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 고용보험 쟁점 정리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전국민 고용보험 쟁점 정리

한눈에 보기
전 국민 고용보험이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자영업자와 프리랜서들도 고용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게 핵심인데 보험료 부담이 어려운 계층의 지원 재원 등 넘어야 할 산들이 좀 있습니다만 큰 걸림돌은 아닙니다. 고용보험의 가장 큰 문제는 언제나 어디서나 허위 수급입니다.

대통령이 전 국민 고용보험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전 국민 고용보험은 말 그대로 어린아이와 노인, 주부들까지 가입하는 고용보험이 아니라 정확히는 ‘모든 노동자 고용보험’입니다. 임금 근로자 이외에 자영업자 프리랜서들까지 고용보험에 가입해서 생업이 중단되거나 타격을 받았을 때 완충망을 갖추자는 겁니다.

지금은 정규직 근로자만 고용보험에 가입되어 있나요?

정규직 근로자 이외에도 일용직 근로자와 단기 아르바이트 근로자도 고용보험에 가입해야 합니다(의무입니다). 월급이나 일당을 받는 모든 근로자가 가입 대상이라고 볼 수 있는데 예외가 있긴 합니다. 한 달에 60시간 또는 1주일에 15시간 미만으로 일하면서 일당을 받는 일용직도 아니고 그렇다고 3개월 이상 계속 일하는 사실상의 직원도 아닌 경우만 예외입니다.  결국 아주 소수를 제외한 근로자(피고용인)는 고용보험 가입이 의무라고 보시면 됩니다. 

고용보험에 가입하면 월급의 0.8%를 보험료로 냅니다. 월급을 주는 회사나 사장도 그 근로자를 위해 월급의 0.8%를 보험료로 냅니다. 월급이 200만원이면 한달에 3만2000원을 보험료로 내는 셈입니다.

보험에 가입했다가 직장을 잃으면 퇴직 전 평균 임금의 60%와 하루 일당 6만6000원 중에 낮은 금액을 실업급여(구직급여)로 6개월~9개월간 받을 수 있습니다.

전 국민 고용보험은 그럼 자영업자들도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한다는 건가요?

정확히 말하면 가입해야만 하는 의무사항으로 도입한다는 뜻입니다. 이미 지금도 자영업자들은 자발적으로 고용보험에 가입하는 게 가능합니다. 본인의 월 소득을 본인이 스스로 정해서 그 월소득의 2%를 보험료로 내면 그 월 소득의 60%를 실업급여로 받을 수 있습니다.

 이건 자영업자들의 선택사항이었는데 이걸 의무화하겠다는 겁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처럼 갑작스럽게 소득이 끊기는 일이 생겼을 때 이번처럼 매번 추가경정예산을 만들어서 재난수당 개념으로 지급하게 되면 절차도 복잡해지고 누구에게 얼마를 줄 지 매번 논란거리가 되며 매번 재원 문제도 도마에 오르니 아예 평소에 그런 위기를 대비한 일종의 돈주머니를 따로 운영하자는 개념입니다.

그럼 당장이라도 도입하면 되지 뭐가 문제인가요?

고용보험을 의무화하는 건 누구에게나 추가 지출이 따르는 일입니다. 반발이 예상됩니다. 안 그래도 가입하고 싶었던 이들은 이미 자발적으로 가입할 수 있는 자영업자 고용보험에 가입했을 겁니다. 아직 가입하지 않은 경우는 본인 스스로의 의지로 가입을 거부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들에게 고용보험 가입을 강제하는 데 따르는 저항이 있습니다.

저소득 자영업자들은 매달 몇 만원의 고용보험료도 부담스러울 수 있어서 정부가 세금으로 이들의 보험료를 지원해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이에 따른 재원 확보방안도 고민거리입니다.

보험설계사나 학습지 교사 등의 경우는 자영업자도 아니고 근로자도 아닌 애매한 입장이어서 본인 스스로가 고용보험료를 모두 부담하게 할지, 해당 보험회사나 해당 학습지 업체가 반반을 부담할지는 추가적인 논란거리입니다. 결국 하나하나 뜯어보면 해결 못할 문제는 아니지만 논란거리가 꽤 있는 이슈입니다.

자영업자나 프리랜서는 본인이 일을 자발적으로 그만뒀다가 언제든지 시작할 수 있는데 자발적 실업인지 아닌지를 어떻게 구분하나요?

자영업자 실업급여 논란 가운데 가장 뜨거운 이슈가 그것입니다. 물론 지금도 자영업자가 자발적으로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으니 도덕적 해이의 우려는 있으나 현실은 그런 허점이 크지는 않습니다.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자영업자는 우선 사업자등록을 하고 사업을 하면서 1년 이상 고용보험료를 내다가 법적으로 폐업을 해야 합니다. 2년간 월 소득의 50%가 넘는 보험료를 내면 월 소득의 60%에 해당하는 금액을 3개월간 줍니다.

