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월] 저금리 현상은 왜 계속될까요

‘리멤버 나우’는 국내 최고의 경제 전문가들이 매일 아침 최신 경제 이슈를 설명해드리는 콘텐츠 레터입니다.

2020년부터 이동우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가 [10분 독서 나우]라는 코너를 통해 새로이 필진으로 합류합니다. SK, CJ 등 대기업 직원들에만 공급되던 이 교수의 콘텐츠를 신년부터 리멤버 회원들께도 선보일 수 있게 됐습니다!  [10분독서 나우]는 매주 월요일 오후 1시 푸시 알림을 통해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예전엔 물가를 잡으려고 금리를 올렸지만, 요즘은 정반대가 됐습니다. 금리를 내려도 경제가 살아나지 않아 계속 금리가 낮은 상태인데요. 원인이 다양하고 구조적이어서 당분간 금리가 올라가긴 힘들 듯합니다. 구글이 아일랜드를 통한 조세 회피를 멈췄습니다. 1월 6일 ‘리멤버 나우’입니다.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저금리 현상은 왜 계속될까요

인류가 지구에서 경제활동을 시작한 이래 요즘처럼 낮은 이자율이 적용되던 시기는 없었습니다. 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여러가지 걱정들도 계속 제기되고 있습니다. 주택가격이 오르고 가계부채가 늘어나서 위험이 커진다는 게 가장 큰 불안요인입니다.

– 저금리 현상이 계속되는 이유는 뭔가요?

간단히 요약하면 돈이 남기 때문입니다. 돈을 빌려다가 뭘 하겠다는 수요는 늘지 않는 반면 돈을 남에게 빌려주고 싶다는(내가 직접 그 돈으로 뭘 투자하기는 싫다는) 공급량은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베리 아이켄그린이라는 미국 버클리대 교수는 요즘 이자율이 낮아지고 있는 이유를 몇가지로 분석한 바 있는데 하나하나가 고개를 끄덕일 만합니다.

이자율이 계속 낮아지는 이유는 과거와는 달리 신흥국들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탓입니다. 선진국의 국민들은 돈을 벌면 대부분 써버리는데  신흥국 국민들은 대부분을 저축합니다.  그 이유는 선진국에서는 나중에 돈이 필요하면 다시 빌리면 되지만 신흥국에서는 금융이 발달하지 않아서 그게 어렵기 때문입니다. 선진국은 노후 보장을 국가가 대부분 해주지만 신흥국은 ‘각자도생’을 해야 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신흥국들은 인구구조상 젊은이들이 더 많습니다. 젊은이들은 노인들보다 저축의 욕구가 더 큽니다.

신흥국들은 심지어 국가가 거액의 돈을 저축하기도 합니다.  외국에서 벌어들인 달러를 외환보유액이라는 이름으로 금고에 그냥 쟁여둡니다.  미래에 혹시 달러 조달에 문제가 생길 때를 대비하는 겁니다.

이렇게 신흥국들이 벌어들이는 돈이 많아지면 그 돈은 대부분 저축으로 쌓입니다. 그리고 그 돈은 돈을 빌려주려는 자금의 공급원이 됩니다. 이자율이 돈의 임대료라면 공급이 늘어날수록 그 임대료는 낮아지기 마련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경제성장의 스타일 또는 투자의 패턴이 달라졌기 때문인데요. 그런 까닭으로 자금을 필요로 하는 수요처나 그 규모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대규모로 땅을 사고 공장을 짓고 비싼 설비를 사다넣고 인력을 대규모로 채용해야 뭔가를 만들어낼 수 있었기 때문에 어떤 투자든 큰 돈이 필요했고 그만큼 돈을 빌리려는 수요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사업의 규모나 방식이 과거에 비해 투자가 덜 필요한 쪽으로 바뀌었습니다.

과거에 비해 최근의 혁신들은 뭔가를 새로 만드는 게 아니라  종전에 있었던 것들을 좀 더 효과적으로 연결하는 것으로 혁신의 방향이 달라진 것도 자금수요가 크지 않게 된 이유일 수도 있겠습니다.  아마존, 페이스북, 우버, 구글 같은 회사들은 뭔가를 새로 만드는 게 아니라 종전에 이미 존재하던 것들의 유통 방식을 바꾸는 사업을 합니다. 그래서 이들의 사업에는 과거처럼 큰 규모의 투자가 필요하지 않고 그래서 주식을 추가로 발행해서 자금을 조달할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어쩌면 주가가 계속 오르는 지도 모릅니다.

