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 일자리부터 무너지고 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약한 일자리부터 무너지고 있다

4월취업자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일자리가 많이 사라진 게 통계로도 확인됐습니다. 지난 4월에 우리나라 취업자 수가 1년 전에 비해서는 약 47만개가 사라졌고 한 달 전인 3월과 비교해도 4만개가 줄었습니다. 원래 4월은 3월보다 날씨도 좋고 활동도 많아서 일자리도 더 많아지는 게 정상입니다만 오히려 4만개나 줄었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인가요?

그렇습니다. 지역별로 볼 때 대구의 고용률이 가장 많이 하락했는데  코로나19 피해가 큰 지역에서 고용위축도 크게 나타났습니다. 

고용이 줄어든 이유는 경제활동 위축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사회활동을 멈추자 그 사회활동과 관련된 일자리들이 줄어들기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숙박∙음식점업종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21만명 도소매업에서 12만명이 감소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청년층의 일자리가 특히 더 많이 충격을 받았다는 점입니다. 60대 이상을 제외환 모든 연령대의 고용률이 다 떨어졌는데 특히 20~24세의 고용률이 제일 많이 하락했습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신입사원이나 아르바이트 등의 해고가 많았고 이들의 신규채용이 많이 줄었다는 신호입니다.

불경기에는 대체로 일자리가 줄어드는데  제일 먼저 영향을 받고 줄어드는 일자리의 상당 부분은 저소득층이나 비숙련자들의 일자리입니다.  고소득∙고연봉자들이 먼저 해고되는 불황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경기를 살리고 일자리를 늘리는 게 친서민 정책으로 분류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47만개의 일자리가 줄어든 게 얼마나 큰 타격인 건가요?

대개 일자리 숫자는 1년 전에 비해 20~40만개 사이의 증가를 보이는 게 최근의 흐름입니다. 오히려 47만개가 감소하는 건 매우 이례적인 사건입니다. IMF 외환위기를 겪던 1999년 2월에도 1년 전보다 65만개 정도 일자리가 사라진 적이 있긴 합니다. 그 이후로는 처음 있는 일입니다.

죽지 않고 살아남은 일자리의 질도 좋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취업자 중에 주당 36시간 미만을 일하는 단시간 근로자는 490만명 정도였는데 지난달에는 이 숫자가 980만명이나 됐습니다. 휴업, 단축근무 등으로 일하는 시간이 크게 줄었다는 의미입니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이 활동을 줄였는데 당연한 결과인 건 아닌가요

그렇습니다. 유일하게 위로가 되는 부분은 경기의 위축 원인이 비교적 뚜렷하다는 점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원인인 일시적 불경기이므로  바이러스가 잠잠해지면 고용이 다시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희망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계속 확산되고 있는 미국의 고용지표도 최악의 수치를 계속 내놓고 있습니다. 취업자 수가 1개월 전보다 2050만명이 줄었고 실업률도 14.7%를 기록했습니다. 둘 다 사상 최악의 통계입니다.

미국에서도 저소득 근로자들이 주로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수치가 나왔습니다. 근로자들의 평균 임금이 7.9%나 오른 것으로 파악됐는데 이건 코로나 19 바이러스 한복판에서 임금을 올렸기 때문이 아니라 전체 취업자들 중에 저소득 근로자들이 통계망에서 대거 사라졌기 때문에 생긴 일입니다.  주로 저소득 근로자들이 집중적으로 해고된 탓입니다. 

뭐가 제일 걱정인가요?

바이러스 때문에 경제활동이 위축되고 일자리가 사라지는 건 예상했던 결과입니다. 관건은 이런 일이 얼마나 지속되느냐입니다.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은 상태가 길어지지 않으면 고용지표도 V자로 반등하겠지만 실업이 장기화되면 쉬는 사람들은 일할 능력을 상실하게 되기도 합니다.

실업의 장기화로 인한 결과는 젊은층에게 특히 악영향을 많이 끼칩니다. 최근의 일자리 상황은 대부분의 피해가 젊은이들에게 부과되고 있습니다. 정부의 정책이 고용의 유지에 주안점을 두다보니 이미 일자리가 있는 사람들의 해고를 막는 데 초점이 맞춰져있습니다.

그럴 경우 새로운 직원을 뽑는 걸 미루거나 취소하는 쪽으로 고용을 줄입니다.  이 피해는 젊은이들에게 집중되고 이들의 실업기간을 늘립니다.  그리고 장기간의 실업은 근로능력 자체를 파괴해서 더 큰 손실을 가져다줍니다. 젊은이들은 노인층보다 일을 하면서 먹고 살아야 할 시간이 훨씬 많이 남아 있는데 노인들보다 장기 실업의 악영향을 더 많이 받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만약 코로나 바이러스가 더 확산된다면 우리보다 바이러스의 피해가 큰 미국의 전철을 따라갈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에서 나타나는 일자리 분야의 특징은 시간이 흐를수록 모든 업종으로 실업의 여파가 확산된다는 것입니다. 3월에는 레저∙숙박 분야의 일자리가 주로 사라졌지만 4월에는 실업자가 전 산업에서 쏟아졌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평균 근로시간은 오히려 올라간다 는 점입니다. 이 역시 미국에서 최근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사라지는 일자리 해고되는 근로자들이 대부분 단시간 근로자들이라서 생기는 일입니다. 살아남은 근로자들은 대부분 장시간 근로자들이고 그래서 근로자들의 평균 근로시간이 오히려 상승합니다.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까요?