물론 실업급여를 받으려고 일부러 창업을 했다가 1년간 적자를 보고 위장폐업을 하면 1개월치 소득 정도의 이익을 볼 수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걸 하려고 자영업을 시작하는 건 비현실적입니다.

그러나 앞으로 프리랜서들도 모두 고용보험 가입이 의무화되면 자발적인 실업 선택 후 실업급여 수급이 가능해집니다.  그렇다고 너무 엄격한 규제를 도입하면 실업 급여의 취지가 훼손됩니다. 

외국에도 전 국민 고용보험을 도입한 사례가 있나요

실제로 유럽 국가들은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모든 근로자와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실업보험을 운영합니다. 물론 의무사항이라기보다는 대부분 자영업자의 선택사항으로 남겨둡니다.

자영업자 실업보험이 탄탄하면 도덕적 해이의 우려도 있지만  창업을 좀 더 과감하게 할 수 있는 유인 이 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덕적 해이 문제는 유럽 국가들도 고민거리입니다. 그래서 오스트리아는 자영업자들 중에 상업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만 고용보험 가입을 허용하고 농업인은 허용하지 않습니다. 상업인은 영업을 하는지 안 하는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어서 허위신고를 차단할 수 있습니다. 또 상업인은 영업을 중단하면 고객을 잃기 때문에 스스로 자발적으로 실업이나 폐업을 선택할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농업은 그럴 여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고용보험은 아니지만 폐업한 자영업자를 지원하는 실업부조 제도를 운영하는 나라도 있습니다. 이것이 고용보험과 다른 점은 평소에 고용보험료를 걷지는 않지만 자영업자가 폐업하거나 소득이 줄어들면 정해진 제도에 따라 ‘당연히’ 지원하는 것이어서 우리나라처럼 갑자기 자영업자 지원수당을 임시로 도입해야 하는 일이 없다는 점입니다.

결국 갑작스러운 사고나 불황으로 자영업자들의 수입이 끊길 경우 1.정부가 그때그때 예산을 투입해서 지원을 할 것이냐(현행제도) 2. 아니면 평소에 보험료를 내서 쌓아놓은 돈으로 지원할 것이냐(전 국민 고용보험)의 차이입니다.

1번의 장점은 평소에 보험료를 걷는 부담을 갖거나 도덕적 해이에 대한 우려를 하지 않아도 된단 점입니다. 정부 예산은 대부분 부유한 고소득자들에게서 나오기 때문에 어려워진 자영업자나 프리랜서를 고소득층의 돈으로 돕는 구조가 됩니다. 반면 이번처럼 온 국민이 한꺼번에 어려워지는 위기가 아니면  평소에 폐업을 하거나 소득이 끊기는 자영업자는 혜택을 받지 못하는 불안정성 이 있습니다.

2번의 장점은 언제든지 폐업이나 실직을 하면 제도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안정성에 있습니다. 반면 영세한 자영업자들이 스스로 돈을 모아서 스스로를 돕는 구조여서  조세에 의한 지원보다 역진적 이라는 단점을 가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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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브리프

주식 팔고 채권 사는 외국인

올해 들어서 우리나라에 투자한 외국인들은 주식은 팔고 채권은 계속 사들이고 있습니다. 표면적으로만 보면 한국의 주식은 더 내릴 것 같고 채권은 더 오를 것 같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한국의 주식이 왜 더 내릴 것 같은지, 채권은 왜 더 오를 것 같은지에 대한 구체적 판단은 추측하기 어렵지만 외국인들의 생각을 간접적으로 읽을 수는 있습니다.

채권 가격이 더 오를 것 같다고 판단한 것은 결국  한국의 금리가 지금보다 더 낮아지거나(금리가 낮아지면 채권 가격이 오릅니다) 아니면 금리는 제자리라도 원화 가치가 지금보다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는 뜻입니다. 

환율이 요즘처럼 높게(원화 약세, 달러 강세) 유지되는 시기에는 외국인들은 우리나라 채권에 투자하기가 더 유리합니다.  달러가 귀한 상태여서 외국인들이 자국에서 달러를 가져오면 그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지 않고 단순히 빌려줬다가 되돌려받는 것으로 이른바 달러 사용료(스와프 레이트)를 받을 수 있습니다. 

