 중국음식점들이 문을 닫고 대형마트가 생기면서 동네 구멍가게들이 폐업한 것과 동일한 흐름이긴 합니다. 그러나 그건 자유로운 경쟁의 결과였으나 의료계는 좀 다릅니다.  의료행위와 그 가격을 모두 정부로부터 통제 받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대형마트가 들어왔을 때 구멍가게가 ‘그럼 집집마다 배달서비스를 해주자’는 식으로 새로운 도입했으나 의료계는 할 수 없습니다. 택시들이 우리도 그럼 요금을 올리고 더 친절한 서비스를 하면서 경쟁하겠다고 할 수 없었던 것과 동일합니다.

원격진료에 대한 의료수가의 문제를 걱정하는 의료계의 시각은 어떤 겁니까?

한 명의 의사가 여러 명의 의사 역할을 아무 문제 없이 수행하는 것을 의사들이 반대한다고 하면 의사들의 집단 이기주의로 해석되기 쉽습니다만, 꼭 그렇게만 볼 수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정부가 시도하고 있는 다양한 의료 정책들이 의사들의 시각에서는 당신들의 노동력을 더 저렴하게 제공하라는 압력으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원격진료에 대한 우려도 그런 시각에서 비롯됩니다.

예를 들면 <건강보험 보장범위 확대> 정책은 그동안 비급여 의료서비스로 분류되어 의사들이 임의로 가격을 제시하던 의료서비스의 상당수를 건강보험 보장범위 안으로 편입하고 그 가격을 국가가 정하겠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국민들 입장에서는 똑같은 건강보험료와 똑같은 진료비를 내고 더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되니 좋습니다. 다만 바꿔 말하면 의사들은 더 좋은 서비스를 지금보다 더 낮은 비용에 제공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원격진료가 허용되면 원격진료의 의료 수가는 지금보다 낮을 가능성이 높습니다(의사도 안 만났는데 왜 의사를 만나고 내는 진료비보다 비싸냐는 저항 때문입니다). 실제로 원격진료를 하려면 비용은 더 많이 듭니다. 결국 늘어나는 비용은 국민들이 내야 하는데 정부는 서비스의 향상 폭만큼 국민들의 부담(자기부담금+건강보험료)을 늘리는 게 아니라 의료계의 부담을 높이는 쪽으로 풀어왔다고 의료계는 생각합니다. 의료계는 그래서 정부가 시도하는 새로운 서비스는 대부분 그런 시각으로 바라보고 이해합니다. 나쁜 접근 방법이지만 이해되는 측면도 있는 결과물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되나요?

원격진료 문제는 원격진료가 필요한 환자가 많은지, 불가피한 선택인지, 다른 대안은 없는지, 선택할 경우 환자가 겪을 부작용은 없는지 등을 논의해야 하는 주제입니다. 필요한 주제이지만 그런 걱정보다는 대기업의 진입 가능성, 의료 민영화 가능성, 의사들의 수입 감소 또는 양극화 가능성 등 다른 이슈들이 늘 도마에 올라왔습니다. 물론 그런 이슈들은 궁극적으로는 환자에게 제공되는 의료서비스의 품질이나 가격과 연결되는 이슈이긴 합니다.

이 문제는 원격진료를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의료 서비스를 도입할 때마다 그럼 누가 손해봐야 하느냐, 비용을 누가 부담해야 하느냐는 문제 와 연결됩니다. 모든 새로운 서비스는 비용이 추가되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어차피 국민들에게 돈을 걷어서 의료계로 전달하는 역할을 할 뿐이니 결국 의사들이 손해를 볼 거냐 국민들이 손해를 볼 거냐의 문제가 됩니다.

양측은 아무도 양보를 먼저 하지는 않을 것이므로 국가는 국민들에게 의료비를 더 부담해야 한다고 설득하거나 의료계에 수입을 좀 줄이라고 해야 합니다. 둘 다 어려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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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투자의 결말

원유 가격이 급락하자 원유 값의 추가 하락에 베팅하거나 아니면 반대로 반등 가능성에 베팅해서 돈을 벌어보려는 투자자들이 크게 늘었습니다. 마침 원유 가격을 두 배로 추종하는 원유 레버리지(또는 인버스) ETN 또는 ETF 상품들도 시장에 있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삼성전자나 현대차 주식을 사듯 사들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또는 그 결과로 1. 손실을 많이 본 투자자들이 많이 생겼고 2. 예상보다 많은 투자자들이 한쪽 방향으로 쏠리는 바람에 ETF와 ETN이 실제 유가 가치를 따라가지 못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예를 들면 유가 상승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상장된 ETN을 모두 사들이면서 본질가치보다 더 비싸게 거래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마치 설렁탕 가게에 손님이 몰려서 설렁탕이 다 떨어지면 반 그릇짜리 설렁탕도 어이 없이 비싼 값에 팔리기도 하는 것과 비슷한 일입니다. 설렁탕을 새로 끓여 올 때까지 이런 일이 계속 됐습니다. 3. 레버리지 또는 2배인버스 ETF 등의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상품에 사람들이 많이 몰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가 1, 3번의 대책으로 그런 투자를 하려면 증거금으로 1000만원을 내도록 하고 온라인으로 관련 교육을 받은 투자자들만 그런 거래를 하게 하기로 했습니다.  2를 위해서는 앞선 대책 외에 증권사들이 상장된 ETN의 여유 재고 물량을 20% 정도 보유하는 의무(설렁탕을 여유 있게)를 갖도록 했습니다. 

다시 번지는 미∙중 갈등

미국 정부가 미국이 개발한 소프트웨어와 기술로 제작된 반도체가 화웨이에 공급되지 않도록 수출 규정을 개정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중국 정부는 애플과 퀄컴, 보잉 등을 상대로 보복에 나설 거라고 위협했습니다.

미∙중 갈등이 다시 커지면서 미국과 중국 양쪽을 다 포기할 수 없는 삼성전자는 난처한 상황에 처했습니다. 미국은 중국 등 아시아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반도체 업체들더러 미국에 공장을 지으라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는 120억달러를 투자해 미국에 공장을 짓기로 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아직 방향을 정하지 않았습니다.

코로나로 웃은 기업과 운 기업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손해를 보는 기업과 수혜를 보는 기업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집에 있는 시간을 늘리면서 게임업체는 매출이 늘었습니다. 엔씨소프트는 1분기 매출이 1년 전보다 두 배로 늘었고, 중국 텐센트의 매출도 같은 기간 29% 늘었습니다. 한국전력도 이번 1분기에 3년 만에 영업이익을 기록했습니다. 유가가 크게 떨어져 연료 비용 부담이 줄어든 덕입니다.

유통업은 부진합니다. 롯데쇼핑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75% 줄었습니다. 신세계는 97%, 현대백화점은 80% 영업이익이 감소했습니다.

고금리 예·적금의 함정

은행권에서 고금리 특판 예·적금을 마케팅 용도로 활용하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연 5~7% 이자율을 약속하고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가입합니다만, 실제 혜택은 크지 않습니다. 월 납입액을 10~20만원 정도로 제한하고, 만기를 짧게 설정해뒀기 때문입니다. 연 7% 이자를 받더라도 월 납입액이 10만원이고, 만기가 6개월이면 받을 수 있는 이자는 최대 1만2000원 정도입니다. 게다가 이런 상품들은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개인정보 제공 동의’를 금리 지급 조건으로 내거는 일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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