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증권사가 계속 문제입니다

리멤버 커리어 60만명의 핵심 인재를 기업에서 직접 검색해서 찾은 뒤 채용 제안을 보낼 수 있는 서비스 입니다. 우수 인재, 기다리지 마시고 이제 찾아 나서세요!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요즘 증권사가 계속 문제입니다

요즘 금융시장에서 벌어지는 긴박한 일들의 대부분은 증권사들 때문에 생기는 일입니다. 얼마 전에는 달러가 모자라서 아우성이었고 이번에는 부동산 PF대출이 또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부동산 PF 대출이 뭔가요

아파트를 지으려면 땅을 사고 시공사를 정하고 분양을 해야 합니다. 분양만 성공하면 그 다음에는 분양받은 사람들이 내는 계약금과 중도금으로 공사를 하면 됩니다만 문제는 허허벌판에서 처음 삽을 뜰 때입니다. 아파트를 지을 시행사가 땅을 사야 하는데 아파트값의 대부분은 땅값이니 시행사가 돈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아파트 지을 땅을 구입할 돈을 빌려야 하는데 그게 부동산 PF 대출입니다. PF는 프로젝트 파이낸싱의 약자입니다.  아파트 짓는 프로젝트를 위해 돈을 조달하는 파이낸싱을 했다는 뜻입니다. 

증권사는 왜 여기에 얽혀 있나요

원래 부동산 PF대출은 위험한 대출입니다. 분양이 잘될지 불확실하기 때문입니다. 아파트 지을 땅을 살 돈을 빌려주는 것이지만 분양이 잘 안 되고 땅만 남으면 그 땅을 처음 산 가격에 되사갈 사람은 없습니다. 아파트 분양을 못할 땅은 농사나 지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분양이 잘 되기만 하면 아무 문제가 없는 대출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많은 증권사들은 부동산 경기가 좋던 시절에 이 PF대출을 많이 해줬습니다. 증권사가 현금을 쌓아놓고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부동산 PF대출을 해주고 그 대출한 차용증을 투자자들에게 다시 팔았습니다. 투자자들과 아파트 짓는 시행사를 중간에서 연결해주는 것입니다.

투자자들은 위험을 떠안기 싫어하기 때문에 중간에서 증권사가 보증을 섰습니다. 투자자들에게 파는 그걸 PF ABCP(Asset Backed Commercial Paper)라고 하는데요. 기업어음(CP)이되 토지라는 자산(Asset)이 담보로 제공된(Backed) 기업어음이라는 뜻입니다.

증권사가 보증을 서기 때문에 형식적으로는 증권사에 돈을 빌려주는 것이지만  혹시 증권사가 그 돈을 못 갚으면 아파트 지을 땅도 담보로 주겠다는 뜻 입니다. 물론 증권사가 그 돈을 못 갚는 상황이라는 건 부동산 경기가 나빠지거나 금융위기가 와서 증권사가 어려워지는 상황이고 그런 때가 오면 아파트 지을 땅도 가치가 매우 떨어지는 상황일 테니 투자자들도 리스크가 있긴 합니다.

그럼에도 <설마 부동산 경기가 추락할까 & 설마 증권사가 망할까 & 만기가 3개월짜리인데 설마 그 3개월안에 무슨 일이 있을까>라는 이유로 이 기업어음을 사들였습니다. 그리고 증권사는 그 기업어음 투자자들에게 주는 이자보다 더 많은 이자를 아파트 짓는 시행사들로부터 받아서 그 차액을 가져가는 영업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어떻게 됐다는 건가요

말씀드린대로 이 PF ABCP는 만기가 3개월짜리입니다. 만기가 돌아오면 그만큼의 금액을 다시 발행해서 기존 투자자들에게 돈을 돌려줍니다. 카드 현금서비스 돌려막기와 비슷하지만 금융시장에서는 늘 있는 일입니다. 문제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문제가 불거지면서 금융시장에서 신용경색이 발생해서 아무도 이 PF ABCP를 선뜻 사려고 하지 않는 상황이 생겼습니다. 증권사가 자체 자금으로 투자자들에게 원금과 이자를 반환하지 않으면 부도가 나는 상황입니다. 그렇게 만기가 돌아오는 금액이 4월에 11조원 5월에 6조원, 6월에 4조원입니다.

