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 독서] 금융경제학자가 말하는 리스크 관리법

매주 월요일 오후 1시엔 이동우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의 [10분 독서 나우]가 발행됩니다. 전문 북 큐레이터인 이 교수가 직접 직장인 분들이 읽으면 좋은 책을 엄선하고 핵심 내용을 요약해 드립니다.

듣기만 해도 무서운 단어인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금융경제학자인 앨리슨 슈레거 교수의 책 <리스크의 과학>을 통해 살펴봤습니다. (본 리뷰는 어떠한 상업적 지원도 받지 않고 작성됩니다)

이동우의 10분 독서 나우

금융경제학자가 말하는 리스크 관리법

리스크는 고대 그리스어로 ‘바다의 위험한 장애물’을 뜻하는 단어에서 유래했습니다. 이 단어는 16세기에 신대륙 탐험이 시작되면서 의미가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리스크를 운명의 장난이라기보다 통제 가능한 것으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죠. 17세기 블레즈 파스칼과 피에르 드 페르마 등의 수학자가 등장하면서 리스크에 대한 관점이 본격적으로 바뀝니다. 이들은 주사위 놀이의 확률을 구하기 시작했죠.  많은 학자들은 리스크를 측정하고 제어할 수 있는 대상으로 여기기 시작했습니다. 

현대에 리스크는 불확실성의 측정치이고, 알 수 없는 미래에 질서를 부여하기 위해 인간이 만든 개념이라고 받아들여집니다. 그래서 리스크는 우리가 직면한 상황을 이해하고 좋든 나쁘든 일어날 수 있는 일들에 대비하는 데 도움을 주는 요소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금융경제학자들은 리스크를 두 가지 큰 유형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고유 리스크(idiosyncratic risk)와 체계적 리스크(systematic risk)인데요. 고유 리스크는 특정 자산에만 따르는 리스크를 말합니다. 예컨대 한 회사의 경영진이 바뀌면 그 회사의 주가는 영향을 받습니다. 이런 리스크를 고유 리스크라고 말합니다. 반면 체계적 리스크는 2008년처럼 시장 전체가 폭등하거나 폭락해 모든 주가가 영향을 받는 것을 말합니다. 따라서 체계적 리스크 사건은 경기 후퇴 같은 경제 대혼란이나 선거 결과처럼 모든 기업에 영향을 끼치는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는 리스크의 다섯 가지 규칙을 살펴보겠습니다. 이 다섯 가지는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섯 가지를 기억하신다면 비즈니스나 일상 생활에서의 리스크도 잘 대처하실 수 있으실 듯합니다.

첫 번째, 리스크가 없으면 보상도 없다

목표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리스크를 감수할 때 저지르는 가장 큰 실수는 목표를 명확히 규정하지 않는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스스로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심사숙고하지 않습니다. 그저 변화와 전환만을 원하고 큰 리스크를 부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근본적으로 리스크에 대한 잘못된 생각들이 있습니다. 우선 우리는 리스크를 감수하는 사람들을 치켜세우는 경향이 있습니다. 즉 성공하는 사람들은 과감하게 리스크를 감수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성공하는 사람들은 뚜렷한 목표가 있을 때만 상황에 맞게 리스크를 감수합니다.  리스크는 목표 달성에 필요한 만큼만 혹은 불안하지 않을 정도로만 감수해야 합니다.  가장 좋은 것은 목표를 규정하고 리스크 없이 목표를 달성하는 겁니다. 그러려면 목표가 중요한데, 목표를 생각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습니다.

두 번째, 내가 비합리적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자기 자신을 매우 합리적인 존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대개는 그 생각이 옳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비합리성은 현실에서 위험한 결정을 할 때 가장 분명하게 드러나죠. 인간의 본성, 즉 감정이 작동할 때 우리는 잠재적인 결과를 주관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도박에서 돈을 잃으면 그 즉시 그만둬야 하지만 대부분은 다시 도박을 하게 됩니다. 또 우리는 확실성을 과대평가하죠. 게다가  개연성 없는 일의 리스크를 과대평가 하기도 합니다. 확률만 따지면 비행기 사고의 사망률은 자동차 사고의 사망률보다 낮습니다. 그럼에도 사고를 상상하면서 비행기를 타지 않으려고 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9.11 테러 이후 자동차 사고가 급증한 이유도 거기에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존재하지 않는 상관관계를 믿고, 운과 실력을 혼동하기도 합니다. 확률적 개념을 잘못 이해하기도 합니다. 0%와 5%, 100%와 95%의 차이에 대해서는 크게 느끼죠. 그러나 50%와 55%의 차이는 작게 느낍니다. 따라서 이 책은 확률적 사고를 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세 번째, 리스크 부담으로 얻는 보상을 극대화해야 한다

