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발 경제위기의 분기점,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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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이며 이코노미스트로 20년 이상 일했습니다.

김영익의 이코노미 나우

코로나발 경제위기의 분기점, 여름

코로나19 이후 세계 경제가 침체 국면에 빠지고 있습니다.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세계 주요국 정부가 전례 없는 통화 정책과 재정 정책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이런 정책으로 세계 경제가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요?

1. 세계 경제가 얼마나 나빠졌나요?

우선 코로나19를 먼저 겪었던 중국의 경제지표가 절벽처럼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1~2월 소매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20.5% 급락했고, 산업생산도 13.5% 줄었습니다. 미국의 3월 셋째 주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328만건으로 급증했습니다. 이로 미뤄볼 때, 앞으로 발표될 3~4월 미국의 소비∙생산∙고용 지표들이 중국처럼 급격하게 하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림 1> 코로나19 이후 급락한 중국의 소비와 생산

자료: 중국국가통계국

<그림 2> 급증한 미국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

자료: 블룸버그

2. 우리나라도 타격이 컸나요?

4월 말에 발표될 통계청의 산업 활동 동향에서 악화된 경제지표를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먼저 한국은행의 소비자동향조사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3월 소비자심리지수가 78.4로 전월보다 18.5포인트 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시작된 글로벌 금융 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되었던 2009년 3월(72.8)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소비자 심리 지수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주가도 고점에서 37%나 급락하기도 했습니다. 

<그림 3> 한국의 소비심리와 주가 급락

자료: 한국은행, 한국거래소

3. 그래도 연준과 미국 정부가 엄청나게 돈 풀고 있지 않나요?

미 연준은 지난 3월 두 차례 긴급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연방기금금리 목표 수준을 1.50~1.75%에서 0.00~0.25%로 인하했습니다.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2008년 8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이 수준을 유지한 적이 있었습니다. 여기다가 무한정으로 국채와 주택저당채권을 사주기로 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제4차 양적 완화를 단행하고 있는 겁니다. 3월 25일 연준의 자산이 5조2543억달러로 2월 말보다 1조달러 이상 늘었습니다. 또한 연준은 재무부와 같이 신용등급이 BBB- 이상인 회사채도 올해 9월까지 2000억달러어치를 사주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림 4> 미 연준, 4차 양적 완화 단행

자료: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미국 정부도 총 2조2000억달러 규모의 재정정책을 내놨습니다. 지난해 미국 GDP(21조4252억달러)의 10% 수준에 이르는 규모입니다. 2008년 금융위기 때의 5%보다 2배 더 많습니다. 구체적으로 지출 내역을 보면 기업구제펀드 5000억달러, 개인 현금지급 2500억달러(연 소득 7500달러 이하인 성인에게 1200달러 지급), 실업수당 지원 2500억달러, 중소기업 지원 3500억달러, 기업 세금 공제 2210억달러 등입니다.

4. 우리 정부는 어떤 정책을 펴고 있죠?

한국은행은 이달 긴급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개최하여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0.50% 포인트 인하했습니다. 앞으로 전개될 경제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더 내릴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우리 정부도 100조원에 이르는 경기 부양책을 내놓았습니다.

<그림 5> 한국, 기준금리 0%대 시대 진입

자료: 한국은행,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미국 경제는 2009년 6월을 저점으로 올해 2월까지 128개월 동안 역사상 가장 긴 확장 국면을 보였는데, 지난 2월을 정점으로 수축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경기침체가 얼마나 깊을 것인지가 문제입니다.

일부에서는 1930년대 대공황과 비교하기도 합니다. 전 연준 의장이었던 벤 버냉키가 쓴 경제원론을 보면 이런 일화가 있습니다. ‘신발공장 이야기’라는 할머니와 손자의 대화입니다.

1930년대 중반이었지. 우리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새 신발 한 짝을 사줄 수 있는 게 행복이었지. 당시 많은 아이들이 신발이 찢어질 때까지 신어야 했고, 몇몇 아이들은 맨발로 학교에 다녀야 했단다.
왜 그들의 부모들은 신발을 사주지 않았죠?

