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특명: 프라이버시를 지켜라

‘리멤버 나우’는 국내 최고의 경제 전문가들이 매일 아침 최신 경제 이슈를 설명해드리는 콘텐츠 레터입니다.

최근 몇몇 연예인들의 메신저 대화 내용이 유출되면서 정보 보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애플은 28년 만에 CES에 참석해 프라이버시 보호를 강조했는데요. 그 배경을 살펴봤습니다. 지방이 서울보다 대출 금리가 높은 걸로 나타났습니다. 1월 15일 ‘리멤버 나우’입니다.

이철민의 리멤버 밸리

애플의 특명: 프라이버시를 지켜라

“당신의 아이폰에서 일어나는 일은, 당신의 아이폰 안에 머뭅니다(What happens on your iPhone, stays on your iPhone).” 지난해 CES가 열리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 근처에 설치된 초대형 광고 간판에 쓰여 있던 문구입니다. 1992년 이후 CES에는 전혀 참가하지 않던 애플이 갑자기 행사장 주변에 프라이버시를 전면에 내세운 이 광고 간판을 게재하자 큰 화제가 됐습니다.

그 뒤부터 “사적인 영역”이라는 제목을 단 애플 광고들이 전 세계 어디서나 TV와 온라인을 뒤덮었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 끝난 2020년 CES에서는 글로벌 프라이버시 담당 중역인 제인 호바스가 ‘최고 프라이버시 책임자 원탁대담’이라는 행사에 패널로 직접 참석해, “사용자 스스로 데이터를 제어하고,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며 애플이 프라이버시 보호를 얼마나 중요시하는지 설명하여 다시 한 번 화제의 중심에 섰습니다.

그렇게 애플이 무려  28년 만에 CES에 공식적으로 모습을 나타내면서 화두로 ‘프라이버시’를 내세웠지만 , 정작 국내에선 업계 관계자들을 제외하고는 큰 관심이 없었습니다. 툭하면 수십, 수백만명의 고객정보가 유출되는 사고를 지속적으로 겪고 있어서인지, ‘내 개인정보는 이미 공공재 아닌가?’라는 자조 섞인 농담을 할 정도로 프라이버시에 대해 둔감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CES가 채 끝나기도 전에 몇몇 연예인들이 사적으로 나눈 것으로 추정되는 메신저 대화가 해킹되어 유포되는 사건이 국내에서 일어났습니다. 삼성 클라우드의 비밀번호가 유출되어, 해커들이 클라우드에 저장된 내용을 그대로 다운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불특정 다수의 제한된 개인 정보 일부가 유출되었던 기존의 사건들과는 양상이 전혀 달랐습니다.

그러자 이번 유출 사건이 어떻게 일어난 것인지, 삼성전자의 클라우드가 안전한 것인지 그리고 애플과 비교해서 어떤 차이가 있는지 등을 다룬 기사들이 터져 나왔습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들에서도 클라우드 등의 프라이버시 설정 방법이나 개인정보 유출을 방지하는 방법 등을 공유하는 게시글이 엄청나게 올라왔습니다.

이번 사건을 통해 개인정보 유출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사람들이 실감한 것이죠. 잘 생각해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금융정보, 신분증, 사적인 메시지와 이메일들, 직접 촬영했거나 다운 받은 사진들, 각종 아이디와 비밀번호 등을 스마트폰에 저장하고 생활합니다.  그러나 그동안은 그것들이 한꺼번에 노출될 수 있다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애플은 이런 사고를 미리 예견하고 한발 앞서 프라이버시의 중요성에 집중했던 것일까요? 전혀 아닙니다. 오히려  애플은 그간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되어 다양한 사건 사고들을 당하면서 프라이버시의 중요성을 발견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2014년 제니퍼 로렌스, 아리아나 그란데 등의 아이클라우드 계정이 해킹된 것이 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지난 8월에도 인공지능 비서 시리(Siri)와 관련하여 프라이버시의 침해 가능성이 제기되어 곤혹을 치르기도 했습니다. 시리의 음성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서비스 제공 업체 직원이 사용자가 시리와 나눈 대화의 일부를 들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사전에 공지하거나 사용자에게 동의를 받지도 않았고요.

이런 일들을 겪으면서 애플은  프라이버시 침해 사례가 발생하면 브랜드의 이미지가 극심하게 훼손된다 는 걸 명확히 인지한 겁니다. 마침 각국 정부들도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규제를 확대하면서 이에 대한 대응을 최우선 순위로 설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변화는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등 주요 플랫폼∙인공지능 업체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런 흐름에서 보면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이미지가 상대적으로 약했던 삼성전자도, 이번 사건 이후 프라이버시 관련 정책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브랜드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올 CES 기조연설에서 김현석 사장이 “데이터 보안과 프라이버시를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고 강조한 이유는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사용자들의 스마트폰이나 인공지능 서비스 등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개인 정보에 대한 보호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애플은 과거 누적된 뼈아픈 경험들을 통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강력한 프라이버시 보호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도 앞으로 같은 행보를 보일 것입니다. 이는 프라이버시 침해가 발생할 경우, 브랜드에 극히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모펀드 VIG파트너스의 대표이며 금융, IT, 영화 관련 글을 씁니다.

