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기업하기 더 좋은 나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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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의 법인세 부담이 경쟁 상대인 외국 기업보다 2배 이상 무겁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우리나라는 그럼 기업 하기 힘든 나라일까요?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일하지 않고 그냥 쉬는 사람이 200만명이라는 통계가 나왔습니다. 1월 20일 ‘리멤버 나우’입니다.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한국과 미국, 기업 하기 더 좋은 나라는?

법인세

기업이 번 돈에 대한 세금인 법인세가 한국은 올라가고 외국은 법인세 부담이 내려가는 흐름입니다. 이제는 한국 기업의 법인세 부담이 경쟁 상대인 외국 기업보다 2배 이상 무겁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다른 나라 기업들보다 세금을 많이 내고 있고 그래서 불리한 여건이라는 지적이 사실일까요. 아니면 또 다른 속사정이 있는 걸까요.

이 소식이 중요한 이유

법인세율이 다른 나라보다 우리나라가 높으면 기업들이 똑같은 돈을 벌고도 이익이 줄어들게 되고, 이익이 줄어들면 투자의욕과 투자여력이 모두 줄어들게 됩니다. 물론 정부가 그만큼 세금을 걷어가서 사용하게 되니 나라 전체로 보면 기업의 주머니에 머물다가 사용되는 것과 정부 주머니를 거쳐서 사용되는 게 큰 차이가 없어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의 지출과 기업의 지출은 성격과 파급효과가 다르다는 점에서 그 두 가지가 동일한 효과를 내는 지출은 아닙니다.

정부의 지출이 더 효율적이라고 하더라도 개별 기업의 입장에서는 번 돈에 더 많은 세금을 추징하는 게 마치 부자에게 세금을 걷어서 마을 전체를 페인트칠하는 것과 같아서 투자의욕을 떨어뜨립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 수준의 세율이 가장 적절하냐는 늘 고민해야 할 주제이지만 대개는 다른 나라의 세율과 비교해서 결정합니다. 다른 나라가 정한 세율이 옳다는 증거는 없지만  다른 나라의 세율에 비해 너무 낮으면 세수가 부족해지고, 너무 높으면 기업이 세율이 낮은 나라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대개는 그 사이 어디엔가에서 정합니다. 

우리나라는 법인세율을 올리는 추세여서 법인세율을 인하하는 추세인 다른 나라의 세율과 수시로 비교하지 않으면 자칫 과도한 세금을 추징하게 될 수 있습니다.

– 한국 기업들의 법인세 부담은 다른 나라에 비해 큰가요?

정말 어려운 질문입니다. 미국 기업과 유럽 기업의 법인세 부담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나라의 기업과 비교하느냐에 따라서도 그 답은 다릅니다. 법인세 부담이 높다는 사실을 부각하고 싶을 경우에는 최근 법인세율이 가파르게 낮아진 미국 기업들과 비교하는 경향이 있긴 합니다.

대개는 법인세차감전순이익에 법인세율을 곱하는 것을 법인세 비용으로 간주하고 그게 다른 나라 유사업종 기업들과 비교해서 세금부담이 큰지 작은지를 파악하지만 나라마다 세금 제도가 달라서 정확한 계산은 아닙니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법인세 유효세율(법인세차감전순이익에 비해 법인세 비용이 어느정도 비율인지를 계산한 수치)로 보면 삼성전자가 25%, 애플이 15.6%로 애플의 부담이 가볍습니다. 다만 실제로 애플의 손익계산서와 기업 장부를 한국 국세청에 제출하고 삼성전자의 장부를 미국 국세청에 제출해서 계산한 실제 세금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주제의 논쟁은 늘 상대가 제시하는 데이터가 정확하지 않다고 공격합니다.

– 법인세율만 비교하면 안 되는 이유가 뭔가요?

