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투자와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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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유주택자의 전세 대출을 규제했습니다. 1주택 갭투자자들이 부동산 시장 과열의 원인이라고 봤기 때문인데요. 어떤 정책인지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미국산 셰일 오일이 세계 경제의 흐름을 바꿔놓고 있습니다. 1월 28일 ‘리멤버 나우’입니다.

채상욱의 부동산 나우

갭투자와의 전쟁

정부의 전세대출 규제 정책이 20일 시행되었습니다. 전세는 서민들에게 인기가 있던 제도인 만큼 전세 정책들은 아무래도 3040 세대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정책의 주요 내용이 무엇인지, 왜 나왔는지, 앞으로 전세 가격 등은 어떻게 변할지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겠죠.

작년 말 나온 12.16 대책은 대출규제를 피하기 위해 본인은 전세로 거주하면서 9억 이상의 주택에 투자하는 걸 막는 ‘1주택 갭투자’ 방지 정책이었습니다. 서울 마포구 아파트에 전세로 살면서 서대문구 아파트를 전세를 끼고 사는 행위를 막겠다는 뜻이죠.

 정부는 이 1주택 갭투자자들이 작년 하반기 부동산 시장을 과열시킨 주요 원인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진단 근거는 3억원이 넘는 주택을 거래할 때 내는 ‘자금조달계획서’고요. 이 서류를 보면 집을 살 때 필요한 자금을 어디서 조달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에 정부가 갭투자자의 비중을 상당히 정확히 파악했을 걸로 보입니다.

– 저번주에 나온 정책은 어떤 정책인가요?

이번 달 20일 이후부터는 9억원이 넘는 주택을 가진 사람이 다른 집에 전세 대출을 받아 세 들어 살고 있다면, 그 전세대출을 연장할 수는 있지만 대출액을 늘리는 건 허용되지 않습니다. 다주택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이미 전세로 거주하고 있는 사람이 새로 전세 대출을 받아서 그 돈으로 9억원 이상 주택을 사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이 경우엔 3개월 단위로 이뤄지는 주거소유조사를 통해서 전세금이 회수됩니다.

특히 15억원을 넘기는 주택을 가진 사람은 기존 전세대출을 연장하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전세대출 만기가 되면 일제히 회수되죠. 신규대출 자체를 불허하는 겁니다.

단, 자녀의 학교를 옮기기 위해서 혹은 직장 근처에 살기 위해서 전세 아파트를 얻는 경우에는 전세 대출이 허용됩니다. 대신 이 경우에는 본인이 소유한 주택에도 가구원이 거주하고, 전세로 들어가는 주택에도 가구원이 살아야 합니다. 서울에 살던 직장인이 지방에 발령이 나면서 지방에 전세 주택을 구하고, 서울의 본가에는 나머지 가족들이 그대로 사는 경우가 해당되죠. 이 경우라면 전세대출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전세대출 규제는 9억원 이상 주택의 소유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9억원 이하 주택 소유자는 여전히 이런 ‘1주택 갭투자’가 가능한 상태입니다. 물론  이 시장 역시 과열 징후가 있다면 정부가 추가로 규제할 가능성은 있습니다. 

작년 부동산 시장을 달궜던 1주택 갭투자를 규제하면서 매매 시장은 당분간 안정될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특히 15억원을 넘기는 주택은 수는 적지만, 이들 주택에 대한 규제는 시장에 큰 영향을 줄 것이고요. 9억원 초과 주택 소유자의 갭투자도 힘들어질 것이므로 시장 과열이 빠르게 식을 것으로 봅니다.

– 전세 시장은 어떨까요?

전세 시장은 어떻게 될까요. 전세 가격은 전세의 공급과 관련이 있는데요. 먼저 올해 입주물량은 작년의 40만호보다 5만호 줄어든 35만호 정도입니다. 서울은 4만2000호(작년 4만5000호)이고 경기도는 12만호(작년 14만호)입니다.  입주물량이 감소 중이어서 전세 가격은 완만한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이는데요.  혹여 전세 가격이 지나치게 높아지는 경우에는 전월세 가격에 대해서도 규제가 나올 수 있습니다. 다만 작년엔 1주택 갭투자가 전세 가격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쳤던 만큼, 작년 하반기만큼 크게 오를 가능성은 낮아보이네요.