이 글을 읽고 궁금한 점이 남으셨나요? 이 링크에 질문을 남겨보세요! 좋은 질문을 선정해 리멤버 나우 필진이 답해 드립니다.

데일리 브리프

지방은 대출 금리도 비싸다?

서울에서 먼 지역에 사는 사람일수록 대출 금리가 비싼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역에 따른 대출 금리 차별이라기보다는 서울에서 먼 지역에 사는 사람일수록 소득이나 신용등급이 낮다는 결과로 풀이됩니다.  서울 시민들의 평균 신용대출 금리는 6%인데 제주도는 6.88%로 나타났습니다.  금융회사들 사이에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 지역이냐도 변수가 될 수는 있습니다.

소득이 낮을수록 대출 금리가 높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지만 이런 지역별 금리 차별 현상은 가끔 다소 엉뚱한 분야로 튀기도 합니다.  전월세 전환율의 지역별 차이도 이런 대출금리의 차별 현상에 기인합니다. 

전월세 전환율은 전세를 월세로 바꿀 때 전세 1억원이면 월세를 얼마로 바꿔야 하느냐에 대한 답을 알려주는 데 필요한 공식입니다.

예를 들어 전세 1억원을 월세로 바꿀 때 월세 50만원으로 바꾼다면 1억원의 전세가 1년치 월세로 바뀌면 600만원이라는 의미이니 전월세 전환율은 6%입니다. 이런 전환율은 지역마다 다릅니다.

요즘 서울의 전월세 전환율은 5% 정도인데요. 경북의 전월세 전환율은 거의 9%에 가깝습니다. 왜 서울은 낮고 경북은 높을까요. 실제로 서울 안에서도 강남지역은 낮고 강북은 높습니다.  소득이 낮은 지역일수록 전월세 전환율이 높게 나타납니다. 

같은 지역이라도 아파트보다는 다가구나 빌라의 전월세 전환율이 높습니다. 강남의 고급 아파트는 1억원을 월세로 돌리면 월세로 40만원만 내면 되는데 강북지역의 작은 빌라나 다가구는 보증금 1억원을 월세로 돌리면 60만원을 넘게 내야 되는 겁니다.

아마도 저소득층은 목돈 마련이 더 힘들고 대출문턱이 높고 대출을 받아도 고금리로 받을 수밖에 없으니까 집주인이 “보증금 1억원을 더 내실래요? 월세 60만원을 내실래요?” 그러면 월세를 선택하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저소득층은 보증금 1억원을 어딘가에서 빌린다면 한 달 이자가 60만원이 넘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고소득자들은 보증금 1억원을 월세로 돌리면서 월세 40만원을 내라고 해도 싫다고 하면서 은행에서 싼 이자로 빌려서 그냥 보증금 1억원을 드리겠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데일리 체크

13일 테슬라의 주가가 전날보다 10% 가까이 오른 524.86달러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사상 최고치입니다. 테슬라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25.5% 올랐습니다. 미국 자동차 회사 중 가장 시가총액이 큰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GM과 포드의 시총을 합친 것보다도 8조원 이상 큽니다. 주가가 이렇게 뛴 건 지난해 4분기 자동차 판매·인도량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었고,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만든 모델3가 배송을 시작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일본 상장사 35곳이 작년에 1만1000명을 구조조정했습니다. 특이한 점은 이 중 20개사가 흑자 기업이라는 점입니다. 인원 수로는 전체 구조조정 인력 중 80%에 달하는 9100명이 흑자 회사 소속이었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AI 등 디지털기술이 발전하면서 기업들이 기존 사업 분야 인력을 줄이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태국의 수출이 늘면서 태국 바트화 가치가 올라가고 있습니다. 작년 12월 31일엔 달러당 29.73바트를 기록했는데, 1달러가 30바트 아래로 떨어진 건 6년 만입니다. 수출과 여행산업에 의존하는 태국 경제는 바트화가 올라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내 공모펀드시장에서 해외투자 펀드가 국내투자 펀드보다 모든 영역에서 더 높은 수익률을 거뒀습니다. 작년 한 해 해외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25.37%였지만,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9.18%에 그쳤습니다. 해외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도 9.25%였지만, 국내 채권형 수익률은 2.40%였습니다.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던 미국이 5개월 만인 어제 지정을 해제했습니다. 미국과 중국은 15일에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할 예정입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리멤버 나우를 지인들과 공유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