대부분의 아버지들이 직장을 잃어서 아무도 신발을 살 돈이 없었고, 결국엔 신발 공장들도 문을 닫았기 때문이지.

이런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미국 정부는 기업과 가계에 돈을 주는 겁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여름엔 줄어든다면,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가 올해 2분기에 최악의 상황에 빠지고 3분기부터 점차 회복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전적으로 코로나 사태의 전개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5. 과거에도 이런 전염병이 있었나요? 그땐 경제가 어땠죠?

100여년 전 발병한 스페인 독감이 전 세계에 유행했습니다. 로버트 배로 교수가 분석한 결과, 분석 대상인 43개국에서 당시 인구의 2%인 3900만명이 사망했습니다. 지금으로 따지면 약 1억 5000만명이 운명을 달리했던 겁니다. 이로 인해 1인당 실질 GDP가 6%, 소비가 8% 감소했다고 배로 교수는 분석했습니다. 실질 주가 상승률도 26%p 떨어졌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스페인 독감이 1918년 봄에 발생했고, 그 해 9월에서 1919년 1월 사이에 사망자가 가장 많았고, 그 뒤 1920년 6월까지 지속되었다고 합니다.

정리하자면
코로나19가 올 여름 들어가서 진정된다면, 주가나 경제지표는 ‘V’자로 반등할 것입니다. 반면 스페인 독감 형태로 진행된다면 세계 경제는 지금보다 더 충격을 받게 될 것입니다. 각 경제 주체 지닌 부채도 과다하기 때문에 회복 속도도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훨씬 느릴 수 있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데일리 브리프

원유 가격은 반값인데, 휘발유는 왜?

국제 유가는 최근 절반 가격으로 하락했습니다. 그러나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아직 내려가지 않는 이유에 대한 분석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원유 가격 하락이 휘발유 가격에 반영되는 데 걸리는 시간입니다. 원유 가격 하락으로 휘발유 제조 원가가 떨어지면 정유사들 가운데 일부는 휘발유를 과거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출고합니다. 국내 시장에서 정유사들이 담합으로 휘발유 출고가를 높게 유지하는 건 어렵습니다. 휘발유의 국제 가격이 하락하면 정유사들은 해외보다 국내에 내다 파는게 이익이기 때문에 국내에 더 많은 물량을 팔려고 하고 그러려면 출고가를 내려야 합니다.

주유소들은 더 낮은 가격에 출고된 휘발유를 팔 때 주변 주유소들과 경쟁을 합니다. 경쟁이 치열한 곳에서는 가격이 더 빨리 내려가고 경쟁이 별로 없는 지역에서는 낮아진 휘발유 출고가의 반영이 늦습니다. 이렇게 원유 가격이 휘발유 판매가격에 반영되려면 다양한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시차가 생깁니다.  경쟁사 또는 경쟁 주유소가 공급가 또는 판매가를 내려야 다들 따라 내립니다. 

세금 비중이 높은 휘발유 가격 체계도 국제 유가 하락 폭에 비해 휘발유 가격 하락폭이 낮은 이유입니다.  전국의 휘발유 가격은 평균적으로 리터당 1400원 정도인데, 이 가운데 약 900원이 국제유가 변동에 무관하게 고정돼있는 세금입니다.  이 세금을 빼면 실제로는 약 500원 정도가 진짜 휘발유 가격이라는 뜻입니다.

그 500원이 반토막이 나더라도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1150원(세금 900원+휘발유 가격 250원)원입니다. 국제 유가가 반토막이 나도 휘발유 가격은 1400원에서 1150원으로 내리는 것에 그친다는 의미입니다.

 환율이 10% 정도 오른 것도 수입품인 원유를 정제해서 휘발유를 만드는 정유사들의 원가 부담을 높입니다.  그 역시 국제 유가 하락폭만큼 휘발유 제품 가격이 하락하지 않는 이유 가운데 하나입니다.