증권사의 자금사정을 감안할 때 외부 자금이 없으면 갚지 못할 수준의 금액입니다. 금융시장이 평소와 같다면 아무 문제가 없지만 요즘처럼 자금 구하기가 어려워지면 어디에서 터질 지 모르는 시한폭탄입니다.

그럼 어떻게 하죠? 큰일난 건가요?

한국은행이 어제 ‘시장 상황이 나빠지면 비은행 금융기관에도 한국은행이 직접 대출하는 걸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것입니다.

‘대출하겠다’가 아닌 ‘대출을 검토하겠다’는 건  혹시 증권사가 부도날 것 같으면 한국은행이 돈을 빌려줘서 막을(것을 검토할) 테니 그런 걱정은 하지 말고 시장에서 돈 있는 이들이 증권사가 발행하는 PF ABCP를 사라는 뜻 입니다.

한국은행의 이 메시지가 시장에 잘 전달돼서 한국은행이 증권사를 지원하는 것으로 믿고 문제의 ABCP를 시장에서 사들이면 한국은행은 증권사에 돈을 빌려줄 필요가 없습니다. 한국은행이 의지를 밝힌 것만으로도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구조입니다만 시장이 그걸 믿어주느냐가 문제입니다. (원래 금융시장은 신뢰가 사라지면 모든 게 다 문제이고 신뢰가 살아있으면 모든 게 괜찮은 시장입니다.)

원래 이 PF 대출은 과거에는 저축은행들이 하던 사업입니다. 그러다가 글로벌 금융위기 때 저축은행들이 PF대출이 뇌관이 되어 쓰러지면서 저축은행들은 손을 떼도록 한 사업입니다. 그걸 증권사들이 하다가 역시 코로나 금융위기를 맞아서 증권사들이 쓰러질 형국입니다. (그렇다고 아무도 PF대출을 안 하면 아파트를 못 짓습니다. 그러니 누군가는 이 위험한 대출을 해줘야 하고 폭탄을 돌리다가 위기가 오면 늘 문제가 불거집니다.)

저축은행들이 쓰러질 때는 쓰러지도록 놔뒀던 한국은행이 증권사들은 왜 도우려고 하느냐는 문제, 증권사도 개인 소유의 사기업인데 한국은행이 특정기업에게 대출해주는 걸 어떻게 정당화하느냐의 문제, 경기가 좋을 때는 증권사들이 PF대출을 통해 돈을 벌고 경기가 나빠져서 위기가 오면 한국은행이 도와줘서 위기를 넘기는 이 구조에 불공정함은 없느냐는 문제는 여전히 남습니다.

데일리 브리프

석유가 남아돈다

원유 수요가 줄어들면서 원유가 남아도는 일이 생기고 있습니다. 대개는 그런 경우 저장고나 선박에 저장해뒀다가 팔지만 코로나 문제로 수요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대책이 없는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이럴 경우 돈을 주고 폐기물을 처리하듯이 돈을 주고 원유를 처리해야 하는 상황도 생길 수 있습니다(이미 몇몇 유전들은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유가는 배럴당 20달러 수준이지만, 그건 정해진 장소에서 원유를 넘겨줄 때의 가격입니다. 교통이 불편한 지역에서 생산되는 원유는 그 가격에서 운송비를 빼야 하는데 그런 지역은 운송비가 배럴당 20달러를 넘어서면서 이래도 저래도 손해가 나는 상황이 생기는 겁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유전업체들은 유전을 폐쇄하고 영업을 접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다가 상황이 나아져서 다시 석유 수요가 늘어나면 사업을 접은 유전으로 인한 공급 부족으로 유가가 더 빠르게 오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아직 그런 기미는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감산에 협의하면 유가는 다시 오를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간밤에 그런 언급을 하면서 유가는 20% 이상 올랐습니다.

금리가 낮다고 부동산이 꼭 오르진 않는다

요즘 부동산 시장에는 호재와 악재가 뒤엉켜있습니다. 금리는 매우 낮아졌고 돈도 계속 풀 계획이니 유동성이 풍부해질거라는 호재와 코로나 바이러스 문제로 경기가 추락하고 있으니 유동성은 오히려 줄어들고 그래서 악재라는 시각입니다.

