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률 10년 만에 최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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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경제가 작년에 2% 성장했습니다. 2009년 이후로 가장 낮은 수준이어서 원인을 두고 논란이 분분합니다. 작년 우리나라 경제 성적표를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P2P 대출업체들이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고 있습니다. 1월 23일 ‘리멤버 나우’입니다.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경제성장률 10년 만에 최저, 왜?

우리나라의 작년 GDP 성장률이 2.0%로 최종 집계됐습니다(정확히 말하면 작년 4분기 성장률은 일단 급하게 대충 집계한 것이라서 나중에 수정될 여지가 있긴 합니다).

10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을 보였습니다. 이게 세계 경기가 나쁘고 우리나라도 이미 저성장구조로 접어들었으며 그나마 정부의 정책 덕분에 조금 나아진 것인지 , 아니면 정부의 잘못된 정책의 영향이 더 큰 탓인지에 대한 논란은 매우 뜨겁습니다.

우리나라는 대외 교역의 비중이 커서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에 정부의 경제정책이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은 편입니다. 그러나 경제성장률 자체가 낮은 상황에서는 정부 정책에 따른 변수가 과거보다 더 부각됩니다.

경제성장률은 누군가가 뭘 구매하고 소비하면 그만큼 더 성장하는데 예를 들면  작년에는 정부가 다방면에 재정 지출을 늘리면서 그 소비자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볼펜 한 자루를 일반인이 사든 정부가 사든 GDP 성장률 증가분은 똑같습니다. 정부가 성장에 기여한 부분입니다.

반면 정부의 정책 기조가 주택 공급 확대보다는 수요 억제에 쏠리면서  건설투자는 많이 줄었습니다.  투자가 줄어들면 그만큼 경제성장률은 낮아집니다. 정부가 성장에 마이너스 효과를 준 부분입니다. 플러스 효과든 마이너스 효과든 정부의 영향이 과거보다 더 커졌다는 게 지난해 경제성장률 수치가 담고 있는 포인트입니다. 언론들이 재정 주도 성장이라고 표현한 것은 그런 배경입니다.

– 정부 주도 성장은 나쁜 건가요?

가끔 필요하긴 하지만 가능하면 정부주도 성장보다는 민간이 주도하는 성장이 더 좋습니다. 그게 효율적이기도 하고 지속성도 있으며 보다 근본적인 성장이기 때문입니다.

경제성장률이 추락하는 불경기에는 정부 주도의 성장이 불가피합니다. 예를 들면 정부가 인위적으로 공공근로 같은 일자리를 만들어서 저소득층에게 돈을 지급하는 겁니다. 불경기라서 그냥 두면 그들은 일자리를 찾기 어렵고 그래서 소비를 줄이며 이들이 줄이는 소비는 다른 영역에도 나쁜 영향을 줍니다.  억지로라도 이들의 주머니에 돈을 꽂아주는 일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이런 성장은 지속성이 없습니다. 정부가 억지로 만드는 일자리는 정부가 돈을 주지 않으면 유지되지 않습니다. 수요가 없는데도 억지로 만들어내는 일자리이기 때문입니다(수요가 있었다면 정부가 나서지 않아도 이미 민간이 그런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사업을 했겠죠). 예를 들면 정부가 무료로 개방하던 공영주차장에 주차요금 징수원을 보내고 하루에 1만원도 안 되는 주차요금을 받으면서 주차요금 징수원의 인건비로 하루에 10만원씩 지출하는 그런 일자리들입니다.

정부 재정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다른 수요처가 생기면 그런 사업에 투입될 예산을 줄일 수밖에 없는데 그러면 그 일자리는 사라집니다.  이런 일자리를 계속 유지하려면 세금을 계속 걷어야 하는데 그 세금은 <그렇게 세금을 걷어가지 않았다면 그 여유자금으로 사업을 벌여서 일자리를 만들어냈을지도 모르는 민간 기업들>의 호주머니에서 나옵니다. 

물론 그렇게 세금을 걷어가지 않으면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일자리를 만든다는 보장이 있느냐는 의문이 생기지만 돈벌이가 될 것 같으면 뛰어드는 게 기업들이고, 그렇게 뛰어들면서 경쟁을 하면 가격이 내려가서 정부가 세금으로 만들지 않아도 일자리가 생깁니다. 예를 들면 공영 주차장 무인 관리시스템을 만들어서 주차요금도 받으면서 그 시스템을 다른 나라에 수출하면 공영주차장에 파견되어 주차요금을 손으로 받던 사람들은 사라지지만 그 숫자 이상으로 그 시스템을 만드는 회사에 엔지니어나 해외영업 직원을 채용할 수 있습니다. (주차요금 징수원이 시스템 엔지니어가 되긴 어렵지만, 일자리를 못 구해서 배달을 하던 시스템 엔지니어가 하던 배달 일을 그 징수원이 할 수는 있습니다)

– 우리나라는 이제 저성장 국가가 된 것인가요?