하나금융투자의 건설/부동산 애널리스트입니다. 과학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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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브리프

미국산 셰일오일이 불러온 변화

2007년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의 무분별한 확대 공급에서 찾습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이 무너지기 시작한 것은 2007년 당시에 갤런당 4달러를 넘어선 휘발윳값이 그 도화선이 됐다고 주장합니다. 나름의 설득력을 갖춘 의견입니다.

우리는 부채가 모든 경제위기의 원인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건 지구상의 모든 화재는 대기의 21%를 차지하고 있는 산소 탓이라고 설명하는 것과 유사한 논리이기도 합니다. 부채는 연체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별 문제가 없으며, 불안하긴 하지만 부채 없는 경제라는 것도 상상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불안하지만 균형을 이루며 무너지지는 않았던 부채가 어쩌다가 폭발의 도화선이 됐느냐 (구체적으로는 지난달까지 잘 갚던 서브프라임모기지론을 왜 이번달부터는 못 갚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느냐)하는 의문입니다. 당시의 상황을 연구한 일부 전문가들은 그 답을 휘발유 가격에서 찾습니다.

미국에서 지난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불러온, 미국 서민들이 집을 사려고 빌린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의 연체가 시작된 것은 생필품인 휘발유 가격의 급등 때문이라는 겁니다.  빠듯한 생계비에서 휘발윳값 지출이 늘어나자 대출이자 낼 돈이 부족해져서 연체가 시작됐는데, 그 현상이 미국 서민층 대부분에서 유사하게, 그리고 동시다발적으로 생겼다는 설명입니다. 

전 세계 원유 가격 안정은 미국의 우방국들에게 미국의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미국 덕분에 저렴한 석유를 조달받고 있다는 믿음) 필요하기도 했지만  미국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필수적인 요인이었습니다.  미국이 중동에서 벌어지는 사소한 분쟁에도 늘 개입해온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에서 셰일 오일이 발견되고 개발된 이후에는 미국이 중동 문제에 개입할 이유도 적어졌고 석유가격이 급등락할 이유도 적어졌다는 분석입니다. 3년 전만 해도 85%의 원유를 중동에서 사오던 우리나라도 이제 미국산 석유 수입을 늘리고 있습니다. ‘미국이 중동이 된’ 상황이라 우리나라 석유화학 업체가 미국에 화학공장을 세우는 일도 생겼습니다. 한∙미 동맹을 위해서가 아니라 싼 원료를 확보해야 하는 석유화학업체를 미국산 셰일 오일의 가격 경쟁력이 미국으로 끌어들인 것입니다. 미국이 산유국이 된 탓에 중동 국가들은 미국이 자국의 원유 수출을 위해 오히려 유가를 끌어올리려고 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미국이 유럽 국가들에 대한 통상 압박을 강하게 하는 이유도 그 나라들이 러시아산 가스 대신 미국산 천연가스를 사서 쓰게 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그렇게 될 경우 러시아를 견제하고 유럽에 대한 미국의 지배력을 높이는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러시아와 중국 사이에 최근(지난해 12월) 가스관이 개통된 것도 러시아가 자국의 주력 수출품인 천연가스 판로가 막히는 걸 경계한 결과입니다.

중동산 원유를 미국산 셰일이 대체하게 된 것은 생각보다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중동국가 특히 사우디는 이런 상황에서 주요 고객인 한국 등 석유수입국들을 자신들의 고객으로 잡아두기 위해 보다 저렴하고 좋은 조건으로 원유를 공급할까요. 아니면 어차피 사라질 고객이니 정유 설비 문제 등으로 중동산 원유 의존도를 쉽게 줄이지 못하는 기간 동안 오히려 덤터기를 씌우는 쪽을 선택할까요.

데일리 체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유럽연합과 FTA를 체결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년간 미국의 대유럽 적자가 1500억달러에 달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는데요. 미국은 유전자 변형 농산물, 셰일오일 등을 더 수입할 것을 EU에 압박하고 있습니다.

일본이 작년에 2년 연속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적자 폭은 2018년(1조2245억엔)에 비해 34%가량 커진 1조6438억엔이었습니다. 미∙중 무역갈등으로 자동차 부품, 반도체 관련 장비 등 주력 품목의 중국 수출이 감소한 것과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가 적자 확대를 낳았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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