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학 책을 읽을 때 주의할 점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입니다. 리더십, 조직변화 등을 주로 연구합니다.

김태규의 HR 나우

경영학 책을 읽을 때 주의할 점

이 글에 주목하셔야 할 이유

우리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 수많은 인간관계 문제에 직면합니다. 때로는 답이 없어 답답해 하다가도 경영학을 포함한 인문사회과학 서적을 보며 고개를 끄덕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사실 인문사회과학은 우리의 슬기로운 조직생활을 책임져주지는 못합니다. ‘시사점’까지만 주고 해답을 제시해주지는 못하는 것 이지요. 어떻게 실제 조직생활에도 인문사회과학 지식을 활용할 수 있을까요.

인문사회과학은 ‘평균’만 말한다

인문학은 언어, 문학, 역사, 철학 등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인간의 본질에 대한 탐구를 하는 학문이고, 사회과학은 인간 사이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사회현상을 탐구하는 학문입니다. 경영학은 인문학과 사회과학을 근간으로 한 응용학문으로서 인문사회과학의 한 분야에 해당합니다. 문제에 대한 답을 제시해 주는 공학이나 수학과는 달리, 인문사회과학은 인간의 의식, 의사결정, 행동을 주로 다룹니다. 다양성을 지닌 인간을 꿰뚫는 이론과 해답을 제시해주는 역할은 불가능합니다.

인문사회과학 이론은 인간의 본질과 사회관계의 현상이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다는 사실적 전제하에서 그 ‘평균값’이 무엇인가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평균적인 상황에 처한 평균적인 속성을 지닌 인간이 어떠한 의사결정과 행동을 하는가에 대한 예측과 설명이 인문사회과학 이론입니다. 그러므로  인문사회과학을 접하고 해석할 때는 공학이나 수학 이론의 접근법과는 다른 시도가 필요합니다. 

지적능력, 가족관계, 직업, 교육, 가치관 등에 있어서 스스로를 평균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서점에서 보시는 인문사회과학 서적이나 리멤버 나우 등에 실리는 칼럼의 내용은 어디까지나 평균적인 사람들의 행태에 대한 연구결과입니다. 그러니 여러분 스스로가 ‘나는 평균과 어떻게 다를까?’, ‘평균에 대한 인문사회과학 이론은 내게 어떻게 적용되어야 할까?’에 대해 많은 고민과 분석을 하셔야 합니다. 이론과 실제가 다르다는 말은 바로 이런 상황을 의미합니다.

평균의 함정에 빠지기 쉬운 이유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저는 십 수년 동안 많은 강의에서 ‘Highest Number 게임’이라는 실습을 해왔습니다. 게임의 규칙은 이렇습니다. 참가자들은 쪽지에 자신의 이름과 함께 ‘양의 정수’를 기입해 제출하고, 그 중 가장 높은 수를 써낸 사람이 우승하게 됩니다. 아주 간단하죠. 하지만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우승 상금은 현금 100만 원인데, 우승자는 100만 원을 그대로 받는게 아니라 자신이 쓴 숫자로 나눈 값을 상금으로 받게 됩니다.

참가자들은 고민하게 됩니다. 무작정 높은 숫자를 써서 우승 확률을 높일 것인가(Winning 혹은 경쟁초점이라고 합니다), 아니면 낮은 숫자를 써서 의미 있는 상금을 획득할 것인가(Earning 혹은 획득 초점이라고 합니다)에 대한 고민입니다. 참가자들의 남, 녀 성별이 균등한 경우 제가 진행한 게임 중 90% 이상의 경우에서 남성이 우승했습니다. 하지만 1원이 넘는 우승 상금을 본 적이 없습니다. 우승자들은 얼마를 얻느냐보다 우선 이기는 것이 더 중요하고 생각한 것이죠.

100만 이상의 숫자를 적어낸(상금을 1원 이하로 가져가도 좋겠다고 생각한) 사람을 제외하고 남, 녀로 구분하여 분포도를 살펴보면, 아래 그림과 같이 평균값에 있어 남녀가 분명하게 나뉩니다. 당연히 사회과학이론에서는  이 평균값의 차이를 두고 남성은 경쟁 초점이 강하고, 여성은 획득 초점이 강하다고 이론적으로 설명 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자연스레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구나’ 하게 되죠.

실제 생활에서 인문사회과학 지식을 활용하려면

하지만  우리는 평균에서 벗어난 값들에도 주목해야 합니다.  이번에는 아래 그림의 빗금이 쳐진 부분에 주목해보세요. 보는 바와 같이 현실 속 개인들로서는 남성 중에서도 여성의 평균보다 낮은 숫자를 적어낸 사람도 있고, 반대로 여성 중에서도 남성의 평균보다 높은 숫자를 적어낸 사람도 있습니다.

사회과학이론은 평균적인 인간을 발견해줍니다. 하지만 우리 한 명 한 명은 평균을 크게 벗어날 수도 있는 것이죠.  실제로 일상을 해석하고 예측하기 위해서는 여러분 스스로가 평균과 어떻게 다른가에 대한 고민과 분석을 꾸준히 하셔야 합니다.  인문사회과학 이론이 제시하는 지식에서 ‘시사점’을 얻는 것은 좋지만, 그걸 맹신하면 오류에 빠질 수 있습니다. 그런 습관을 통한다면 다양한 사회과학이론의 발견이 여러분의 슬기로운 조직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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