경제성장률이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이제 구조적인 저성장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인가 하는 질문이 나옵니다. 이건 보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세계적인 저성장과 고령화가 맞물린 구조적인 문제라면 정부가 재정을 풀어서라도 소비를 유도해야 경제가 그나마 돌아갑니다만, 정부가 기업들의 사업의욕을 꺾고 그래서 나타난 투자 부진과 고용부진을 정부 재정을 메우는 상황이라면 재정을 더 풀 게 아니라 정부의 정책 방향을 바꾸고 민간의 투자의욕을 높이는 쪽으로 가야 합니다. 

그러나 어느 쪽의 해법이 옳으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과 진단은 전문가마다 다르고  실제 원인도 그 둘 중 하나라고 보기 어려울 만큼 섞여 있습니다.  게다가 그런 판단이 좌우의 진영논리와 맞물려 상대방의 맞는 주장도 아니라고 반박하는 상황이어서 해결책을 찾기 쉽지 않습니다.

정리하자면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재정을 투입한 덕에 추락을 막은 결과입니다. 재정을 적극적으로 투입(또는 무작정 살포)해서 경기의 더 깊은 추락을 막은 것은 적절한(불가피한) 정책이었다는 평가에는 이견이 크지 않지만, 그렇게까지 했어야 되는 상황을 맞게 된 원인이 1. 세계적인 불경기의 여파인지 아니면 2. 부적절한 경제 정책 탓인지에 대한 고민은 보는 시각에 따라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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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브리프

은행이 손 뗀 주택담보대출, P2P가 다룬다

정부가 주택을 구입할 때 대출을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지만 부모나 지인에게 빌려서 집을 사는 것은 괜찮습니다. 그것까지 막을 방법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 P2P 금융으로 모르는 사람들에게 빌리는 건 어떨까요. 가능합니다. 빌려주겠다는 사람만 있으면 되는데 빌려주겠다는 사람은 그 집을 담보로 잡으면 되므로 꽤 안전한 대출입니다.

원래는 은행이 해주던 안전한 대출인데 은행이 하지 못하게 막으니 다른 민간인들이 그 구멍을 파고드는 겁니다. 과거에 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을 해주고 돈을 거의 떼이지 않았던 것처럼 이 대출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은 이자가 5% 이상으로 비싸지만 이렇게 돈을 빌려주는 게 가능하고 별 문제가 없다는 점이 알려지면 은행 정기예금에 넣어두려던 돈들이 이런 시장으로 흘러올 가능성이 큽니다. 은행 정기예금에 넣어두면 은행이 그 돈을 꺼내서 해왔던 사업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금리도 낮아지고 금리가 낮아지면 수요자도 늘어나서 이런 그림자 대출의 규모가 커질 수도 있습니다.  당국이 규제를 할 수 있다면 규제의 일관성을 위해서라도 해야 할텐데 어떤 근거로 막을 수 있을지는 아직 모호합니다.

사외이사 교체 대란

기업은 기업의 규모에 따라 전체 이사의 3분의 1 또는 절반 이상을 사외이사로 채워야 합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그 사외이사를 대주주와 친분이 있거나 대주주의 경영 방침에 반대하지 않는 사람들로 채웠습니다. 그런데 이 사외이사 임기를 6년으로 제한하는 규정이 생겨서 올해부터 적용됩니다. 동일한 사외이사가 6년 이상 계속 있었던 기업은 사외이사를 이번에 교체해야 되는데요. 500여개 상장사의 사외이사 약 700여명이 교체 대상입니다. 갑자기 어디서 수백명의 사외이사 후보를 구하느냐는 게 기업들의 목소리입니다. 반면 법을 바꾼 정부는 정 다른 곳에서 구하기 어렵다면 임기 마치고 옷을 벗어야 하는 사외이사가 수백명이니 그 중에서 서로 고르고 바꾸면 되지 않느냐는 입장입니다.

데일리 체크

구글 CEO가 안면인식 기술에 대한 국제 규제를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안면인식 기술이 부정적인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게 이유인데요. 영상에 다른 사람의 얼굴을 합성하는 딥페이크 등을 예로 들었습니다.

‘편의점 왕국’ 일본의 편의점 점포 수가 작년에 사상 처음으로 줄었습니다. 젊은 인구가 적어 일손이 부족하고, 인건비는 올라 경영난이 심해졌기 때문이라고 일본 언론들은 분석했습니다.

올 들어 국내 공모펀드 투자금이 10% 이상 늘었습니다. 연말 결산과정에서 회수됐던 자금들이 매년 초 재집행되는 ‘연초 효과’에 더불어 최근 연이어 불거진 신뢰문제로 사모펀드 투자가 주춤해진 탓인 걸로 분석됩니다.

올해 첫날부터 배송 가능한 물량을 하루 1만건으로 두 배 늘린 SSG닷컴 새벽배송이 올해 중으로 물량을 2만건까지 늘릴 예정입니다. SSG닷컴은 올해 안으로 새벽배송 물량을 총 2만건까지 확대할 계획입니다. 새벽배송 주문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면서 예약률은 99%까지 치솟았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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