현금 부족한 시장

한국은행이 이른바 한국형 양적완화라는 자금시장 안정책을 내놨지만, 아직 시장에서는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금리가 오른다는 건 돈을 빌려줄 곳을 찾기 어려워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한국은행의 정책이 시동을 거는 게 4월부터이기 때문에 3월 말까지는 새로운 자금 유입이 어렵다는 주장과 한국은행의 정책이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대립하고 있습니다.

요즘 단기자금 시장에서 채권이 팔리지 않는 것은 신용 위험 때문입니다. 단기자금 시장은 말 그래도 단기자금이 필요한 곳(A)과 단기자금의 여유가 있는 곳(B)이 거래하는 시장입니다. A는 단기자금이 필요한 기업들 또는 금융회사들이고, B는 여유자금을 굴리는 금융회사나 연기금, 자금 여유가 있는 기업 등입니다. A그룹에 신용위험이 생길 것으로 예상되면서 B가 이 시장에서 돈을 빼고 있는 게 현재의 위험 구조입니다.

B가 돈을 빼더라도 한국은행이 A에게 돈을 빌려주겠다고 하면 이 시장은 금방 안정되겠지만 한국은행은 A 같이 위험한 곳에는 자금을 직접 빌려줄 수 없습니다. (위험하고 안 위험하고를 떠나서 한국은행은 영리 기업에 돈을 직접 빌려주지 않는 게 원칙입니다. 물론 이 원칙도 예외는 있겠습니다만 아직 한국은행은 그 예외적 상황이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한국은행은 매우 우량한 국채나 국가기관 채권을 사들이고 그로 인해 우량한 채권의 금리가 하락하면 불량한 채권의 금리도 함께 하락하지 않겠냐 는 게 한국은행의 생각입니다. 시장에서는 현금 고갈로 우량한 기업과 위험한 기업의 양극화가 더 벌어지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는 우량한 금융회사의 채권이 잘 소화된다고 신용위험이 있는 기업의 채권도 함께 나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걱정합니다.

데일리 체크

국내 연구진이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천식 치료제의 효능을 알아보는 연구를 시작합니다. 앞서 일본에선 천식 치료제를 코로나19 환자에게 투여해 회복된 사례가 보고됐습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편의점 인기 품목이 변하고 있습니다. 개학이 연기되면서 바나나맛 우유의 인기는 줄어든 반면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소주와 와인의 매출은 크게 늘었다는 서울경제의 보도입니다.

요즘 증시는 변동성이 매우 큽니다. 코로나19라는 악재도 있지만, 컴퓨터가 자동으로 매수·매도하는 알고리즘 매매가 변동성을 더욱 키웠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변동성이 커지면 자동으로 위험자산을 매도하게 설정된 프로그램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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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발 경제위기의 분기점, 여름”에 대한 12개의 댓글

    1. 법적으로 도시가스의 소매가는 한국가스공사의 도매가+마진률로 규정되어 있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도시가스 소매가가 올랐다면 한국가스공사가 도매가를 인상했기 때문이겠죠. 뭐 한국가스공사도 LNG 수입물량의 절대다수가 10~20년 전에 체결한 장기계약에 묶여있으니 LNG 스팟가격이 10달러에서 2달러로 떨어졌다고 수입가격이 싸지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2. 도시가스 가격도 유가 연동제 정책으로 2달에 한번, 홀수달에 국제유가와 환율 영행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4월부터 봄/가을의 계절별 단가 적용으로 조금 인하되고 5월에는 미수금 정산으로 요금에 포함되었던 정산단가 31원/m3이 제외됩니다. 요금이 지금 보다는 인하가 될 예정입니다. 그리고 얼마나 더 국제유가 하락을 포함할지는 지켜봐야될 것 같습니다.

