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 독서] 당신이 새해 목표를 못 이루는 이유

매주 월요일 오후 1시엔 이동우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의 [10분 독서 나우]가 발행됩니다. 전문 북 큐레이터인 이 교수가 직접 직장인 분들이 읽으면 좋은 책을 엄선하고 핵심 내용을 요약해 드립니다.

이번주엔 인간 행동 연구 전문가인 웬디 우드 교수의 <해빗>을 리뷰하며 어떡해야 새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살펴봤습니다. (본 리뷰는 어떠한 상업적 지원도 받지 않고 작성됩니다)

이동우의 10분 독서 나우

당신이 새해 목표를 못 이루는 이유

시작은 시작일 뿐이다

페이스북에 새해 목표를 올리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소셜미디어 세상은 그런 분들에게 용기를 북돋아줍니다. “너는 할 수 있다” 정도의 응원 메시지들입니다. 아름다운 장면이죠. 그렇게 해서 목표를 달성한 분들은 얼마나 될까요? 이 책은 여러분들이 합리적인 인간이라면 굳이 SNS에 본인의 목표를 올리지 않을 거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을 변화시킨다는 건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SNS에 올린다고 해서 성공할 가능성은 극히 낮기 때문입니다.

문제 해결의 출발점은 현실은 잔인하다는 걸 인식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충분히 합리적이지도 않고, 인간의 의지력이라는 것은 대단히 나약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심리학계에서는 인간에게 ‘다면적 본성’이 있다고 말합니다. 아직 자세히 연구되진 않은 주제입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인간 행동의 근원은 불합리성에 기초하고 있고,  우리는 우리 행동의 원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는 것입니다.

의지를 믿어서는 안된다

인간은 자신의 합리적 자아를 과대평가한다는군요. 내성 착각(introspection illusion)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생각, 감정, 의도에 대한 인간의 과도한 신념을 가리키는 말인데요. 의식적 자아 덕분에 좋은 습관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일종의 ‘인지적 편향’입니다. 우리는 스스로의 행동을 설명할 때 의도적으로 비의식적 자아의 영향력, 즉 습관의 힘을 깎아내린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그 대가가 가혹하다는 데 있습니다.  의식적 자아, 그리고 비의식적 자아를 구별하지 못하면 우리는 평생토록 습관을 형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야 합니다. 

우리나라 속담에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내용이죠. 지금 시대에도 비슷한 뜻을 가진 구호가 있습니다. 바로 ‘저스트 두 잇(JUST DO IT)’입니다. 그러나 이는  자본주의의 달콤한 거짓말이 만들어낸 환상이자, 인간 정신력에 대한 과대평가가 탄생시킨 세속적인 계명 이라고 합니다. 사회도 비슷하게 이야기합니다. 인간에게는 의지력이 중요하고, 의지력이 높은 사람은 무엇을 해도 성공한다고 말이죠. 그러다 보니 의지력이 부족해서 다이어트에 실패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비율로 보면 다이어트에 실패한 사람의 81% 정도가 본인의 의지력을 문제삼는다고 합니다.

습관이란 무엇인가?

습관이란 인간의 반복적인 행동이나 패턴을 말합니다. 습관은 맨 처음에는 의식적 자아가 보낸 신호에 의해 시작되고 조종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비의식적 자아에 의해 스스로 작동합니다. 즉 의지력이라고 부르는 의식적 자아는 일상적 행동 패턴과는 거의 관련이 없습니다. 습관이 만들어지면 숨겨진 비의식적 자아가 작동합니다. 따라서  습관을 형성하거나 습관에 따라 행동하는 것은 의식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습관은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하는 행동 중에서 어떤 부분이 습관적인 행동이고 어떤 부분이 비습관적인 행동인지를 구별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심리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두 가지 결론이 있습니다. 첫째, 우리 삶에서 습관에 지배되는 행동의 비율은 개인차가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거의 비슷한 비율로 습관 행동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 우리 삶에서 습관이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적으로 43%를 조금 넘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루 행동의 43% 정도를 습관적으로 행동하고 있다 는 것입니다.

습관은 어떻게 형성되는 것일까?

인지주의 심리학자들은  중요한 것이 바로 상황이라고 말합니다 . 습관의 지배력이 강해질수록 인간의 행동은 목표와 보상에 둔감해지는데요. 그래서 인간의 행동은 자극과 보상을 제시하는 것으로 만들어질 수 없다는 것입니다. 물론 무언가를 시작하는 데 동기와 목표는 중요합니다. 그리고 적절한 보상은 좋은 습관이 형성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무언가를 시작하는 것과 무언가를 지속하는 것은 다릅니다.  중요한 것은 바로 상황입니다. 자제력이 높은 사람은 자제력이 낮은 사람보다 의지력이 강한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단지 자동화에 더 능숙할 뿐입니다. 즉 습관적인 행동을 잘한다는 말입니다.

습관을 만드는 방법

첫 번째, 상황의 힘을 깨달아야 합니다. 인간의 행동은 특정한 힘, 우리를 둘러싼 상황에 영향을 받습니다. 외부적 힘은 우리의 행동을 추진하거나 억제하기도 합니다. 의지력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환상은 버려야 합니다. 치밀한 계획을 세우는 것도 소용없습니다.  뭔가를 바꾸고 싶다면 먼저 주변 상황부터 정리해야 한다는 뜻 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스로 생각하는 방식을 바꾸려고 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면 대부분 실패하고 말 것입니다.

두 번째, 거리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이 책에서는 이것을 ‘마찰력’이라고 표현하고 있는데요. 즉 헬스장을 다닐 때도 거리가 먼 곳에 있는 헬스장을 다니는 사람들은 운동 횟수가 현저히 떨어진다고 하죠. 이런 연구 결과는 너무나 많습니다. 뷔페 식당을 자세히 보면, 비만인 손님들 중 42%는 음식이 잘 보이는 곳에 앉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정상 체중 손님들의 대부분은 음식이 가까운 곳에 앉지 않았고, 날씬한 손님들은 음식과 멀리 떨어진 곳을 선호했다고 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거리로 습관적인 행동을 조정하는 방법을 알아야 합니다. 

세 번째, 나만의 신호를 발견해야 합니다. 상황 신호라는 것은 습관을 둘러싼 포괄적인 신호들입니다. 헬스장을 간다고 하면 언제 가는지도 중요합니다. 시간이 자주 바뀌어버리면 그것은 습관이 되지 못합니다. 의지력으로 습관을 만들지 못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습관이 이러한 상황 신호를 다 소화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장소, 도구, 사람, 시간, 행동 그 모든 것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헬스장을 꾸준히 다니는 사람들은 항상 일정한 시간대에 갔던 사람 들이라고 합니다.

네 번째, 행동과 보상을 연결해야 합니다. 습관이 형성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립니다. 그때까지는 스스로에게 보상을 주어야 합니다.  가장 효과적인 보상은 행동 자체가 보상으로 느껴지는 경우 입니다.

다섯 번째, 마법이 시작될 때까지 반복해야 합니다. 습관은 의지력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꾸준히 노력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어떤 책에서는 21일이면 습관이 형성된다고 말하는데, 이런 주장은 허구라고 합니다. 지금까지 심리학자들이 연구한 바에 의하면,  습관이 자동화되는 것을 느끼는 데는 평균적으로 66일 이 걸렸다고 합니다. 덧붙이자면, 습관 형성을 위한 상황과 측정한 방식이 모두 달랐기 때문에 그 무엇도 신뢰하면 안 된다고 합니다.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입니다. ‘이동우의 북박스클럽‘을 운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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