세 번째 이유는 인구 증가율의 감소입니다. 경제가 성장할수록 출산율은 떨어지기 마련인데 그 이유는 여성들의 사회 참여로 인한 기대소득이 과거보다 훨씬 커졌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하면 맞벌이를 해서 벌 수 있는 돈이 많아지다보니 아이를 기르는 것에 따른 기회비용이 커진 겁니다. 그런 이유로 인구 증가율이 줄어들면서 돈이 될만한 사업들이 많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인구가 계속 늘어난다면 설탕물을 병에 담아 팔아도 매년 매출이 늘어날 테지만 인구 증가율이 감소하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장할 만한 사업을 찾기가 쉽지 않아집니다. 역시 자금의 수요를 줄이는 요인입니다.

– 저금리는 나쁜 것일까요?

저금리는 좋거나 나쁜 게 아니라 그냥 현상입니다. 모든 현상에는 장점과 단점이 다 있습니다. 저금리가 나쁘냐는 질문은 겨울이 나쁘냐는 질문과 비슷합니다. 겨울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고 겨울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을 뿐 겨울 자체는 나쁜 것도 좋은 것도 아닌 것처럼 저금리도 그렇습니다.

 저금리의 좋은 점(근로자의 입장에서 볼 때 좋은 점)은 근로의 가치가 자본의 가치보다 높아진다는 데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금리가 높으면 주머니에 1억원이 있는 사람이 한달에 100만원을 버는 사람보다 더 현금흐름이 좋지만 금리가 낮으면 한달에 100만원을 버는 사람의 가치가 더 높아집니다.

(자산보다 노동력을 갖춘 근로자의 입장에서 볼 때) 저금리의 나쁜 점은 ‘저금리가 극복되는 과정에서 자칫하면’ 자산 가격이 오르게 된다는 점입니다. 쉽게 말하면 집값이 오른다는 건데요. 경기가 너무 나빠서 생긴 저금리 구간에서는 집값도 오르지 않습니다만 경기가 바닥은 찍은 것 같은 상황이 되면 저금리를 바탕으로 집값이 크게 오릅니다. (그렇다고 금리를 올리자니 경기가 더 나빠질까봐 걱정입니다)

– 저금리가 집값을 올리는 거 아닌가요?

저금리 상황에서 집값이 쉽게 오르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예를 들어 10억원짜리 집에 전세가 5억원이라면 전세를 살지 않고 집을 구입해서 사는 사람은 1년에 5억원에 대한 이자만큼 손해를 보면서 집값 상승을 기대한다는 뜻입니다. 이자율이 10%라면 5억원의 1년 이자는 5000만원이므로 매년 집값이 5000만원은 올라야 집을 구매한 사람의 입장에서는 수지가 맞습니다만, 이자율이 1%로 낮아지면 집값이 1년에 500만원만 올라줘도 전세보다는 매입이 더 유리합니다. 그래서 금리가 낮아지면 설마 1년에 500만원 안 오르겠나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집 매수자들이 늘어납니다.

(정확히는 가격이 내릴것 같지는 않다고 생각되는 인기지역의 집의 수요가 늘어납니다. 저금리라도 집값이 하락하면 매수자는 손해니까요)

그리고 이 과정에서 가계부채도 늘어납니다. 늘어난 가계부채는 이자로 지출되는 돈이 많아지게 만들고 결국 사람들의 소비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됩니다. 나중에 추가로 돈을 빌릴 수 있는 여지를 줄이기도 해서 미래에 부담요인이 됩니다.

그러나 저금리가 <사람들이 너무 빌리려고 하지 않고 너무 저축만 하려고 해서> 생긴 것이었다는 설명을 잊지 않는다면 <저금리 때문에 사람들이 돈을 너무 빌리려고만 한다>는 걱정은 아이러니입니다. 오히려  걱정하던 저금리 상황이 해소되는 과정 일 테니까요. 집값이 오르면 건설업자들이 이윤을 위해 집을 더 지어서 공급하게 되고 집값은 다시 안정됩니다.

정리하자면
집값이 오르는 원인은 저금리가 아닙니다. 저금리와 집값은 인과관계가 없다는 의미입니다. 금리가 높던 시절에도 집값은 오른 경우가 많았고 금리가 낮을 때 집값이 더 내린 경우도 많았으니까요.