공짜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습니다. 사실 리스크는 우리가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해 치르는 비용입니다. 당연하게도 필요 이상으로 더 많은 비용을 치를 필요는 없습니다. 더 많은 리스크가 반드시 더 많은 보상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리스크 감수가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는 대가라면, 더 적게 부담하고 더 많이 얻는 경제적 선택을 해야 합니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현실에서는 이 원칙을 떠올리지 않습니다.

해리 마코위츠(Harry Makowitz)라는 경제학자가 있습니다. 그가 관심을 가졌던 분야는 바로 주식 시장이었는데요. 나중에 그는 리스크학을 만들게 됩니다. 마코위츠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수익률에만 치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대부분 상승주만 고르려다 불필요한 리스크까지 떠안게 됩니다. 마코위츠는  리스크 특성이 각기 다른 주식을 다량 보유하고 서로의 리스크를 상쇄하는 것이 포트폴리오를 효율적으로 구성하는 방법 이라고 했습니다. 마코위츠가 그 개념을 발표하고 나서 10년 뒤 인덱스 펀드(index fund)가 생겨났습니다. 인덱스 펀드는 수백, 수천 가지의 다양한 주식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를 말합니다.

네 번째 규칙, 자기 영역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리스크 관리란 더 큰 이익을 얻을 가능성을 늘리면서도 이익을 덜 얻을 가능성을 줄이는 방법을 말하죠. 여기에는 두 가지 리스크 관리 도구가 있습니다.

첫째, 바로  헤지 입니다. 금융분야에서 헤지는 리스크를 줄이거나 덜 감수한다는 뜻으로 쓰이는데요. 헤지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얼마만큼의 리스크를 선택해야 할지 결정하는 과정이라고 합니다. 기대 수익의 일부를 포기해야 하는 것입니다. 헤지는 보상을 덜 받는 조건으로 리스크를 덜 감수하는 행위입니다. 둘째,  보험 이 있습니다. 비즈니스 업계에서 보험은 마치 마술과 같은 역할을 하는데요. 보험은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정해진 금액을 내고 우리의 잠재적인 손실을 맡기는 것입니다. 반면 이익은 그대로 유지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섯 번째, 불확실성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인간은 계획하고 신은 웃는다’라는 말이 있다고 하더군요. 동유럽계 유대인들의 속담이라고 합니다. 리스크 관리에는 우리가 예상하는 리스크를 통제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때로는 우리가 한 번도 상상하지 못한 일들이 벌어집니다. 리스크를 측정하고 관리하는 법을 배운 것이 벌써 몇백 년이 되었다지만 에측 불가능한 일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완벽한 리스크 관리라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사람들은 리스크 계획을 세우면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에 완벽하게 대비했다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인간은 미래가 자신의 통제 아래 있다고 믿고 싶어하기 때문인데요. 그러나  아무리 철저한 계획을 세우고 데이터를 완벽하게 분석했어도 어느 정도 불확실성은 피할 수 없다 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정리하자면
다가오는 위기를 누가 예측했는지, 못했는지를 따지는 것이 유행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예측이 항상 적중하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위기가 닥쳤을 때 대응할 유연성과 회복력을 키워내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단 인간의 행동이 개입되면 그 어떠한 일도 완벽하게 예측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하니까 말이죠. 리스크에 맞서는 좋은 계획, 데이터, 다각화, 헤지, 보험과 같은 도구들 다 좋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들이 실패를 완벽하게 보장해주지는 못합니다. 이 책은 리스크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내용들을 잘 정리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의 내용을 알고 있는 것만으로 리스크에 맞서는 용기는 생겨나지 않습니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그에 대한 리스크가 무엇인지를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이동우 >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비즈니스 트렌드 분석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10분 독서 동영상을 만들고 기업들에게 제공하고 있고, 매주 칼럼과 방송을 통해 비즈니스 관련 책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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