외국인들은 그렇게 달러 사용료를 받고 달러를 빌려주고 그 대신 담보로 잡은 원화를 그 대여기간 동안 한국에서 채권을 구입하는 방식으로 굴려서 또 이자 수입을 가져갑니다. 그렇게 벌어들이는 돈이 자국에서 달러를 가져오는 조달 비용보다 높으면 외국인들 입장에서는 무위험 차익 거래를 하는 셈이 됩니다. 요즘이 그런 투자를 하기에 좋은 환경입니다. 외국인들이 한국 채권을 대거 사들이는 배경은 금리 하락 가능성 또는 환율 하락 가능성에 베팅한 것이 아닌 단순한 차익거래일 수도 있겠습니다.

반도체 공장 탐내는 미국

반도체는 현대 산업에서 없어서는 안 될 부품입니다. 미국은 마이크론이라는 회사가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지만 메모리 반도체의 대부분은 한국에서 생산됩니다. 휴대폰이나 통신장비에 쓰이는 비메모리 반도체는 주로 대만의 TSMC 등에서 주문 제조합니다. 한국이나 대만에 무슨 일이 생기면 미국의 IT업계가 위협을 받는다는 의미입니다.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한국이나 대만은 중국의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못한 국가들입니다.

미국이 구매력을 바탕으로 한국과 대만의 반도체 업체들이 미국에 공장을 짓도록 압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습니다. 미국이 이런 상황을 원한다면 한국이나 대만에서 반도체가 미국 국경을 넘어올 때 관세를 높게 매기는 방식으로 어쩔 수 없이 미국에 공장을 세우도록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이나 대만 업체가 이를 거부할 경우 미국은(또는 반도체 수급에 우려를 갖고 있는 유럽이나 다른 국가들도) 반도체 공장을 미국에 세우고 자국 업체들의 반도체 수급 라인을 미국으로 돌리게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미국도 비용이 들겠지만 갑작스런 위기를 맞는 것보다 낫다고 판단할 경우 미국은 그런 선택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이나 대만 업체가 공장의 미국 이전이나 미국 공장 설립을 거부할 명분이나 이유가 있을지도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반도체 수출 금액이 줄어들면 한국은 경상수지에도 문제가 생깁니다.

세금 30조원 부족하다

올해 국세수입이 정부 예상보다 20~30조원 정도 부족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경기 침체로 세금이 덜 걷히게 된 탓입니다. 부족한 부분은 국채발행으로 채워넣어야 합니다. 국가채무가 빠르게 늘어날 것입니다.

올해 세수 부족분이 예상대로 나타날 경우 올해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전년 대비 8% 포인트 높아진 46%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세금도 잘 안 걷히는데 지출을 늘리면 빚이 빠르게 늘어난다는 걱정과 세금이 적게 걷히는 불경기이니 국가가 예산을 더 써야 한다는 반론이 모두 목소리를 높이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과거에 우리나라가 전 국민 고용보험을 미리 도입했다면 이번 위기에서는 실업자들이나 자영업자들을 위해 정부 재정 대신 고용보험 기금을 활용했을 것입니다. 정부의 부채는 그만큼 낮아졌겠지만, 고용보험료를 내기 위해 국민들이 평소에 그만큼 저축을 줄이거나 지출을 줄였을 테니 그로 인해 가계부채가 늘었거나 여유자금이 줄었을 것입니다. 결국은 누구 주머니에서 나온 돈을 어디에 보관하다가 쓰느냐의 차이일 뿐입니다.

확진자 빠르게 느는 신흥국들

러시아 브라질 등 이른바 신흥국들이 요즘 코로나 바이러스와 원자재 가격 하락 등에 따른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이 신흥국들의 코로나 확산세는 이미 미국과 유럽의 수준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하루에 1만명씩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확진자수 기준으로 세계 2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이 하루 2만명씩 늘어나는 1위 국가입니다.) 브라질과 인도는 매일 4000~6000명씩 환자가 늘고 있어서 환자 증가속도로는 다른 유럽 국가들보다 앞섭니다.

미국과 유럽도 문제지만 러시아 브라질 동남아 등 신흥국들은 보건 인프라가 더 취약해서 앞으로 사망자나 확진자가 더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경제활동은 당연히 위축될 것이고 그 여파는 신흥국을 수출시장으로 갖고 있는 우리나라 기업들에게도 악영향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데일리 체크

세계적인 경제학자는 지금 상황을 어떻게 보는지 소개해 드립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를 인터뷰한 매일경제의 기사입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세계화의 후퇴를 예상했습니다. 앞으로는 경제학에서 그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고도 덧붙였습니다. 경제학에서 다루는 비교우위는 교역 상대국의 장점을 이용해서 생산을 최적화하는 걸 중시했습니다. 원자재를 자국에서 직접 생산하지 않고 수입해서 쓰는 게 더 싸면 수입하는 게 비교우위 이론에 부합합니다. 하지만 교역 상대국이 믿을 수 없는 상대라면 위험성이 커지므로 그게 꼭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람들에게 이런 위험성을 상기시켜줬다고 스티글리츠 교수는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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