예를 들어 세법에는 접대비 상한이라는 규제가 있습니다. 기업이 접대비로 사용한 지출이라도 그 해에 사용한 접대비 총액이 일정 금액을 넘으면 비용으로 공제해주지 않습니다. 세율을 건드리지 않더라도 이 상한을 높여주면 기업들은 더 많은 항목을 비용으로 공제받을 수 있고 세금을 덜 낼 수 있습니다. 또 기업이 연구개발 인력을 채용하면 세금을 줄여주는 등 세율만 봐서는 실제 납세액을 추정하기 어렵게 만드는 다양한 제도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나라의 법인세 부담이 더 큰지를 직접적으로 알기는 어렵습니다.

 비용이나 세금 이외에 보이지 않는 부담이나 보이지 않는 혜택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장애인 채용 의무나 사회공헌을 강요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보이지 않는 비용으로 다가옵니다. 또 법보다 여론이 중요한 경우 지출해야 하는 여론 관리비용도 특정한 국가에서 더 높을 수 있습니다. 이런 보이지 않는 비용은 기업 입장에서 보면 사실상의 세금이지만 법인세로 분류되지 않을 뿐입니다. 직원들에게 제공해야 하는 4대보험료 역시 결국은 세금의 성격이지만 법인세는 아닙니다. 법인세율은 우리나라보다 낮지만 이런 사회보험료 부담은 더 높은 나라도 있습니다.

반대로 우리나라처럼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조하고 여론과 그에 따른 다양한 지원 정책은 궁극적으로 삼성전자 등 대기업에게는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줍니다. 예를 들어 정부가 중소기업들에 자금 지원과 연구개발 지원을 해주면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중소기업들은 더 저렴한 가격에 납품할 수 있는 여력을 갖게 되는데, 그 여력은 결국 삼성전자가 단가인하를 할 수 있는 여력으로 금방 변합니다. 중소기업들은 지원을 해줘도 결국 일부 대기업에 납품하는 것 이외에는 다른 판로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중소기업에 지원해주는 각종 혜택은 사실상 납품 사슬의 맨 위쪽에 있는 대기업에 대한 보이지 않는 지원금이 됩니다.  이런 혜택은 법인세율로 나타나지 않지만 사실상 세금감면액과 같습니다.

그래서 한국 기업이 미국 기업에 비해 더 유리한지 혹은 불리한지는 단순히 법인세만 놓고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한국 기업들의 세금 부담은 늘어나고 있고 미국이나 유럽 기업들의 세금 부담은 줄어들고 있는 추세입니다. 우리나라의 여론은 대기업들이 돈을 쌓아놓고 투자를 하지 않으며 기업들이 돈을 많이 번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기업들의 세금 부담을 줄여야 일자리가 많아지고 다른 나라 기업들도 국경을 넘어 자국으로 들어오게 된다는 의견에 더 귀를 기울입니다. 그 차이가 세율 변화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 그럼 법인세율은 어느 정도 수준이 적절하단 건가요?

법인세에 대한 고민은 적절한 수준보다는 법인세의 성격에 대한 국민들의 오해에 얽힌 고민이 더 깊습니다. 우리는 대기업이 돈을 많이 벌기 때문에 높은 세율로 세금을 매겨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 이건 고소득자는 높은 세율을 적용받는 누진세 제도가 합리적이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러나  누진세율에 대한 합리성을 인정하더라도 법인세는 좀 다른 점이 있습니다.  법인세는 개인이 내는 게 아니라 법인이 내는 세금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익을 많이 내는 기업에 대해 더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게 비논리적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삼성전자 주식 100주(주가 5만원)를 갖고 있는 사람과 삼숭전자(중소기업) 주식 1000주(1주당 5000원)를 갖고 있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보죠. 두 사람이 가진 주식의 가치는 같은데 둘 중 누가 더 부자일까요. 그건 알 수 없을 겁니다. 삼성전자 주식을 가진 사람이 부자일 수도 있고 삼숭전자 주식을 가진 사람이 부자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삼성전자가 이익을 많이 냈다는 이유로 법인세율을 더 높이 적용해서 세금을 부과하면 삼숭전자보다는 삼성전자 주식을 가진 사람이 더 많은 세금을 내게 됩니다. 그런데 그게 과연 부자가 세금을 더 많이 내게 해야 한다는 누진세율의 원칙에 부합하느냐는 겁니다. 대기업 주식을 갖고 있는 샐러리맨과 중소기업 주식을 갖고 있는 중소기업 대주주 중에 누가 더 부자냐를 생각해보면  이익을 많이 내는 회사의 주주가 더 부자라고 볼 수만은 없기도 합니다.  그래서 법인세율을 결정할 때 ‘부자 기업’ 또는 ‘기업이 개인보다 부자’라는 개념을 녹이면 여러 가지 문제가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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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브리프

