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하락이 반갑지 않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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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가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을 받아 급락했습니다. 유가와 상관관계가 높은 우리 증시엔 나쁜 소식입니다. 지난달 물가가 1년 전보다 1.5% 올랐습니다. 2월 5일 ‘리멤버 나우’입니다.

김영익의 익스플레인 나우

🛢유가 하락이 반갑지 않은 이유

연초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격화하면서 급등했던 국제 유가가 이번엔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을 받아 급락하고 있습니다. 우리 주가도 같이 하락하고 있는데요. 유가와 주가의 관계를 알아보겠습니다.

1. 국제 유가가 얼마나 떨어졌나요?

서부텍사스유(WTI)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말 배럴당 61.06달러였는데요. 올 1월 말에는 51.56달러로 한 달 사이에 15.6%나 하락했습니다. 우리 경제와 관련성이 높은 두바이유는 같은 기간 65.38달러에서 57.58달러로 11.9%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두바이유 평균 가격인 63.17달러에 못 미치는 가격입니다.

앞으로도 유가는 안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EIA)가 전망한 올해 세계 원유 수급을 보면, 올해 일 평균 공급량이 1억 244만 배럴로 수요량(1억 212만 배럴)보다 약간 많습니다. 공급이 수요보다 많으니 유가가 떨어질 것이라는 이야기지요. 물론 미국과 이란 사이의 핵 문제가 해결되진 않았으니 이들의 관계가 악화되면 유가는 다시 오를 수 있습니다.

2.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가를 떨어트렸다고요?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 이후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은 과감한 재정 및 통화 정책으로 경기를 부양했습니다. 그래서 경제는 많이 좋아졌습니다만, 이 과정에 미국 등 선진국은 정부가 부실해졌고, 중국 등 신흥국은 기업 부채가 크게 늘었습니다. 한국, 캐나다, 호주에서는 가계가 부실해졌습니다. 부채에 의한 성장의 부작용으로 각국의 경제 체력이 약해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경제에 충격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이번 사태로 중국의 소비가 위축될 수밖에 없는데요. 중국은 세계 원유 수요의 13.5%나 차지하는 나라입니다. 사스가 발생하기 시작했던 2002년보다 그 비중이 2배 정도 늘어난 겁니다. 게다가 미국 소비마저 지난 4분기부터 둔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유가 하락 폭은 커지고 있습니다.

3. 우리나라 주가와도 관계가 있나요?

1998년 1월부터 올해 1월 통계로 두바이유와 코스피 관계를 분석해보면 상관계수가 0.73으로 아주 높습니다. 인과관계를 분석해봐도 양 방향으로 서로 관계가 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국제 유가가 상승(하락)하면 코스피가 상승(하락)했고, 그 역으로 코스피가 상승(하락)할 때 유가도 상승(하락) 했다는 것입니다.

<그림 1> 국제 유가와 한국 주가는 동행

자료: Bloomberg, KRX

우리 증시가 유가와 상관관계가 큰 건 한국 경제의 수출 의존도가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총수출은 실질 국내총생산(GDP)에서 43%를 차지했습니다. 미국 13%, 일본 17% 등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준입니다. 글로벌 경제가 좋으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경제가 성장하고 주가도 상승하는 것이지요. 이때는 세계 원유 수요도 증가하면서 국제 유가도 같이 오릅니다.

4. 어떤 업종이 특히 많이 영향을 받죠?

통계 분석 결과 두바이유가 1% 오르면 코스피는 0.7% 오르는데요. 운수장비(1.2%), 화학(1.2%), 철강금속(1.0%), 운수창고(0.9%) 등의 업종이 코스피 평균치를 웃돌았습니다. 주식 투자자라면 유가가 오르는 시기에는 이런 업종에 투자를 늘리는 것이 좋다는 뜻입니다. 반면에 유가가 올라도 영향을 받지 않는 업종은 섬유(-0.1%), 통신업(0.0%), 종이목재(0.1%)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림 2> 업종별 주가의 유가 탄력도

주: 두바이유가 1% 오를 때 업종별 주가가 오르는 정도(1998.1~2019.12)
정리하자면
국제 유가와 우리 주가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어느 한 변수만 예측한다면, 다른 변수도 전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유가나 주가, 둘 다 예측하기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란 문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와 같은 외부적 충격이 언제든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전망이 특히 어렵습니다. 결국 이 두 경제지표를 근본적으로 결정하는 글로벌 경제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습니다. 부채에 의한 성장의 한계가 드러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나 경제가 외생적 충격에 더 민감해질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금융 시장에만 단기적으로 충격을 주고 끝낼 것인지, 아니면 실물 경제에도 충격을 줄 것인지를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현재로선 미국의 장단기 금리차이가 다시 역전될 조짐이 나타나는 등 그 영향이 실물 경제로 확산될 가능성이 조금 더 높아 보입니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이며 이코노미스트로 20년 이상 일했습니다.