      1. 우리나라 가스공사 도시가스 가격은 일본 jcc 라는 지수에 연동하여 들어옵니다. 그리고 jcc 는 두바이유 4~5개월 후행연동이기 때문에 하계철에는 도시가스 가격이 인하될 것입니다

  1.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하루빨리 이 어려움에서 벗어나길
    고대하고있습니다
    저는 호텔 모텔 오피스텔 원룸에
    가전을 납품하는 엘지 삼성 캐리어
    가전특판 실장입니다 중국 인도에서
    부품공급이 원활하지못해 신축현장에
    입금을 미리하고도 대기중인현장이
    너무 많습니다 갖은 언성을 들으면서
    스트레스 많이 받고 있습니다

  2. 요즘 전 영화의 한장면이 자꾸 떠오릅니다.
    지하철에 많은 사람들이 노숙자로 있고 거리에는 누더기를 입고 손가락 뚤린 장갑을 끼고 있으며 양철통에 불을 피워 추위를 피하고 있으며 쥐가 득실데고 먹을것을 놓고 싸우고 있으며 마약이 성행하고 그 사이로 고급차들이 간간히 지나다니는 영화속 장면이 떠오르네요.
    정말 이 코로나19가 세계의 모습을 영화처럼 만들수도 있다는 느낌 입니다.
    물론 그렇지는 않겠지만…
    기업부도. 신용불량.가정경제 파괴. 아마도 결국엔 기득권을 가진자들이 활개치는 지금의 모습이 세계경제부도의 고의적 현실은 아닌가 생각들기도 하네요 ^^
    연일 뉴스에 붕괴,최저치,하락,손실,추락 등 불안한 단어들이 쏟아지고 지원금.기금 등 당장 눈앞에 어려운 상황을 해결책으로 쓰는 피같은 세금을 합리적이지 못한 쓰임으로 나중에 더 큰 곤경으로 돌아올게 뻔한데도 유일한 대안이라 여기는것도 걱정이 되기도하고…
    어찌되었던 저같은 사회적 지위와 권력. 경제력이 없는 사람들은 속알이만 할뿐…
    빠른시간에 코로나19가 종식되어 활기를 되찾는 그날이 어서 어서 오시기를 기원 합니다.

  3. 항상 리멤버 잘 읽고 저는 따로 요약해서 회사 직원들과 공유하고 있습니다.

    3번 다음에 4번이 없고 5번이네요. 오타 참고하세용~

  4. 개인적으로는 돈이 안도는 문제보다 실질 상품들이 돌지 못하고 있는게 더 큰것 같은데요 위에 에어컨 총판분처럼 납품이 늦어지거나, 무역 거래처에 연락을 해도 제품을 받을수 없는일이 많습니다. 각나라에서 코로나 발생으로 인한 수출입 무역상품 이동도 제한하는 실정이라 이렇게 2~3개월이 지나면 물가자체가 올라갈것 같은데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마스크 뿐만이 아니라 곡물, 화학 재료 납품이 쉽지않아 점점 가격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물량 확보도 쉽지 않구요. 매점매석하시는분들도 점점 늘어나고…..대응할수 있는 방법이나 해결책 또는 부석좀 부탁드리겠습니다.

  5. 경제 분석인데 다른 나라는 생산과 소비, 실업을 비교하셨는데 우리나라는 주가로 보여 주셨네요.
    서로 다른 값으로 비교하시니 궁금증을 더하네요.
    우리나라의 생산과 소비, 실업률이 궁금한데 선거때문에 그런가 어디에도 비교자료가 없네요..

  6. 동서독이 통일되었을때, 서독 사람들이 동독에 들어가보니 유휴 설비가 너무나 많았답니다, 아니나 다를까 통일 독일은 저물가때문에 10년 이상을 고생했읍니다, 지금도 정치인의 실업율 관리때문에 전형적인 공급과잉 국면입니다, 새로운 부가가치는 창출되지 않는 반면에 비슷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만 많아진거죠, 따라서 저는 고단한 공급과잉 해소의 고통이 꽤 길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기자님은 코로나19 문제만 해결되면 V자 반등을 예상하시는데요, 혹시 그에 대한 어떤 연유라도 알려주실 수 있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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