일반적으로 경기가 위축되고 금융이 경색되면 부동산 시장에도 나쁜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자영업자들이 어려워지는 시기에는 서울의 강남 지역처럼 고가 부동산들이 더 위험해집니다. 고가 부동산은 샐러리맨이 월급을 모아서 사는 경우가 드물고 주로 고소득 자영업자들의 선택지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경색이 풀리고 경기가 나아지기 시작하면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낮췄던 금리와 풀었던 유동성이 힘을 발휘하면서 부동산 가격이 올라갑니다.  중앙은행은 경기가 나아지기 시작했지만 아직 확신을 하지 못해서 금리를 급하게 올리지는 않습니다.

자산 가격을 올리는 ‘유동성’이라는 개념은 측정할 수 있는 양이 아니라 시중에 풀린 돈이 갖는 적극성의 정도입니다. 그래서 풀려 있는 돈의 양이 일정하더라도 어떤 시기에는 유동성이 매우 풍부하고 어떤 시기에는 유동성이 부족해집니다.

한 달 전에 비해 지금은 유동성이 매우 부족해진 상황이지만, 한 달 전과 지금 시중에 풀려있는 돈의 양은 거의 비슷합니다.

데일리 체크

전 세계 기업의 경기 전망이 어둡습니다. 이달 미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2009년 이후로 최저치인 49.1을 기록했습니다. 유럽 제조업 PMI 역시 44.5로 유로존 위기 이후 최저치였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PMI도 각각 44.2와 44.8로 하락했습니다.

항공업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늦어지고 있습니다. 작년 말 HDC는 인수금액으로 2조5000억원을 써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항공사들의 손실이 커지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시가총액은 약 7600억원으로 급락했습니다.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2000명을 넘겼습니다. 도쿄 올림픽 연기를 결정한 날부터 일본의 확진자 수는 급증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위기에 대비해 현금 확보에 나섰고, 닛케이지수는 나흘 연속 하락했습니다.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재택근무가 슬슬 끝나가고 있습니다. 포스코와 SK그룹, LG화학 등이 재택근무를 종료했습니다. 다만 이들 기업은 디지털 업무 시스템을 활용해 대면 업무를 줄여가고 있습니다.

리멤버 나우를 지인들과 공유해 보세요

 

오늘 레터를 읽고 궁금한 점이 남으셨나요? 댓글창에 질문을 남겨보세요! 좋은 질문을 선정해 리멤버 나우 필진이 답해 드립니다. 실명과 하시는 일을 적어주시면 선정될 확률이 높아집니다.

“요즘 증권사가 계속 문제입니다”에 대한 24개의 댓글

  1. 매일아침 열심히 구독하고 있는 1인입니다.
    본문 내용중에 분양안돼는 땅은 농사나 지어야 한다.. 이라고 표현하신 내용은 어느 한 직종(직업) 을 폄하하는것 같이 보이기도 하네요.

    앞으로도 좋은 내용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1. 직업의 가치보다는 땅의 가치에 초점을 맞춘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디에서든지 목좋은 땅에 농사를 짓는 경우는 드무니까요.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의 한적한 평지를 그대로 두지 않고 농경지로 활용하기도 하고요.

    2. 잘 보고 갑니다
      시장의 전반적인 동향을 읽게되네요
      각자 입장차가 다를 순 있기에 금융업종 종사자분들은 좀 예민할 수 있으나 일반 대중에겐 아주 유익하다고 봅니다
      수고하세요!