일 않고 그냥 쉬는 사람 200만명

일자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일자리를 원하는 것도 아닌 사람들. 통계상으로는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는 사람들은 우리나라에 약 1656만명이 있습니다. 이 가운데 3분의 1은 가사를 하고 있고, 22% 정도는 공부를 하는 중입니다. 그런데 이런 분류 가운데  ‘아무 이유 없이 그냥 쉬었다’는 응답도 200만명가량 됩니다. 

최근에 이 통계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은 그냥 쉬었다는 응답을 하는 경우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입니다. 1년 전보다 12.8%가 늘었습니다. 대부분의 노인들은 이 ‘쉬었음’으로 분류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노인 인구가 증가한 탓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으나 이 통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60세 이하 연령대에서도 쉬었음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비슷한 증가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젊은층에서 나타나는 ‘쉬었음’ 그룹을 대부분 취업활동조차 포기한 사람들로 이해하고 취업 상황의 어려움을 방증하는 지표로 받아들이기도 합니다만 다른 이유들도 있을 겁니다. 은둔형 중년 외톨이의 증가 또는 육아유직 또는 자발적 휴직을 통한 충전 등을 선택하는 이들도 과거보다 많아지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우리나라 통계의 문제 중 하나는 어떤 현상이 발견되면 그 이유를 함께 ‘조사’해야 하는데 현상만 던져놓고 다양한 ‘추측’을 하도록 합니다.  그래서 늘 이념이나 가치관에 따라 현상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추측합니다. 구체적인 데이터가 없으니 그것을 반박하기도 어렵습니다. 정확한 이유는 연구자들이 찾아야 할 해답이지만 연구자들은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통계 자체가 부실하거나 제대로 공개되지 않아서 연구를 하기 어렵다고도 합니다. 통계를 둘러싼 악순환입니다.

데일리 체크

30만원만 쓰면 통신비 1만6000원을 할인해주는 카드, 아파트 관리비 등 각종 공과금을 깎아주는 카드 등 혜택이 좋은 카드들이 지난해 줄줄이 단종됐습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혜택 축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우리나라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참여자들은 주로 단기 투자에 집중하는 반면, 미국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ETF를 장기 투자하는 경향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신영증권이 한국과 미국 증시에 상장된 ETF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 거래량에서 레버리지·인버스 ETF가 차지하는 비중이 한국은 68.25%, 미국은 13.5%였습니다. 레버리지 ETF는 일반 ETF보다 기초자산 수익률의 두 배 또는 그 이상을 추구하고, 인버스 ETF는 기초자산 주가의 하락률만큼 오르기 때문에 시장의 단기 방향성에 베팅하는 용도로 주로 쓰입니다.

동대문 의류업계가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려 무너지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중국 원단으로 옷을 제작한 다음 한국에 들여와 판매만 하는 상인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중국과 가격 경쟁을 하려고 하기보단 제품 고급화로 새 길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최근 한 골프장의 식당에선 사람이 아닌 로봇이 음식을 서빙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이 식당은 다른 골프장 식당에 비해 20% 저렴한 가격에 식음료를 판매할 수 있게 됐습니다.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이 줄면서 지난해 국내 자동차 생산이 400만대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우리나라 자동차 회사들의 글로벌 판매량은 800만대 선이 깨졌고, 국내에선 수입차 비중이 10%를 넘겼습니다.

오피스텔은 아파트에 비해 비교적 규제가 덜해 투자자들에게 관심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다만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적용이 안 되고, 주거용 오피스텔은 주택으로 간주되는 등 투자 전에 고민할 지점도 있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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