데일리 브리프

물가 오른 걸 반겨야 하는 시대

작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의 소비자 물가와 관련한 고민은 “이러다가 디플레이션이 오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 만큼 낮은 물가상승률을 계속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0%대의 물가상승률이 계속 이어지면서 때로는(작년 9월) 마이너스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1월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어제 발표됐는데요. 전년 동기 대비 1.5% 상승하면서 오랜만에 물가가 제법 올랐습니다.  물가가 작년보다 많이 올랐다는 게 반가운 소식으로 받아들여질 만큼 우리는 저물가∙저성장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물가 상승률이 낮아진 요인이었던 2018년 대비 농산물 가격의 안정이라는 기저효과가 사라지고 국제유가도 작년 내내 안정되어 있던 게 반영되어 올해 1월에는 작년 1월보단 휘발유값이 15% 오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작년 한 해동안 우리나라의 물가는 계속 0%대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OECD 국가들 중에는 포르투갈과 그리스(둘 다 0.4% 상승)를 제외하고 가장 낮은 물가를 기록했습니다. 앞서 김영익 교수의 글에서 보셨듯 국제 유가는 지난달에 가파르게 올랐지만,  우리나라의 에너지 물가는 다른 나라들보다 상승률이 낮은 편입니다.  국제 유가 변동에 따른 물가 전이효과가 낮다는 뜻인데요. 그건 우리나라의 전기요금, 가스요금 등 유가와 연동하는 품목을 정부가 정책적으로 인상을 억제하는 게 관행이고, 우리나라의 정유산업 경쟁력으로 인해 휘발유 등 최종 제품 가격도 다른 나라보다는 싸게 공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식료품 농산물 가격은 다른 나라들보다 변동이 심합니다. 우리나라 농업의 경쟁력이 낮은 편이기 때문입니다.

물가가 내려가거나 낮은 상승률을 기록할 때 가장 걱정스러운 부분은 경제 주체들(국민들)의 기대인플레이션율이 하락하는 것입니다. 물가는 내리기 마련이라는 생각이 마음 속까지 와서 박히면 실제로 구매를 미루거나 소비를 줄이는 행동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앞으로 1년간 물가가 어느 정도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지를 보여주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1.8%로 1년 전보다 0.1%포인트 올랐습니다.

이 글을 읽고 궁금한 점이 남으셨나요? 이 링크에 질문을 남겨보세요! 좋은 질문을 선정해 리멤버 나우 필진이 아래처럼 답해 드립니다.

답해 드립니다

“공기업이라고 해서 꼭 적자를 봐야 하나요?”

이O님:

글로벌 세금 정책이 바뀌게 되면 국내 기업이 국내에 세금을 내는 금액이 적어질 것이라고 우려하셨는데요. 소비자나 한국 정부 입장에서의 장점은 없나요? 가령 1) 제품, 서비스 이용가격이 낮아진다거나 2)해외 글로벌 기업이 국내에 세금을 많이 낸다거나.

디지털세라는 이름으로 OECD 국가들 사이에서 논의되고 있는 세금 제도의 변화는 쉽게 요약하면 ‘우리나라에서 돈 버는 외국 기업들에게 세금 더 걷기’입니다.

좀 더 자세히 설명 드리지요.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유럽과 한국에 사업장이 있고 한국에서 100억원, 유럽에서 100억원의 이익을 냈다고 가정해봅시다. 유럽의 법인세율이 30%, 한국의 법인세율은 20%라고 가정하면 삼성전자는 유럽에서 30억원, 한국에서 20억원의 세금을 내게 됩니다.

데일리 체크

유튜브가 지난해 광고 매출로 18조원을 벌어들였습니다. 유튜브가 광고 매출을 공개한 건 처음입니다. 2018년보다 36% 증가한 수치입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중국과 먼 남미 경제도 흔들고 있습니다. 남미는 중국과 물리적 거리는 멀지만 경제적인 관계는 깊습니다. 때문에 이들 국가의 통화 가치와 증시는 급락하고 있습니다. 남미 최대 경제 국가인 브라질의 헤알화는 지난달 말에 1달러당 4.28헤알에 거래됐는데요. 이날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칠레 페소화도 떨어졌습니다.

인도네시아의 재벌 베니 조크로사푸트로가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한국 교민 474명의 보험금 약 500억원과 한국 증권사 5곳의 돈 약 600억원이 묶였습니다. 증권사들은 베니 회장의 주식과 부동산을 담보로 확대했으니 돈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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