  2. 글 잘 읽었습니다
    다만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이 있습니다
    저축은행이 PF를 담당하다 뇌관이 터져서 증권사로 역할이 넘어갔다고 언급하셨는데 글의 문맥상 저축은행에서는 더이상 PF대출을 하지 않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을것같습니다
    저축은행 기업금융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PF대출을 담당하고 있기에 감히 댓글을 답니다
    저축은행도 아직 PF대출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말씀하셨다시피 부실저축은행들의 문제들이 터지고 난후 금감원에서 저축은행의 PF대출에 엄격한 제한을 두어 대출을 할수있는 조건, 예를 들면 에쿼티 20%이하의 대출은 금지, 일정금액 이상 PF의 경우 반드시 외부기관의 사업성검토를 받을것 등등의 조건을 만족시키는경우 PF대출을 하고 있습니다

  3. PF대출에 대해 너무 부정적으로만 쓰신듯
    코로나때문에 CP가 단기적으로 안팔려서 흑자도산위기인걸 PF가 위험하다고 해석해버리는건 무슨 논리입니까
    저축은행 사태랑 지금이랑 같나요?
    보험사랑 은행이나 공제회도 PF하는데
    구조자체가 저축은행 PF와도 다른데
    폭탄돌리기라고 표현하는건 좀

  4. 항상 라디오에서 듣다가 처음 사진을 보았는데 잘 매치가 안되네요. 목소리도 진행방식도 좋아요. 또하나 듣는 프로가 최경영기자 프로인데 대비가 됩니다. 이진우씨 프로가 훨씬 좋습니다.

  5. 혹시 증권사와 손보사는 위기도 잔치도 함께 가는 구조인가요? 요즘같이 전반적으로 모두가 위기일 때는 어느 하나 이 영향을 피해가기 어렵겠지만, 그렇지않은 때에도 함께하는 사이인지 궁금합니다

  6. 경기가 좋을 때 위험에 따른 고수익을 누리면서, 경기침체시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최소한의 안전망을 두지 않았다면 문제는 문제네요. 돈은 증권사가 벌고 리스크는 국가에서 지는 형국이니까요.

    1. 안전망 쌓아둡니다. 손실이 나면 그걸 흡수할 자본금을 얼마나 쌓아둘것인가 계량적으로 모델링 하구요, 감독기관들도
      제대로 하고있나 확인도합니다. 다만 이번 파동이 그 예측한 수치 이상으로 훨씬 컸던거죠.

  7. 가끔 스쳐지나가는 경제 용어를 쉽게 설명해주어서 큰 도움이 됩니다. 전후 좌우 상황 설명을 곁들여주셔서 더 잘 이해됩니다.
    IMF와는 상황이 다르다 생각되며, 그 여파도 달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다 잘됐으면 좋겠어요~~

  8. 저축은행에서 pf신청한 1인인데 은행에서 사업성검토를 까다롭게 하기때문에 pf대출로 저축은행이 어려워질일은 없을것같아요

  9. 설명에 따르면 증권사는 돈만 타먹고 위험해지면 정부에서 보증 받는 형태인가요? 아주 꽁으로 돈 먹고 위험해질 걱정 없어서 좋겠네요.

    1. 증권사의 고객들이 요구하시는 만큼의 수익률 내드리려면 리스키한 사업도 해야합니다. 망하면 보증받아서 꽁으로 돈먹는게 아니고 요구하는 수익률을 맞춰서 드리기 위해 그렇게 한겁니다. 글고 이렇게 극단적일때 고통분담 해서 도와줘야지 망하는거 지켜만보다가 나중에 외국계애들이 바겐세일 하네 개꿀 이러면서 금융기관 헐값에 인수해가는 상황 벌어지면 그게 더 큰일나는 상황이죠

  10. 관련 기사 링크 문구 클릭할때마다 같은 인터넷 창에서 전환되는 바람에 매번 불편합니다
    기사 링크 클릭시 새창에서 뜨도록 개선해주세요

  11. 잘 보고 갑니다
    시장의 전반적인 동향을 읽게되네요
    각자 입장차가 다를 순 있기에 금융업종 종사자분들은 좀 예민할 수 있으나 일반 대중에겐 아주 유익하다고 봅니다
    수고하세요!

  12. 안녕하세요? 이진우 님의 글을 관심있게 지켜보는 기업자금 담당자입니다. 요즘 시기가 시기인지라 신사업 투자 보다는 안전자산에 투자를 희망하나 금리가 아쉽기만 합니다. 요즘 같을 때 기업이 투자하기 좋은(12개월 이하, 시중 금융상품 대비 고금리) 상품이 있다면 어떤 상품을 추천해주실 수 있을까요?
    쉽게 이해되는 좋은 글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정독하고 있습니다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