다만 어떤 이유(수급 불균형, 소득의 증가, 취향의 변화 등)로 집값이 오를 원인이 제공될 때 공교롭게도 금리가 낮으면 과거보다 더 쉽게 불이 붙는 건 사실입니다. 집값이 오를 다른 원인이 있을 때 저금리는 그 요인을 증폭시키기는 하지만 집값을 올리는 원인 그 자체는 아니라는 걸 기억하면 금리를 올려서 집값을 잡자는 건 솔루션이 되기 어렵다는 걸 이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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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브리프

조세 회피 멈추는 IT 공룡들

구글, 페이스북, 애플 등 글로벌 IT기업들이 세금 회피 수단으로 활용하던 <아일랜드 절세법>을 포기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세금을 너무 안 낸다는 지적에 따라 각국 정부들이 세법을 바꾸면서 그런 절세법이 더이상 통하지 않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변화 과정에서 가장 반발이 강했던 아일랜드도 이웃 나라들의 압력에 굴복해서 세법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그럼 이들 기업들이 앞으로는 세금을 어디에 내게 되느냐가 관심거리인데요. 매출이 발생하는 나라들(프랑스, 영국 등)에서 주로 내게 될지 아니면 미국에 내게 될지가 관건인데 양쪽이 모두 자기들 나라에서 내라고 세법을 바꾸는 중입니다.

프랑스 이탈리아 등 실제로 IT 기업들의 매출이 발생하는 나라들은 이익이 아닌 매출 자체에 세금을 부과해서 IT 기업들이 모회사에 로열티를 일부러 많이 내서 이익을 줄이지 못하게 하겠다는 방침입니다.  미국은 미국 국적의 IT기업들이 보유한 지적재산권 자체에 세금을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지적재산권을 통해 매출을 벌어들이는 IT기업들 입장에서는 지적재산권 보유세는 미국에, 매출에 대한 세금은 해당 국가에 내면서 오히려 일반적인 상황보다 세금을 더 내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유럽국가들의 구글세(디지털세) 방침을 보복관세 등으로 공격하고 있는 것도 유럽에서 내는 세금이 적어야 미국에 내는 세금이 늘어나는 제로섬 구조에 따른 의사결정입니다.

레벨3 자율주행차, 이제 출시 가능

만약 어떤 자동차 회사가 자율주행이 가능한 자동차를 만들었다면 그 차를 팔 수 있을까요. 정답은 <안 된다>입니다. 마치 하늘을 날 수 있는 자동차를 만들었어도 그 차를 타고 날아다닐 수는 없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 자동차를 허용하는 법이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자율주행차의 경우 지금까지는 사람이 운전대를 잡고 앉아있으면서 차가 스스로 차선을 따라서 움직이는 정도의 자율주행 기능은 넣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 정도라면 괜찮다는 법규가 도입됐기 때문입니다. (그 대신 핸들에서 손을 떼면 경보음이 울리게 설계되어야 합니다)

운전자가 운전석에 앉아서 태블릿PC를 들여다보거나 책을 읽는 건 가능할까요. 이제는 가능합니다. 정부가 <그런 경우에는 앞에서 무슨 일이 벌어져 경보를 울리면 10초 안에 핸들을 잡고 대응할 수 있게 운전석에 앉아는 있어야 한다>는 규정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그 말은 바꿔 말하면  10초 안에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운전자는 차가 움직이는 동안 무슨 짓을 하고 있어도 된다 는 뜻입니다. 한 단계 더 진화한 자율주행차입니다.

과거에는 그런 차를 만들어도 규정이 없어서 팔 수 없었다면 이제는 만들기만 하면 팔 수는 있는 상황이 된 겁니다. 그러나 이런 차가 나오는 것은 시간이 훨씬 많이 걸릴 것 같습니다. 스스로 복잡한 운전을 해야 하는 기술적인 문제도 많이 남아있습니다. 특히 이런 경우 딴짓을 하다가  사고가 발생하면 운전자의 책임으로 간주할 것인지 아니면 자율주행차의 오류로 간주할 것인지에 대한 법적인 문제 (사고로 사람이 다치거나 사망했을 때 그 운전자를 처벌할 것인지, 자동차 회사 경영진을 처벌할 것인지의 문제)와 보험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데일리 체크

애플 주가가 사상 최초로 300달러를 넘겼습니다. 애플의 시가총액은 1조3300억달러(약 1552조원)로 금요일 종가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1460조원)보다 규모가 큽니다. 연말연초에 판매량이 좋았을 걸로 기대되고, 애플이 투자를 늘리고 있는 웨어러블 기기(애플워치, 에어팟 등)의 수요가 확대될 거라는 전망이 주가를 끌어올렸습니다.

이달부터 맥주에 세금을 부과하는 기준이 가격에서 수량으로 바뀌었습니다. 덕분에 국산 맥주의 가격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롯데칠성음료는 클라우드와 피츠의 출고가격을 13~17% 내렸습니다. 지난해 10월엔 오비맥주가 카스의 출고가격을 4.7% 내렸습니다.

월급이 얼마쯤 되면 중산층일까요. 매일경제가 설문조사한 결과 58%는 세후 월 500만원 이상은 벌어야 중산층이라고 응답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중위소득은 2018년 기준 월 229만원 정도였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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