정부가 임시 일자리를 대거 만들어서 공급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급하게 만드는 일자리이므로 대부분 단순작업을 하는 일자리가 될 것입니다. 사라진 일자리 50만개를 인위적으로 만들어 1년 정도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10조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합니다. 하반기에 추가경정예산이 다시 해야 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여야가 논쟁을 벌일 만한 법안은 추경안의 원활한 통과를 위해 뒤로 미뤄질 가능성이 큽니다. 한국은행은 금리를 내리게 될 가능성이 조금 더 커졌습니다. 국채 발행을 통해 추가로 예산을 확보해야 하는 만큼 국채가 시장에 매물로 나오게 되고 중기 또는 장기 시중 금리는 올라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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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브리프

코로나 시작된 중국은 경기 회복 중?

코로나19의 발원지인 중국에선 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눈에 띄는 뉴스는 4월 스마트폰 판매량이 코로나가 터지기 전인 작년 4월보다도 17.2%나 늘어난 건데요. 휴대폰 업종에서도 보복소비가 존재한다는 걸 보여준 지표입니다. 스마트폰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여서 별 사건이 없으면 작년 판매량 수준을 유지하는 게 보통입니다.

그러나 중국을 제외한 다른 시장에서는 휴대폰 판매가 작년보다 부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이 지속되는 중이기 때문입니다. 휴대폰 업체들은 할인 행사들을 통해 판매를 늘리려고 할 것이고 그런 상황에서는 먼저 할인행사를 하는 게 유리합니다. 일단 휴대폰을 산 고객은 다른 제품이 할인을 하더라도 휴대폰을 또 구입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아이폰 신제품 등의 출시를 앞두고 이통사들이 이른바 공짜폰 이벤트를 벌이는 배경이기도 합니다.

한편 중국의 일일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4월 말 한 자릿수로 접어들었습니다. 1월에 문을 닫았던 상하이 디즈니랜드도 11일 재개장했습니다. 재개장 전 온라인으로 판매한 입장권은 한 시간 만에 1주일치가 매진됐습니다.

전기차 사업 협력하는 삼성과 현대?

이미지 출처: 현대자동차

이재용 삼성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만남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삼성SDI의 배터리를 현대차의 전기차 모델에 탑재하는 것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지만 굳이 그런 실무적 논의를 총수들끼리 만나서 할 이유가 적다는 점에서 다른 메시지를 던지기 위한 행사였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다만 실제로 삼성SDI와 현대차의 협력이 이뤄진다면 그건 몇 가지 의미를 가집니다. 삼성SDI는 전기차용 배터리를 주력제품으로 키우고 있는데 문제는  삼성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구매해줄 자동차 업체가 없다 는 겁니다. 전기차는 배터리 가격이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서 전기차가 대중화되면 자동차 회사들은 대부분 배터리 회사를 내부화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삼성SDI나 LG화학 같은 배터리 업체들은 납품할 곳이 줄어들거나 납품을 하더라도 치열한 가격 경쟁을 거쳐야 한다는 뜻입니다.

삼성SDI 입장에서는 현대차를 안정적인 납품처로 보유하고 싶은 게 당연한 구도입니다. 특히 현대차는 배터리를 LG화학와 SK이노베이션을 통해서만 구입해왔기 때문에 삼성으로서는 좋은 영업기회가 됩니다. 이 거래에서 현대차가 얻을 수 있는 게 뭔지가 관심거리입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삼성SDI의 배터리 기술을 탐색하고 판단하는 과정으로 해석합니다. 

데일리 체크

코로나19 바이러스로 기업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기업들이 현금 확보전에 나섰습니다. 지난달 기업대출 잔액은 929조원으로 한 달 전보다 28조여원 늘었습니다. 대기업·중소기업·개인사업자 대출이 모두 역대 최대로 증가했습니다. 정부·은행의 자금 지원도 대출 증가에 한 몫했습니다. 반면 코로나19로 소비 지출 규모가 줄어든 가계의 대출 증가세는 한 달 전의 절반가량으로 줄었습니다.

유튜브가 국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올해 1월 실사용자 기준으로 유튜브 뮤직의 시장 점유율은 5.7%로 4등을 기록했는데요. 현재 구글은 유튜브의 광고를 제거해주는 서비스와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서비스를 합쳐서 ‘유튜브 프리미엄’으로 운영하고 있는데요. 이 중에서 음악 서비스인 유튜브 뮤직만 따로 떼서 보다 저렴한 가격에 국내에 출시하려고 준비하고 있다는 매일경제의 보도입니다. 이렇게 되면 현재 유튜브 프리미엄 가격인 7900원(부가세 별도)보다 저렴해져 유튜브 뮤직의 시장 점유율도 더 올라갈 걸로 예상됩니다.

미국 제약업체 길리어드사이언스가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로 주목받는 렘데시비르의 공급을 늘리기 위해 인도와 파키스탄의 제약업체들에 복제약 제조 권한을 부여하기로 했습니다. 이 업체들은 북한, 아프가니스탄, 인도, 파키스탄, 남아공 등 중∙저소득 국가 127곳에서 복제약을 생산∙판매할 수 있게 됩니다. 길리어드는 WHO가 코로나19에 따른 공공보건 비상사태의 종식을 선언하거나, 렘데시비르 외 제품이나 백신이 코로나19 치료제로 승인되기 전까지 로열티도 받지 않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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